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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인터뷰 제리케이 (Jerry.K)

한국힙합위키
BOS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0월 15일 (금) 10:20 판 (새 문서: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1.04.17 20:17댓글 52 0.png “마왕의 귀환” [LE] 반갑습니다. 저희는 보통 신보 냈을 때 하는 그런 일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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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1.04.17 20:17댓글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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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귀환”



[LE] 반갑습니다. 저희는 보통 신보 냈을 때 하는 그런 일반적인 인터뷰가 아니라서, 어디서도 해보지 못한 아주 잡다한 인터뷰가 될 거예요. 물론 음악 이야기도 많이 나누겠지만.. 아무튼 질문들이 좀 정신 없을 테니 각오하세요.(웃음)




[LE] 오랜만에 인터뷰인 것 같아요.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리케이(Jerry.k)이고 소울컴퍼니 소속된 로퀜스(Loquence)란 팀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하네요. 2008년에 했으니까 거의 3년 만이예요.




[LE] 일단 이슈가 되고 있는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에 직장을 그만두고 돌아오셨잖아요. 그만 둔 얘기를 하기 전에, 음악을 하다가 회사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은 저에 대한 자신감이었어요.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도 학점관리를 하면서 정규앨범을 작업하고 이렇게, 멀티플레이가 되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거기에다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면 돈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라는 생각, ‘돈은 일을 해서 벌면서 음악은 내 음악을 하겠다’ 라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는요.




[LE] 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업무를 보셨다고 하셨는데.


팀을 두 번 정도 옮겼어요. 처음에는 프리미엄 회원들과 관련된 상품 마케팅을 맡았었어요. 진짜 말도 안되게. 전 스스로 반 자본주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관련 일을 맡으라고 하니 조금 황당했어요. 거기서 1년 정도 일을 하고 팀을 옮겨서 소셜미디어 쪽 일을 했죠. 저는 거기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기획 하는 일을 했었어요.




[LE] 얼마 전 공개한 <사직서> 란 노래 가사에 이미 다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이 노래를 내놓게 된,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굳이 노래를 발표하지 않았어도 제리케이님이 다시 음악을 한다는 건 다 환영했을텐데..


네. 말씀하신 대로 회사를 관둔 건 관둔거고, 제가 음악을 하면서 앞으로 나올 결과물들로 보여드리면 되는 거라 굳이 노래를 발표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지만... 제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이후에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꿈에 대한 생각.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얼마나 꿈이라는 걸 제대로 생각하고 있지 않고,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라도 이런 얘기를 풀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서,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를 좀 다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곡을 공개한 거에요.




[LE] 회사를 그만두면서 후회되는 일은 없나요? 경제적인 문제라든가. 주변에서 걱정도 많았을 텐데요.


일단 부모님께 처음 말씀드렸을 때는 좀 당황해 하셨고, 아버지는 반대를 하셨어요. 어머니는 그래도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라고 하셨는데, 제가 설득을 했죠. 제가 이렇게 이렇게 할 거다. 그래도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하는 얘기를 이해해주시고 이런 게 저희 가족들의 기본적인 대화의 규칙이어서 다행히 설득을 잘 할 수 있었죠. 경제적인 문제는 앞으로 아마도 있을 것으로 예상은 되는데 ‘열심히만‘ 하면 그렇게.. 말도 안되게 배 곯아가면서 살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LE] 결국,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돌아오신 건데 현실적으로 음악 시장 자체는 죽어가고 있잖아요. 음악만으로는 아무래도..


음악만이 아니고, 제가 음악만 하는 걸로 비춰지긴 했지만, 전 소울컴퍼니의 일도 시작했거든요. 소울컴퍼니의 운영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음악과 음악 외적인 부분도 같이 하는 거죠. 거기서도 수익이 발생할 거고.




[Jerry.K - 사직서] (다운로드)






[LE] <사직서> 반응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제리케이라는 래퍼가 다시 음악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아마도 현재 직장을 다니는 많은 20~30대가 공감을 하고, 과감히 용기를 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응원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그런 분들에게 무조건 '사직'을 권유할 순 없는 거잖아요?


일단 이 노래가 반응이 좋았던 이유는 제가 지금 30대를 바라보는 상황, 그러니까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과감히 결정을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스스로 축복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하고 싶은 걸 일찍 찾았다는 거거든요. 20대 중반에,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거. 저는 그럴 수 있었으니까. 찾을 수 있었으니까, 제가 가고 싶은 길을 선택한 거죠. 하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일 거예요. 내가 뭘 하고 싶어하는 지를 정확히 잘 모르면서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그런 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게 굳이 사직일 필요는 없겠죠.




[LE] 입사할 당시에 회사 사람들 중에 제리케이님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나요?


사실 별로 없었지만, 알려지고 나서 피곤한 부분이 있긴 있었어요. 하지만 좋은 것도 있었죠. 회사 사람들 중, 몇 분을 소울컴퍼니 공연 때 초대했었는데 되게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래도 30대 후반 이런 분들이였는데.. 끝까지 다 보고 사진도 찍고. 의외라고 생각하면도 아, 그래도 좀 열려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죠. 제 동기들 중에서는 저를 원래 알고 있던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 중 한 명은, 합숙할 때 같은 조였는데, 같이 밥을 먹다가 그 분이 저한테 ‘나 힙합 좋아하는데 혹시 제리케이 알아?’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전원 웃음) 전 깜짝 놀래가지고 ‘형, 그게 나야’ 그랬죠.




