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스윙스 - Vintage Swings
남성훈 작성 | 2014-11-07 20:1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6 | 스크랩스크랩 | 44,783 View
Artist: 스윙스(Swings)
Album: Vintage Swings
Released: 2014-10-28
Rating: RR
Reviewer: 남성훈
2011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힙합 앨범은 단연 스윙스(Swings)의 [Upgrade II]였다. 비주류와 주류, 작가적, 상업적 경계선을 구차하게 만드는 대형 힙합앨범의 면모를 한국 힙합사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드러낸 [Upgrade II]는 여전히 그 재미가 유효한 장르 오락물로 남았다. 그런데 3년 만에 [Upgrade II]의 뒤를 잇게 된 그의 새로운 정규작 [Vintage Swings]는 전작의 장르적 성취를 생각하면 실망보다 어리둥절함이 먼저 다가오는 앨범이다. 애써 어떤 식으로든 가치를 꺼내는 것이 민망할 정도의 허술한 완성도가 워낙 전면에 드러나다 보니 '그 어느 앨범보다도 [Vintage Swings]가 가장 스윙스답다'라는 보도 자료를 읽는 것도 난감하게 다가올 정도다.
사실 [Upgrade II] 발표 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스윙스의 행보는 여러 면에서 흥미롭게 주시할 필요가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브랜뉴뮤직에서의 대중 친화적 싱글과 이에 따른 반작용의 결과물 같던 몇 싱글 사이에 일어난 마찰은 결과적으로 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완의 앨범 [강박증]은 정돈되지 않은 과잉이 산만함을 유발하긴 했지만, 넘쳐나는 마찰의 기운을 통해 자연스레 생겨난 것 같은 흥미로운 결과물이었다. 더해서 스트리트 앨범에 가까운 준수한 완성도의 믹스테입 [Punchline King III]와 [#1 Mixtape Vol. II]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Vintage Swings]는 이 시기에 쌓여 온 기대감과 동떨어져 있으며, 반대로 실망감과도 동떨어져 있다.
우선, 앨범을 여는 "섹시돼지뽀에버"에서부터 마지막 트랙 "이겨낼거야"까지 랩과 보컬, 그리고 프로덕션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감흥을 찾기 어렵다. 특히, 몇 트랙의 밴드 풍 편곡은 변화를 주었다는 표면적 목적 외 장르적 성취나 치열함이 없는 빈약한 사운드와 견고하지 못한 진행을 보여준다. 힙합 아티스트 개인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했거나 넓혔다고 단순하게 바라보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는 지점이다. 더해서 스윙스의 경력을 통틀어 이야기의 밀도나 기술적인 감흥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정제되지 못한 랩이 담겨있고, 이마저도 비트 위에 붕 뜬 듯 좀체 프로덕션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답답해 2014"와 같은 곡처럼 전반적으로 그의 묵직한 톤 조절이 만드는 기운은 여전히 유효하고, 때로는 강력하게 작용하지만, 집중도가 떨어지는 랩을 상쇄시키지는 못하고, 곡의 이음새가 고려된 앨범이라고 볼 수 없는 트랙 구성 탓에 스윙스가 곡마다 펼치는 이야기의 감정선을 따라가기도 힘들다. 더구나 성급하게 등장했다 사라지는 듯한 피처링 랩퍼와 보컬의 효율적이지 못한 배치는 앨범의 산만함만 가중시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서 진행된 조악한 '~2014' 트랙들의 영향 때문에 [Vintage Swings]를 마무리하는 "Rap Star"와 "이겨낼거야"가 설득력을 잃고 감흥보다는 실소를 자아낸다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랩퍼의 응집된 감정의 표출은 스윙스가 독보적으로 잘 표현해내는 강점이고, 이번에도 일부 구간 잘 드러나고 있지만, 앨범의 총체적 연출 실패 때문에 이번에 그 가치를 끄집어내기엔 이전의 많은 곡이 먼저 떠오른다.
데뷔 이후 스윙스는 기복이 뚜렷한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 진폭은 결국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Vintage Swings]의 허술한 완성도는 이와 동일선상에 놔두기엔 너무나 아래에 있다. 정규작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 덕에 스윙스는 더욱 극적인 다음 결과물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Vintage Swings]가 스윙스라는 랩퍼를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기대치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당황스러운 경험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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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을 쭉 들어온 이들이라면 이미 과거에 공개된 원곡 버전을 대부분 접했을 겁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그래서 트랙리스트부터 맥빠졌는데 새로운 재미를 경험하고자 참고 들어봐도 오랜만에 원곡들을 찾아듣게 만드는 요상한 앨범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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