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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계범주 - Something Special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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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24일 (일) 18:20 판 (새 문서: 계범주 - Something Special 인터뷰 힙플 2 49224 2013-10-08 19:15:35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누소울(Nusoul)에서 계범주로 이름을 바꿔서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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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범주 - Something Special 인터뷰

 힙플

2

 49224 2013-10-08 19:15:35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누소울(Nusoul)에서 계범주로 이름을 바꿔서 활동하고 계시죠. 이유가 있나요?

계범주(이하 계): 그거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가수 활동도 하지만 프로듀서로도 활동해요. 그런데 제가 만드는 음악이 다 힙합, 알앤비 기반은 아니에요. 발라드곡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일렉트로닉 곡 쓰는 경우도 많고, 댄스 뮤직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누소울이란 뜻이 네오소울(Neo Soul)의 약자로 많이 쓰이거든요. 어찌 보면 한 장르의 이름이기도 해서. 그래서 누소울이란 이름 말고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어요. 이럴 거면 본명을 쓰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혼자 느끼는 거지만 그렇게 하면 자유분방하게 음악에 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장르에 대한 편견이 없는 타입이거든요. 제가 음악 하는 데 있어서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아예 본명으로 가버렸습니다. (웃음)


힙: 그럼 원래 쓰시던 누소울은 어떻게 짓게 된 이름인가요? 네오소울을 좋아해서?

계: 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기도 해요. 사실 제가 누소울이란 이름을 처음 만든 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예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제 노래 선생님이 소울맨(Soulman)이세요. 친구랑 저랑 “우리도 예명에 소울을 넣어보자”고 해서 그 친구나 저나 소울을 넣어서 이름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겸사겸사 제가 좋아하는 장르기도 하니까 그 이름으로 몇 년 활동했죠. 사실 애착이 많았어요. 누소울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열심히 많이 뛰어다녔으니까, 아쉽죠. 새 조던 사서 신은 다음에 다 헐었을 때 버리는 느낌? 아쉽고 마음이 아팠어요.


힙: 이름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도 많이 달라졌어요.

계: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가 깨달았던 게 하나 있는데요, ‘나’를 가꾸자는 거였어요. 잘생겨지거나 잘나 보이려는 게 아니에요. 요즘 시대가 시대인만큼 음악에서 청각적인 부분도 분명 중요하지만 영상이나 이미지도 중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도 사람들이 봤을 때 거북함이 없을 정도로 가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예인처럼 잘생기려고 하거나 겉멋이 든 게 아니었어요. 실제로 제가 보통 사람 몸에 가까워지고 기본적인 다듬기를 한 뒤로는 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변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어차피 제 본판이 연예인이 아니라서 제가 아무리 가꾼다고 해도 주변에서 연예인 되려고 환장했다는 소리를 안 듣는다는 거예요. (웃음)


힙: 그동안 본인 작업 말고도 프로듀서로서 많은 곡 작업을 하셨죠. 애프터스쿨을 비롯해서 소위 대중음악 가수들의 곡 작업도 많이 하셨더라고요.

계: 대중음악도 많이 만들고 있어요. HOT 멤버셨던 장우혁 선배님의 앨범에도 제가 참여했었고, 블락비(Block B) 앨범 정규 1집에도 제가 곡으로 참여했어요. 애프터스쿨(After School) 앨범에도 참여했고 레인보우(RAINBOW), 뉴이스트(NU'EST)라는 보이그룹 앨범도 같이 했죠.


힙: 그럼 곡 작업을 하면서 직접 애프터스쿨을 만나셨겠네요?

계: 네, 실제로 애프터스쿨을 봤는데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레인보우도 다 봤고요. 참 연예인은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 제일 예뻤던 분은?

계: 그건 나중에 따로... (웃음)



Something Special

힙: 이번 미니 앨범인 [Something Special] 내기 전 마지막 싱글이 [낯선 천장]인데요, 그 싱글과 이번 미니 앨범 사이가 좁아요. 어떻게 작업하셨나요?

계: 이번 앨범과 [낯선 천장] 모두 제가 옛날에 작업해 놓은 거였어요. 옛날부터 계속 해왔으니까 그것들 말고도 제 하드에는 많은 곡이 있는데요, 제가 때에 맞춰서 이번에 어떤 음악, 앨범을 만들지 계획하면 그중에서 엄선하고 또 새로 써서 만들어요. 그래서 앨범의 텀이 짧은 게 가능했던 거죠. 제가 게으르지만 않으면 이 정도 텀으로도 얼마든지 앨범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힙: 그럼 좀 이른 질문이지만 다음 앨범이나 싱글도 금방 나올 수 있는 건가요?

계: 이미 계획이 있어요. 제가 작업해 놓은 폴더들 열어보면서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에요. 다음 작업물이 어느 시기에 나오겠다는 큰 틀은 나와서, 디테일한 걸 슬슬 만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MV] 계범주 - Hello 난 범주야


힙: 첫 번째 곡이 ‘Hello 난 범주야’입니다. 인사하는 느낌의 곡인데 제목이 특이하네요.

계: ‘Hello 난 범주야’는 가장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노래예요. 자다 일어나서 40분 만에 만들었거든요. 이 노래 만들기 2~3일 전부터 “Hello, 난 범주야!”라는 말이 입에 붙더라고요. 친구들한테 장난으로 “Hello, 난 범주야!” 이러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보면 각 곡이 표면적으로는 위트 있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데요, 그걸 비집고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메시지가 담겨있어요. ‘Hello 난 범주야’ 같은 곡은 저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제가 저에게 하는 이야기기도 하고, 또 동생들이 저에게 칭얼대거나 제가 형들에게 칭얼대는 것들을 위로하는 노래기도 해요. 저도 제 미래와 꿈에 대해 고민하고 어려워해서 형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동생들도 저한테 그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이 노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해달라고 했을 때 형이나 제가 주는 답이에요. 결국 그 조언이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대부분 우리는 잘 될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예요. 우리가 연약할 수 있지만 힘을 모으면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제가 거기서 제 키를 까발렸어요. 그렇게 한 이유는 제가 작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강한 사람도 아니고 평균 이하지만 노래를 할 수 있고 노래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 메시지를 담아서 당신들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말한 거죠.


힙: 그런 메시지를 담은 건 본인이 어느 정도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요?

계: 사실 그건 아니에요. 그런데 아직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어쨌든 저는 뛰지 못 해도 계속 걷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만 그런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나이가 딱 23살인데, 아직 어리고 형들이 많지만 그래도 조금씩 동생들이 생기고 있거든요. 그래서 나왔던 노래인 것 같아요.


힙: 이번 앨범에 전체적으로 참여한 클라이막스(CliMXX)는 누구인가요?