[LE] 그럼 앞으로 회사 등, 다른 일을 하지 않을 예정인가요?


네. 소울컴퍼니 일을 제외하고는, 그럴 것 같아요.




[LE] 일단은 저도 이런 제리케이님의 선택에 많이 공감합니다. 힙합엘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비슷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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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제리케이 하면 '비판'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 이미지 자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라든가, 그게 내가 추구하는 게 맞다 라든가.


음, 맞는 것 같아요. 전 근데 ‘난 비판할거야’ 이렇게 작정하는 건 아니에요. 세상의 이런저런 면들을 접하면서 그걸 제 안에서 해석해서 갖는 생각들이 있잖아요. 그게 비판적인 방향인 거지, ‘난 비판적인 음악을 할거야’, ‘난 비판가’ 이렇게 하는 건 아니에요. 음악이라는 게 비판이 목적이 아니라 제 생각을 표현하는 게 목적인 거잖아요. 제 사고 자체가 약간은 비판적인 쪽에 서 있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거죠. 사실 제 노래들이 전부 다 비판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사랑하는 노래도 있고 이별하는 노래도 있고..




[LE] 정치적/사회적인 가사들이 많은데 그런 주제들을 의도적으로 더 다루려고 하시는 건가요?


네. 관심이 많죠. 뉴스 찾아 보는 것도 좋아하고. 특히 좀..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부분들을.. 세상에 많이 알리고 싶다, 이런 욕구가 좀 있어요. 바른 세상을 원하는 거죠. 그런 걸 원래 좀 좋아해요. 그런데 회사 다니면서 거의 2년 동안은 관심을 못 갖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동안은 그런 노래를 쓸 수가 없었죠.




[LE] 그렇다면 정치/사회/경제 쪽에서.. 요즘 가장 답답한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너무 많아서.. 특별히 집어서 말씀드릴 만한 게.. 이 정부가 좀.. 그러니까..




[LE] 그냥 시원하게 욕 한번 해주세요. 다 실어드릴게요. (웃음)


믹스테입 준비하고 있는 거에 들어갈 내용들이..




[LE] 어!? 안돼요. 스탑! 그 얘기는 좀 이따가! (웃음)




[LE] 제리케이님 노래를 듣고 나면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의미심장한 가사들이 많지만 반대로, 아주 말랑말랑한 곡 같은 건 해보실 생각이 없나요? 아니면 아예 파격적으로 오토튠 같은 걸 사용해서 노래를 불러본다든가.


제가 잘할 수 있으면 할 것 같은데, 잘 못해요. 오토튠도 마왕 앨범 작업할 때 해본 적 있거든요. 그때는 좀 이른 시도였기는 했는데 잘 안 되길래 그만뒀고.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는, 글쎄요. 실제로 느끼는 것들을 쓰면 그것과 관련된 가사가 나오잖아요. 연애를 시작할 때라든지, 이럴 때 써놓은 가사들이 있죠. 발표를 할 수 없을 뿐이지,(웃음) 그런 것들이 있어요.




[LE] 제리케이님을 비롯해, 다소 무겁다 싶을 만한 소재를 주로 다루는 래퍼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랄까, 힙합의 또 다른 사이드(side)를 형성하고 있는- ‘여자, 자동차, 보석’ 등으로 가사를 채우는 래퍼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별히 그 주제 자체를 좋거나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게 진짜라면 좋아해요. 예를 들어서 도끼(Dok2)나 더 콰이엇(The Quiett) 같은 친구들. 옛날에 진짜 힘들 때부터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 그 친구는 진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좋아요. 근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랩만 막.. 그러는 건 별로예요.




[LE] 제리케이님의 톤을 들으면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발성을 위해 따로 노력을 했다든가, 아니면 원래 목소리 자체가 그러신건지?


목소리는 원래 그래요. 요즘에 녹음할 땐 안 그런데, 옛날엔 그게 좀 문제였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을 강하게 주어서 하다보니까 좀 꽉 찬 소리가 나오고, 대신에 그루브감이 많이 떨어지고, 이랬던 게 과거의 방식이라면 요즘엔 조금 바꿔보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특별히 훈련을 하는 건 없고 그냥 랩을 많이 해보는 게 훈련이니까 녹음해보고, 들어보고. 요즘엔 이런 걸 거의 매일 하고있어요.




[LE]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따라해보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따라 해본 노래는 아마.. 지누션의 <내가> 아니면 그 전에 나왔던 <가솔린> 이런 노래였을 거예요. 따라 해보니까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따라하다가 좋아하게 됐어요. 가사도 그때 즈음에 써보고 그랬던 거 같고..




[LE] 지누션이 많은 영향을 미쳤겠어요.


초기에는 많은 영향을 미쳤죠. 지누션이랑 조PD, 이런 뮤지션들.




[LE] 사실 우리 또래에 힙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비슷할지 몰라도 제리케이님처럼 무겁고 날카로운 주제를 다루게 된 계기는 왠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제리케이님을 강하게 만든 사건이나 인물이 있었나요. 날카로운 주제를 다루게 된 계기랄까?


