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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팔로알토 - Chief Life

한국힙합위키

팔로알토 - Chief Life

이병주 작성 | 2013-12-03 02:1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41,873 View

Artist: 팔로알토

Album: Chief Life

Released: 2013-11-25

Rating: RRRR

Rating (2020) : RRRR+

Label: 하이라이트 레코즈

Reviewer: 이병주





많은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이 활발하게 주류 가요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랩을 접할 기회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새로운 힙합 음반을 마주하게 되는 횟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가운데 데뷔 후 어느덧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팔로알토(Paloalto)와 같은 뮤지션은 이 위태로운 장르 씬을 지탱하는 소중한 버팀목 중 하나다.

랩퍼 지망생에서 훌륭한 랩퍼로 성장하고, 이제는 어느덧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라는 한 레이블의 수장이 된 그가 늘어놓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좋은 한국 힙합 앨범을 향한 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만하다. [Chief Life]라는 담대한 앨범의 제목은 누가 내세웠느냐에 따라 실소를 자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앨범의 당당한 에너지가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구체를 통해 그 추상적인 이미지가 더 강력한 힘을 얻는 것이다. 현실에 탄탄하게 발을 디딘 자기 과시는 설득력을 얻고, 바탕에 깔린 음악적 완성도가 그것을 지지한다. 그야말로 타이틀은 앨범의 컨텐츠를 통해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힙합에서 흔하게 반복되는 자기과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흔한 내용이 특별한 힘을 얻게 되는 것은 이야기의 방식 때문이다. 랩 게임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성장해오는 과정을 세세하고 담담하게 늘어놓고, 씬의 아주 구체적인 사건을 들어 비판하기도 하며, 스스로 이룬 것을 자랑하는 와중에 자신이 가진 한계를 서슴없이 털어놓기도 한다. 특히, “유명세”에서 적나라한 비판(‘현실을 바꾸려고 해 결국 우리가 이길걸/뒷돈으로 순위 바꾼 새끼들 말은 안 믿어/난 그걸 비즈니스로 인정 안 해 왜 사기 쳐?/겉으론 아닌 척 팬들에게 넌 거짓말/잘못된 걸 알면서 왜 결국엔 길들여질까’)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자신의 팬이나 여자를 만나 나누는 대화 역시도 앨범이 정해놓은 방향에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이야기가 한데 엮여 완성된 [Chief Life]는 하나의 완벽한 컨셉트 앨범과도 같다. 더군다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 없이도 이렇게 세련된 가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랩퍼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이번 앨범에서 그의 랩핑은 좀 더 여유롭게 변화했는데, 가끔은 더 긴장감 있던 이전의 라이밍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마감된 비트들은 탄탄한 그의 이야기와 좋은 짝을 이루고 있다. 트렌드에 지나치게 편승하지 않은 프로덕션이 앨범만의 고유한 무드 형성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일정한 흐름을 타고 있는 가사와 비트들이 전체적으로 훌륭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별개로 딱 튀어나와 앨범을 확실하게 대표할 수 있을만한 강렬한 트랙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집중력 있게 완성된 컨셉트 앨범이라는 점과 킬링 트랙의 부재가 묘하게 합쳐지면서 감상이 다소 느슨해질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비트가 가사만큼이나 좀 더 과감하게 나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했듯이 이 앨범이 지닌 매력과 의미는 뚜렷하다. 2013년 현재의 팔로알토가 분명 씬을 대표하는 이들 중 하나임을 새삼 각인시켰고, 음악으로 누구보다 멋들어진 자기과시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Chief Life]가 인상적인 건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거라는 점이다. 우린 이 앨범을 통해 지금 시기의 한국 힙합이 간직한 맹점과 흐름을 비춰볼 수 있을 것이고,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는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팔로알토의 디스코그래피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병주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11 관련 기사 보기 [인터뷰] 팔로알토 - 언더그라운드로 회귀, 그리고 품은 더 큰 꿈 [인터뷰] 팔로알토 - 전 국민이 힙합을 알 필요는 없다! [리뷰] 팔로알토 & 이보 - Behind The Scenes [리뷰] 팔로알토 - 전야제 [리뷰] 팔로알토 - Lonely Hearts EP [리뷰] 팔로알토 - Daily Routine 코멘트 등록 0r트모스 0r트모스 (2013-12-04 00:49:25 / 1.241.26.**)추천 0 | 비추 0 전체적인 부분은 sweat season, 비트는 소리헤다 비트 대미는 또 봐 로 끝나는 이 앨범. 나쁘지 않게 들었습니다. 1060 1060 (2013-12-03 19:45:38 / 211.246.72.***)추천 0 | 비추 0 저는 sweet season을 되게 잘 들었어요 그 전에 공개곡 한번 낸 적 있는데 재녹음을 했더라구요 랩도 비트도 잘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킬링트랙 ㅠㅠ 유명세 아니였으면 솔직히 후반부는 쪼끔 늘어졌을 수 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랩 자체의 탄탄함은 한국힙합 탑 엠씨... 팬이란게 자랑스럽슴다 윤정준 윤정준 (2013-12-03 19:22:35 / 211.218.104.**)추천 6 | 비추 0 항상 믿고 듣는 팔로알토 역시나 이번에도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좋은 앨범이네요 핑팬 핑팬 (2013-12-03 15:27:23 / 124.146.7.**)추천 1 | 비추 2 첫 트랙의 마지막 '아무도 틀린 적은 없어 그냥 다른 거야'라는 라인만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거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앨범이었습니다.

비트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좀 있지만 전 좋았구요, 도리어 또 Hi-life 같은 분위기로 일관된 비트였다면 실망했을 거란 생각입니다. 할일라잇 특위의 색을 유지하며 더 고급스런 무드를 조성했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저도 화지가 참여한 Circle이 참 좋았고, 만월 역시 끝내주던데요. 만월 훅이 뭐가 어떻다는 건지;;

팔로의 플로우야 P&Q 같은 거랑 비교하면 단조로워진 것이 확실하지만 아쉽다기보단 훨신 탄탄하게 자기 색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치하고, 제게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은 바로 팔로의 명불허전 딜리버리 입니다. 음악을 틀면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더 대단해진 것 같습니다. 전 다른 일을 하며 BGM으로 사용하기가 불편할 정도네요. 정말 온전히 감상용으로만 ㅋㅋㅋ JAMES JAMES (2013-12-03 11:32:52 / 223.62.169.*)추천 0 | 비추 0 한국힙합에서 가장 사랑받아야될 Player 죽지않는 감각 한구절 한구절 진실성이 느껴지는 라이밍.고집. 실력 팔로알토가 더 잘되길! 앨범리뷰잘봤습니다. 제 생각과 많은 부분 일치하네요 sodgh sodgh (2013-12-03 07:44:13 / 222.233.162.***)추천 1 | 비추 1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흐르는 팔로의 랩은 가사면에서는 훌륭했으나 한결같은 느낌이 조금 지루하더군요. 전 화지와 함께한 Circle을 가장 좋게 들었습니다.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3891&m=view&s=review&c=16&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