계: 사실 클라이막스는 한 명의 사람이 아니에요. 하나의 뮤직 크루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이번 앨범을 만드는 걸 도와준 친구들을 다 클라이막스로 표기를 한 거예요. 제 앨범에 서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다니엘 리(Daniel Lee)라는 형도 클라이막스예요. 그 외에도 클라이막스에는 여러 사람이 있어요. 작사가, 편곡자 등 다 능력이 좋은 친구들이에요. 한 곡을 두고 의견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면서 영감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 자리에 함께한 친구들과 같이 나눈 거예요. 쉽게 말해서 저작권을 떼 줬다는 거죠. (웃음) 전 이번 앨범 작업을 행복하게 했어요. 그래서 그 행복에 대해서 약간 제 성의를 표시한 거죠. 물론 직접 참여하면 떼 준 게 더 많고요. 그게 아니라도 적은 퍼센티지지만 나눴어요.


힙: 혹시 알만한 사람이 있다면?

계: 아까 말씀드린 다니엘 리라는 형이 있어요. 이 형은 원래 SM 쪽 작곡을 많이 했어요. 에프엑스(f(x)), 엑소(EXO), 동방신기(東方神起) 앨범에도 곡이 있어요. 그 형은 한영애 선생님 세션을 하면서 만났어요. 저는 백업 코러스였고 형은 음향 기계를 만지는 오퍼레이터였어요. 그렇게 첫 인연이 닿아서 곡을 하나 들려주셨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게 이번 앨범에 실린 ‘2Star’라는 곡이에요. 그 곡으로 의견 교류하고 작업하면서 이번 앨범에 자연스럽게 같이 많은 것을 하게 됐 죠. 재밌게 했어요.


힙: 두 번째 트랙인 ‘2Star’는 이별이라는 뜻이라고 들었어요. 제가 느끼기엔 어글리덕(Ugly Duck) 씨 가사와 계범주 씨 가사가 대비되더라고요.

계: 네 일부러 그렇게 했어요. 들으시는 분마다 생각할 수 있게요. 한 사람이 두 인격체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또 저와 어글리덕 형이 다른 이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볼 수도 있어요. 또 한 가지는, 노래 속 여자의 생존 여부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여자가 어디에 있고 뭘 하고 있는지 정확히 나오지 않아요. 일부러 가사 내용을 약간 애매하게 붕 띄어서 여지를 남겨뒀어요. 또 ‘2Star’를 ‘to star’라고 봐서 별에게 부르는 노래로 해석할 수도 있고요. 다르게 이야기해서 내가 놓친 꿈 혹은 사람이기도 하죠. 이 트랙 작업할 때는 다른 것보다 가사로 장난을 친 게 많아요. 이 가사 표현을 어떻게 해낼 것인가에 집중했죠. 보통 가사처럼 슬슬 흘러가다가 몇 단어로 곡 전체를 뒤집어 버릴 수 있는 장치를 해놨어요. 그렇게 숨겨놨는데 가끔 들으시는 분 중에 찾아내시는 분들도 있어요. 가끔 트위터로 멘션을 보내주실 때마다 전 뜨끔해요. 보통 그냥 노래 좋다는 반응인데 그렇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내서 물어보시면 저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사실 알아주길 바란 거였으니까요. 보물찾기랑 똑같은 거예요. 못 찾도록 숨겨놓지만 내심 찾아주길 바라잖아요.


힙: 꽤 세심한 작업이었을 텐데, 어글리덕 씨와 함께하는 과정에선 어려운 점이 없었나요?

계: 작업하는 내내 특별하게 막히는 게 없었어요. 데이터가 날아간 적은 있지만 그런 건 언제나 작업하다가 일어나는 일이니까 각오하고 있거든요. 아무튼 그것 말고 다른 것들은 다 행복하게 했어요. 그래서 고마운 앨범이기도 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담아냈고 또 그 과정이 큰 어려움 없이 이루어졌으니까요.


힙: 세 번째 트랙은 타이틀곡인 ‘Something Special’이에요. 타이틀곡을 선택한 이유는?

계: 타이틀곡 후보가 두 개였어요. ‘Something Special’과 ‘99%’였는데요, 둘 중에 뭘 할지 엄청나게 고민했어요. 저는 그때 작업 막바지라 귀가 굳어 있었어요. 작업하느라 몇천 번, 몇만 번까지 들으니까 이게 좋은 노래인지 아닌지 모르게 된 거죠. 그래서 주변에 있는 스태프들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렇게 다수결로 ‘Something Special’을 택했습니다. 또 메시지가 더 뚜렷하기도 했고요.


힙: ‘Something Special’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출연진과 친분이 있으신 것 같아요.

계: 다 친한 형, 동생들이에요. 제가 직접 섭외를 했고요. 도끼(DOK2, GONZO) 형은 정말 제가 리스펙하는 형이고 나머지 친구들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동생들이에요. 블락비 피오(P.O)는 저와 고생도 많이 했고 같이 살다시피 했던 동생이에요. 제가 지나가는 말로 뮤직비디오에 나와 달라고 했더니 정말 온 거예요. 헬로비너스의 윤조(Yoonjo), 라임(Lime)이라는 친구도 옛날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라임이는 제 싱글 나오기 한참 전부터 서로 음악 하면서 알고 있었는데, 헬로 비너스 음악 디렉팅을 하러 갔다가 만났을 때 인연이 깊어졌죠. 동생들이 잘 도와줘서 고마워요.


힙: 작업할 때 재미있었겠어요. 다 친한 동생들인데 연인처럼 연기해야 하잖아요.

계: 엄청 웃겼어요. 영상 찍을 때 피오는 거의 죽으려고 했어요. 피오가 형들한테 애교가 많은 스타일이면서도 보통 때는 남자답거든요. 털털하게 애교 많은 스타일이고 장난도 잘 치는 스타일인데 제가 오글거리는 걸 요구했어요. 대놓고 한 번 죽어보라고 했어요. (웃음) 그런데 그날 군말 없이 정말 열심히 해줬어요. 진짜 고마웠죠. 개런티도 안 받고 해주는 거였는데 최선을 다하더라고요. 보통 그 친구들 행사가면 몸값 비싼 친구들인데, 의리로 그렇게 도와줘서 굉장히 감동 받았어요. 피오 뿐만 아니라 라임이, 윤조, 도끼 형한테도 많이 감사드려요. 사실 도끼 형은 어릴 때부터 봐왔고 리스펙하는 뮤지션이라서 같이 작업하는 것만도 영광이었어요. 그런데 뮤직비디오에 진짜로 나오실 줄은 몰랐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사실 도끼 형이 다른 사람 뮤비에 나오는 경우를 잘 못 봤거든요. 그래서 부탁할 때 속으로 부담이 많았는데 쿨하게 해주셨어요. 저는 언제나 도끼 형의 음악과 삶에 대해서 응원하고 있답니다.