특별히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제가 이런 이미지가 강해진 건, 사실 [일갈] 앨범만 들어봐도 모든 곡이 다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근데 [마왕] 앨범이 워낙 그랬기 때문인데, 그건 로퀜스 앨범을 하면서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면, 저 혼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만큼 있고, 메익센스(Makesense)와 같이 하고 싶은 얘기가 또 이만큼 있고, 메익센스가 하고 싶어하는 얘기가 저쪽에 이만큼 있다면, 그 공통분모에 해당하는 부분만 로퀜스 앨범에서 하다 보니까, 이 부분(나 혼자 하고 싶은 얘기)에 대한 열망이 커지더라고요. 여기에 해당하는 것들이 ‘사회비판’에 관련된 것들이었던 거죠. 메익센스와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영역들. 이런 게 커지면서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LE] 가사에 영어를 거의 쓰지 않으시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초반에는 어떤 신념 같은 게 있었어요. 한국어로 랩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그렇게 해서 영어를 많이 안 썼는데 요즘엔 좀 섞어 쓰기도 해요. 근데 너무 과해서 한국 랩인지 영어 랩인지 헷갈리고 그런 거는 전 앞으로도 안 할 것 같고,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하고..(웃음)




[LE] 자, 조금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요즘 국내 힙합 씬은 어떤가요? 컴백해보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물론 그동안 음악 꾸준히 들어오셨을 거고 중간 중간 공연도 하시고 하셨으니, 체감하는 부분은 별로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확실히 이전보다 잘하는 사람이 엄청 많아졌고 외부의 팬들이 많이 영입된 건 되게 좋아요. 근데 CD 자체의 판매량이 많이 줄은 게.. 그런 게 좀 아쉽죠. CD라는 매체를 굳이 고집해야 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그만의 향수가 있으니까.




[LE] 눈에 띄는 신인이 있다면? 굳이 신인이 아니어도 ‘이 친구는 참 잘한다’ 싶은 뮤지션 이라든지.


요즘 제일 잘하는 건 빈지노(beenzino), 너무 좋아요. 그리고 허클베리피(Huckleberry P)도 너무 좋고.




[LE] 이 분들보다 제리케이님이 더 잘 한다고 생각하진 않으시나요?(웃음)


아니요. 색깔이 많이 다르니까.. 랩 자체의 스킬이나 이런 것만 놓고 보면은 제가 이 분들보다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LE] 그래요? 그럼 제리케이님이 아니라 이 분들부터 먼저 인터뷰했어야..(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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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최근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디스'에 대해서- 제리케이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디스가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 게 가장 올바른 것이고, 만약 누군가 제리케이님을 디스한다면 어떻게 대응 하실 건지 등.


진짜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디스하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게 진짜 뭐, 표출해야 할 만큼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해야겠죠. 그래서 전 제이통(J-Tong)이 (디스를) 잘 했다고 보는 게, 진짜 느껴지거든요. 싫어하는 게. 이런 게 싫고, 이런 건 진짜 아니다 라고 하는 게 느껴져서 그게 좋았고. 소울커넥션 쪽에서 맞디스 한 것도 저는 괜찮았어요. 또 거기에 대한 재 맞디스 아카펠라 올라오고 이런 것도 다 보고 있어요. 재밌는 거 같아요. 그런 것들만 얘깃거리가 되는 건 싫지만 그래도 얘깃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만약 누군가 저를 디스하면? 맞디스해야죠. 그냥 당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LE] 웬만하면 제리케이님은 안 건드릴 것 같은데 가사같은 게 워낙 공격적이시라.. (웃음)




[LE] 원초적인 질문! 힙합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 음.. 저는 아무래도 메시지겠죠. 제가 할 수 있는 것, 꼭 있어야 되는 건 메시지 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거 좀 안 좋아하거든요. 뭐냐면.. 어떤 음악을 들을 때 ‘스킬 좋고 멋있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노래를 다 듣고 나서 ‘근데 뭐라 그런거야?’ 이런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메시지는 꼭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어떤 메시지가 됐든 간에.




[LE] 이번엔 레이블 얘기를 좀 해볼게요. 제리케이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소울컴퍼니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계시던 더 콰이엇님이 나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좀 미안한 면이 있고요. 왜냐면 그 친구가 나가게 된 이유가, 상세히 아는 사람들만 아는 얘기겠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좀.. 그 친구의 그릇을 담기에 우리가 부족한 게 좀 있었달까요. 그런 면에서 좀 미안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나가는 제스쳐를 취하면서도 끝까지 우리를 앞으로도 한 식구, 형제로 생각을 해주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친구가 지금까지 소울컴퍼니에 해놨던 것들, 세워놨던 것들, 어떤 정신적인 부분들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되게 크거든요. 고맙죠.




[LE] 제리케이님은 소울컴퍼니에서 어떤 일을 맡고 계신가요? 지난 번 보도 자료에 '소울컴퍼니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소울컴퍼니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대표인 키비와 함께 헤드의 역할을 하게 된 거구요. 그래서 매일 사무실에 나오고 있어요.




[LE] 소울컴퍼니는 메이저 레이블에 비하면 규모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굉장히 체계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좋은 것 같아요. 그 체계가 좀 과도했던 때도 있고 체계가 너무 없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래도 적당한 형태로 맞춰져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소속된 뮤지션이 워낙 많다보니까 이 정도 규모를 가지고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체계는 가지고 움직여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앞으로 좀 더 정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있죠. 거기서 제가 할 일이 많을 것 같구요.




[LE] 소울컴퍼니는 '감성힙합'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로퀜스나 제리케이님은 조금 다른 느낌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런 이미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그냥 저희가 해온 일들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하구요. 그걸 굳이 깨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물론 ‘소울컴퍼니=감성힙합‘ 이렇게 등호를 짓는 건 틀린 거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거를 깨고 싶으면 음악으로 보여줘서 깨야되는 거고.




