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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솔로 앨범 발표한 '이치원'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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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3월 17일 (목) 03:03 판 (새 문서: 솔로 앨범 발표한 '이치원'과의 인터뷰 힙플 6 38238 2012-03-09 15:32:59 힙플: 콴(Kuan)씨와 함께 올댓(ALL THAT)으로 활동한지 4년차에요.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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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앨범 발표한 '이치원'과의 인터뷰

 힙플

6

 38238 2012-03-09 15:32:59

힙플: 콴(Kuan)씨와 함께 올댓(ALL THAT)으로 활동한지 4년차에요. 2009년에 데뷔 앨범이 나왔으니. 이제까지의 소회가 있다면?

EachONE(이치원, 이하: E): 첫 번째로, 늘 원해왔던 알앤비(R&b)씬의 활성화.. 늘 바라는 것이지요! 우리 인디 힙합, 알앤비 음악 그리고 관련분야 종사 하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제가 꼭 얘기하는 건 지금의 힙합씬 만큼이나 커지길 바라는게 알엔비 씬이니까요. 언젠가 트위터를 통해 “힙합 씬을 위협 할 정도로 알앤비 씬이 보다 커졌으면 좋겠다!” 라고 하니까 비프리가 바로 “안돼!!ㅋㅋ 장난이고 같이 가요!” 했던 기억이 나네요. 두 번째로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맘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환경조성(?) 어쩌면 이게 알앤비씬이 커져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부쩍 요즘 재능 있는 알앤비/소울 플레이어들.. 예를 들면 벤(Ven), 누소울(Nusoul), 자이언티(Zion.T) 등등 좋은 젊은 뮤지션들의 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있고, 더불어 소울맨(Soulman)형, 정기고(junggigo)형 등 이미 너무 멋진 이 선배님들께서 길을 밝혀주고 계시고.. 그러니까, 미래가 밝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제가 방금 언급했던 뮤지션 다섯 사람만 해도 이미 색깔이 다 달라요. 그래서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다들 너무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알앤비/소울 씬을 함께 키워나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죠?(웃음)



힙플: 예전부터 이야기해 온 ‘씬’에 대한 의지가 인상적이시네요.

E: 그럼요 앞에서도 말했었지만 알앤비씬은 점점 커지고 있고 미래가 밝은 것 같습니다. 사실 현재는 힙합씬이 있고 그 주변에 위성처럼 알앤비/소울씬이 있는 느낌인데, 다 통틀어서 팬들이 대부분 10대에요.. 혹은 20대 초반.. 경제적인 논리로 봤을 때도 돈을 버는 30~40대 팬 층의 확보가 꼭 필요하고, 그들이 주축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몇몇 뮤지션들이 연예인놀이는 해야겠고 중고등학교 어린애들이 오빠오빠 하는게 너무 좋았던 건지 돈이 잘 벌려서인 건지, 어린 취향의 감성적인 음악을 위주로 만들어내고 인기가요도 아니고 힙합/알앤비도 아니고 이상하게 짬뽕해서 요상한 음악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부분들을 좀 더 길게 보고 성장해야 하지 않는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이번 마이노스(Minos)와 라임어택(RHYME-A-)의 노이즈 맙(Noise Mob)도 너무 기대가 되고, 예전에 발매 되었던 앨범에선 Mildbeats & Addsp2ch 앨범도 30대가 공감할만한 그런 이야기들이라 너무 좋았었습니다. 어쨌든 이미 수많은 중고등학생들과 20대 초반이 팬으로 자리 잡은 이 씬 인데 이 팬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저희 같은 인디 뮤지션들을 찾을 수 있게 팬이나 뮤지션이나 다 같이 성장을 해야 제가 원하는 멋진 알앤비씬도 더 빛이 날거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5년이면 강산이 변한 다면서요(웃음). 좋게 변해야겠죠.



힙플: 이런 의지로 알엔비 뮤지션들, 보컬리스트들과 함께 공연도 꾸준히 진행해왔죠.

