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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가리온 -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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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24일 (일) 18:48 판 (새 문서: 가리온 -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1부 힙플 3 46177 2013-12-27 18:17:19 HIPHOPPLAYA (이하 힙) : 먼저 인터뷰 질문에 앞서서 나찰 형님의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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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온 -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1부

 힙플

3

 46177 2013-12-27 18:17:19




HIPHOPPLAYA (이하 힙) : 먼저 인터뷰 질문에 앞서서 나찰 형님의 득녀 축하드립니다.

Naachal(이하 나) : 고맙습니다. 이름은 정시아라고 하고요. 처음에 이름을 한글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근데 그게 제약이 좀 있었던 게 와이프는 딸이기 때문에 여성스러운 이름을 원하는데, 순수한글로 가다 보니까 그렇게 여성스럽다라고 할 수 있는 이름이 없더라고요. 와이프 본인 이름이 평범하다 보니까 조금 더 이쁘고 조금 더 튀었으면 하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해서, 행복할 시에 나아 자를 써가지고 시아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지금 이쁘게 크고 있습니다.


힙 : 자녀분이 음악을 하겠다고 하면 찬성을 하실 껀가요?

나 : 글쎄요.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었어요. 그러니까 뭐 아들이면 지 꼴리는 대로 하라고 내버려두겠는데 (웃음) 딸이라서.. '이거는 조금 더 고민 해야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세대에서는 그런 관념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지 않나요? 결국에는 부모님들이 아이를 키우는 철학이 다 바뀌는 거 같더라고요. 저희 세대에서는 아무래도 자식이 원한다면 시켜야 하지 않나 싶어요.

MC Meta (이하 메) : 나는 2세 생기면 배틀해가지고 나 이기면 (웃음)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나 : 근데 재능은 여러 가지 재능을 타고났으면 좋겠어요. 뭐 그 중에 선택하겠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재능이 있어야지 본인 삶이 행복할 거 같으니까 또 그 중에서 진짜 행복한 삶을 찾겠다고 음악을 하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허락하지 않을까요? 허락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네요. 당연히 밀어줄 거 같아요.


힙 : 알겠습니다. '15주년 앨범' 이야기 전에 두 분 근황 한 번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메타씨는 올해 세 번째 인터뷰이고 나찰씨는 두 번째 인터뷰 입니다. 그 만큼 올 한 해 동안 많은 활동을 하셨어요. 그 중 우선 쇼미더머니 이야기 해보도록 할께요. 나찰씨 께서는 시즌 1과 다르게 시청자 입장으로 이번 시즌을 보셨는데 어떠셨나요?

나 : 시즌 1때보다 별로였어요 (웃음) 물론 시즌1때 분명 뭔가 문제점이라고 할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보완하고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들은 굉장히 좋았지만, 당연히 씬이 됐건 대중들이 됐건 간에 '아 이런 거 별로야' 라는 부분들은 저도 마찬가지로 별로였죠. 근데 확실한 거는 앞으로도 시즌 3가 됐던 시즌 4가 됐던 간에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분명히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한 어떠한 역할이 될 프로그램인 건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힙 : 만약 시즌3에 가리온이 아닌 각각 솔로 뮤지션으로서 또는 나찰씨 단독으로 섭외가 온다면 출연하실 생각이 있으세요?

나 : 네 일단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만 아니면 무조건 참여할거 같은데요. 사실 시즌 1때도 처음에 참여를 하고 싶었던 이유가 '누구보다도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보다도 가리온이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끝나고 나서는 아쉬움이 많았었거든요. 3때 만약에 그런 제의가 들어온다면 당연히 수락할 거 같아요.


힙 : 메타씨도 솔로로?

메 : 얘기 들어봐야겠죠. 저는 두 번이나 참여를 해봤고, 글쎄요 어떤 포맷으로 준비를 할지는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고요. 중요한 건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나 목적이 좀 더 뚜렷했으면 하는 게 커요. 시즌1때나 2때나 사실 가리온이나 저 개인의 입장은 뭐 변화가 없거든요. 똑같아요. 그냥 힙합에 대해서 좀 제대로 좀 알려주고 프로그램을 통해서 힙합문화가 가지고 있는 하지만, 대중들이 못보고 지나친 또는 기회가 없어서 접할 수 없었던 그런 매력들을 프로그램을 통해서 멋있게 보여준다면야 저희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죠. 근데 문제는 그런 매력들은 거의 들어나질 않고 늘 상 저희가 뭔가 실망스러워했던 부분들만 자꾸 부각을 시키니까.. 만약에3를 한다 그럴 때 그런 부분들이 좀 파격적으로 개선이 된다면 저희는 뭐 당연히 참여하죠.



힙 :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제 가장 큰 활동 중에 하나가 불한당 크루로서 활동이 아닐까 해요.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공연을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공연에 대해서 소개해 주신다면.

나 : 일단은 예전에 '블랙스(Blex)' [검은소리] 시절에 '페사오'라는 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웃음) 팀인데, 최동원이라고 그 페사오라는 팀의 멤버였었던 친구가 지금은 일본에서 한식 전문 술집을 경영하고 있는데, 그 친구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일본에서도 한국힙합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그 시작점은 뭐 지드래곤(G-Dragon)이나 투애니원(2NE1) 등등이겠지만, 아무튼 일반 가요 그러니까 보통 아이돌 그룹의 팬층들이 점점 확산이 되면서 소위 말하는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지금 가장 핫한 도끼를 비롯해서 여러 뮤지션들과 불한당한테도 당연히 관심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일본 공연을 추진하면 어떻겠냐' 라고 얘기가 나왔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죠. 일본 공짜로 갔다 올 수 있는데 돈도 받을 수 있고 (웃음) 그래서 가게 됐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뜨거운 반응이었어요. 전혀 예상치도 못했는데 공항에도 여섯 명이 나와있더라고요.


힙 : 아이돌 가수처럼 사진기를 든 팬들이 있었나요?

나 : 네 기모노 입고 나오셔가지고 '나차르상 나차르상' 이러면서 (웃음) 생각보다 굉장히 뜨거운 반응이어서 깜짝 놀랐어요. 아, 그리고 일본에서 힙합이라는 장르자체가 많이 죽었다고는 하는데, 오히려 한국힙합에 더 관심이 많더라고요. 끝나고도 어느 잡지사였는지 신문사였는지 어느 기자랑 인터뷰를 했는데 한국힙합의 랩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그리고 정말 좋았던 거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역으로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한데, 음향시설이 너무 좋아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러니깐 무대에서 모니터링도 너무 잘되고 밖에서 들었을 때도 숨소리 하나까지도 다 캐치가 되는데.. 한국에서 공연하다가 거기서 공연하니까 뭔가 발가벗겨진 느낌마저 들더라고요.(웃음) 모든 멤버들이 '아 일본에서 음악 활동을 하려면 정말 랩을 잘하고 모든 게 완벽해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과 되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돌아온 것 같아요.


힙 : 일본 힙합팬들 호응과 한국 힙합팬 호응에 차이점이 있었나요?

나 : 아니요. 작년에 '에미넴(Eminem)'이 왔을때 한국에서는 반응이 뜨거웠잖아요. 근데 역으로 일본에서 에미넴이 공연했던 동영상을 보면 관객들이 전부다 가만히 있으니까,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가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일본의 공연문화 안에서는 '내가 호응을 열심히 함으로써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의 감상에 방해를 주면 안 되는 구나'라는 인식이 있기도 했는데, 그래서 더욱 무대에 올라가서 호응 안 좋고 반응이 안 좋으면 어쩔까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결국에는 무대에서 열심히 놀고 쉽게 말해 재미있게 해주니까는 그대로 좇아 오더라고요 그리고 당시의 관객들이 순수하게 불한당 크루가 좋아서 온 팬들이기 때문에 이미 그 전에 불한당 공연에서 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많이 연구를 해온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정말 웃겼던 건 흑인이 한 명 있었어요. 그 흑인이 '마이노스(Minos)' 팬인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마이노스의 훅을 외우는 게 아니라 벌스를 외워서 따라 하는데..(웃음) 와 진짜 골 때리더라고요. 나중에 들어보니 그 친구가 일본에 있는 친구인데 일본 무슨 라디오에서 한국힙합을 방송하는 디제이라고 하더라고요. 흑인인데 모자에다가 서울사람이라고 쓴걸(웃음) 들고 와가지고..

메 : 서울에 있었나 보던데

나 : 서울에 한 1~2년 어학당 다니면서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도 일본에서 한국힙합을 알리는데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친구에요. 그래서 뭐 어쨌든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너무 즐거운 공연이었어요.