[LE] 소울컴퍼니를 제외한 다른 국내 언더 힙합 레이블들의 활동이 예전보다는 전체적으로 조금 부진해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조금 안타까워요. 선의의 경쟁이라든가, 레이블끼리의 콜라보라든가. 이런 게 있어야 씬이 더 잘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근데 사라지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곳도 많지만 새로 나온, 하이라이트나 인디펜던트라든지, 이런 곳들이 있잖아요. 형태만 바뀌고 있는 거죠. 소울컴퍼니는 그 속에서 원래 모습을 잘 이어 오고 있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이런 상황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저희도 언젠가 망할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고, 그건 모르는 거니까. 어쨌든 지금 상태도 되게 경쟁이 많이 돼요. 이번 달만 봐도 이루펀트(Eluphant)가 야심차게 싱글을 내놨는데 바로 소울다이브(SOUL DIVE), 팔로알토가 나오고 이러니까 경쟁이 많이 되죠. 그래서 지금 상태도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레이블 등이) 더 많이 나오면 그리 넓지 않은 팬층이 수용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죠.




[LE] 요즘 소울컴퍼니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키비(Kebee)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트위터 팔로워 수로 봤을 때(전원 웃음)




[LE] 준비 중인 믹스테입 이야기를 해보죠. 메익센스님과 믹스테입을 준비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자, 설명해주시죠.(웃음)


5월 초에는 내려고 지금 열심히 작업하고 있구요, 형태는 오피셜 믹스테입입니다. 저가에 프레싱을 하되 판매는 할 거고요. 신곡이 절반 정도 있고 소울컴퍼니에서 나왔던 앨범에 있는 비트들 중 몇 개를 골라서 하고 있어요. 다른 친구가 냈던 곡들 중에 ‘우리가 좀 더 잘 살릴 수 있겠는데’ 싶은 걸 저희가 새롭게 해보는 식이죠. 로퀜스가 해오던 분위기랑 비슷하지만, 로퀜스 1집에서 좀 부족했던 부분들은 빼고, 더 멋있게 해보려고요.




[LE] 참여진은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 친한 분들이고요. 소울컴퍼니 중에서는 랍티미스트(Loptimist), 프리마 비스타(Prima Vista), 지-슬로우(G-Slow)정도가 있고, 외부 참여진은 천천히 공개하려고요. 기존에 소울컴퍼니에서 나왔던 비트들 중에서는 더 콰이엇이나 비다 로카(Vida Loca)의 것도 있어요.




[LE] 이제 음악 씬으로 돌아온 만큼, 정규 앨범으로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믹스테입으로 내시는 거예요?


작년에 회사를 다니면서도 정규를 작업해보려고 기획을 몇 번 해봤었는데, 이게 쉬니까.. 안 쉰다고 애를 썼지만 쉬어졌거든요. 정규는 사실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물론 이번 앨범에도 정규에 들어갈만한 신곡들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2집이라는 타이틀이 아깝기도 하고요. 좀 더 웜업을 해서 (정규는) 더 멋있는 걸 내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LE] 나머지 얘기는 앨범이 나오고 난 뒤에 하기로 하고.. 이 믹스테입 외에 로퀜스, 제리케이, 메익센스, 소울컴퍼니 등, 솔로 앨범이든 컴필레이션이든. 계획이 잡혀 있는 게 있나요?


소울컴퍼니의 스케쥴은 5월이 굉장히 좀 빡빡해지는 달이 될 것 같아요. 5~6월에 나오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거든요. 소울컴퍼니의 단체 프로젝트도 하나 있고요. 로퀜스나 제 정규는 시간을 좀 봐야할 것 같아요. 이번 믹스테입을 내고 나서 생각을 해보려구요.




[LE] 지금까지 작업한 뮤지션들 중에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은 누가 있었어요? 역시 메익센스님?


그렇죠. 메익센스가 가장 잘 맞는 것 같고, 더콰이엇하고도 잘 맞는 것 같아요.




[LE] 아까 했던 얘기랑 비슷한 것일 수도 있는데, 추구하는 음악스타일은 뭔가요? 그러니까..'지금은 이렇지만 나중에라도 꼭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 같은.


스타일이란 걸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지금까지 해온 것들에서 조금 진화되는 모습이 될 것 같아요. 어쨌든 힙합을 할 거고, 굳이 말하자면 하드코어 힙합이 되겠죠. 이번 앨범에서도 제가 가사에도 자꾸 쓰는 게, ‘검은색으로 돌아와라’ 막 이런 거거든요. 그런 느낌 일거에요.




[LE] 제리케이님 잘 모르는 사람한테 추천하고 싶은 (본인의) 트랙이 있다면?


아무래도 <오래된 연인> 이라는 노래요. 제가 4년 반 정도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쓴 노래인데 소울컴퍼니의 [Official Bootleg Vol.2] 앨범에 들어있어요. 그 노래는 주변 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음악하는 친구들도 요즘 와서 ‘그 노래 참 좋았다’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보통 저를 처음 알게 됐다는 분들한테는 그 노래를 들어보라고 하죠. 이게 100% 내 모습은 아닌데, 그래도 접근하는 데는 용이한 곡이랄까요.