E: 앨범을 내는 뮤지션의 입장으로 사실 가장 즐거운 것 중 하나가 공연준비입니다. 그리고 그 중독과도 같은 무대 맛은 뭐 해본사람은 다 알겠죠?(웃음) 그리고 늘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를 내려오면서 정말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은 공연도 좀.. 있었죠. 공연을 준비하는 기획자(사)가 잘못 진행하는 경우도 흔하니까요. 근데 사실 이런 것도 기본적인 예의만 지켰었다면 크게 불만을 가질만한 공연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쨌든 돈을 주고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후회스럽지는 않아야 하니까 공연은 늘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단! 파티의 경우는 좀 공연을 늦게 시작하다보니 술을 좀 마시고 더 재밌어질 수 도 있지만.. 실 수 할 수도 있죠. 파티는 바로 그 맛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파리(SAFARI)라는 공연 브랜드가 있었죠. 없어지지 않았어요. 지금은 사파리 헤드쿼터 네 명 모두 바빠서 못하고 있습니다만 머지 아니한 시기에 ‘사파리 파티’로서 또 재미난 파티들을 해볼 예정입니다.



힙플: 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왔는데,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데뷔 초부터 올댓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팬들이 항상 있어왔어요. 여기에 대해선 어떠세요? 당연히 고마운?(웃음)

E: 일단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저는 생산자이고, 음악을 구입하여 들어주시는 분들은 소비자가 되는 건데 당연히 고맙죠. 제가 만든 이 결과물들을 구입해주시니까요. 이로서 경제적이나 정신적으로 크게 작게 다음 앨범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 주시니까요. 허나 뭐 올댓으로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있었죠. 사실은 그 중심에 콴이 있었고요. 뭐 아시는 분이야 아시겠지만, 결국 그 사람의 자작극으로 밝혀지고, 이른바 병 주고, 약주고 한 거죠 뭐. 아무튼 그건 그거구요. 저나 팬 분들이나 어쨌든 사람이니까 인간적인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곡을 쓰는 것이나, 간호사가 주사를 놓는 것이나, 헤어디자이너가 커트, 펌을 하는 것이나, 회사원이 자기 일을 하는 것이나 ‘얼마나 프로페셔널 한가?‘ 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자신의 맡은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너무 다른 세상 사람처럼 봐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나도 사람인데 실수할 수 도 있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고, 놀고 싶은 때도 있고, 마음이 많이 흔들릴 때도 있고, 슬플 때, 기쁠 때 다 있죠.. 사람이니까요. 심지어 예술을 하는 사람일수록 대부분 더 감성적이고 감정기복이 심한데 오죽할까요. 물론 남들 앞에서 보여 지는 모습이 많은 직업인 것은 사실이나, ‘공인’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갖다 쓰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공인은 사실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공적인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저희는 음악 하는 사람이잖아요. 인기가요, 뮤직뱅크에 나오는 대중가수도 아닌 저희 같은 국내 인디 뮤지션에게 너무 윤리 도덕적이길 지나치게 바라시는 면도 없진 않은 거 같아요. 혹시.. 스눕독(Snoop Dogg) 대마초 핀다고 스눕독의 음악 안 듣고, 알켈리(R.Kelly)는 미성년자랑 잤다고 음악 안 듣고 하시진 않자나요? 유독 우리나라 뮤지션들에게만 그 잣대가 엄격한 것 같아요. 물론 방금 들었던 예시들이 옳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좀 더 인간적으로 바라봐주시면 정말 너무 감사하죠.



힙플: 올 댓은 성인 취향의 알엔비 그룹으로써의 이미지도 강해요. 특별히 의도해 온 색깔인가요?

