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주석 - 5 Point 5
이병주 작성 | 2012-12-28 19:1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7,363 View
Artist: 주석
Album: 5 Point 5
Released: 2012-12-11
Rating: RR+
Reviewer: 이병주
초창기 주석의 음악은 당시 국내 힙합 마니아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던 미 동부 지역 특유의 색을 짙게 입혀 호응을 얻었다. 그의 대표곡부터 전체 앨범에 이르기까지 ‘적자생존’으로 대표되는 강렬한 메시지가 남성적인 외모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그러한 인기에 더욱 큰 힘을 보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음악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해서 큰 성공을 거둔 뒤에 자신의 음악 세계를 더 펼쳐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변화를 거듭했다. 가요 시장에서 활약하는 여느 힙합 뮤지션들처럼 곡에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을 마련하고 인지도 있는 가수들을 참여시키는 형식으로 시작된 변화는 트렌디하고 빠른 템포의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라면, 임정희와 함께했던 “힙합 뮤직”의 성공일 것이다.
하지만 이후 오랜만에 발표됐던 지난 5집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앨범에 수록되지 못했던 곡들과 신곡이 일부 섞인 이번 EP 형태의 결과물 속 음악은 다소 모호한 평가를 받았던 전작의 한계를 고스란히 품었으면서도 또 다른 문제를 노출한다. 프로듀싱에 대한 주도권의 경우 지난 어떤 앨범보다도 더 외부 프로듀서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몇 곡은 새로운 방식으로 주석의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도 하지만, 정규 앨범이 아니란 걸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각기 독립된 싱글 몇 개를 모아놓은 듯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트렌디한 힙합 사운드로 여겨질 만했던 일부 곡들이 지금에 와서 더는 아주 트렌디하지도, 그렇다고 전형적인 주석만의 색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랩 역시 예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라임 쓰기와 플로우 짜임, 표현 등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가장 최근에 작업했다는 “Midnight Liquor”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에일리가 참여한 타이틀 곡 “난 널 잊었어”가 그다지 매력적인 후렴을 담고 있지 않아 대중을 상대로 한 승부수 역시 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본작의 가장 뼈아픈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최후의 만찬 (Remix)"를 비롯한 몇몇 곡을 통해 그의 캐릭터가 여전하게 읽힌다는 부분만큼은 흥미롭기도 하다.
아무래도 앨범은 실망스럽다. 하지만 앨범에 대한 실망을 주석이란 뮤지션에 대한 실망으로 전개해 이야기하기엔 확실히 무리가 있을 것이다. 누락된 곡들을 활용한 앨범의 기획 자체가 갖는 한계가 애초부터 있었고, 이 앨범을 끝으로 기존 기획사를 떠나는 그의 새로운 행보가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힙합 뮤지션으로서는 아주 긴 커리어 동안 때로는 실망감을 안길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가 받았던 기대와 이뤘던 성취가 아직은 더 크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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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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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hodwoman
Methodwoman (2013-03-10 12:21:33 / 175.209.23.***)추천 0 | 비추 0
초기 한국힙합에서 발자취를 남긴건 분명하지만, 미국에서 골든에라에 명반을 몇장씩 내놓고도 지금은 사라진 mc들에게서 배운게 없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최성준
최성준 (2013-01-30 11:31:48 / 1.223.112.***)추천 0 | 비추 0
Midnight Liquor에서 저는 주석의 미미하지만 변화를 느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혹평 받고 있네요. ㅜㅜ 안타깝다.
slscp
slscp (2013-01-02 18:33:46 / 168.115.232.**)추천 0 | 비추 0
주석 2집 the answer 같은 프로덕션을 바라는 건 이제 너무 욕심이 되어버렸구나
co.wic
co.wic (2012-12-31 17:28:07 / 120.142.209.***)추천 1 | 비추 0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주석은 커리어 초기부터 탁월한 랩 실력이나 탄탄한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는 mc는 아니었던 듯 해요. 초기의 이스트 느낌, 이후 락카펠라를 비롯한 당시 메인스트림의 영향을 받은 듯한 음악(과 스타일링), 그리고 이후의 중심을 못 잡는 느낌까지.. 한국힙합의 개척자 중 한 명이라는 타이틀 외에는 커리어상 내세울 건 별로 없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랩은... 참 늘지 않아서 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워요. 주석 팬 분들은 발끈하시겠지만, 내 놓는 결과물들이 더는 기대되진 않네요.
조봉관
조봉관 (2012-12-29 15:58:43 / 218.101.239.**)추천 2 | 비추 1
이젠 잊혀져가는 뮤지션 ... 더이상 커리어를 유지하기엔 너무 낡았어요 주석은
muggs
muggs (2012-12-29 14:09:29 / 175.196.232.***)추천 1 | 비추 2
더이상 기대라는 말조차 아깝던데....
시대를 너무 못읽고 있는 느낌이랄까...근데 더 웃긴건 그 과거조차도 제대로 유지를 못하고있다는것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1586&m=view&s=review&c=16&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