힙: 도끼 씨와 첫 콜라보인데, 먼저 연락을 한 건가요?

계: 저는 제 이번 앨범 이 곡에 도끼 형이 랩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Star’는 어덕 형, ‘Bingle Bangle’은 볼륨 누나들과 무조건 하기로 생각하고 만든 노래였고요. 처음 도끼 형 뵀을 때 형께 이런 거 만들고 있다고 노래를 들려드리면서 스윽~ 찔렀죠. 그랬더니 도끼 형이 정말 쿨하게 해주신다고 하신 거예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하고 카톡으로 친구들한테 엄청 자랑했죠. 이제 끝났다고요. 너무 즐거웠어요.



힙: 이번 앨범에서 음악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등 여러 면에 범주 씨의 의견이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계: 이것저것 제 생각을 많이 넣으려고 했어요. 제가 머리로 생각하는 게 많은데 사진 작업 아트워크 작업 다 제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려고 공부한 거예요. 제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니까 직접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잖아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걸 똑바로 전달해서 그 그림이 나올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미흡하지만 여러 가지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배우는 게 많았고요. 직접 작업하시는 걸 옆에서 보고 변해가고 완성되는 과정을 보니까 정말 재밌는 거예요. 기존에도 이것저것 많이 해봤지만 어쨌든 이 음반의 프로듀서는 저고 프로듀서로서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니려고 했어요. 제 앨범에 참여해주신 아티스트분들과 도와주신 모든 스태프, 클라이막스, 매니저 형, 감독님, 믹스 엔지니어분들 모두 제 앨범 하나 때문에 이렇게 힘을 써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했어요. 저도 나중에 선배가 되고 형이 되면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안 변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이분들이 없었으면 못 만들었을 거예요. 그건 당연한 거죠. 모든 스태프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 제작하면서, 제가 제 음악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하듯이 그분6들도 최선을 다해주시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꼈어요.


힙: 바른 사나이의 느낌이 나네요.

계: 감사하면서 살아야죠.



[M/V] 계범주 - Something Special (Feat. Dok2)



힙: 네 번째 곡은 ‘99%’입니다. 1%는 왜 빠진 거죠? (웃음)

계: 이 노래가 약간 희한해요. 보일 듯 말 듯, 들릴 듯 말 듯 한 게 1%가 모자란 거죠. 버퍼링이 다 차있는데 1%가 모자랄 때 그 답답함 아시죠? 그 초조한 기분이요. 그래서 99%라고 제목을 붙였어요. 이 곡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99%’가 앨범 중에서 가장 심플해요. 코러스는 논외로 하고, 편곡이나 사운드는 굉장히 단순해요. 최대한 깔끔한 느낌이 나게 하려고 노력한 곡인데, 문제는 욕심이 너무 났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편곡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오케스트라를 넣고 하다가 결국에는 처음 버전으로 돌아와서 이번 앨범에 실린 곡이거든요. 고생이 많았던 트랙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애정이 깊은 트랙이에요.


힙: 이 곡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어요.

계: 이상하게 음원 사이트에서 이 노래만, 잘 나오다가 마지막쯤에서 끊기는 거예요.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제 핸드폰에서는 안 되는데 어떤 친구는 되고 또 다른 친구는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앨범 나오는 날이었는데 너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우스갯소리로 멘션이 왔어요. 제목이 99%라서 뒤에 1% 잘랐냐고요. (웃음) 그런 것마저도 웃어서 넘겨주셔서 감사했던 부분이었어요. 다행히 바로 상황을 정리해서 이제는 음원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 상태지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힙: 마지막 다섯 번째 트랙은 ‘Bingle Bangle’입니다. 아주 재미있는 곡이었어요.

계: 이 노래는 가사 내용이 웃겨요. 연상 연하 커플에 대한 이야기인데, 제 친구가 13살 연상이랑 사귀고 있어요. 그런데 그 커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걸 재구성한 거죠. 마침 누나들이랑 제가 나이가 7~8살 차이가 나요. 연상 연하 커플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거죠. 그래서 누나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이런 가사고 누나들은 노처녀로 나오니까 각오하라고요. 그렇게 작업했어요. 가사를 보시면 남자는 25살도 안 됐고 입대가 다가오는데 여자 친구에게 왜 너는 나이트클럽에서 노냐고 얘기하고 있고, 여자는 어제 네 친구가 본 여자는 내가 아니고 나는 집에서 선보라는데 너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면서 둘 다 멘붕이 온 상황이에요. 그렇게 둘 다 빙글뱅글 멘붕이 오는 상태라 그런 제목이 나왔어요. 사실 이 곡이 단순한 트랙인데 킥과 스네어, 하이햇같은 드럼 소스에 시간을 많이 들였어요. 만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드럼 소스 만드는 게 어려워요. 원하는 게 머릿속에서 들리는데 만들어지지 않는 거예요. 거의 몇 주 동안 계속 드럼만 찍었죠. 고생 좀 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트랙의 드럼 소스에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또 이 곡 마지막에 엄청 높은 애드리브가 나와요. 제가 제 몸으로 실험해 본 거예요. 고음을 어디까지 낼 수 있는지요. 녹음하다가 죽을 뻔했어요. 제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걸 그려내려면 그 음역에 도달해야 됐거든요. 그래서 될 때까지 해서 결국 해냈죠. 그건 사실 노래하는 자신밖에 몰라요. 남들이 들었을 때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인데, 약간의 노래 부심이라고 할까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컬 테크닉에 대한 프라이드죠. 그런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자극이 강한 애드리브지만 과감히 넣어봤습니다.


힙: 중간에 랩도 하시던데, 아직 랩에 대한 미련이 남은 건가요? (웃음)

계: 랩에 대한 미련은 언제나 있습니다. 랩을 언제나 시도하지만 언제나 막히죠. 주변 모든 사람이 막아요. 이 곡에서는 피쳐링을 쓸 수 없도록, 제가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넘어갔죠. 랩에 대한 미련은 항상 지코(ZICO)가 뜯어말려요. 나쁘지는 않지만 굳이 할 필요 있겠냐고 하지만 그게 랩 못하니까 랩 하지 말란 얘기죠. 노래를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랩 하는 친구들한테서 칭찬을 들었어요. “오, 랩 했냐? 네가 랩을 했어?” 이런 느낌으로요. 재밌었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힙: 볼륨 누님들도 피쳐링을 해주셨어요. 어떤 분들인가요?