E: 앞서 말씀드렸던 그 좀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위한 타겟팅이죠. 굳이 3~40대가 돈이 많아서라기 보단. 사랑에 관한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서 성인취향을 지향하는 면도 있고요. 물론 3~40대가 되어서도 연애를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뭐 어쨌든 힙합이나 알앤비 사실 이 음악의 본토는 미국인데, 그 곳에선 정말 말도 안 되게 야한(?) 혹은 직설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진 가사가 정말 많았죠. 뭐 그런게 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예쁜 모습만 보여주는 것 아닌 하는, 그러니까 너무 내숭떨듯 음악을 했던 것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혹은 아까 말했던 그 엄격한 윤리도덕적인 잣대에 뮤지션들이 너무 기죽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힙플: 올댓으로도 이미 많은 디스코그라피를 쌓았고, 또 여러 외부작품들로 이름을 알려 왔기에 이번 솔로 앨범 ‘디오라마(Diorama)’의 반응이 이전 결과물들에 비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E: 네, 기분이 좋아요. 너무 좋습니다. 아 정말 행복합니다.(웃음) 제가 다음 앨범을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여러분들께서 주십니다. 시기적으로도 굉장히 운도 좋았던 것 같고요. 여러 온라인 음원 사이트들에 올댓 앨범들 피드백 개수 다 합치면 제 이번 앨범 별점 평 개수랑 비슷하니까요. 이 이야기를 들은 콴은 “올 댓을 그만해야 될 때가 왔군요..” 라고 했죠. 농담이죠. 농담. 아무튼 아직 갈 길이 먼 미천한 음악인인지라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저 스스로도 ‘아! 어떤 부분이 발전하고, 어떤 부분이 좋아졌다’ 이런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어쨌든 100%만족은 못하고 또 그러니까 다음앨범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거겠죠.(웃음) 그리고 대중음악 상이던 힙플어워드건 리드머어워드건 혹은 다른 어떤 상이던 상 욕심은 이제 없습니다. 상이야 받으면 감사하고 기분 좋은 거고, 아님 말고 아쉬울 것이 없는 정도인데, 오히려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이런 별점 평이란 게 전 훨씬 값어치 있다 생각해요. 만약에 상을 받았어도 피드백이 많이 없었다면 슬펐을 것 같아요.



힙플: 이 반응 좋은(웃음) 솔로 앨범을 발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E: 작년에 힙플의 김대형 PD님과 고민 상담을 한 결과가 사실 이 앨범입니다. 그때 형님께서 여러 사람들과 콜라보 해보면서 앨범을 계속 내보면 어떻겠냐 라고 하셨는데 저는 알앤비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최대한 제 색깔을 살려주면서 같이 콜라보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 초점을 맞췄죠. 그때 추운겨울 문득 손을 내밀며 먼저 인사를 청했던 팔로알토(Paloalto)가 생각이 났고 평소 그 친구의 음악을 심심치 않게 찾아듣곤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런 저런 제의를 했었고, ‘I Like..’ 싱글과 ‘Day n Night’ 싱글 등을 함께 하게 되었고, 딱히 작업적인 스트레스 없이 너무 재밌게 작업 했어요. 저는. 팔로알토는 어땠는가 모르겠네요.(웃음) 사실 ‘for Love again’ 싱글에서도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팔로알토가 이곡은 노래로만 남겨 놓는 게 아름답겠다고 하여 그리하였죠. 그리고 ‘In Blue’같은 경우 극도의 슬픈 감정을 표현한 곡인데 제가 예전부터 이런 감정표현에 있어서는 우피(Woopy)같은 래퍼가 최고라고 아직도 생각합니다. 이친구가 대학교 때 전공이 영화여서 그런지 감정표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우피의 ‘나랑은 안 어울리는 사랑노래 (ft. Tidy)’ 꼭 들어보시면 우피라는 래퍼의 진가를 좀 더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실제로 이곡을 듣다가 눈물이 났었으니까요. 물론 그 곡에 제 상황과 감정이 이입되는 바람에..(웃음) 아무튼 이렇게 싱글을 발매하다가 곡을 모아서 발매했던 것은 아닙니다.



힙플: 네, 그래서 나온 질문이에요. 지난 해 2월부터 꾸준히 싱글로 발표한 곡들과 신곡을 합쳐 정규 앨범으로 묶은 형식이에요. 의도 되었던 바인가요, 아니면 곡이 쌓이다 보니 앨범을 발매하시게 된 건가요.

E: 네. 위에 하셨던 질문과 이어지는데 일단 처음에 싱글을 내면서 했던 생각은 우선 ‘부지런히 음악하자’ 였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개씩 싱글을 발매하자였어요. 그래서 어쩌다 한 달이 늦춰진 그 다음 달에는 한 달에 싱글을 두 개 발표했었죠.(웃음) 아무튼 그것이 모여 발표가 되었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애초에 계획은 이 싱글들 모두 제 1집을 위해 작업한 것이 맞습니다. 제가 생각 외로 참 단순한 사람인데 첫 싱글을 발표할 때 의외로 그런 먼 미래 생각을 했어요. ‘나도 1집을 해야 된다. 올댓이 정규 앨범이 두 장이나 있지만 나의 100%는 아니니까..’ 올댓은 사실 보통 리스너분들 인식엔 ‘올댓=콴’ 이니까요. 아무튼 그리고 보통 외국에서 하듯이 싱글로서의 선공개가 있었던 것이죠. ‘모아서 앨범이 됐다.’는 것 보단 ‘싱글로 선 공개를 했다.’로 하고 싶어요. 곡이 다 만들어져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1년 전부터 했던 것이니까요.