힙 : 이번 공연이 1회성이 아닌 앞으로 계속 교류가 있는 공연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네요?

나 : 공연 끝나고 나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회사나 음반업계 쪽에서도 불한당 크루 공연과 관련해서, '다음에 또 추진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도 나왔고 아마 조만 간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일본에서의 다음 행보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어요.


힙 : 내년에도 불한당 크루로서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도 될까요?

메 : 그러니까 불한당 크루의 활동은 크루 멤버들이 다들 자기들이 해온 이력이 있고 또 각자의 개인적 사정들이 있기 때문에, 단계적인 목표나 방향을 잡고 계획대로 가는 것보다는 대부분 활동하는 팀들이 다 회사에 소속 돼있고 또 개인의 활동 계획들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돌아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서로가 각자의 활동을 하다가, 접점이 생기고, 그럴 때마다 저희의 음악적인 결과물들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디제이 스킵(DJ Skip)' 또는 '킵루츠(KeepRoots)'나 '아티산비츠(Artisan Beats)'같은 프로듀서들이거든요. '옵티컬아이즈(Optical Eyes)'도 마찬가지고, 근데 워낙 이 사람들도 바쁘게 활동을 하다 보니까 좀 느슨하게 보일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공연활동이라던가 또는 방금 말씀 드린 것처럼 각자의 스케쥴 상에서 서로 접점이 생길 때는 항상 음악적 결과물들을 내기 위해 사실 저희가 계속 붙어있으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당장 내년에 뭐가 나온다 라고 그게 음반이건 공연이건 딱 말해드리기는 힘들더라도 뭐 멈추거나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오히려 저희도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 스스로도 내년쯤에 내부적으로 공연이나 음반을 기획을 했으면 하는데 뭐 서로가 가지고 있는 한 두 개의 또는 서너 개의 아이디어가 결합을 해서 비정기적으로 계속 미팅을 하다 보면, 불한당 미팅 때 자연스럽게 매듭이 지어지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그래서 그 중 하나가 아마 올해 연말에 저희가 송년파티를 할 거 같은데, 오픈 된 파티라기 보다는 아마 저희 크루 내부적으로 하는 파티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 짓는 파티를 하면서 내년도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아마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어요.

나 : 원체 많은 인원들이 있어가지고, 불한당 팀원 전체가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답은 못 드리는데 조그만 움직임들은 굉장히 많을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노이즈맙(Noise Mob)의 두 사람과 누군가가 유닛으로 움직인다 하는 이런 움직임들은 굉장히 많을 거 같아요.

메 : 사실 가리온 15주년 기념음반 '락샤사 Rakshasa' 에서 옵티컬아이즈와 나찰 솔로로 함께 한 것도, 크루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작업을 한 거기도 하죠.


힙 :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제 앨범 이야기로 다시 돌아갈게요. 이번 앨범은 피브로 사운드(P-bro Sound)에서 나온 첫 앨범이에요. 지난 번 쇼미더머니 인터뷰 때 잠깐 언급해주셨는데 뭐 어떤 레이블인지

메 : 근데 일단 이걸 정확하게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앨범이 피브로 사운드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그러니까 저희가 피브로 사운드가 소속이긴 하지만, 앨범 제작은 저희가 하거든요. 약간 특수한 상황인데 관계적인 측면에서 정확하게 정리를 하자면, 제작사 자체는 가리온이에요. 음반제작은 저희가 직접 제작비를 다 투자해서 했기 때문에, 소규모로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그런 이유가 있고요. 일단 피브로 사운드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피브로 사운드를 운영하시는 대표 분이 '자이언루즈(Zion Luz)' 라는 퍼커션 연주자인데 이분이 원래 가리온과 계속 공연 활동을 같이 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밴드 포맷으로 공연을 할 때 항상 퍼커션을 맡아왔던 사람이고, 원래 인연은 저희가 이전 소속사였던 타일뮤직에 있을 때부터 이어져온 관계이고요. 저희가 2집 앨범을 내려고 준비하면서, 마무리 할 때 즈음에 아마 본 거 같아요. 당시 자이언루즈의 라이브 장면을 보고 완전 압도당해서 그때 '라퍼커션(Rapercussion)'이라는 팀을 알게 됐죠. 그렇게 저 개인이나 나찰의 라퍼커션 스타일이나 음악에 대한 리스펙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친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함께 공연활동을 계속 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자이언루즈가 저희를 되게 안타깝게 생각을 해왔었어요. 어떤 상황이었냐면 저희가 두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사실상 좀 주춤했었거든요. 저희가 15년간 활동에 있어서도 참 아픈 부분이기는 한데 정규앨범을 두 장 밖에 못 냈던 것도 어찌 보면 단순히 음악적인 성취나 작업에 걸리는 시간 같은 측면들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상 저희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만한 시스템을 못 만났던 것도 있어요. 그러니까 두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회사 덕을 본 게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뭐 그래서 저희는 이제 회사랑은 하지 않을 생각으로 독립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자이언루즈 입장에서 옆에서 공연 활동을 같이 진행하며 보니까 자이언루즈 눈에 저희가 직접 공연 섭외 조율을 하고 '얼마 주세요 얼마는 주셔야 먹고 삽니다' 이런걸 한다는 게 벌써 웃기고 그런 모습들이 되게 안 좋게 보인 거죠. 그래서 계속 저희한테 제안을 했었어요. '우리랑 같이 일 하는 게 어떻겠냐' 고 사실 그 즈음해서 저희가 쇼미더머니를 할 때 즈음에 다른 회사 쪽에서도 이런저런 제안이 있었는데 선뜻 마음이 안 움직였어요. 그런데, 자이언루즈가 저희한테 제안을 했던 조건들이 올해 쇼미더머니 시즌2가 진행되는 중간에 저희한테 제안했던 다른 많은 회사들의 제안이나 여러모로 봤을 때 저희가 지금까지 봤던 사람들과는 전혀 태도나 모든 면에서 틀렸던 거죠.


힙 :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요?

메 : 저희한테 신뢰를 줬어요. 제일 중요한 건 그거 같아요. 믿을 수 있는 어떤 모습을 보여준 것, 그래서 '오케이 진행하자' 했고 무엇보다 음반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저희 자의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줬어요. 쉽게 말해서 그 부분은 아예 계약을 안 한 거죠. 사실 음반 제작에 대해서 만약 제작사와 음반제작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건 어떻게든 압박이 들어올 수 있잖아요. 계약상에 조건에 따라서 음반을 내야 되며 뭐 언제까지 몇 장을.. 이런 것들이 어쨌든, 뮤지션한테는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측면에서 자유도가 있는 계약관계를 맺었죠.


힙 : 피브로 사운드가 힙합 쪽에서는 낯익은 레이블이잖아요. 그럼에도 함께 하시게 된 이유가 믿을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이기 떄문이다 ?

메 : 그렇죠 조건! 계약조건 (웃음) 제일 중요한 건 사실 계약조건이죠



힙 : 알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15주년 기념 앨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지난 정규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도 특별하게 타이틀이 없어요. 음원 사이트에서도 '가리온 15주년 기념 앨범' 이런 타이틀로 공개되었어요. 이런 타이틀 이유는 역시 지난 인터뷰에 말씀해주신 '앨범의 타이틀을 붙여서 형식화 시키기 싫어서' 때문인가요?

메 : 그런 부분도 당연히 있고요. 또 굳이 음반 자체를 놓고 봤을 때, 타이틀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느껴져서요. 만약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고 '앨범전체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곡이 뭐냐' 라고 얘기한다면 그런 의미에 타이틀은 있죠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 이라는 곡인데 저희가 조금 더 상업적인 성과를 위해서 공식화된 타이틀곡을 만들어야 하는.. 그런 측면으로 접근한 게 전혀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타이틀은 없다고 보는 게 맞고요.

나 :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해본 적은 있어요. 근데 정말 안 좋은 게 나오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음악을 만든다라는 게 저희한테는 안 맞는 거죠. 언제나 그럴 거지만 앞으로도 일반적으로 타이틀곡이다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은 없을 것 같아요.


힙 : 이 앨범이 기념 앨범 이지만 2013년 11월 마지막 주에 나왔어요. 기념을 하기에는 한 해 남은 시간이 너무 적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이 늦게 나온 이유는 두 분의 시간적인 문제겠죠?

메 : 그렇죠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올해 15주년이 됐는데 10주년 때도 아무것도 못하고 지나갔거든요. 그래서 사실 저희한테 10주년 15주년이 어마어마한 의마가 되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15주년 때 뭘 안 하면 16주년을 기념하기엔 좀 그렇고, 아니면 20주년까지 가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20주년이면 5년 뒤인데 5년 뒤면 제 나이가 48이라서.. 그때는 좀 모양새가..

