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제이티(JayT) ‘혼란과 설레임이 가득할 당신만의 삶을 응원합니다’ ㅣ코멘터리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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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0 2015-06-17 18:00:15
힙플: 지난 2013년에 발표한 데뷔작 [서 (書)] 에서 이미 소리헤다와 함께 했는데,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인가? 데모를 보냈든가 하는 적극적 러브콜을 자신이 직접 보낸 건가?
제이티(JAYT, 이하:제이): 이번 앨범 10번 트랙 ‘현상(現象)’에서 함께해준 Lonelystereo형이 예전 대학생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이다. 그 형을 통해 소개받게 되었다. 나는 홍대 쪽에서 연습을 하고 지내던 시절이었는데, 신인을 찾고 있었던 헤다형에게 작업실에 일주일정도 들려보지 않겠냐는 말을 듣고 처음 헤다 형과의 연이 시작되었다. 지금 저기 옆에서 소주 마시고 있다.
힙플: ‘캐러밴유니온(Caravan Union)’ 소속이다. 어떤 인연인지 궁금한데?
제이: 위에서 말한 것과 이어서 말하자면, 그 당시 헤다형의 큰 도움으로 [서(書)]라는 EP앨범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이 ‘캐러밴유니온’이라는 크루를 시작하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헤다형의 추천으로 작업되어있었던 곡을 캐러밴유니온 멤버들이 듣게 되어, 함께하게 되었다. 소리헤다형의 영향이 컸다.
힙플: 크루 멤버들(김박첼라, 소리헤다, 아날로그소년)이 프로덕션으로 뒤를 받치는 인상이 강한데, 제의가 왔었을 때, 이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가?
제이: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이라면 내게 동료가 생긴다는 부분이었다. 함께 음악을 하고, 또 내 음악에 자기가 가진 전문성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그런 동료. 당시엔 그런 관계가 없다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힙플: 크루로 알려져 있지만, ’레이블’ 성격도 엿보이는데, 맞는가?
제이: 밖에서 보이는 이미지로 캐러밴유니온 안에서 모든걸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통해 레이블의 성격을 보는지는 모르겠으나, 캐러밴유니온은 크루다.
힙플: 첫 EP를 발매하기까지의 제이티. 그러니까,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제이: 10살 때 내 일기를 보면 꼬마 녀석이 ‘진정한 힙합을 아는 가수가 되는게 꿈이다.’ 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는 랩을 따라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했었고, 어릴 때부터 글을 쓰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밥 먹고 스케이트보드만 타러 다녔었고.. 그런 문화 자체를 동경해왔다. 지금생각해보면 그 모든 작은 것들의 접점으로 난 꿈을 갖게 되었고, 그걸 실현시키는 것이 내가 글을 쓰고 그것을 노래하는 것이었다. 작은 도전들이 모여서 꿈을 갖고, 인연을 만들고,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도전들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감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늘 감사한다.
힙플: 제이티라는 닉네임을 짓게 된 배경, 그리고 담은 뜻에 대해서 소개부탁한다.
제이: 나의 본명이 김정태이다. 그래서 제이티(JAYT)이다. 주변에서 모두가 별로라고 했다. 헤다형이 특히.
힙플: 앞서도 언급한 데뷔작 [서]로 인해 특유의 로우톤과 가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꾸준히 기대되는 신인으로 언급이 되어왔다. 뭐, 제이티 본인이 피부로 느낄 수 없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아무튼 이런 반응들과 기대가 정규 앨범을 작업하면서 혹은 이제까지 뮤지션으로써 성장해 나가는 것에 있어서 작용한 영향이 있을까?
제이: 당연히도 그런 응원과 기대는 내게 너무나 큰 힘이 된다. 1년간 정규앨범을 작업해오면서 수많은 감정이 오고갔지만, 변치 않고 분명했던 것은 ‘전작을 듣고 내 정규앨범을 기대해준 이들이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앨범을 들고 나올 것이다.’ 라는 것이다.
힙플: [서] 이후 2년여 만에, 마일드비츠와의 [Daily Works] 이후 1년여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소회가 있을 것 같은데.