힙플: ‘큰 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유기적이거나 통일성을 갖기 보다는 여러 색깔을 한데 모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 네. 적당한 선 안에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까요? 전 보컬이기 이전에 프로듀서이니까요. 아직은 젊은 나이라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구요. 스스로의 오기이기도 하구요. 음악인에게 앨범은 포트폴리오이기도 하자나요. 앞으로 제가 어디서 무언가 들려줄 때 ‘난 이런것도 할 줄 안다’ 라고 하는 그런 느낌? 그런 느낌으로 작업을 했었던 것이죠. 'In My World' 같은 경우도 보사노바의 느낌이 녹아있는 곡이고 ‘안 생겨요’는 뭔가 그 록스러운 느낌이 녹아있고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음악적인 색깔은 곡마다 달라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뭔가 공중에 떠서 제 3자의 눈으로 보는듯한 다양한 작은 이야기들이 있는 그런 것인데, 마치 길을 걷다보면 헤어질 위기로 싸우는 커플도 있고(‘아닌 건 아냐’), 버스를 두정거장이나 전에 내려서 이쁜 여자의 번호를 따는 사람도 보이고(‘안 생겨요’), 웬 숙박업소 앞을 지나가면 그 건물 안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고(‘내게 들어와’), 정답게 너무 예뻐 보이는 커플이 지나갈 수도 있고 (‘I Like.., Can I Love?’), 정말 다 썩어가는 표정으로 방금 이별한 사람도 만날 수 있구요.(‘In Blue’), 혼자 저 멀리 창밖으로 멍 때리는 사람도 있고(‘Day n Night’), 웬 집 앞에 자리를 못 떠나고 서성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for Love again’). 마치 옴니버스 영화 같은 것을 애초의 컨셉으로 잡기도 했었죠. 어쨌든 ‘사랑‘ 이란 주제에 있어 많은 상황들을 최대한 담으려고 했습니다.



힙플: 노래를 직접 하게 된 계기는 어떤 건가요?

E: 올댓의 작업 방식은 서로의 장점이나 색깔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의 작업이거든요. 제가 곡을 쓰면 콴이 멜로디 메이킹과 가사, 그리고 저는 또 그것을 어레인지하는 것이 보통의 올댓 작업 방식이죠. 그래야만 나오는 게 올댓의 색깔이고요. 하지만 어떠한 곡에 있어서 혼자서 작업을 처음부터 다 하면 자신의 색깔이 확실하게 나오니까요. 제 앨범에 음악들과 올댓의 음악 그리고 요즘 콴이가 공개하는 믹스테이프의 음악들을 다 들어보시면 스타일이나 색깔, 방향이 전부 다 달라요. 그리고 올댓으로 활동 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넌 노래 안 해?’였어요.(웃음) 그래도 어쨌든 이번앨범에서 전곡에 모든 노래를 다 한 것은 아니고 인스트루멘탈 트랙도 네 곡이나 수록했던 것은 저의 메인메뉴는 프로듀서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래도 사실.. 노래하는 것도 많이 좋아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지르는 곡도 아니고 하다 보니 가성창법으로 좀 편안하게 달달하면서 새벽에 들으면 어울릴 곡들을 만들게 된 거죠.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음악만 시원하게 싸지른(?) 앨범입니다.



힙플: 이 노래를 들어보면, 평소 말하는 톤과는 아주 괴리감이 있는 색깔의 보컬 톤이에요.(웃음) 좋아하셔서 그런지 연습을 오래 해 온 느낌인데요?