[LE] '딴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이 씬에서 내가 1등!' 어떤 게 있을까요? 시원하게 자기 자랑 시간 한번 드릴게요.(웃음)


음.. 예전에.. 2008년에 제가 밀었던 것 중 하나는 ‘성실함’ 이었어요. ‘한국 힙합 씬에서 약속한 날짜에 앨범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게 그때 제가 하고 있던 생각이었어요. 실제로 그때는 한참 미뤄지는 앨범들이 수두룩하게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성실함이 저의 가장 큰 무기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열심히 작업을 했었고. 지금도 열심히 하는 건 변함없지만 요새는 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져서 지금은.. ‘내가 짱이다’ 이렇게 말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LE] 비트를 고를 때 중요시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주제가 잘 나올 수 있는, 메시지를 잘 담을 수 있는 그런 부분이요. 제 얘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그릇이 되는 비트를 고르곤 해요. 비트 중에서는 그냥 리듬감있는 랩으로 죽여버려야 하는 곡들도 있지만 전 그런 거는 잘 안하게 되고, 제 이야기를 많이 풀어 놓을 수 있는 비트를 찾죠.




[LE] 래퍼로서 롤모델은 누군가요?


전에는 그냥 입버릇처럼 얘기한 적도 있지만 메타(MC Meta) 형이요. 사실 나이 얘기를 해서 죄송하긴 한데(웃음) 부모님이 저한테 ‘너 10년 후에도 음악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냐’ 라고 물어 보셨었는데, 저는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분이 있다’고 대답하거든요. 메타 형 같은 분이 하시는 거는, 뭘 하든 하나하나가 다 fresh이고, 역사이고 그렇다는 게 지금은 정말 느껴져요.




[LE] 예를 들어 '가리온의 서른 살 이야기', '마흔 살의 이야기', 이런 게 많이 기대가 돼요. 힙합과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 이런 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저도 회사를 다니면서 2년 넘게 쉬었지만, 그게 아깝지만은 않은 게 거기서 한 경험들이 가사로 쫙 나올테니까.. 그 세상을 살아봐야지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가사를 앞으로 쓰면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사직서’가 반응이 있었던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되게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주변에 보면, 어릴 때는 힙합을 듣다가 떠나는 시기가 있잖아요. '너 아직도 힙합 듣냐' 이런..게 저는 너무 안타깝거든요. 20대 중반을 넘어가면 공연장에 오기를 꺼려하는 현실도 너무 안타깝고. 그런 분들이 많이 들어주시고 모여 주셨으면 좋겠는데 그걸 이제 저희가 잘 해나가야 하는 거겠죠. 아까 질문에 이어서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선 메타 형이고 외국 래퍼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엠씨는...



[LE] 어?! 그만! 그건 이따 얘기해요.(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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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음악을 하면서 자신의 학벌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득과 실을 따져보자면?


득은 분명 있었던 것 같아요. 홍보도 그렇고.. 제가 직접 명시해가면서 홍보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사람들이 찾아보고서 ‘와’ 이런 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쓴 말들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는 건 인정하고, 잃은 점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득을 좀 더 볼 것이라고 보고 있고.(웃음)




[LE] 제리케이님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아무튼 제리케이 안티 팬들은 제리케이님에 대해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이번에 <사직서>를 내놓고 나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요즘 하는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 같은 얘기들. 트렌드라는 게 다양한 부분이 있겠지만 결국은 제가 하는 랩의 리듬감이라든지 바운스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부족하다고 (지적) 하는 걸로 이해를 했어요. 그거는 저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렇게 저렇게 시도도 해보고 있고.




[LE] 그래도 디씨트라이브(www.dctribe.com) 같이 조금은 냉정한(?) 곳에서 비교적 좋은 평을 받고 계시잖아요.


디씨트라이브에서 의외로 좋은 댓글들이 많이 달려있어서 처음엔 진짜 놀랬거든요. ‘왜 이러지? 무섭게? (웃음)’ 그래도 뒤쪽엔 비판하는 얘기들도 있고.. 저는 댓글이나 반응들을 볼 때, 들을 건 듣고 버릴 건 버리고 하니까. 좋은 얘기 나쁜 얘기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LE] 제리케이 하면 ‘모범생’ 또는 좀 ‘재미 없다’ 라는 이미지도 있다고 해요.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게 꽤 중요하니까, 생각을 많이 해봤었는데.. 근데 저는 모범생 이미지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한테 붙은 꼬리표도 있고, 지금까지 해온 것도 있으니까. 벗어날 수 없고 기왕 그렇게 될 거면 차라리 그 쪽으로 더 밀어붙여 볼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있고요. 모범생 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스마트 함? 제가 외모는 그렇지 않지만. (웃음) 이제 그런 이미지 때문에 좀 재미가 없어 보일 수 있는 건 제 실력의 문제니까.. 그런 부분은 앞으로 음악으로 보여드려야겠죠.




[LE] 좀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나는 가수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가수다’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사실 프로그램을 직접 본 적은 없고, 얘기는 듣고 기사 같은 건 많이 보고 음원도 다 들어봤어요. 그렇게 좋은 음악, 좋은 공연을 주말 황금시간대에 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 되게 좋았어요. 그걸 뭐 서바이벌로 만들고 그런 건 사실 부차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LE] '샘터분식'(제리케이가 주연을 맡았던 독립 영화(2009)) 영화를 봤어요. 이 다큐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서 찍게 되었고, 찍을 때 어땠고, 찍고나니 어땠는지 등등.