계: 내년이 되면 30살이 되는 누나들이고 (전원 웃음) 제가 정말 사랑하는 누나들이에요. 누나들이 실력도 좋고 인간성도 좋거든요. 첫째, 둘째, 셋째 누나가 있는데 그 세 명이 정말 라이브도 잘하고 퍼포먼스도 되는 트리오예요. 행사 경력만 10년이고, 웬만한 프로 가수들보다 행사를 잘해요. 시장부터 시작해서 안 해본 행사가 없거든요. 그 누나들을 오디션 프로에서 처음 만났는데 아쉽게도 저와 함께 광속 탈락을 했죠. (웃음) 행사를 자주 같이 해봤는데 저희끼리 음악성이나 죽이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꼭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누나들도 조만간 앨범 준비에 들어가는 것 같은데 저도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도와주려고요. 그리고 사실 이 노래가 원래 볼륨(Volume) 누나들 앨범에 선물로 드리려고 만들고 있었던 트랙이에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까 누나들 앨범보다 제 앨범 계획이 더 빨라진 거예요. 그래서 빨리 앨범을 만들어야 하니까 누나들에게 전화해서 제 앨범에서 같이 노래해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누나들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누나들이 아줌마 같아요. 어머니들 수다 떠는 스타일로 “해줄게, 해줄게, 우리 애기!” 그러시더라고요.


힙: '슈퍼스타K'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계: 저희끼리는 아주 평화롭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족 같아요. 저희끼리 모이면 밥도 먹고 기타도 치면서 놀아요. 통기타 한 대만 있으면 즐겁다고 노래하고 그래요. 앞뒤 안 따지고 서로를 나누고 삶을 나누는 게 좋아요. 로이(로이 킴, Roy Kim)도 그렇고 준영이(정준영) 형도 연예인이잖아요. 으리으리하게 데뷔했는데도 실제로 만나면 저희끼리는 허물이 없어요. 좋은 성과를 얻은 친구도 있고 데뷔를 못 한 친구도 있는데, 그런 여러 상황을 떠나서 저희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났기 때문에 오래가는 것 같아요. 특히 대광이 형 같은 경우는 근처에 살아서 자주 만나요. 매일 조개탕 먹자고 연락 오거든요. 4등 해서 자동차 타 놓고 오토바이 타고 오시죠. 힘든 거 있을 때, 고민 있을 때 대광이 형한테 제가 좀 많이 징징대요. 그러면 형은 언제나 넓은 아량으로 잘 들어주세요. 마음도 많이 써주고 많이 아껴줘요.


힙: 예전에 ‘슈퍼바이브쇼’라고 연규성 씨와 볼륨 팀과 같이 공연도 하셨더라고요. 혹시 앞으로 그분들과 함께하는 공연이나 콜라보가 있나요?

계: 아! 이지혜라고 슈퍼스타K 시즌4 악마의 편집 최대 희생자로 불리는 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사실 엄청 천사 같은 친구예요. 여느 소녀들처럼 영락없는 19살 소녀인데 카메라로 찍었을 때 대중들한테 안 좋게 보일 수 있게 편집이 됐거든요. 아무튼 그 친구 앨범이 발매돼요. 그랜드라인(Grandline Entertainment)에서 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가 지혜예요. 그 앨범 소개도 제가 시켜주고 편곡도 해줬어요.


힙: ‘슈퍼스타K’에는 어떻게 나가게 된 거예요? 회원질문 - hirit(a3402)

계: 많이 여쭤보세요. 그때는 누소울이란 이름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꿈틀대면서 열심히 살고 있을 때였어요. 그러다 주석 형이 부탁해서 노래하러 ‘쇼미더머니’에 갔어요. 뚱땡이가 초록 안경 끼고 나왔다고 사람들이 ‘초록돼지’라고 그러셨죠. “끝없는 설레임을 넘어서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노래 불렀는데 (전원웃음) 그걸 하고 나니까 슈스케 제작진에서 연락이 왔어요. 규칙상 특혜는 줄 수 없는데 해보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원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서 모르던 상태라서 ‘뭐야 이거’ 그랬죠. 그런데 나중에는 구미가 당겼어요. ‘슈퍼스타K’를 통해서 명예를 얻고 미친 인기를 얻을 생각은 없었어요. 간간이 레슨하고 세션 하면서 돈 벌면서 살고 있어서 돈에 대해서 아쉬운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게 제 인생에서 대단히 큰 이벤트가 될 거로 생각했고요. 제가 새로운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재미삼아 해보기로 했어요. 대신 끝까지 재미로만 하기로요. 왜냐면 슈퍼스타K 방송 특성상 사연이 필요해요. 방송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방송에 나오는 분량이 가면 갈수록 없어져요. 제 사연을 아무것도 풀지 않았거든요. 저도 어릴 때 아버지 사업 망해서 힘들었고 그래서 바이올린도 때려치웠어요. 사연 거리로 하면 국가대표인데 (웃음) 얘기하기 싫었어요. 제가 힘들었던 걸 이야기하면 저희 부모님이 불쌍한 사람이 되는 거니까요. 물론 이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죠. 사연을 얘기한 다른 참가자들을 욕하는 게 아니라 제 생각이 그랬다는 거예요. 저는 재미로 나가서 재미로 끝내기로 했는데 거기서 제가 사연을 얘기하면 그때부터는 욕심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재미로 들어갔다가 재미로 떨어졌죠. (웃음)



주석_정상을 향한 독주 (feat. 진돗개, Nusoul) @Show Me the Money



힙: 재미라고 하셨지만 TOP 10에 들어가셨잖아요. 아무나 못 하는 경험인 것 같은데요?

계: 어쩌다 보니 제가 12명 안에 들었다면서 숙소에 들어가야 한대요. 그러면서 온갖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보컬 트레이닝에 연습실도 줬고 심지어 CF도 2개 찍었어요. 해볼 수 없는 걸 많이 경험해봤죠. 제 인생에서 아주 큰 이벤트가 된 건 확실해요.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만 남기고 싶어요. 제가 슈퍼스타K를 소중한 추억으로 남겼지만 탈락해서 끝나자마자 오디션 프로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어요. 왜냐면 백지장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저희끼리 ‘슈스케 버프’라고 말하는데요, 그렇게 몇 개월 인기가 반짝하다가 필드에 나오면 금방 식는 거 저희도 뻔히 알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이용해서 뭘 해볼 생각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슈퍼스타K' 탈락하고 나오자마자 지하실로 갔어요. 밀렸던 작업 하려고요. 일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바깥에 나왔을 때는 이미 식어있는 상태라 길거리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고요. 앨범 준비를 다시 시작했고 그렇게 나온 게 [낯선 천장]이에요.