제이: 일년이라는 시간이었기에 당연한 것 일지 모르지만, 결과로서는 나의 성장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비례하게 부족함을 느낀다. 자신 있는 결과물을 들고 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소회가 있다. 그치만 회포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집중력을 더 다져야한다는 다짐이 크다.
힙플: [서]에서도 그랬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최근의 신예들 중에서도 흔히 말하는 ‘요즘’ 스타일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인상적이다. 이와 같은 스타일을 지향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다.
제이: 항상 내가 느껴왔던 것은 사람이 자신만의 화법을 가지고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인가 라는 것이다. 그걸 노래로 풀어낼 수 있다면 더 더욱이나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런 피드백이 온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겐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 소위 말하는 ‘요즘’ 스타일의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요즘’에도 분명히 자신만의 화법을 가지고 멋지게 자신을 말하는 래퍼들이 분명 있다고 느낀다.
힙플: 고유의 색을 가진 인디펜던트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가 성공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지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와 같은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제이: 그 필요하다는 ‘시간’이 마냥 ‘기다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지점이라는 것은 결국 또 하나의 기회이고,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기회를 향해 도전할 것이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나의 것을 멋지게 갖추고 있는 한 사람이고싶다.
힙플: ‘시 적인 표현들’, ‘시를 보는 것 같다’라는 피드백들이 있을 정도로, 가사에 대한 피드백들이 주를 이룬다. 자칫 어려운 단어들로 빠질 수 있는 주제들 임에도 담백하게 표현 한 것도 인상적이었고.
제이: 좀 더 많은 단어를 다루고, 그것을 유연하게 다루기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 연습을 하다 보니 일부러 생소한 단어를 고르고, 좀 더 있어 보이는 문장이었으면 하는 바램 탓에 작위적인 문장들이 튀어 나오곤 했다. 그런 문장이 자신의 음악적인 철학이 되고, 스타일이 되고, 청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멋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 또한 멋진 글과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집중하는 것은 ‘나만의 깊은 얘기가 어떻게 그들에게 가장 가까이에 닿을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직설적으로만 모두 얘기하는 수도 있겠지만, 사실 모두의 사고방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까. 음악을 듣는 사람이나,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감정의 해소와 환기로도 작용하다보니, 내가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들이 한 번 더 생각해보게끔 하는 글을 쓰는 건 아직까지 정말 본능적으로 재미있다. 질려버릴 수도 있겠지. 분명한건 질문에서 언급해준 것과 같은 이번 앨범의 피드백들에 대해 정말로 감사하다는 것이다.
힙플: 결국은 26세 제이티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비교적 가감 없이 ‘랩’, 음악을 통해서 내놓았다고 보여 진다. 크게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앨범이 좋기 때문이겠지?(웃음) 아무튼, 앨범에 간간히 담긴 씬에 대한 이야기들도 크게 튀거나 감상을 방해한다는 느낌은 없었으나 결국 힙합 아티스트. 랩퍼로써의 태도를 담고자 몇 몇 트랙을 할애한 건가?
제이: 일부러 “래퍼의 태도를 담은 트랙도 몇 개는 심어줘야지” 이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이 앨범의 소개에도 있지만, [Delivery Man] 앨범은 나의 일 년 간의 감정과 기록들을 가감 없이 기록한 것이다. 내게 일 년 동안 수식어로 붙을 수 있는 단어들은 래퍼이자, 학생이자, 졸업 후 이제 갓 사회로 나온 청년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도 그런 래퍼로서의 태도를 담은 트랙이 나오게 되었다. 결론이 질문에선 어긋나지만, 더 다른 수식어 붙일 것 없이 래퍼로서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오예.
힙플: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왔지만, 프로덕션의 면면도 이제껏 발표 한 작품들마다 비트들도 일관 된 톤,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특별히 이와 같은 스타일을 지향하는 이유가 있을까?
제이: 나는 붐뱁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 하지만 마일드비츠 형과 함께했던 싱글을 제외하고는 사실 붐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듣는 모든 음악들에 영향을 받고 또 다른 시도를 추구한다. 그럼에도, 나의 음악을 듣고 일관 된 톤을 느껴주었다면 그것 또한 정말로 감사한다.