음, 찍게 된 계기는, '샘터분식'을 연출하신 태준식 감독님, 인디 다큐 쪽에선 저명하신 분인데 더 콰이엇의 음악을 좋아하셨대요. 그래서 소울컴퍼니 쪽으로 연락을 하셔서, 홍대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와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한번 담아 보고 싶다 하셨는데, 그때 제가 마침 [마왕] 앨범 작업을 마침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분이 그동안 담아왔던 얘기들의 톤이 저와 좀 맞는 편이어서 제가 함께 하게 된 거예요. 찍으면서는, 그냥 저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카메라가 계속 따라오는 그런 식이라 조금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나중에 나온 걸 보니까 제가 <마왕>이라는 앨범을 작업하면서의 기록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게 좋았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제가 했던 생각들이나 몸짓, 태도에서 풍기는 어떤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때 내가 어땠구나’ 이런 걸 나중에도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좋았죠.




[LE]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또 이런 영화(다큐)에 도전해볼 의향이 있으신지?


기회가 된다면 아마..




[LE] 실제로 연기를 해보실 생각은?(웃음)


전 그냥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거를 하고 싶어요.(웃음)




[LE] 음악 외에 제리케이님 취미는 뭔가요. 평소에 하는 것이라든지.


요즘에는 별로 따로 하는 게 없어요. 예전에는,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위닝일레븐 되게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그랬는데 회사에 들어가고 난 이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 했고. 지금도 사무실 나오고, 작업하고, TV 좀 보다가 미드도 가끔 보고.. 뭐 그 정도 인 것 같아요.




[LE] 예전에 미국 여행 갔던 거랑 얼마 전에 스페인 다녀 오신 거 얘기 좀 해주세요. 힙합 에피소드 같은 거 없나요?


(2008년) 미국 동부쪽을 한달동안 혼자 배낭여행하면서 공연을 3개 봤거든요. 하나는 락더벨(Rock The Bells)이였어요. 락더벨은 장난 아니었어요. 뉴욕 근교에 있는 해변가에서 직사광선 받으면서(웃음) 낮부터 밤까지, 나스(Nas)랑 제이지(Jay-Z)가 힙합 악수하는 것도 보고 블랙스타(Black Star) 무대도 보고.. 너무 좋았어요. 다른 공연은 볼티모어의 어떤 공원에서 하는 무료 축제 같은 거였는데 에릭 베네(Eric Benet)가 나왔어요. 그냥 그 도시에 있는 흑인이 다 모인 것 같았어요. 사람들 다 모여서 텐트치고 소세지 구워먹고 그런 분위기. 그리고 또 다른 공연은, 뉴욕 근처에 어느 조그만 도시에 루츠가 왔어요. 전 루츠가 그런 도시에서까지 공연을 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 작은 도시였거든요. 홍대 롤링홀만한 공연장이었는데, 맨 앞자리에서 공연을 봤고 끝나고 남아 있다가 블랙소트(Black Thought), 퀘스트러브(?uestlove)랑 같이 사진도 찍고 (일동 ‘우와’)


스페인은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다시 돌아오기 전에 1주일간 바르셀로나만 여행 했던 건데, 거기 가서도 공연이나 그런 걸 좀 찾아보려고 했는데 주중이라 잘 없더라구요. 리즈 라이트(Lizz Wright)라는 가스펠풍의 보컬리스트 공연 하나 봤어요. 또, 거기 있는 음반 샵에 가서 스페인 힙합 앨범들도 들어보고.. CD의 바코드 찍으면 들어볼 수 있는 기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크레스(Cres) 라는 뮤지션의 CD를 하나 사가지고 왔죠. 참여진이 막 일마인드(Illmind) S1, 케브 브라운(Kev Brown) 등등 화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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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자, 그럼 힙합엘이 뮤직살롱만의 코너! 가장 좋아하는 외국 뮤지션이 더 루츠(The Roots)라고 들었어요. 그들의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처음 접하게 된 건.. 처음 외국 힙합 듣기 시작했을 때 중고 CD를 사고 그랬었어요. 그때 샀던 게 루츠의

[Things Fall Apart] 였는데, 그거 듣고 완전히 꽂혀서 루츠의 이런 저런 앨범들을 더 사게 되면서 더 좋아하게 됐죠.




[LE] 루츠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은?


노래가 워낙 많으니까 자꾸 바뀌는데요, 요즘에는 [The Tipping Point] 앨범에 <Star>, <Boom>이 너무 좋고, 변함없이 좋아하는 건 [Things Fall Apart]의