[M/V] 계범주 - 낯선천장 (Feat. 무웅 of 배치기)



힙: 그런 시선들이 부담스러우셨군요?

계: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 씬에 있는 형, 동생, 친구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예인이라고 불렀거든요. 그런데 전 그게 너무 싫었어요. 기분 나쁘지만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낯선 천장]을 낸 거예요.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테마도 그렇고 완전 올드 스쿨이라 요즘 트렌드 생각하고 랩 하시는 분들은 잘 못 건드려요. 대중들이 더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저는 인디 음악하시는 분들도 손을 잘 못 대는 음악을 들고 나간 거예요. 그건 이미 제가 스무 살 때 만든 노래였거든요. 일부러 변하지 않은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연장선으로 [Something Special]을 준비한 거고요. 마인드는 똑같아요. 하고 싶은 것, 재밌는 것, 끌리는 것, 좋아하는 것 하는 거예요. 이번 앨범 들으시고 대중과 타협을 본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 생각을 하고 만든 건 아니지만 뭐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이 들어주시면 좋은 거고, 이러나저러나 제가 하고 싶은 음악 하는 게 좋은 거니까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노래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이 노래들을 디테일하게 신경 써서 했어요. 그건 제가 자부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대중음악이라 하기에는 어려운 기술들도 넣었고요. 그렇다고 억지로 마이너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메이저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음악, 만들어 놓은 음악을 꺼낸 거예요. 저는 대중음악과 인디음악을 크게 구분 짓지 않아요. 앨범 제작 마인드나 자금 구조로 메이저와 인디를 나누는 것 같은데, 사실 저도 자본이나 투자의 개념으로 봤을 때 인디펜던트를 벗어난 거죠. 제가 자비로 앨범을 만든 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제 음악이 독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독립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고 회사에서도 그걸 인정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에요. 앨범을 제가 프로듀싱하면서 끌어갈 수 있거든요.


힙: 아이돌 음악이라고 메이저 음악이고, 그것이 아니라고 인디 음악이라고 할 순 없다는 말씀이시죠?

계: 시장성의 차이지, 누가 요즘에 메이저를 욕할 수 있겠어요?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가 나온 이후에 아무도 그런 얘기를 꺼낼 수 없게 됐죠. 그렇다고 생각해요.


힙: 그래도 대중음악 한다고 하면 받는 편견이 좀 있잖아요. 범주 씨는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계: 재밌는 게 제가 많이 노출되고 제 노래가 대중화됐다고 하시는데 그 노래들은 제가 21살 때 만든 거거든요. 그러면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예요? 그러니까 일종의 편견이죠. 그렇다고 굳이 맞서 싸울 생각은 아니지만요. 전 이번 앨범을 계획하면서 제가 생각했을 때 뮤지션으로서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은 다 뺐어요. 무슨 얘기냐면, 콘서트 예매 처음 시작했을 때 잘 안 됐는데 계속 게스트를 공개하지 않았어요. 안 좋은 소리 들을 게 뻔하잖아요. ‘게스트빨 공연’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까요. 전 그런 얘기 듣는 게 너무 기분 나빴어요. 사람들이 안 오면 그건 제 책임인 거죠. 제가 아직 인기가 없는 뮤지션이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못 얻은 뮤지션이라서 그런 건데 그걸 감추려고 게스트빨로 예매를 받는 건… 그래서 게스트 공개를 뒤로 미루고 있어요. 물론 오시는 분들은 위해서 어느 시점에는 게스트를 공개해야겠죠. 그래도 공개하면 게스트 빨이라고 욕먹을 팀은 맨 마지막에 공개하려고요. 어차피 제 친한 사람들 오는 거니까요. 그런데 신기했던 건 앨범이 나온 날은 티켓이 정말 많이 팔렸어요.


힙: 오, 뭔가 증명한 거네요.

계: 뿌듯했어요. 아직 제가 콘서트를 매진시키는 가수는 아니기 때문에 자만해서 만드는 공연은 절대 아닐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뮤지션이라면 자기 음악을 먼저 들려주고, 좋으면 오라고 하는 게 맞는 거라고요. 제가 하나하나 부딪혀 가면서 알아가는 타입인데 이번에도 그랬어요. 아직 콘서트 좌석을 다 못 채웠지만 그래도 정말 기뻐요.


힙: 무대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하셨는데, 살짝 공개해주신다면?

계: 게스트는 말씀 못 드리지만, 재밌는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해 볼 생각이에요. 뮤지션으로서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게 뭔지는 와 보시면 아실 거예요.


힙: '슈퍼스타K' 이후 바뀐 게 있다면?

계: 아주 많이 바뀌었어요.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제 동네 친구들은 저보고 연예인이라고 해요. 그런데 연예인은 이렇게 생길 수가 없죠. (웃음) 어쨌든 대중에게 노출이 많이 되는 프로그램이고, 그만큼 프로모션에 돈이 많이 들인 프로그램에 갔다 왔으니 어딜 가도 알아보세요. 원래 그걸 바라고 한 게 아니었지만 그 프로그램의 취지는 그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게 힘들어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제가 준비돼있지 않아서 놀란 거죠. 그래서 지하 세계, 작업실로 다시 들어간 거고요.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거에 대해서 좋다 싫다 말할 순 없는 거죠. 제가 텔레비전에서 노래한 걸 인상 깊게 듣고 잘 들으셨다는데, 제가 감히 그거에 대해서 불평할 입장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아직 어색해요. 길가다가 알아보시고 사진 찍어 달라고 하면 1년이 지났는데도 어색해 죽을 것 같아요. 인사를 해도 (팔을 부자연스럽게 들고) “아, 아, 안녕하세요?” 그래요. 너무 어색해요. 한 번은 주비 트레인(Juvie Train) 형한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제가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이 들면 불러서 볼 한 번 꼬집고 “공부 열심히 해!” 하고 보내면 된다고. (웃음) 그런데 그건 좋아요. 식당에서 서비스 주시는 거요. 그거 안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돈가스 같은 것 더 주시면서 ‘K팝 스타’랑 헷갈리셔서 “아들내미 텔레비전에 나왔지? ‘케이팝스타케이’ 나온 초록 안경 애지?” 하세요. 그런 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죠. 그러면서도 저는 사람인지라 계산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행동 조심히 해야겠다는 거요.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저 스스로 제어할 부분이 생기는 거니까요. 이제는 제가 회사라는 둥지가 생겨서 제가 잘못하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여럿이 됐잖아요. 그런 책임감, 소속감이 생겼어요. 저를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인데 해는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힙: 그렇다면 범주 씨가 느끼는 20대는 어때요?