힙플: 여러 해를 지나오며, 트랩이라든가 더리사우스라든가 트랩 등등 유행하는 스타일에 빠질 법도 했을 법한데, 직접적인 유혹이 없었던 건가?(웃음)
제이: 유혹이라는 단어가 약간 부정적으로 들리는 면이 없지 않은데, ‘제이티는 여태까지 나온 앨범을 들어보면 트랩이라던지 더리사우스 등의 곡들을 싫어할 것 같다.’ 라는 이미지가 있다면,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의 톤에도 분명히 접점이 있고, 재밌게 도전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일 뿐이다.
힙플: 흠버트(Humbert)라는 생소한 프로듀서가 앨범에 참여했는데, 소개 부탁한다.
제이: 흠버트. 푸하하하하.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나도 얘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할지 모르겠다. 험버트인지 흠버트인지 험트인지 나도 모르겠다. 내 앨범에서는 심지어 ‘Humbt’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해서 그렇게 썼더니 또 바꾼단다. 정석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키보디스트이자 프로듀서이다. 조만간 많은 뮤지션들과 멋진 작업 물들을 들고 올 것이니 기대해보자.
힙플: 데뷔부터 현재까지 프로듀서로는 마일드비츠와 소리헤다의 도움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들과의 합이 좋은 결과물을 탄생시켜 왔지만, 다른 프로듀서들과의 작업 욕심도 있을 것 같다.
제이: 당연히 욕심이 있다.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들은 분명히 많다. 그들과 함께 발현할 수 있는 모든 시너지를 멋진 결과물로 가져올 수 있도록, 스스로 먼저 노력할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늘 설레는 것들이다.
힙플: 실력적인 면에선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지도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아쉽지 않나. 하나의 이유로 자극적인 가사를 담지도 않을 뿐더러 현란한 스킬로 조지는 트랙도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제이: 내가 노력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힙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계속해서 지켜나갈 태도나 가치관 등을 포함해,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제이: 나의 가치관과 생각은 음악으로써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앞으로의 계획은 .. 첫 번째로 이번에 나온 나의 앨범을 청자들에게 들려주고 열렬히 나의 CD를 파는 것. 두 번째로는, 고민에 갇히지 않고, 설레는 또 다른 작업 물들을 많이 들려드리는 것이다.
힙플: 작년에는 마일드비츠와의 작업물인 [Daily Works]를 발표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뽐냈지만 마일드비츠의 비트에 대한 피드백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쉬움은 없었나?(웃음)
제이: 전혀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일두형이 도와주신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동료로서 멋진 일들을 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힙플: 이센스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꽤 많다. 인스타그램의 몇 몇 사진은 나도 꽤 놀랄 정도였다.
제이: 내가 봐도 닮았다.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다. 내 안에 센스있다. 내 인스타그램은 | http://www.instagram.com/… 이다.
힙플: 정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한다.
제이: 멋진 앨범을 만들어왔다. 문득 차분해지는 날이 있다면, 혹은.. 지금 당장. 나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꼭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JAYT의 [Delivery Man] 앨범을 듣고, 응원이 되었다며, 연애편지보다도 긴 자신의 얘기를 꺼내주었던 팬, 앨범을 들어준 이들의 작은 피드백하나하나, 각종 매거진에서 성심껏 써주었던 리뷰들. 그리고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도와준 모두에게 감사하고 늘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들에도 마찬가지로. 이번앨범 자켓의 마지막 장에 써 있는 문장인데, “혼란과 설레임이 가득할 당신만의 삶을 응원합니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
인터뷰ㅣ 힙합플레이야 (HIPHOPPLAYA)
제이티 | http://www.instagram.com/… 캐러밴 유니온 | https://twitter.com/…
6 Comments 김진호
2015-06-17 18:25:22
가사 멋져요!
배성민
2015-06-17 21:56:27
제이티 너무 좋아요.
보노보노
2015-06-17 22:37:01
굿굿
허승엽
2015-06-18 00:55:50
정말로 Delivery Man은 명반입니다..!
유니즈
2015-06-18 01:39:44
역시 꽤 깊은 고민들이 담긴 가사였군요 멋있습니다
할렐루야
2015-06-19 00:26:43
굿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5103&pag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