나 : 그때는 진짜 무슨 환갑잔치 느낌처럼 해야 할 것 같아

메 : 많이 안 좋을 거 같아서 '15주년은 뭘 좀 하자' 하고 나찰이랑 작년부터 얘기를 했었어요. 근데 막상 올해 15주년 준비를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가 구체적인 준비가 들어가기 전에 제가 쇼미더머니 시즌2 섭외가 된 거예요. 그러면서 시즌2가 끝났던 7월 말 8월 초까지는 뭐 진짜 꼼짝도 못했고.. 끝나고 나서 준비를 하려니까 나찰이 2세 시아가 10월 말로 계획이 잡히면서 또 꼼짝 못하는 상황이 됐죠. 그래서 실상 저희가 제대로 앨범 준비를 하고 움직였던 건 한 달이 체 안됐어요. 앨범을 한 달이 체 안 되는 기간 안에 만들었는데, 사실상 따지고 보면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저희 1집 2집 낼 때마다 6년씩 걸리다가 기념앨범 5곡은 보름 만에 만드는 터무니없는 상황이 생겼죠.

나 : 그런 얘기도 많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15주년인데 뭔가 전체적으로 가리온스럽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게 일단은 가장 먼저 나오는 얘기가 '음반 시디는 왜 안 나오냐' 부터 해서 많은 얘기가 있었는데 그냥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메타형 말씀대로 일단은 숫자로써 15의 의미가 분명히 있어서 단지, 거기에 대한 답변인 거에요. 사실 그렇잖아요. 환갑잔치가 됐던 칠순잔치가 됐던 오래 살았다고 기념하는 거죠.

메 : 뭐 그런 환갑잔치 얘기를 하고 있어 지금 (웃음)

나 : 그러니까 갑자기 생각이 든 게 가리온 15주년을 환갑이나 칠순의 느낌으로 인식을 하는데 환갑이나 칠순은 오래 살았다고 해주는 거거든요. 남을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데 저희는 15년 이상 더 할거라서 그 정도로 보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가볍게 생각해주세요.

메 : 되게 가볍게 한 거죠 가볍게.. 또 그렇다고 해서 가볍게 했다는 게 저희의 기본적인 실력을 덜 보여주고 이런 건 아니에요. 모든 상황 자체에 최선을 다 했고 말씀 드렸다시피 여건이나 이런 것들은 저희한테는 전혀 핑계나 변명이 안되거든요. 그 음악적 결과에 대해서 감상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받게 되는 피드백은 100% 모두 저희한테서 비롯된 거니까 거기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거나 이런 건 전혀 아니에요. 저희로서는 기념하는 의미로서 제작을 한 거라 별도로 시디 제작을 한다거나 어떻게 보면 정규작을 준비하던 그런 형식의 과정들을 모두 거치면서 했던 건 아니다 라는 정도에요.


힙 : 2013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없으신 거네요?

메 : 그렇죠. 아쉬운 건 전혀 없어요.


힙 :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이번 앨범은 음원으로만 발매가 되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메 : 그러니까 뭐 어찌 보면 최근 시대적 흐름에 저희도 조금은 동참을 한 모양새일수도 있는데 굳이 시디로 제작을 하는 게 좋겠냐 아니면 음원만 내는 게 좋겠냐 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한 번 실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시디 제작 외에는 사실 저희가 1집 낼 때 즈음은 음원이 거의 없었어요. 직접적인 경험을 해본 게 아니잖아요. 간접적으로만 경험을 했던 건데 이번에 우리가 아예 음원으로만 내봤던 게 그게 어쨌든 음반판매와도 직결 된 얘기잖아요. 그래서 어떤 결과들을 주는지 그런 부분들을 저희도 보고 싶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사실상 저희 둘이서 직접 제작을 하는 거니까, 물론 피브로 사운드에서야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준비가 다 되어있지만, 저희 스스로가 굳이 도와달라고 일부로 요청을 안 했거든요. 모든 걸 저희 둘이서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디를 제작하는 사이즈까지는 저희 둘이서 발품을 팔고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못 됐던 거죠. 상황도 이렇고 또 음원으로만 발매를 해 보는 것도 우리가 한 번 시도를 해보고 싶었으니까 그 두 가지 우리가 해보고 싶었던 상황이 이 15주년 앨범과 맞아 떨어진 거죠.


힙 : 아직까지 좋은 앨범 같은 경우에는 음반으로 소장을 하고 싶어하는 팬들이 있는데. 그런 팬들을 위해 소량이라도 음반으로 만들어 파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메 : 그게 뭔가 더 얍삽할 거 같아서요. 그냥 회사에서는 프로모션으로 조금 찍었는데 말 그대로 프로모션이지 정식은 아니고요. 그냥 저희로서는 원래 계획대로 정식 음반발매를 할 계획은 없습니다.

나 : 각자 만들어가지고 아트웍까지 해가지고 저희한테 보내주시면 (웃음)


힙 : 앨범 수록곡 중에 '거짓 2013' 이랑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 이 두 곡이 기존에 발표하셨던 곡을 재해석 한 거고 나머지 세 곡이 신곡인 거죠?

메 : 맞습니다.

나 : '거짓' 같은 경우에는 이미 블렉스 2집 앨범에 실렸었지만,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같은 경우에는 공연 무대에서만 보여줬었고 발매를 한 적이 없죠. 그 원본을 음원이나 유투브를 통해서 들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힙 :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는 찾을 수 없었고. '거짓'의 경우 음원사이트에 등록은 되어 있지만 서비스가 되지 않더라고요.

메 : 사실상 이것도 저희 둘이서 하니까 잘 안 되는 부분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그 원곡들의 파일을 저는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힙플이나 피브로 사운드를 통해서 과거 오리지날 곡들을 공개할까 했었는데 시기적으로 저희 둘이서 진행하다 보니까 거기까지 진행을 못 했던 거 같아요. 나 :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는 진짜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지금..

메 : 쩔어(웃음) 내가 몇 일 전에 또 들어봤는데 와 장난 아냐.. 그게 가리온으로서 우리 둘이 처음으로 쓴 가사거든

나 : 와..우리 첫 가사..



힙 : 그러면 두 곡을 재구성하신 이유가 가리온의 데뷔곡 이기때문에 인가요?

메 : 네 그렇죠. '거짓 2013'은 음반으로 수록된 첫 데뷔 곡이에요. 제작은 98년에 이미 됐지만 실제 발매 상황에서 난항을 겪다가 99년 5월인가에 정식발매가 됐어요. 실제로 제작된 건 98년에 됐던 거죠. 그리고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는 98년 2월에 가리온이 처음 데뷔 곡으로 무대에 올라갔던 곡이거든요. 그래서 그 두 곡의 의미를 다시 좀 가지고 왔죠. 그리고 사실상 제가 프로듀서나 비트메이커는 아니지만 일종의 프로듀서로써의 포지션을 잡고 비트메이커와 비트작업을 하고 세션들을 썼거든요. 함께한 팀을 제가 인터뷰할 때 꼭 소개를 하고 싶었는데, 더 레트로(The Retro)라는 프로덕션 팀이 있는데, 굉장히 잘해요 쇼미더머니 때도 저랑 같이 작 편곡을 했던 친구들이에요.

나 : 되게 기대되는 팀이에요.

메 : 작코라는 비트메이커랑 준백이라는 키보드리스트 2인조인데 이 친구들과 나머지 곡 작업을 같이 진행했어요.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 2013’과 ‘거짓 2013’ 두 곡은 제가 프로듀서 역할을 맡아서 세션들을 데리고 작업을 했지만, 나머지 곡 들은 좀 전에 말씀 드렸던 더 레트로라는 팀과 한 곡을 하고, 디프라이(Deepfry) 라는 제가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친구와도 작업을 했거든요. 앞으로 이 친구 비트는 많이 소개가 될 거에요. 그리고, 불한당크루의 옵티컬아이즈와도 솔로 작업을 했죠.


힙 : 프로듀싱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여쭤보도록 하고요 이번 앨범에는 각각 솔로 곡들이 담겨 있어요 따로 의도하신 바가 있는 건가요?

메 : 전체 기획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제 15주년 기념이니까 한 곡 정도는 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하고 싶었어요. 기존에 가리온이 해보지 않았던 어떤..? 그런 마음이 있었고 나머지 두 곡은 각자가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 봤을 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로로 표현을 하면 좋겠다 싶었죠. 그러니까 애당초 그림을 그려 놨던 곡들인 거에요.