계: 20대는 굉장히 복잡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 같은 20대 초반이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를 시기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서도 20대인 우리 주변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존재하거든요. 물론 아주 사소한 것들일 수도 있죠. 커피 맛이 마음에 들면 이게 오늘 저에게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앨범을 만들었어요. 사실 가사 내용이 아주 사소해서 아무 내용 없다고 하실 수도 있어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건데, 그 사소한 것 안에 특별한 것이 분명히 담겨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편하게 담아냈어요. 제 모습, 또 제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썼어요.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그 친구의 친구도 비슷한 상황이기도 해요. 가까이서 찾을 수 있는 걸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힙: 이번 앨범을 들으실 리스너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계: 제가 약간 가사를 재밌게 쓴다는 자부심, 가사부심(?)이 있는데요, 가사를 들어보시고 꽂히시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썼어요. 자만하는 건 아니고, 이런 반응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원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굉장히 기뻐요. 이번 앨범으로 따로 방송을 한 건 아니지만 공연 열심히 하고, 라디오, 인터뷰 모두 열심히 하려고요. 이번 앨범이 제겐 과도기나 다름이 없거든요. 한층 성장하고 제 음악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쓸 시기 같아요. 가게가 개업하면 개업기념으로 명함과 떡을 돌리잖아요. 맛있는 떡 들고 “저 새로 등장했는데 드셔 보세요.” 하는 거죠. 많이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고, 다음 앨범에도 계속 성장하는 게 뮤지션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음 앨범 또한 또 심혈을 기울여서 재밌고 멋있게 만들 계획이니까, 많은 분이 다음 앨범까지 잘 들어주실 수 있게 이 앨범이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앨범내기 전까지는 설레기도 하고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막상 앨범을 내니까 할 게 없더라고요. 저는 그냥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라거나 무대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이 들어주세요, 여러분들 근처에 있는 이야깁니다.” 그 정도 같아요.



People

힙: 홍대로 이사 오셨다는데 같은 건물에 자이언티(Zion.T) 씨와 크러쉬(Crush) 씨가 산다고 들었어요.

계: 자이언티 형은 1층에서 자주 만나요. 형 사무실이 근처라서 오가다가 보죠. 만나면 손잡고 이상한 춤을 추면서 (자이언티 목소리로) “어디가?” 그래요. (전원웃음) 자이언티 형은 정말 멋있고 좋은 형이면서 옛날부터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형이에요. 크러쉬도 정말 잘하는 동생이고요.


힙: 씬에서 노래를 부르는 분들끼리 연대감이 있을 것 같아요.

계: 아무래도 끈끈함이 있죠. 이 바닥에서 제일 큰 ‘노래 남자’는 소울맨 선생님이신데요, 선생님이 요즘 그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내가 이제 거기 어떻게 껴서 놀겠니? 늙어서 거기 끼면 민폐다, 얘들아.” (전원 웃음) 이제 저희 20대끼리 뭉치려고 해요. 같은 건물에 사는 자이언티 형, 크러쉬 그리고 벤(VEN) 형도 근처에 있어요. 정기고(junggigo) 형도 저희 동네 사시고, ‘하이라이트(HI-LITE Records)’에 있는 소울원(Soul One) 형도 있어요. 저는 그분들을 ‘노래 남자’, ‘노래 남성’이라고 부르는데요, 정말 많아요. 조금 있으면 ‘노래 걸’들이 많이 나올 거예요. 얼마 전 후디(Hoody)라는 분도 나오셨더라고요. 그분 음반이 딱 미국에서 한창 유행할 것 같은 스타일이에요. 저 스타일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딱 나오시더라고요. 여자들이 신상 나오면 바로 예약 주문해서 가져가는 느낌? 역시 빠르고 좋더라고요. 앨범이 프레쉬하고 세련되면서도 트렌디해요. 앞으로 제 주변에 있는 여자 보컬들도 작업물 내고 데뷔하려고 하더라고요. 아마 소울, 알앤비를 하는 남성들이 가득 찼으니 이제 여자 노래 사람들의 세상이 올 것 같습니다. 기대되는 사람들이 많아요.


힙: ‘노래 사람’들과 계범주 씨가 함께하는 작업도 있나요?

계: 아직 제가 공개 안 했지만 제가 아주 작은 소규모 크루를 만들었어요. 여자 한 명에 남자 두 명인데 아직 멤버는 비밀입니다. 크루에 여자 분이 약간 사기캐릭터예요. 제가 아무에게도 공개 안 하고 숨겨놨어요. 그 정도로 잘하는 친구인데 아마 이 씬에 나오면 모두 깜짝 놀라실 거예요. 이 친구는 노래도 하고 랩도 하는데 지금껏 볼 수 없던 캐릭터예요. 제가 먼저 만나자고 해서 알게 된 사이예요. 페이스북 친구여서 우연히 그 친구의 영상을 봤는데 말이 안 되게 잘하더라고요. 대뜸 만나자고 했죠. 그래서 음악 얘기하고 제 친구를 불러내서 3명이 열심히 해보자고 했죠. 저 말고 다른 남자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정말 잘하는 친구예요. 이쪽에 있는 형들은 다 그 친구보고 ‘돌아이’라고 해요. 굉장히 특이하거든요. 3개 국어가 되고 팔뚝에 일본 귀신 문신하고 다니는 친구예요. 힌트를 더 드리자면 군대 전역한 지 얼마 안 됐고, 이틀 안에 믹스테이프 하나 만드는 친구예요. 휴가 나올 때마다 믹스테이프를 만들었죠. 프로듀서 겸 랩퍼인데 요즘에 노래도 해요. 그리고 곧 앨범 나와요. 끝나는 앨범이죠. 아직 저희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요. 성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으려고요. 그렇지만 저희 셋이서 보여드릴 첫 번째 작업물은 굉장히 세련되고 괜찮을 거예요.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힙: 소울맨 님이 스승님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처음 만나셨나요?

