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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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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케이티드 키드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남성훈 작성 | 2020-02-16 17:5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6 | 스크랩스크랩 | 43,357 View

Artist: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Album: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Released: 2020-02-09

Rating: RR+

Reviewer: 남성훈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는 2019년 염따와 함께 한국힙합 시장에서 코믹 래퍼의 지분을 다지기 시작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두 래퍼의 길은 상반됐다. 염따는 자신의 음악과 별개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믹 퍼포먼스와 유행어를 내세워 힙합 컨셉트의 코미디언과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범대중적인 인기몰이를 했고, 이를 음악과 머천다이즈로 재확장해나갔다.


반면,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캐릭터와 유머코드 모두 발표한 음악 안에서 먼저 만들고 발휘됐다. 그가 힙합 속의 특정 요소들을 비장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하며 비틀어버리는 솜씨는 남달랐다. 범대중적인 접근은 힘들었지만, 힙합 마니아들과 아티스트의 열광적인 관심과 지원이 뒤따랐다. 특히, 2019년엔 [Hoodstar]를 통해 앨범으로서도 이를 잘 살려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정규 데뷔작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에서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전작에서 흡입력 있게 보여준 기믹을 토대로 성공신화 서사를 이어간다. 물론, 추구하는 컨셉트나 음악적 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작은 순조롭다. 실제로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의 스타가 된 그의 위치와 그간의 과장된 컨셉트가 절묘하게 접점을 찾는 인트로 트랙 "Rockstar!"가 주는 감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수천 명의 관객 속에 몸을 던져'와 '만약 내가 랩을 안 했다면 길거리에서 약을 팔고 있어' 같은 현실과 기믹이 뒤섞이는 가사는 그의 행보를 지켜본 이라면 꽤 감동적일 수 있겠다. '외제차'를 외치며 시작하는 "Drop Top"은 뻔한 자기과시 속 분노와 코믹함을 함께 녹여내는 언에듀케이키드 키드만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듣는 이를 놀리는 듯 흥겨움을 배가하는 멜로디와 특유의 천진난만한 기운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Lululala"와 폴 블랑코(Paul Blanco)가 가세해 펑키한 그루브를 더한 "Past"의 감성적인 접근도 상당히 성공적이다.


하지만 무난하게 쌓이던 앨범의 감흥은 중반 "Only One"에서부터 급속하게 무너져 내린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공격적인 과시성향과 비장미에 균열을 일으켜 오히려 그것들을 돋보이게 했던 뻔뻔한 허언과 코믹함의 비중을 줄이자 서사가 견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의 낮은 랩 실력만 부각됐다. 당황스럽게도 이런 흐름은 앨범 중후반 내내 이어진다.


특히, "Don't Talk"와 "Blue Diamonds"에서의 실패한 랩 퍼포먼스는 의도한 감흥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키스 에이프(Keith Ape)와 수퍼비(Superbee)의 지원도 전작의 박재범과 오케이션(Okasian)의 피처링 트랙이 강한 시너지를 냈던 것을 생각하면 기대 이하다. "Reborn", "Winning", 그리고 마지막 트랙 "Finally Rich"에서의 랩-싱잉도 신선함을 더 이상 주지 못하고 지겨움을 유발한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자기특화형 비트 초이스 능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프로덕션은 트렌디하면서 무난한 완성미를 보여주지만, 특별히 주목할 지점이 없는 것도 여전하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기믹과 행보가 주는 감흥은 여전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힙합음악으로 구현된 많은 결과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정규작 [The Chosen One]에선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지닌 매력과 한계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장점보다 한계가 더 도드라진 앨범이 되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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