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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빈지노 - Up All Night

한국힙합위키

빈지노 - Up All Night

남성훈 작성 | 2014-07-21 01:3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58,331 View

Artist: 빈지노(Beenzino)

Album: Up All Night

Released: 2014-07-16

Rating: RRR

Reviewer: 남성훈





한국 힙합 장르 시장을 넘어 대중음악계의 뜨거운 신성으로 떠오른 랩퍼 빈지노(Beenzino)가 "Dali, Van, Picasso"에서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던 프로듀서 피제이(Peejay)와 함께한 프로젝트 앨범이다. 둘이 함께 진행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파리 컬렉션 런웨이(Runway) 음악에서 자연스레 확장되었다는 앨범의 컨셉트는 매우 단순하지만, 꽤 그럴듯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컨셉트가 분명한 앨범은 그것을 음악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내어 목적한 감흥을 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성패가 갈린다. 창작자 자신도 별다른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 것 같은 무리한 컨셉트와 빈약한 서사 때문에 설정만 남는 민망한 결과물이 많은 것은 그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Up All Night]는 이런 면에서 두말할 것 없이 성공적이다. 실제 현업을 진행하며 얻은 결과물이기에 컨셉트의 깊이 있는 이해는 아주 자연스럽게 빈틈없는 무드를 만들어냈다.


프로듀서 피제이는 관객에게 약간의 흥을 제공하는 동시에 긴장감을 살짝 부여해 특정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를 향한 집중도를 높이는 런웨이 뮤직의 목적에 충실하다. 앨범을 여는 "Jackson Pollock D*ck"에서 부담 없을 수준의 기타와 드럼의 미니멀한 조합과 중독적인 반복은 대표적이다. 프로젝트의 컨셉트를 인지하고 앨범을 플레이했을 때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의 적극적 무드 구현이다. 펑키한 베이스와 흥을 돋우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How Do I Look?" 역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진행을 보여주며, 트랩의 영향 아래 있는 "미쳤어"도 사운드 자체가 자극적이라기보다는 떠들썩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Jackson Pollock D*ck"과 함께 피제이의 프로덕션이 가장 돋보이는 트랙은 "Up All Night"이다. 전자가 쇼의 가벼운 시작을 알린다면, 후자는 마치 이벤트의 정점을 찍듯이 다양한 사운드의 조합을 통한 상승과 하강으로 청자의 감정을 살짝 격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구성을 보여준다. 마지막 "I Don't Have To Work"까지 담백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비트감을 잃지 않는 목적에 충실한 프로덕션은 앨범의 색을 확실히 하는 데 성공한다.


아쉬운 부분은 바로 빈지노의 랩이다. 별도의 프로젝트 음악으로 마감돼 눈앞의 런웨이가 감상에서 배제된 이상 청자를 집중시키는 이벤트는 빈지노의 랩이 되었다. 하지만 빈지노의 랩은 프로덕션의 무드에 녹아드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그래서 스포트라이트를 쇼에서 그의 랩으로 옮겨놨을 때 과연 얼마나 랩 자체가 주는 감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한 인물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지만, 평면적 표현만 가득한 가사 때문에 가사 속 인물이 드러내는 감정선이나 독특한 특성은 찾기 힘들고,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한 범주화된 캐릭터만 남게 되었다. 더구나 앨범 전체에서 반복되는 민망한 수준의 과한 한영혼용은 랩이 가지는 라이밍 고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동시에 이야기의 진행마저 방해하고 있다. 흡입력 있는 랩 운용과 표현으로 앨범 내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던 [11:11]에서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본작에서 랩 퍼포먼스의 방향은 컨셉트의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쉽다.


쇼를 진행한 브랜드명이나 피제이가 아닌 랩퍼 빈지노의 이름을 걸고 나온 앨범이기에 더욱 그렇다. 신선한 컨셉트가 잘 구현된 프로덕션이 주는 즐거움을 앨범의 주된 감상지점으로 내세우기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랩퍼의 인상적이지 못한 퍼포먼스가 주는 허탈함이 너무나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32 코멘트 등록 Ceezy Ceezy (2014-07-26 13:17:54 / 211.215.99.**)추천 2 | 비추 0 빈지노의 가사에 대한 접근 방식은 괜찮다고 봅니다 다양한 주제로 재밌게 가사를 쓰는게 보여져요 다만 정말 영어가 너무 많아요 인터뷰에서 딜리버리 향상시키려고 연습 많이 했다고 하던데 영어가 너무 많아서 별로 좋지 않네요 혁신 혁신 (2014-07-23 17:25:40 / 183.96.165.*)추천 4 | 비추 3 빈지노에 대한 기대치가 10이라면, 6정도 해준 느낌. 0r트모스 0r트모스 (2014-07-22 23:35:01 / 125.180.213.***)추천 3 | 비추 0 제가 생각한 별점수랑 리뷰점수랑 맞네요

일단 아랫분이 언급하신 한영혼용부분이 앨범의 완성도를 망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너무 한영혼용이 과도하다보니 무슨 메세지를 전달하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더군요. 런웨이 음악으로선 나쁘진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는데 빈지노가 한국어 가사로 밀릴 랩퍼는 아닌데 그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윤정준 윤정준 (2014-07-21 20:27:10 / 61.102.87.***)추천 15 | 비추 2 과한 한영혼용을 넘어서 실제로 뱉어내는게 영어가 훨씬 많더군요 ㅋㅋㅋ 이게 확실히 아쉬운 부분인건 맞는거 같아요.

하지만 다른 요소들은 좋았고, 음악 자체는 즐겁게 잘듣고있습니다.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5067&m=view&s=review&c=16&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