E: (웃음) 연습을 따로 하진 않아요. 공연 때는 전에 조금 연습을 합니다만. 그냥 평소에 혼자 있을 때 늘 흥얼거리고 노래를 부르는 습관이 있어요. 전 옆에 사람이 있으면 잘 안 그러는데 라임어택은 옆에 누가 있든 없든 노래 잘하던데, 그 철판(웃음)이 부럽네요. 아무튼 혼자 있을 때 좋아하는 곡 크게 틀어놓고 혼자 많이 따라 불러요. 혼자 취해서 부르는 그거 뭔지 아시죠? 그러다 너무 좋으면 가사도 찾아보고 저도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지만 그 이전에 음악을 즐겨 듣는 리스너이니까요. 방금 말씀 드렸던 것처럼 막 집중해서 들어야 되는 음악이 아니고 그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 만한 그런 조용히 흐르는 음악. 그런 것이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저의 평소 목소리가 참 밤에 들으면 무서울 수도 있는 “헬로 시드니?” 하는 목소리라서 조금 내숭을 떨어봤습니다. 근데 이렇게 가성으로 하다 보니 제 진성이 더 싫어요. 근데 괴리감에서 너무 웃으시네요.(웃음)



힙플: 거의 모든 곡에 보컬리스트로 나섰는데 VEN, Nu Soul/수민 에게 보컬 자리를 내준 건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E: 누구나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면 그 곡마다 원하는 분위기나 색이 있자나요. 그리고 그 원하는 분위기와 색을 내기위해 꼭 필요한 악기나 보컬이 있기 마련이구요. 이건 저만의 기준일 수도 있지만 예를 들어 ‘김치찌개에는 양파가 들어가면 안돼. 달아져’ 라던지 하는 뭐 그런 원하는 색을 내기위해 제가 보컬로서 표현 할 수 없는 부분들을 곡에 맞게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줄 수 있으면서도, 이미 주목을 많이 받았던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알앤비 씬의 발전을 위한 좀 더 신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선택한 결과랄까요? 아무튼 벤이 참여했던 ‘아닌 건 아냐 H-A-N-N-A’, Nusoul과 수민이 참여한 '내게 들어와’ 다 너무 재밌게 작업했어요. 벤 이가 슬럼프라 작업이 늦어지고 심지어 연락조차 잘 안돼서 사실 살짝 좀 미워지려했는데 다행히 연락이 됐고 결과물이 나왔을 땐 그런 마음은 싹 잊었죠. 아무튼 VEN이와 보컬멜로디는 같이 만들었고, 가사도 함께 쓰기로 했었는데 연락이 안 되어서(웃음). 근데 그래서 다행이었던 것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 곡의 가사를 다 썼죠. 그래서 스스로 더 의미 깊었던 것 같고요. 그 후에 딥플로우의 랩 부분도 꼭 들어가야 되는 상황이나 단어들을 자세히 설명해줬죠. 그리고 완벽하게 제이야기가 들어간 곡이 되었어요. 보통 한곡을 완성하면 뿌듯하고 보람찬데, ‘for Love again’ 도 그렇고 이 곡도 그렇고 다 만들고 보니 제 얘기라 그런가? 오만감정이 교차했었어요.


힙플: 래퍼 피처링은 주로 어떤 기준으로 진행하는 편인가요?

E: 래퍼 피처링 또한 마찬가지겠죠. 보컬과 다를 게 없이 제가 원하는 색을 가장 많이 살려줄 사람이 우선이고, 두 번째로 중요한건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너무 까다롭지 않은 사람. 그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팔로알토나 우피, 딥플로우, 벤, 누소울, 수민 그리고 State B형 기타에 쟈니, 건반에 종근이 형.. 저와 작업할 때 까다로운 면을 보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거 같아요. 이럴 땐 오히려 이 앨범을 전체로 끌어가는 제가 까다로워야죠? 근데 저조차 까다롭게 굴었다기보다 한 곡 한 곡 너무 다 재밌게만 작업했어요.



힙플: 당연히 이번 앨범도 프로듀싱을 모두 진행했는데, 올댓 곡을 작업할 때와 차이점이 있었나요?

E: 이번앨범은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했다’ 라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면 차이네요. 그리고 일부러 제 앨범에선 콴과의 작업은 하지 않았어요. 우선.. 콴과 작업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제가 보컬로서 어떠한 느낌을 냈던 것이 콴의 보컬스타일과는 딱 맞지 않는 경우가 좀 많아요. 이 앨범은 올댓 앨범이 아니니까. 그래서 일부러 콴의 참여는 없었습니다. 뭐 콴이랑 하는 건 올댓의 다음 앨범 때 또 시원하게 많이 들으실 수 있으실 테니까요.



힙플: '안 생겨요..' 같은 경우의 트랙을 만들 때의 마음가짐은 사뭇 궁금해요. 비교적 느린 템포의 곡들로 채워진 앨범에서 말이죠.