, <The Next Movement>, [Game Theory]에 있는 <Here I Come> 등이에요. [LE] 그렇다면 루츠 음반 중에 베스트와 워스트는? 워스트까진 아니여도 약간 실망스러웠던 음반. 가장 좋아하는 건 당연히 [Things Fall Apart]이고, 좀 잘 안 듣게 되는 거는 최근에 나왔던 [How I Got Over ]. 뭐랄까.. 제가 바라고 좋아하고 원했던 루츠의 모습과는 약간 달라서요. [LE] 루츠 외에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은 없으신가요? 90년대 동부 음악들을 좋아할 것 같은데. 예전에는 맙딥(Mobb Deep) 엄청 좋아했는데 요즘엔 그런 음악들 잘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좀 멀어졌어요. 나스, 제이지, 커먼, 칸예 같은 레전더리들 외에 요즘엔 제이콜(J. Cole) 많이 들어요. [LE] 요즘 여러 뮤지션들이 밴드와 작업도 같이 하고 공연도 같이 하는데 제리케이님도 루츠처럼 밴드와 함께 작업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꿈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고요. 프라이머리 스쿨처럼 밴드로 나왔던 팀이나, 저희가 종종 밴드와 함께 하는 공연을 해보면,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니겠더라구요. 그래서 아직 좀.. 꿈은 있으나 엄두는 못 내는 상태예요. [LE] [마왕] 앨범에서 말릭 비(Malik B)와 호흡을 맞추었는데, 요즘도 말릭 비랑 연락하고 지내시나요? 아니요. 그 때 이후로 저 취직하고 그러면서 연락을 못했어요. 미국 갔을 때 연락이 잘 안되어서 못만난게 두고두고 아쉽죠. [LE] 말릭 비와 콜라보 할 당시, 여러 얘기가 있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떤가요? 그래도 역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시는지. 네. 당연히 하기는 잘 했다고 생각하고요. 근데 그때 앨범을 제작하면서, 그리고 말릭 비의 목소리를 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정말 말릭 비의 목소리를 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어요. 다시 해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앞으로 다시 해본다면 굳이 꼭 말릭 비랑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전원 웃음) [LE] 블랙 소트는 어떤가요? 당연히 오케이겠죠? 천번 만번 하죠.(웃음) [LE] 블랙 소트든 말릭 비든, 누가 됐든 간에 [마왕] 때와 비슷한 상황이 또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의 벌스(verse)를 받아왔는데 막상 앨범에 넣으려고 보니 약간 갈등되는 상황이 된다면? 아.. 그러면은, 일단 앨범에선 빼고 디럭스 에디션을 내야죠. 디지털 싱글이라든지.(웃음) [LE] 아, 이거 자꾸 잘 피해가시네요(전원 웃음) [LE] 그렇다면 루츠 외에 작업해보고 싶은 외국 뮤지션을 골라보라면? 가능성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상상으로 얘기해보죠. 정말 상상이죠? 요즘은 루페(Lupe)? 해보고 싶어요. 루페 공연 왔을 때 너무 좋았거든요. 그리고 옛날부터 진짜 좋아하던 커먼(Common). [LE] 외국 뮤지션과 또 작업을 하게 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와 관련된 인터뷰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가 꼭 하고 싶어요. 어후, 당연하죠.(웃음) [LE] [Wake Up]이 나오기 전에 원래 블랙 소트가 노래를 부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서 팬들을 설레게 했었는데 존 레전드(John Legend)와 했습니다.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루츠의 <You Got Me>도 원래는 질 스캇(Jill Scott)이 불렀으나 인기를 고려해 에리카 바두(Erykah Badu)와 작업한 곡을 발표하고, 이후 언플러그드 앨범에서 질 스캇 버전을 수록했는데, 가끔 루츠의 선택은 영리하고 실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리케이님도 흥행을 위해 실리를 선택할 수 있나요? 적절한 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빅뱅 앨범에 피쳐링을 하느냐, 화나 앨범에 피쳐링을 하느냐. 둘 중 하나만 해야 하는 이런 상황이 온다면?(웃음) 그게.. 한 쪽이 화나라면 빅뱅을 택할 거구요.(전원웃음) 화나가 아니라 가리온이라면 가리온을 택할 거구요.(웃음) 화나는 항상 옆에 있으니까.. 무슨 말씀인지 아시잖아요.(웃음) [LE] [Rising Down] 앨범이 나올 때 데프 잼이 루츠를 푸대접했다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잖아요. 실제로 루츠도 앨범 곳곳에서 그 불만을 토로했는데, 루페도 아틀란틱과 불화가 있었고.. 이렇게 뮤지션들 힘들게 하는 산업구조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리케이님이 생각하는 우리 음악 산업의 근본적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음원 사용료에 대한 거라든지, 이건 다들 너무 잘 아는 얘기이고 되게 큰 문제죠. 그런 현실화되지 않은 분배 비율 같은 것들. 일단 고쳐져야 될 문제 중 하나고, 또 하나는 최근에 리드머에 올라왔던 ‘페이’ 문제, 이건 공연이든 앨범이든 문제가 있긴 한데, 그중에서 조금 더 부각되어야 하는 건 공연 페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요즘의 음악 자체가 미국에서도 그렇고 음원도 음원이지만 그것보다 공연 쪽에서 좀 더 뮤지션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미국에서도 많은 뮤지션들이 정규 앨범 같은 믹스테입을 무료로 내놓고 공연 다니면서 돈 벌고, 이렇잖아요. 요즘은 인터넷이 잘 돼 있으니까 음반이나 음원을 여러 채널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한 다음, 여기 저기 좋은 공연에 현실적인 페이를 받고 다닐 수 있는.. 이런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워낙 인디 음악가들이 공연할 수 있는 터가 좁을뿐더러, 큰 공연들에서는 불러주지도 않고 불러줘봐야 헐값에.. 이런 것들 때문에 제대로 발전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이런 구조들은 좀 고쳐져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LE] 제리케이님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에 밴드-루츠랑 공연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차피 상상이니깐, 끝까지 한번 가보죠.