계: 제가 노래를 혼자서 시작할 때였는데, 제가 소울맨 선생님의 엄청난 ‘빠돌이’였어요. 그래서 제가 싸이월드인가 어딘가에서 선생님 번호가 돌아다니는 걸 보고 다짜고짜 전화해서 “소울맨 님이시죠?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했죠. 그때 선생님이 임팩트 있게 “내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배우고 싶으면 와.” 그러셨는데 거기에 꽂혔어요. 그때 가지고 있던 DSLR 카메라를 팔아서 그 돈으로 레슨비 내고 맛있는 거 사 먹었는데 그 바람에 두 번째 달 레슨비를 못 내고 그만뒀어요. 그리고 부모님과 다시 조율해서 고3 올라가면서 다시 레슨을 받았죠. 처음에 레슨 받으러 갔을 때는 너무 무섭고 엄청 힘들었어요. 맨날 맞으면서 배웠거든요. “넌 노래를 그것밖에 못 하냐?” 그러시면서요. 실컷 맞았어요. 그런데 노래를 정말 잘하시니까 재밌었어요. 그렇게 딱 10개월 배우고 수시로 호원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입학했죠. 지금은 “요즘엔 내가 너 가르칠 때 같지 않다.”고 하세요. 성인군자가 되셨다면서요. “왜 요즘에 애들 안 때리세요? 제 어깨 어쩌실 거예요!” 그러면 넌 좀 맞아야 돼 그러시죠. (웃음) 이제는 저도 어른이 됐고 플레이어가 돼서 선생님도 제가 제자지만 후배로도 봐주시거든요. 그런데 정말, 사람이 노래를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지금도 놀라요. 양민 학살이라는 게 있어요. 뭐냐면 소울맨과 같은 공연에 겹치면 그날 나오는 보컬들을 양민 학살당한다는 거예요. 원빈이 나오면 모두 오징어가 되듯이. 모두가 인정해요. 여럿 털렸죠. 보컬 형들이랑 우르르 가서 공연하고 나면 내려오면서 “아 양민 학살당했다”고 우스갯소리하고 그래요.


힙: 5년 넘은 인연이네요.

계: 선생님께서도 얼마 전에 “너, 나 안 지 벌써 5년이나 됐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저한테는 아직도 어려운 분이거든요. 이제는 제가 밖에 나가서 세션 일을 하든 뭘 하든 만나면 다 형이에요. 연예인 활동을 하던 분은 선배님이라고도 하지만 보통 음악으로 만나면 선배님이란 것도 오그라들어서 다 형으로 통하고 저희 선생님 친구들께도 형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계속 선생님이라고 부르죠. 그렇게 어렵지만 제가 항상 리스펙 하는 분이에요.


힙: 소울맨 씨랑 계범주 씨랑 비슷하단 소리도 들으셨나요?

계: 원래 어릴 때부터 제 별명이 ‘리틀 소울맨’이에요.


힙: 그럴 땐 기분이 어떠세요? 오묘할 것 같아요.

계: 어릴 땐 좋았죠.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 [낯선 천장] 때부터 반응이 바뀌었어요. 선생님을 벗어났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죠. 좋더라고요. 최근에 알았는데, 선생님도 몇 년 동안 소울맨 제자라서 소울맨처럼 노래하냐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셨대요. 아니, 스트레스라기보다는… 선생님이 여러 곳 강의 나가시면서 선생님께 배우면 그렇게 된다는 인식이 생겼나 봐요. 어쨌든 저는 어렸을 땐 좋았어요. 지금도 리스펙하는 분인데 그분을 닮았다고 하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플레이어로서 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고 제 음악을 해야 할 때니까 벗어나야죠.


힙: 어머니께서도 노래를 가르쳐주셨나요?

계: 저희 어머니가 공무원이신데 노래를 전공하신 분은 아니에요. 어머니가 지금 한 30년째 지식경제부에서 일하시는데, 30년 넘게 아이들 합창단을 지휘하셨어요. 음악을 많이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저 어릴 때 클래식 공연 정말 많이 데리고 다니셨고 성악도 어머니한테서 배웠어요. 그래서 저도 원래 클래식 전공하려고 했고요. 그런데 사실 어머니는 제가 음악 전공하길 바라지는 않으셨어요. 딴따라는 배고프다는 인식이 그 세대에는 너무 많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죠. 그때는 그냥 인생 살아가면서 유익한 친구로 삼으라고 하셨던 거죠. 그런데 제가 다짜고짜 전공하겠다고, 음악 아니면 죽겠다고 하니까 어머니는 골치 아프셨죠. 그래서 설득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어요. 요즘엔 제가 용돈 드리고 하니까 안심하시지만요. (웃음)


힙: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계: 그냥 제가 공연하는 데 오시라고 해서 보여드렸죠. 그랬더니 좋아하시더라고요.


힙: 아까 바이올린을 어릴 때 배우기도 하셨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계: 네, 어머니가 클래식을 시키셨을 때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했어요. 한 10년 해서 콩쿠르에서 입상도 하고 1등도 했는데, 제가 손가락을 다쳤어요. 지금은 괜찮아졌는데 어릴 땐 많이 돌아가 있었어요. 그것도 그렇고 그 타이밍에 집안도 어려워져서 쿨하게 그만뒀어요. 요즘엔 엄마가 취미로 바이올린 배우러 다니세요. 가끔 어머니 집에 가면 가르쳐 드리죠. 어머니가 나이가 드시니까 고집이 생기셨어요. 제가 10년하고 전공하려고 했던 애인데, 제가 맞는 걸 어머니는 아니라고 하시는 거예요. (웃음) 직접 보여드리고 연주해 드리곤 해요.


힙: 락밴드도 하셨어요?

계: 스쿨밴드를 했었어요. 20살 때는 힙합밴드도 만들었고요. 그때 같이하던 친구들이 브랜뉴뮤직(Brand New Music) 밴드로 많이 움직이는데 그쪽 세션팀이 다 제 대학교 동기들이에요.


노래하는 사람, 계범주

힙: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계: 여러 명인데… 너무 많아요. (웃음) 일단 선생님 영향이 제일 크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요. 유영진 선배님 굉장히 존경해요. 제가 프로듀서인데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게 약간 싱어송라이터랑 느낌이 달라요.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면 자기 곡 만들어서 자기가 부르는 거니까 저도 싱어송라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싱어랑 프로듀서랑 분리된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애매한 그림이 있는데 저도 그런 그림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프로듀서랑 싱어가 분리되어있다는 느낌이죠. 제 앨범을 만들 때 당연히 제가 곡을 쓰지만 그렇다고 앨범을 무조건 제 곡으로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저를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좋은 앨범을 내는 가수가 되고 싶은 거예요. 프로듀서로서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다른 아티스트들과 같이 작업하고 싶은 거고요.


힙: 가수로서의 계범주 씨와 프로듀서로서의 계범주 씨가 좀 다른 거군요. 단지 그 사이에 교집합이 있는 거고요.

계: 네, 그 부분이 제 앨범에 담기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싱어송라이터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아요. 제 앨범에서 저는 그냥 좋은 가수가 되고 싶은 거니까요.


힙: 프로듀서로서 어떻게 작업하시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물론 상황마다 다르겠지만요.