나 : 그러니까 항상 그러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예술가나 아티스트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하곤 하는데, ‘초심이 뭐였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그때 당시에는 랩이 순수하게 좋았던 것 같아요. 팀으로서 가리온을 위한 음악보다도 나를 위한 랩을 했었고 내 생각을 온전히 담은 랩들이 있었던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솔로 작업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을 때 나는 뭐해야 될까 고민을 하다가, ‘15년 전에 내가 누구였지’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났고 그걸 담은 곡이 ‘락샤샤’에요. 락샤샤라는 말이 인도고어인데 ‘나찰’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냥 순수하게 제목을 나찰로 해서, 한 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넣게 됐어요.


힙 : '락샤샤에 나찰씨 플로우가 굉장히 독특해요. 작업하시면서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나요?

나 : 방식이라는 건 필요 없었고요. 그냥 ‘가장 나찰스러운게 뭘까’ 하고 생각을 했어요. 제가 처음에 음악을 시작할 때도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독특한 플로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그리고 음악을 하면서도 힙합 외적으로 타 장르 음악을 하시는 분들한테도 ‘진짜 신기한 랩을 한다’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는데 가장 그런 랩을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비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나찰스러운게 뭘까 하고 고민을 하던 중 메타형이 ‘음산할 걸로 가자 그 동안 생긴 거에 비해서 너무 착하게 살아왔다.’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뭐, 이 음악을 듣고 질질 싸게 만들자 했어요. 나찰이라는 귀신이 하는 역할 이미지를 형상화 하고 싶었어요. 곡으로 사람의 영혼을 홀리고 지옥으로 끌고 가고 벌을 주고 때로는 땡깡도 부리고 나쁜 짓도 서슴없이 하는 이런 여러 가지 것들.. 사실 거기에서 벌을 준다는 사람들의 주체는 씬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거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거죠.


힙 : 말씀해주신 것 과 같이 가사가 여러 뜻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가장 중심이 될만한 포인트 하나 잡아주신 다면. 나 : 저는 그냥 첫 시작이 가장 포인트인 거 같아요 '이 소리는 시공간의 개념 절대적인 그 이름' 이 가사의 느낌으로 시작을 해서, 그 느낌으로만 그냥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디테일하게 들어가시면 말 그대로 그냥 각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이미지로만 받아들이고, 이 곡의 가사를 분석할 필요 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나찰? 이런 느낌이구나' 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몇몇 리뷰 라던지 피드백을 받았던 것 중에 '무슨 주술사 같다 내지는 무당이 굿 하는 거 같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제가 의도했던 이미지라 되게 좋더라고요. 그냥 처음 받은 이미지대로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힙 : 알겠습니다 이제 메타씨의 솔로 곡인 '독백' 이야기 한 번 들어 볼게요. 제목은 '독백'이지만 곡 안에서는 두 명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단도직입 적으로 그 중 한명이 신텍스(Sintags) 인가요?

메 : 이번에는 굳이 과거에 제가 보여줬던 케릭터를 보여줬다 라기 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그려봤던 거 같아요. 이미지로 본다면, 3절 가사에도 나오지만 '화해를 하려고 오른손을 내미는데 왼손을 내미네' 같은 장면처럼 뭐랄까 이상의 '거울'이라는 시 중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구절의 이미지를 차용을 했는데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건 15년 동안의 저 개인의 화두를 끄집어낸 거죠. 나찰은 어떻게 보면 자기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란 존재가 어떤 이미지인가를 가사를 통해서 형상화를 했다면 저는 15년간 엠씨메타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가장 큰 주제 또는 화두가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뭐랄까 가리온이 대중들한테 음악적으로 폭넓게 알려지면서 저희 음악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하지만, 사실 저는 저를 위해서 음악을 하는거거든요. 나찰도 마찬가지고, 우리 스스로의 자기만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서 성취되는 몇몇 가지가 굉장히 의미가 커요. 그 중에 하나가 저한테는 자아성찰이죠. 그러니까 스스로를 자꾸 돌아보고 어느 순간 간과하게 되는 어떤 것들, 이전에 제가 소중하게 여겼던 가치가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된다던가 또는 그게 변질이 된다던가 하는 것들이 저한테는 사실 스스로 계속 경계를 하는 부분들이거든요. 그래서 뭐 전체적인 독백의 내용은 간단해요. 그냥 거울 앞에 앉아서 거울에 있는 나와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거에요. 근데 그게 외부에서 보면 독백이죠. 거울에 있는 나와 얘기를 하지만 사실 자기 혼자 중얼거리는 거니까요. 그걸 묘사한 거고 실제 그 내용으로 들어가면 곡 초반에 잠깐 단서가 되는 내용이 나오지만, 변했다 또는 그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서로가 싸우면서 분리가 되요. 그래서 1절은 사실 제가 실제로 녹음할 때도 따로 녹음을 하지 않고 한 번에 톤을 바꾸면서 한 플로우로 쫙 했거든요. 한 3~4번 만에 나온 것 같아요. 나찰이 바로 컨펌을 해줘서 더 빨리 나왔죠.

나 : 세번 째 였던거 같아요.

메 : 일부로 좀 그렇게 차별화를 두려고 했었던 거고, 약간 피치다운을 시킨 건 디프라이가 좀 더 극적 효과를 주려고 부분적으로 피치다운을 두 군대인가 더 시켜줬어요. 거울을 통해서 하나의 어떤 존재가 서로 탓하면서 분리돼버리는 상황인 건데, 독백이라는 것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건 '지금까지 걸어왔고 또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것들이 여전히 유효하냐' 라는 걸 묻고 싶었어요. 그게 가리온 15주년의 의미와도 직결되거든요. 왜냐하면 항상 저희에게 수식되는 것 중에 하나가 외길인생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대안을 생각지 않고 하나만 갖고 한길만 걸어간다는 건 과연 이 사람들한테는 어떤 의미일까 그냥 그렇게 해도 잘 먹고 잘 살고 별 탈없이 신나고 재미있고 행복할까?' 라는 주위의 생각들에 대해 '독백'이란 곡을 통해서 저는 얘기하고 싶은 거죠. 저희도 매 순간 스스로에게 묻는다는 걸, 가리온 15년 동안 저 개인이나 또는 팀으로서도 역시 저희한테는 매 순간이 고군분투였고 스스로에게 확인하고 그 가치가 유효한지를 자문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는 걸


힙 : 신텍스는 아닌 거네요?

메 : (웃음) 그렇죠 신텍스는 아니에요.

나 : 생각보다 신텍스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힙 : 질문드린 이유가 곡 중에 '1년하고도 좀 더 된 것 같아' 라는 구절이 있어요. 공교롭게도 신텍스가 마지막으로 나왔을 때가 메타와 렉스(DJ Wreckx) [DJ And MC] 앨범의 '밟고 일어서!' 라는 곡이었거든요.

메 : 제가 거기까지는 연결을 안 했지만, 만약에 들으시는 분이 그런 의미를 찾았다면, 그렇게 이해하셔도 돼요. 제가 의도를 하고 쓴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보시면 저도 오히려 재미있고 좋죠.