(웃음) 제 노래 중에 밴드적인 느낌이 나는 <속닥속담> 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는 그런 식으로 편곡이 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 노래는 밴드랑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4.png [LE] 루츠는 멤버가 오고 가고 하는데, 이런 오픈형 그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보면 소울 컴퍼니도 하나의 그룹인데, 왔다 갔다하고 나갔다가 다시 오기도 하고 어쨌든 이렇게 개방성이 있다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진짜 자율적인 책임감이 생기거든요. 그게 부족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기도 하구요. [LE] 루츠 얘기만 해서 좀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요즘 즐겨듣는 외국 힙합 앨범이 있다면? 요즘엔 나오는 거 챙겨들으려고 하는 편이고 요새는 스눕 독(Snoop Dogg) 신보 많이 듣고 있구요, 작년에 제일 많이 들었던 건 칸예 앨범, 그리고 제이콜의 [Friday Night Lights], 그것도 많이 들었어요. [LE] 칸예 앨범 어떠셨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도 있고 별로인 곡도 있었는데 대체적으로 되게 좋아했어요. <Monster> 같은 노래는 정말 많이 들었어요. [LE] <Monster>는 왠지 제리케이님하고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런 비트에 하려면) 제가 좀 더 잘 해야겠죠.(웃음) [LE] 국내 힙합 음반 중에, 가장 좋아하거나 추천해주고 싶은 앨범은? 역시 제리케이의 [일갈]?(웃음) 그거는 안돼요.(웃음) 음, 가리온 1, 2집이요. 아무래도 가리온 1, 2집을 들어야 ‘렙업’ 하는 것 같아요. 그 앨범을 듣고 느껴본 사람이랑 안 느껴본 사람이랑의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표현하기는 좀 애매한데.. [LE] 인터뷰 괜찮지 않나요.. 후후후.. 네. 뭐랄까 기를 다 빨려간 느낌이랄까..(웃음) [LE] 신보 나오고 하는 인터뷰는 많이 하니까.. 그런 것 보다는 그냥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LE] 자,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습니다. 힙합엘이는 자주 오시나요? 사이트 어때요? 자주 가고, 너무 좋고요. 전 자막 영상 쪽을 자주 보고 있어요. 뉴스도 많이 보는데, 뉴스는 트위터를 통해서 많이 보고. 이런 작업(자막 등)들은 한국 힙합에 뼈가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릴웨인(Lil Wayne)이나 나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힙합엘이가 역사를 쓰고 계세요’ 라고 댓글을 남기려다 참았거든요. [LE] 왜 참았어요? 왜?! (웃음) 보는 데 너무 집중해서.. 그냥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봤어요.(웃음) [LE] 힙합엘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등 의견 같은 게 있으면 부탁 드릴게요. 지금도 충분한 것 같은데.. 그런데 이렇게 까지 하시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라고 묻고 싶어요. 저는 이런 사이트가 앞으로도 쭉,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진짜 필요한 거니까. 우리나라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니까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 [LE] 그 정도로 좋으면, 소울컴퍼니에서 힙합엘이에 투자해 볼 생각은 없으신가요?(웃음) 여유가 되면.. (전원 웃음)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회원 분들, 그리고 팬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가 어쨌든, 음악을 하고 싶어서, 음악과 관련된 일들로 제 인생을 채우고 싶어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광고하면서까지 돌아왔으니까 앞으로는 거기에 맞는 모습들, 정말 좋은 음악을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만큼의 부담도 갖고 있어요. 지금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나오고 나면, 좋든 싫든 반응을 많이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LE] 기대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솔로가 아닌 로퀜스로 한번 인터뷰 하고 싶어요. 수고하셨습니다. 34.jpg f0056422_499148128972c.jpg
  • 트위터 @HiiphopLE 로 이 인터뷰의 링크를 올릴 예정입니다. 그 트윗을 리트윗(RT) 해주신 분들과 이 인터뷰(현재 보고 계신 페이지)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각각 5분씩 뽑아 총 10분께, 'Jerry.K - 마왕', 그리고 2007년에 절판된 'Loquence - Crucial Moment' 을 드리겠습니다. (두 앨범 모두 비매품입니다)
  • 위 이벤트는 5월 1일 자정에 종료, 5월 3일 발표. 트위터 RT로 당첨되신 분들도 힙합엘이 아이디를 가지고 계셔야합니다. 아이디를 통해(사이트 쪽지를 통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배송해드리는 것이니, 양해바랍니다.
인터뷰 | heman, PaperDoll 사진 | RM 0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52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글쓴이5.2 03:44 ■ 제리케이 인터뷰 댓글 CD 이벤트 당첨자 발표 - <[제리케이인터뷰]/닉네임/본명/주소/연락처>를 쪽지(HiphopLE)로 주세요. (ex: <[제리케이인터뷰]/Cutygirl/김태희/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1203-15/010-1234-1234) ← 반드시 이 양식을 지켜주세요. 불필요한 띄어쓰기나 부가설명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 쪽지는 왼쪽에 제 아이디(HiphopLE)를 클릭하면 됩니다. - 당첨 발표일을 기준으로 21일간 순차적으로 발송해드리며 착불 2,500원 입니다. - 당첨 발표일을 기준으로 21일 이후의 건에 대해서는 무효처리 됩니다. - 프로모 CD(비매품)이기 때문에 외관에 흔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제리케이님께서 직접 선정해주셨습니다. <Jerry.K - 마왕> Chou14 ej9125 필ing 티밋 고력 <Loquence - Crucial Moment> soulfanda eligarf 채승 띠로리리리 글로르핀델 축하드립니다!! 추천 댓글 title: Kendrick Lamar (2)KIJ5.19 00:42 잘 읽었습니다. 정말 멋진 뮤지션이세요.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80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