계: 네, 그렇죠. 아예 어떤 느낌의 곡을 만들어달라고 레퍼런스 작업을 받을 때도 있고, 알아서 좋은 곡 달라는 경우도 있어요. 들려줬다가 뺏기는 경우도 있고요. (웃음) 4년 동안 큐베이스(Cubase)를 썼는데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가 손에 잘 맞더라고요. 아주 쉽게 되어있어요. 작업하기도 간편하고요. 요즘엔 그걸로 작업 거의 다 하고 스트링이나 화성적인 게 필요할 때 가끔 로직(Logic) 섞어서 써요. 오디오 밸런스 정리하거나 다듬을 때는 프로툴(protools)에 올려서 쓰고요. 녹음실에서는 요즘 다 프로툴을 쓰는데 그게 오디오 편집 기능이 굉장히 특성화된 프로그램이에요. 굳이 쓸 필요는 없는데 녹음실에 데이터 가져갈 때 정리해서 가져가면 편하거든요. 어차피 뽑아서 담아서 가서 풀고 그럴 바에 하나로 만들어서 가져가면 똑같은 파일 나오니까 좋더라고요.


힙: 곡을 쓸 때는 어떻게 하세요? 영감에 떠오르면 쓰시나요?

계: 너무 어려워요. 저한테 항상 질문하시는 부분인데 저를 반으로 나눠야 해요. 프로듀서 계범주와 가수 계범주로 이분법 해서, 프로듀서 계범주가 “넌 뭘 잘하니?” 물어보고 가수로서 프로듀서한테 무슨 앨범 만들지 물어봐요. 이 과정이 너무 어려워요. 제가 뭘 잘하는지 보려면 한 발자국 떨어져서 봐야 하니까요. 그래도 하나씩 정리해 나가죠. 이 시즌에 가수 계범주는 어떤 노래와 어떤 스타일의 창법에 대해 연구하고 꽂혀있고 어떻게 불러왔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프로듀서로 계범주는 어떤 음악 성향이고 어떤 메시지를 담는 어떤 의미 있는 앨범을 작업할 것인가 생각해야 해요. 그때부터 영감을 찾아 떠나죠. 어디서 어떻게 뭘 보고 시작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오늘도 인터뷰하면서 본 빨대 끝을 보고도 영감이 올 수도 있고, 조명, 컵… 어디서 올지 몰라요. 곡 쓰시는 분들은 많이 공감하실 거예요.


힙: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아직 여자 친구 분과는 잘 지내고 계신가요?

계: 네! 아주 잘 만나고 있습니다.


힙: 그럼 혹시 이번 앨범에 여자 친구를 위해 쓴 곡이 있나요?

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렇게 의도하고 쓴 곡은 없어요. 다만 타이틀곡에서 평범한 여성을 묘사하는데, 여자친구가 그 기준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굳이 억지로 여자 친구를 위한 노래라고 하고 싶진 않아요. 그 곡의 메시지는 당신에게 특별한 게 있다는 걸 전하고 싶을 뿐이에요. 옛날에 이미 ‘질릴 만도 한데’라는 곡을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만들어 줬어요. 제가 나이가 더 들고 성숙해지면 그때 다시 선물하고 싶어요. 물론 8년이나 돼서 서로에 대해서 깊어질 대로 깊어졌지만 지금은 제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뭔가를 해줄 수 있을 때 다시 해주고 싶어요.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힙: 8년이나 사귀셨어요?

계: 이 음악을 하기 전부터, 클래식 하고 있을 때부터 사귀었죠. 그 친구는 저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어요. 요즘 제가 장거리 연애를 몇 년 하고 있어서 제가 그날 누구 만나는지 같은 디테일한 건 모르지만, 제가 어떤 사람인지, 제 인격 형성이 어떻게 됐는지는 저희 부모님보다 더 잘 아는 친구거든요. 많은 걸 아는 친구죠.


힙: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으신가요.

계: 베테랑이 되면 힘 빼고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걸 이제는 아주 조금 알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아직 힘을 다 못 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앨범을 하면서 좀 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성숙미가 드러나고 좀 더 농익은 앨범을 만들고 그런 플레이, 프로듀싱을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먼저 뮤지션보다 사람부터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제가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도 그렇고 어쨌든 이 일이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제가 사람을 이해하기 아직 미성숙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사람이 돼서 음악도 성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전원웃음) 그런 마음이에요.


힙: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계: 힙합플레이야는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항상 드나들던 곳이고요. 자녹게(자작녹음게시판)에 녹음도 올렸고요. 랩이었는데 처참히 욕을 먹었죠. (웃음) 어쨌든 힙합플레이야는 제가 이쪽 음악을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계기예요. 그래서 다른 인터뷰들보다 제일 많이 기다렸어요. 사장님께 힙플 인터뷰는 죽어도 하고 싶다고 맨날 그랬거든요. 오늘도 다른 곳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 그 인터뷰도 재밌었어요. 그렇지만 힙플이랑 하는 건 오리지날이에요. 제가 진짜로 인터뷰를 해야 하는 곳이죠. 오늘 인터뷰해서 감회가 새롭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를 통해서 음악을 시작하는 분들이나 또 음악을 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 모두 제가 계속 음악으로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모습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콘서트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고요. 오늘 인터뷰해서 정말 행복합니다.


힙: 저도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 김현우 ( [email protected] / | http://facebook.com/… ) 영상, 사진 | Directed by SIN ( | https://twitter.com/… / | http://instagram.com/…

관련기사 | 2013.09.23 [국내뉴스] - 계범주, 미니앨범 [Something Special] 27일 발매 | /magazine/12272 2013.06.20 [국내뉴스] - 계범주, 싱글 '낯선천장' 발매 및 M/V 공개 | /magazine/11646

관련링크 | 계범주 트위터 ( | http://twitter.com/… PJR Entertainment 공식 유튜브 채널 (


7 Comments 새알

2013-10-08 19:46:29

사....사...사..좋아합니다

최정현

2013-10-08 21:20:36

계범주님 응원합니다!!

랩병신

2013-10-08 21:41:01

잘 읽었습니다:D

이예슬

2013-10-08 23:19:56

슈스케 얘기 ㅎㅎㅎㅎ

김승준

2013-10-09 11:34:35

한 분은 왠지 사무엘 서님일거 같고, 다른 한 분은 모르겠네요. 릴샴님인가?ㅇ.,ㅇa

황영인

2013-10-09 21:32:42

완전 알찬 인터뷰ㅠㅠㅠ 누소울시절부터 계속 봐왔는데 진짜 감회가 새롭네여! 그리고 돌아잌ㅋㅋ 사무엘오빠 말씀하시는거군욬ㅋ 드디어 누쏠오빠가 원하는 그 크루의 이미지가 점점 나오는건가요!

얼티

2013-10-27 23:35:19

잘 읽었습니다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637&page=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