힙 : 방금 전에도 말씀해주셨지만, '외길인생'이라는 말을 하셨는데, 한국 힙합에서 '메타'라는 사람의 포지션은 특별한 것 같아요. '성인군자', '한국 힙합의 기둥'이런 모습 쉽게말해 '존경받는다' 라는 이유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메 : 부담이 되죠. 근데 그걸 의식하고 '아 내가 이렇게 존경 받는데 어디 가서 몸가짐 조심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살지는 않고요. 그냥 저도 그렇고 나찰도 마찬가지지만, 저희 가리온이 여태 활동을 쭉 해오면서, 맨 처음 음악을 시작하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는 그런 것들이 되게 거추장스러웠어요. 누군가가 저희에게 붙이는 수식들 있잖아요. 그게 저희가 온전하게 느끼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저희한테 '한국적 힙합의 뭐다 뭐다' 하는 어떤 다양한 수식들이 회사에서 붙인 것이건 아니면 다른 외부에서 붙여주는 수식들이건 저희 생각과 조금 빗겨나가는 부분도 있고 또는 저희도 부정하기 애매하지만 딱히 그렇다고 좋아하는 표현도 아닌.. 그런 상황들인데, 그래서 저희가 어디 가서 어떤 팀이냐고 할 때마다 저희를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보다 그냥 '저희는 한국에서 힙합음악 하는 사람이며 저는 그냥 랩 하는 사람이에요' 라는 정도로만 끝내는 이유도 저희 스스로가 저희를 느끼기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물론 시간이 지나고 저희가 이 씬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면 자연스레 보시는 분들의 편의상 또는 실제로 그 분들 나름의 의미가 생겨서 붙이는 수식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런 부분조차 '아 우리랑은 상관없으니까 그렇게 부르지 마쇼' 할 자격은 없고요. 감사하지만 때로는 그런 부분들로 인해서 저희가 너무 그 틀에만 갇혀 있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봐 위험하다고 느끼기도 해요. 그것 중에 하나가 저희가 뭔가 좀 굉장히 고루하거나 또는 지금 저희를 올드스쿨로 인식하는 분들도 많을 거거든요. 근데 사실 지금 한국에서 올드스쿨이라는 걸 어디서 그 위치를 찾아야 하는지 저는 솔직히 애매하다고 보거든요. 그렇지 않나? 그래서 저희한테 올드스쿨 또는 꼰대 또는 선비 이런 타이틀은 글쎄요.. 뭐 편의상 붙이시고 이런 건 상관없지만, 실질적으로 저희하고는 무관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담까지는 아니지만 때때로 저희에 대한 어떤 표현들이나 묘사들이 우리에게는 전혀 어떤 감흥이 없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힙 : 질문 드렸던 이유는 힙합은 배틀 문화 이잖아요. 서로가 경쟁해서 실력을 상승시키는데 현역 플레이어인 메타가 '존경 받는 인물' 이런 식으로 고정된 이미지가 잡혀버리면, 배틀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메 : 근데 저희랑 누가 배틀을 할까요? 예를 들어서 워낙 최근의 컨트롤 사태 이후부터 여자 랩퍼들 간에 비프도 있고, 그런 식의 문제 아닌 문제 또는 불만들이 나오면서 씬 자체가 어느 때보다 아레나의 분위기가 형성 된 것 같은데, 물론 저희가 그걸 뭐 잘못됐다 라거나 싫다는 건 아니에요. 저희도 당연히 랩퍼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저희도 '거짓2013'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짜가 힙합들에게 일갈을 했지만, 그렇다고 어떤 랩 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너하고 너는 가짜고 너는 진짜야' 이렇게 하나하나 구분 짓는 것도 웃기잖아요. 저희는 다만, 하나의 큰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가리온의 앞으로의 활동과 음악에 대한 태도, 즉 음악자체가 답인 거죠. 이걸 그대로 따라 하라는 게 아니라 여러 축과 기준들 중에 이런 기준과 가치가 있다라는 걸 증명하는 게 저희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자 저희의 위치라고 생각을 해요. 근데 때로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음악을 들으시는 분 입장에서는 '가리온은 너무 형들이라서 또는 말씀하신 것처럼 해온 것들이 있어서 저 사람들한테 시비를 걸기도 그렇고, 저 사람들 또한 가리온한테 그런 식으로 안 움직일 거야' 라고 얘기할지는 모르겠지만 글쎄요.. 저희한테 어떻게 시비를 걸고 어떤 걸 할지는 저희는 잘 모르겠어요. 모르겠지만, 나찰이 예전에 얘기했던 게 저도 마찬가지 입장이에요. 만약에 누군가가 정말 명분 있는 어떤 것들로 그런 상황들을 만든다면 커리어 다 걸고 붙겠죠. 목숨 걸고 붙어야죠.

나 : 그러니까 단지, 우리 생각이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를 믿는다고 해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희가 하는 이야기들 저희가 보여주는 음악들이 완벽하게 정답은 아니더라도, 오답의 범위에서는 확실하게 벗어나 있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누군가 덤빌 생각이 있다면, 쉽게 얘기해서 저희도 충분히 응대를 하겠죠.


힙 : 말씀 해주신대로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일명 '컨트롤 대란' 입니다. 아마 다른 매체 통해 많은 질문과 답변을 하셨을 테지만 다시 한번 두 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심다면,

나 : 일단은 사건의 시작에서 굉장히 멋있었고요. 시작점에서 멋있었던 건 당연히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너무 멋있었던 거고, 근데 켄드릭 라마가 이야기하던 것들은 아마 미국 씬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국내에서도 수많은 뮤지션들이 공감을 했던 부분일 거 같아요. 어느 순간에 미국힙합을 넘어 그리고 뮤지션들 뿐만이 아니라 매니아들도 굉장히 열 띈 호응을 해줬잖아요. 그런걸 이어받아서, 어떻게 보면 한국힙합 역사상 가장 유일무이한 캐릭터인 스윙스(Swings)가 바톤을 이어받아서 치고 나갔는데 선빵 잘 친다더니 역시 한방 제대로 치더라고요. 근데 그 다음부터 진행 된 것들은 아쉽기는 해요. 실질적으로 힙합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인 문화인 배틀이란건 그 안에서 표현되고 만들어질 수 있는 예술성들을 이야기 해야 하는 건데 그게 아니라 가사에 소재나 주제가 결국에는 상대방을 까는 내용들로만 채워지는 바람에 엇나간 부분이 있죠. 사람들이 평가를 할 때 실질적으로 이 랩에서 이런 것들 이런 표현법들이 숨어있었고, 여기서 이런 라임들이 훌륭하고 이런 것들이 회자가 되고 계속 던져졌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어? 아메바(Amoeba culture)가 역시 좆같은 건가? 이센스(E-Sense)는 대마초 해놓고서는 왜 발뺌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흘러가서 결국에는 그냥 이슈만 만들고 끝난 것 같아 좀 아쉽긴 해요. 근데 반면에 최근에 여자 랩퍼들 디스전까지 흘러온 과정을 보면 '힙합에서 이런 문화들이 굉장히 멋진 거구나' 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아가는 거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또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힙 : 아까도 말씀하셨겠지만 누군가가 납득할만한 명분을 가지고 두 분을 디스했다면 참여를 했을것이다 ?

메 : 그렇겠죠. 당연히 그 상황에서 명분 없고 터무니없이 누군가가 그저 노이즈 마케팅으로 생각하고 저희를 찌르면 저희가 거기 응대할 이유는 전혀 없겠죠. 근데 그게 아니라 충분히 응할 수 있는 어떤 상황이 된다면 저희는 당연히 참여를 했겠죠.


힙 : 한국에서 디스전이 있을 때 마다 말이 나오는 일명 '유교힙합' '한국에서는 디스가 불가능하다.' 라는 말에 대해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메 : 근데 실제 지금까지 디스전 중에서 형 동생이라서 안 한 게 있나요? 없던 거 같은데

나 : 근데 항상 끝마무리가 안 좋기는 했죠. 그냥 설렁설렁 지나가다가 싸이월드에 글 남겨서 사과하고 이런 부분들이 안 좋기는 했는데..

메 : 그러니까 사실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디스 또는 랩 배틀을 놓고 누군가는 이게 단순히 랩 게임이다. 누군가는 좀 더 진중한 비프다.'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걸 게임으로 인지하기에는 너무 사람들이 진지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모욕을 받는다' 라는 게 뭐 소위 말해 쿨하게 넘길 수 있는 그런 태도들을 유지하기가 좀 쉽지 않은 거 같아요. 뭐 씬이 정말 크고 넓으면 몰라도 사실상 누가 누굴 디스 했을 때 한 두 다리 건너면 다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그리고 또 홍대에서 노는데 지나가다가 만나면 얼마나 뻘쭘해요. 그러니까 그런 여러 상황들 때문에 재미있는 게임으로 받아들여진다기 보다는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대하는 거 같아요. 유교힙합 또는 뭐 이런 뉘앙스의 것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실제로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마 음악을 들으시는 분 입장에서 느끼기에 미국처럼 또는 다른 뭔가 더 자극적 요소들을 우리 힙합 씬에서도 보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역설적인 표현을 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면서 유교힙합 선비힙합 또는 뭔가가 형 동생을 따지면서 '형 동생 문화가 재미 진 힙합문화를 망쳤다' 이런 식의 시선들이 있나 본데, 실상은 제가 볼 때 그렇게 느껴지진 않아요. 저희가 나이 많다고 해서 어디 가서 '우리 왔으니까 길을 터라, 우리 하는데 마이크 내려놔라' 이런 적도 없고 멋있으면 멋있고 구리면 구린 거고 그 잣대는 저희한테도 마찬가지인 거고요. 누군가가 '아 당신들 음악 별로에요' 라고 했다고 해서 저희가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리스너를 봤나' (웃음) 이런 적은 한번도 없거든요. 그리고 가리온 나이 먹었으니까 이제 은퇴하셔야 한다고 했을 때 '너희는 집에 늙은 개도 없냐' 이런 소리 한적도 없어요. 그러니까 저희는 단지 우리가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고 뭔가 좀 더 우리 음악 안에서 대중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마인드고, 그리고 그 에너지를 키우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에 한 거지 그 안에서 저희가 대우 받기를 원한다던가, 그런 건 단 한 티끌 조차도 없어요. 저희가 만약 구린 음악을 한다면, 당연히 철퇴 맞아야겠죠. 저희는 항상 그런 태도로 임하고 있어요.

나 : 근데 많이 변했잖아요. 지금 시대가 많이 변했고, 그러니까 방금 얘기하신 그런 유교힙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온 것도 뭐 형 동생문화가 자체가 잘못 됐다는 건 아니지만은 힙합 안에서 그런 것들 때문에 분명히 서로 표현의 자유가 많이 침해 당한다라는 부분들을 서로도 인정하고 어떻게 보면 또 새로 나온 친구들이 그걸 깨려고 노력을 하는 거 같던데, 그런 움직임에 대해서 저는 찬성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디스전이 더 많아질 거 같아요. (웃음)



힙 : 알겠습니다. '컨트롤 대란'때 에서 메타씨가 언급된 부분이 있어요 딥플로우(Deep Flow)의 곡에 '우리가 사는 집 기둥세운 메타 그 집을 먹여살린 건 결국엔 지코(Zico)와 제이팍(Jay Park)'라는 부분이 있는데 어떠셨어요?

메 : 그러니까 제가 다른 어떤 생각이 생겼다기보다 그런 표현들을 쓴 것 자체는 사실 뭐 딥플로우의 저에 대한 어떤 생각들을 보여준 거라 저는 되게 고맙죠. 그런 생각들을 해준다는 건 저 개인이나 가리온 입장에서 고마운 부분인 거고 또 저희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또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도 됐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나왔던 라인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라인이면서 그러한 부분들이 딥플로우가 왜 그런 라인을 뱉었는지도 100% 이해가 되요. 비스메이져나 딥플로우가 지금 언더그라운드에서 굉장히 열심히 활동을 하잖아요. 본인들의 태도도 뚜렷하고, 그런 모습들이 컨트롤의 한 벌스지만 그걸 통해서 본인들의 태도를 고스란히 수장인 딥플로우가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되게 좋게 들었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힙 : 네 다시 앨범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15주년 앨범에서 가장 먼저 공개되었던 곡이죠 '거짓2013'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인데요. 곡을 들으면 두 분의 분노가 느껴집니다. 그 주체가 바로 이 씬, 힙합씬이겠죠?

메 : 그렇죠 그 이야기를 하려면 '거짓 1998'을 얘기 해야겠죠. 원래 그 곡을 프로듀싱 했던 사람은 박승규라는 친구에요. 아까 잠깐 나왔던 페사오라는 팀에서 말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랩퍼인데 지금은 번치(Bunch)라는 스노우보드 사업을 하고 있어요. 뭐 아무튼 이 친구가 쓴 곡에 제가 악기를 조금 더 올리고 손질을 보면서 메타 리믹스라는 부제를 붙였어요. 사실상 원곡을 쓴 사람은 박승규라는 친구고 제가 편곡을 덧붙인 거죠. 그래서 메타 리믹스라는 이름으로 거짓을 만들고, 그걸 라이브와 음반에 수록을 했었는데, 사실상 15주년 앨범의 곡 하나하나를 보면 가리온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다 있어요. 그게 제가 전체적인 기획을 잡으면서 그렸던 그림이기도 하고요. '거짓 2013'과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 이라는 두 곡이 가리온이 처음 만든 곡이고, 말하자면 가리온의 두 개의 큰 축인 거죠. 그 축 중 하나인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은 '힙합 안에서 우리가 하나된다'라는 의미로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는데, 실제로 그게 나찰과 제가 만나게 된 이유고, 검은소리를 만나게 된 이유고 15년간 가리온이 음악을 하게 된 이유에요.

'힙합이라는 게 당신에게 뭐냐?' 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표현하는 랩퍼라는 포지션이니까 랩이 될 수 있지만, 힙합은 그것보다 더 큰 거죠. 힙합은 저희한테 문화고 삶이니까요. 사람들이 '힙합은 삶이라는 말이 도대체 뭐예요?' 라고 지금도 묻더라고요. 삶에서 문화를 향유하면서 그걸 삶 속에 녹일 수 있다는 건 말하자면 문화요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애정을 갖고 그걸 삶에 그대로 적용하는 거에요. 구체적으로도 얘기할 수 있죠. 저 같은 경우는 랩퍼니까 랩 가사를 쓰면서 제 삶을 반추하거나 또는 그 삶에서 제가 느끼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메신져 역할을 하는 거에요. 그건 제가 유명하건 유명하지 않건 혼자서 랩을 한다고 해도 가능한 거고, 누구에게나 충분히 힙합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거든요. 또는 내가 직접 표현을 안 하더라도 다른 랩퍼의 가사를 듣고 즐기고 감상하면서 많은 리스너들이 느끼는 것들, 그걸 통해서 힙합이 본인의 삶이나 태도에 영향을 줘요. 그 랩퍼들의 가사 또는 메시지 때로는 새로운 스타일들이 주는 신선함이 삶의 자극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한테 힙합이라는 건 랩 뿐만이 아니라 그래피티나 디제이, 비보이, 비걸 모든 게 될 수 있는 거에요. 힙합은 저희 삶의 아주 큰 영향을 주면서 자극제가 되기 때문에 저희가 힙합과 함께 할 수 밖에 없고, 그게 우리 삶을 만드는 거에요. 이런 이유들이 말씀 드렸던 가리온의 하나의 축인 거죠.


힙 : 그럼 '거짓 2013'으로 대변되는 다른 하나의 축은?

메 : 또 다른 하나의 축은 반대급부에요. 지금 말했던 이런 것들을 위협하는 것들, 그건 저희 시작 때부터도 있었거든요. 가짜들이에요. '그러면 가짜들이 왜 여기에 붙어있을까' 이게 굉장히 에너지가 있는 문화거든요. 그 굉장한 에너지는 때로는 돈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사람을 바꿀 수도 있어요. 때로는 사상이 될 수도 있더라고요. 근데 몇몇 구린 인물들은 이걸 그냥 수단으로만 쓰는 거죠. 자기가 유명해지기 위한 또는 뭔가를 얻기 위한 중간단계로 또는 돈벌이로 이용하는데 뭐 만약에 그런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하면서 '난 사실 이렇게 밖에 못쓰겠고 이게 내 힙합이야' 라고 한다면 그럼 우리는 그걸 힙합이라고 부를게요. 정말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은 거니까요. '나는 짜가지만 사람들이 이런 내 랩을 좋아하고 나는 이걸로 돈벌이가 되니까 난 이걸로 돈을 벌래' 라고 한다면 멋있죠. 근데 대다수의 저희가 봐왔던 소위 말하는 가짜 힙합퍼들은 아니라고 부정을 해요. 나는 가짜가 아니라고 난 진짜라고 이게 리얼이라고 티비에서건 아니면 뭐 어디에서건 자기 자신이 진짜가 아닌걸 알지만 진짜인 척을 해요.

나 : 그리고 뒤에서 변명을 하죠.

메 : 저희는 그게 너무 싫은 거에요. 거짓된 건 거짓된 거고 진실된 건 진실 된 거에요. 적어도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힙합은 그런 거에요. 쉽게 말하면 그런 태도와 그런 사람들을 색출하거나 또는 그런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게 저희 가리온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축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게 '거짓 2013'으로 구현 된 거고 15년간 음악활동을 하면서 보니 그 초점이 힙합씬에 더 맞춰진 거죠. 물론 여전히 씬에는 열심히 잘 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또 그 수 못지않게 여전히 이 문화에 대해서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드는 또는 그 에너지 자체를 흩트리는 인물들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계속 경종을 울리는 거죠. 직접적인 걸로 '힙합이 힙합이 아닌데 힙합이라고 말하는 건 사기고 구라다 그래서 너네는 완전 가짜다'라고 일갈을 한 게 직접적으로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녹아 있는 거에요. 그래서 결론은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 2013'과 '거짓 2013'이 가리온이 가지고 있는 두 개의 큰 축이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힙 : '거짓 2013' 가사에 나와있는 "힙합이 힙합이 아니면 힙합이 아니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올 해 이슈 중 하나였던 '발라드 랩'이 떠올랐습니다. 입장을 크게 둘로 나누면 '힙합의 대중화를 해내고 있다.' , 반대입장은 '그것은 힙합이 아니다. 그러므로 힙합의 대중화 역시 말이 안 된다.' 인데요. 두 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나 : 저는 일단 그게 힙합이라는 장르자체를 알리는 데에 당연히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고요. 단지 그 안에서 뭔가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힙합음악을 '멋이 살아있는 음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전에 음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부터 저희가 정말로 싫어했던 단어 중에 하나가 뽕끼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어요. 뽕끼라는 표현이 어떤 건지 대부분 알 거에요. 뭔가 어떨 때는 촌스럽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극단적인 한국적 색깔로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나중에 드는 생각이 '그렇다면 그게 한국인의 감성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고민한 게 '발라드힙합은 한국인의 감성에 맞는 힙합인가?' 라는 고민까지 해본 적이 있어요. 7~8년 전에 MC몽이 한창 나올 때 그랬었는데 결국에는 모르겠어요. 힙합이라는 테두리 안에 집어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각자 리스너들이 판단할 거고 제 생각에는 '일단은 적어도 그런 음악을 낼 때 생각을 한 번 정도 더 했으면 좋겠다' 라는 거에요. 각자가 살아왔던 삶이 있고 철학이 있을 텐데 그것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하고 그걸 담아내 준다면 이 정도까지 소위 말하는 발라드힙합이 화두가 되고 찬반논란이 일어날 거 같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에는 모든 걸 다 빼고서 볼 때 '대중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췄다' 라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만 아니라면 음악적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고 멋있을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고 가장 힙합이 멋있는 것 중에 하나가 내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예술성이 발현되는 건데 그런 것들만 준비가 된다 라고 하면 앞으로도 발라드힙합이라는 장르는 끝까지 있을 거 같기는 해요. 그래서 그거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결국 지금 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발라드라는 장르자체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잖아요 남녀의 애정에 관련된 노래와 가삿말들인건데, 힙합도 당연히 그런 면들이 왜 없겠어요 있겠죠.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그런 음악을 얘기할 때 구체적인 인물들을 얘기하잖아요. 예를 들면 버벌진트(Verbal Jint)도 그렇고 구체적으로는 아마 브랜뉴(BrandNew ENT.)겠죠.

나 : 최근에 산이(San-E)까지

메 : 그렇죠 최근에 산이까지 브랜뉴에서 지금 현재 굉장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니까 또 그런 부분들이 힙합리스너들을 포함해서 대중들이 볼 때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쉽게 그리고 많이 접할 수 있는 힙합음악의 모양새고 힙합음악의 형태로써 인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리고 그게 판매량으로 증명이 되고 있죠. 그리고 그 인기몰이로 인해 어떤 부분들이 무엇 때문에 논란이 되냐 하면, 과연 그게 나찰 얘기처럼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고 힙합이냐 아니냐의 문제까지 연결되는 이유가 우리의 위상이 올라가느냐에 걸려있거든요. 힙합퍼들 스스로가 리얼 힙합의 프라이드가 느껴지냐 하면 그게 굉장히 애매하거든요. 또 그렇다고 사실 소위 발라드랩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분들의 이력을 보면 정말 멋있는 음악들을 해왔던 시작들이 있고 한국의 힙합역사에 어찌 보면 큰 선을 그어왔던 인물들인데 지금은 그때와는 좀 다른 모양새이고 근데 또 대중적 인기들은 높으니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여러모로 굉장히 애매한 거에요. 근데 그 입장을 저희가 뭐라고 판단하겠어요. 저희는 그걸 판단할 만한 팀은 당연히 아닌 것 같고, 그런 팀은 아마 저희 말고도 없을 거에요. 근데 중요한 건 모든 것들은 대중들이 인식을 하고 대중들이 결과를 낸다고 봐요. 다만 그 안에서 저희가 조금은 꿈꿔왔던 게 '그 대중이 그 대중밖에 없냐' 하는 거에요. 저희가 얘기하고 싶은 건 그 대중밖에 없냐고요.

사실 마스터플랜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저희가 왜 이런 상황들을 모르겠어요. 컬렉터 입장에서는 이건 정말 소수를 위한 소수취향의 음악이고, 소수만이 즐기며 소수들만이 힙합의 본연의 에너지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데, 소위 말하는 범 대중적인 장르가 되기에는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거죠. 미국에서도 이미 그렇잖아요. 팝(POP)화 된 힙합에 대해서 견지를 하고 있고, 사실상 뭐 엠씨헤머(MC Hammer)의 경우에도 분명 세계적인 슈퍼스타였지만 사람들이나 힙합씬에서 그렇게 막 리스펙을 주진 않았잖아요. 게다가 MC를 때고 Hammer로 나왔을 때는 엄청 욕을 먹었고요. 그러니까 그런 팝 적인 흐름에 대해서 사실은 부정적인 태도가 원래부터 있어왔고, 처음에 마스터플랜에서도 우리도 그런 상황을 알기 때문에 이 장르 자체가 이 고유의 에너지를 유지한 채 그대로 잘 성장을 하려면 우리 시장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시장을 만든다면, 그 시장이 처음에는 백 명 단위로 시작했어도, 천 명이 되고 천 명이 만 명이 되어서 그 시장 안에서 계속 성장해 나간다면 그게 문화적으로나 전체적인 모양새가 건강한 형태가 될 라는 걸 저희는 처음부터 알았어요. 그런데 뜻대로 잘 안됐던 거죠. 그걸 뭐 마스터플랜의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니지만, 클럽형태나 공연장형태가 없어져버렸잖아요. 사실 공연장이 없어져버리는 거는 '그게 있건 없건 무슨 상관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게 뭐와 연관이 되냐 하면 어쨌든 자기 음악을 라이브무대를 통해서 대중들과 호흡하는 장소 거든요. 힙합을 왜 괜히 길거리 문화라고 그러겠어요. 실제로 나가서 보고 호흡하고 그 안에서 공연을 하고 관객은 엠씨가 랩을 뱉을 때 눈빛을 보고 이걸 통해서 우리가 교감하는 게 있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거리의 교감과는 전혀 동 떨어진 채 잘 만들어진 상품을 그냥 전시해 놓는 것 뿐이에요. 게다가 요즘은 집에서도 얼마나 잘 녹음합니까 그렇게 전시된 상품들을 쭉 보고 고르는 것일 뿐이니까 실제로 뮤지션이나 힙합퍼들이 서로가 보고 교감을 하는 것과는 성질이 전혀 틀린 거죠. 마치 그냥 편의점에 쫙 나열되어있는 다양한 과자들 중에 내가 농심 걸 먹을지 오리온 걸 먹을지 고르면 되는 수준인 거에요. 그런데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힙합을 접하지 않았고 그건 힙합의 본질적인 맛을 보기에는 너무 겉핥기처럼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결국에는 그런 시장 형성이 안됐고, 공연장도 없어져서 이제 더 이상 수많은 엠씨들이 자기들이 데뷔할 수 있는 무대도 없고 그냥 온라인을 통해서 음원이나 음반을 통해서만 데뷔를 하는 형태가 되니까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그런 형태들이 잘 먹히는 음악으로 붙을 수 밖에 없게 된 거죠. 그리고 그게 기존의 일반 가요 시장인 거고요. 가요시장에서 새로운 가수가 나온다고 어디 뭐 클럽공연하고 이럽니까? 아니잖아요. 티비 활동 기본적으로 하려고 하고 그런 마케팅 하고 그렇게 전략적으로 움직이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무대가 사라지고 나니까 그냥 음반산업의 시스템으로 들어가 버린 거 같아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뭐가 리얼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도, 리얼이라는 말을 이제는 게이라고(웃음) 표현을 할 정도로 우스워졌는데 '리얼힙합은 게이힙합이다'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무슨 리얼이 있냐' 하며 그냥 잘 나오고 잘 팔리면 땡이라고 뭐 그렇게 얘기를 한다면 저도 할말은 없어요. 근데 힙합이 원래 잘나가면 땡이고 자극적이고 누군가에게 뭔가 굉장히 인스턴트적인 걸로만 인식되는 문화였고 그랬다면, 나찰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거 안 했을 거에요. 근데 그걸 저희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거는 절대 아니에요. 그것도 한 측면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넓고 더 많은 세계가 있고 그게 더 저희가 생각하는 힙합의 좋은 에너지들인데 그건 지금 다 무시 받고 있는 거죠. 얘기가 좀 옆으로 빗나갔는데 제가 봤을 때는 발라드랩이건 그게 뭐 뽕랩이건 아니면 뭐 트로트힙합이건 뭘 붙여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건 저쪽 상업시장에서 내놓는 전략적인 어떤 것일 뿐이지 모든 건 뮤지션 본인에게 달려있는 거고 뮤지션이 내놓는 음악들 그리고 대중이 평가하는 결과 그것만으로 끝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저희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지금 전혀 없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씬의 규모가 예전 클럽사이즈의 규모에 한 열 몇 팀만 있을 때라고 가정했을 때 저희는 힙합의 좋은 에너지를 보여줬으면 하는데 누군가가 뭐 이상한 짓을 자꾸 하면 저희가 뭐라고 할 수 있겠죠. '야 그것도 좋지만 사실상 이런 게 더 지금 발전되고 해줘야 대중들이 볼 때 아 이게 힙합의 맛이구나 하는걸 느낄 수가 있을 건데 너네가 자꾸 이상한 거 하면 대중들이 헷갈릴 수 있으니까 조금 더 힙합적인 거를 보여줘' 이럴 수도 있겠죠. 근데 지금은 그런 사이즈가 아니잖아요. 클럽 무대 하나에 모여서 이걸 보는 게 아니라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가 보고 있고, 이제는 웬만한 분들 중 랩 모르시는 분 없잖아요. 그리고 심지어 아이돌 팀에서도 랩퍼 없는 팀이 없고요. 그리고 또 싸이(PSY)의 강남스타일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모두 들었단 말이에요. 게다가 지금 한류열풍이 무슨 힙합쪽 까지도 들이닥쳐서 진출한다 만다 하는 얘기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서 저희가 '이거는 아니잖아..' 하는 것도 웃겨요. 그나마 리드머(Rhythmer) 같은 사이트에서 거기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한 칼럼을 통해서 힙합 본연의 어떤 모습들에 대한걸 회자 시키는 글들을 내놓는데 또 이미 많은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그걸 또 무슨 선비질 한다 이런 식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되게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희가 판단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분명한 거는 뮤지션이 증명해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요. 그거는 지금의 버벌진트건 지금의 산이건 지금 소위 말하는 발라드랩 또는 대한민국에서 공식화 된 대중음악 울타리 안에서 현재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증명해 나갈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증명의 결과들은 단순히 개인에 국한 된 거는 아니라고 봐요. 왜냐면 그 사람들을 보고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뭐, 책임감 까지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우리가 원래 뭘 바랬고, 우리나라에서 어떤 게 나왔으면 했는지를 생각해봤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있어요.

나 : 그 단어가 되게 오글거리잖아요. 발라드힙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메 : 그런 단어가 없지

나 :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힙합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게 뭐냐 생각해보면 많은 얘기들을 하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하나 있잖아요. 스웩 발라드힙합에도 스웩이 있으면 될 거 같아요. 그게 스킬적인 것이 됐던 가사의 표현법이 됐던 간에 그거를 충분히 보여준다 라면.. 예전에 그런 생각한적이 있었는데 장르자체를 폄하 하는 게 아니라 트로트라는 장르가 힙합하고는 가장 안 어울릴 건데, 트로트라는 장르 위에서 랩을 했는데 사람들이 '어우 이거 힙합인데?' 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면 충분히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거는 랩을 하는 사람이 메타형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태도만 확실하다면 그런 식으로도 멋진 발전이 있을 거 같긴 해요. 외국 같은 경우는 충분히 그런 움직임들이 있었거든요. 힙합에서의 장르적인 특성 중 하나가 굉장히 포용력이 넓은 거잖아요. 그래서 뭐 예전에 보면 클래식 위에서 랩을 하는 경우도 많고 그런데,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거 자체는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결국엔 앞으로 어떻게 보여지는 것만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힙 : 음악을 업으로 삼은 만큼 래퍼라는 직업으로 돈을 벌어야 되는데, 솔직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만으로는 돈을 못 벌 수 있잖아요. 혹시 방금 말한 발라드랩에 대한 갈등은 없으셨나요?

메 : (웃음) 저희가 발라드를 못해요.

나 : 못해 진짜

메 : 일단 먼저 전제를 드리고 싶은 거는 저희가 안 하는 게 아니고 못 하는 거에요.

나 : 못하는 거라, 유혹이 없어요.

메 : 일단 확실하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희가 못하는 거고, 그런걸 랩을 통해서 표현해본다는 건 '그 날 이후'랑 '생명수'라는 두 곡도 철저하게 힙합을 위인화 시켜서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가사지 만약 나찰이나 저나 연인을 떠올리고 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에요. 아마 굉장히 스스로 팔이 다 오그라들었을 거 같은데 어쨌건 그건 농담이고, 그러니까 유독 올해 더 그런 게 있었고, 아마 이게 더 과속화 되겠죠? 내년에는 아마 더 많은 가수들이 이런 성공적인 모델을 보고 더 그런 스타일들을 양산을 하겠죠. 이제 본격적인 양산모드로 들어갈 건데,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건 그거에요.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가리온 입장에서 '이게 틀렸다 맞다' 라는 거를 어디 가서 토하듯 얘기하는 것도 참 웃긴 거고, 따지고 보면 저희끼리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냥 음악으로 증명하는 거에요. 만약 그 안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가리온처럼 음악 하니까 결혼도 못하고 그냥 총각으로 말라 죽는구나(웃음)' 만약 그랬으면 저희는 진짜 석고대죄해야죠. '죄송합니다 저희가 괜히 선비 힙합 해서 여러분들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 줬습니다.'

나 : 1세대로서 책임감이 큽니다.

메 : 정말 큽니다 뭐 나찰도 결혼해서 2세도 낳고, 저도 결혼했고 저는 내년을 보고 있긴 한데 어쨌건 저희가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뭐랄까요.. 비참한 상황까지 가진 않았고, 저희도 작년보다 또는 그 전보다 점점 상황들은 좋아지고 있고요. 그게 단순히 그냥 저희가 나이 더 먹었다고 챙겨준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저희도 저희대로 노력을 하면서 또 저희 태도가 바뀌거나 음악이 바뀐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는 뭐 소위 말하는 발라드랩을 통해서 이뤄낸 성공이라는 모델이 있으면 저희끼리도 저희의 방식으로 이렇게 음악을 해나감으로써 어떤 결과들을 내는 것도 저희가 발라드랩의 성공 못지않게 이뤄내야 될 저희 의무인 거죠. 그래서 언젠가 그런 얘기를 했던 거 같아요. '저희는 누군가의 이유가 됐으면 좋겠다. 음악을 하려는 이유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게 저희가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증명해야죠.


인터뷰는 가리온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2부에서 이어집니다.


가리온 - '15주년 기념 앨범' 인터뷰 2부

| /magazine/13112


인터뷰 진행/편집 | HIPHOPPLAYA.COM 영상, 사진 | Directed by SIN( | https://twitter.com/… / | http://instagram.com/… 사진제공 | 피브로사운드 ( | http://www.pbrosound.com/…


관련링크 | MC 메타 트위터( | https://twitter.com/… 나찰 트위터( | https://twitter.com/…

13 Comments 흑영분신

2013-12-27 18:51:21

역시, 가리온. 인터뷰 잘 봤습니다. 저번 힙합초대석에서 하신 말씀과 여기서 하신 인터뷰랑 같이 보니 역시... 굉장히 많은 생각들을 하고 계시다는 걸 또 한번 느끼네요. 언제나 Respect 합니다.

MC메타몽

2013-12-27 19:00:54

존경합니다 !

김준형

2013-12-27 22:58:15

굿굿

최정현

2013-12-28 09:33:50

굿, 잘봤습니다

김형주

2013-12-28 20:07:01

이러니 가리온 리스펙 할 수 밖에 없는거 같네요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좋아한다면 가리온 음악을 묵묵히 지지해 주는게 당연한거 같습니다.

저놈잡아라

2013-12-28 20:58:56

멋있다. 정말 멋있습니다 시간과 업적이 있었기에 받을 수 있는 리스펙. 순간의 핫함이 아닌 정말 진득한 무게감을 느낍니다

신준택

2013-12-29 16:53:04

나차르상 홧팅

당수치기

2013-12-29 18:38:40

형님들 졸멋

이수희

2014-01-03 22:45:53

인터뷰하신분 스냅백 어디껀지 알 수있을까요.. 페르드르 알렌느 껀가..

777

2014-01-11 23:58:45

총각으로 말라죽는ㅋㅋㅋㅋ ㅜㅜ 아 웃으면안되는데ㅜ 두분다 말주변이 되개좋으신듯ㅋㅋ

이승현

2014-02-10 22:25:41

respect

Enter

2014-02-27 22:43:14

Respect!

이종혁

2014-05-04 10:23:31

respect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822&page=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