E: (웃음) 마음가짐은 즐겁게 하자로 다 작업했으니, 딱히 다른 곡들과 그런 면에선 다르지 않죠. 다만 보이비(Boi B of 리듬파워)라는 래퍼가 워낙 괴상한 캐릭터잖아요? 랩은 잘하는데 뭔가 그 표현을 못하겠네요. 아무튼 그 어떤 격한 유쾌함?? 그걸 도저히 알앤비나 슬로우잼으로는 살리기엔 너무 안 어울렸어요. 그래서 뭔가 유쾌함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습니다.



힙플: 말씀드린대로 솔로 트랙은 쉽게 설명해서 네오 소울 혹은 아주 느린 템포의 곡들을 선호하는 듯한 인상이 강해요. 궁극적으로 지향하실 스타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E: 네 이건 확실합니다. 제 음악은 점점 더 느려질 거예요. 느린 건 더느려지고 빠른 건 더 빠르고. 제가 정말 잘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신나는 음악을 만들기인데요. 이건 아직도 좀 스스로 어렵네요. 제 감성이 좀 많이 우울하고 어둡고 그런 가 봐요. 사실 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하곤 하는데, 요즘은 안 그러려고 많이 스스로 다잡곤 합니다. 어쨌든 제 평소 생각이나 감정, 경험 그대로 음악으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제 음악을 들으실 때 좀 더 이해가 되실 거예요. 아.. 이 사람이 이 곡을 만들었을 땐 ‘정말 많이 힘들었고 슬펐겠구나.’ 정도 생각해주시고 혹시라도 그 감정이 느껴지고 공감이 가셨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힙플: 힙합 뮤지션들과의 교류도 꾸준하신데, 알엔비 프로듀서로만 인식되는 부분에서는 어떠세요?

E: 저는 알앤비 프로듀서입니다. 어디에 가서도 어떤 음악을 하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알앤비 음악을 좋아하고 또 만든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머니래인(Money Rain)싱글 ‘We make it rain'도 그랬고, 간혹 힙합음악을 들려드린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알앤비 뮤지션입니다. 오히려 그 힙합과 알앤비의 경계가 좀 많이 허물어 졌으면 하는 바람도 늘 가지고 있고요. 듣는 음악을 딱히 가리진 않는데 아무래도 알앤비 소울 음악을 즐겨듣는 편이라 그 영향도 크네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잘 모르실텐데 제가 광고영상음악작업을 짜잘한 것 하나하나 다 따지면 약 3년간 약 30개가량 작업했어요. 심지어 그 중엔 동요도 두곡 있었고, 라운지, 록, 클래식한 오케스트레이션 곡, 빠른 템포의 가요 곡, 펑키(funky)한 힙합 뭐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엠넷에서 나왔던 이센스가 나레이션 하는 반스 광고, 닥터드레 헤드폰 바이럴 영상 등등 여러분들이 지나가며 보셨던 것도 몇 개 있을 거예요. 아무튼 그러면서 제 스스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데 도움도 많이 되었습니다. 광고영상음악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적절히 저렴하게 해드립니다.(웃음)



힙플: 알겠습니다. 그럼 애착이 가는 솔로 곡이 있다면요?

E: 'for Love again' 이 개인적으론 참 애착이 가는 솔로곡이네요. 실제로 굉장히 슬프던 시기에 쓴 곡이고, 곡을 써놓곤 머릿속에 계속 맴돌던 중에 우피와 또 누구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몇몇 지인 더 해서 술을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보통 술을 먹으면 신나져야 하는데, 그날따라 전 더 우울해지드라고요. 그래서 그 길로 집으로 왔어요. 새벽이었는데 그 곡을 틀어놓고 바로 가사를 쓰고 술에 약간 취한 상태에서 노래를 녹음했어요. 그 곡의 브릿지 부분은 예전에 발표하지 않았던 제 대학 시절 습작 같은 곡에서 따왔어요. 그 곡은 그 여자를 위해서 썼던 사랑 곡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브릿지 마지막에 ‘기억해 이 노래~’ 라고... (웃음) 부끄럽네요. 어쨌든 거의 대부분의 곡의 주인공은 같은 분이네요.



힙플: 타이틀곡으로 정한 두 곡은 어떤 연유에서 타이틀곡으로?

E: 사실 그 두곡은 굉장히 시간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요. 많이 사랑하는 애인과의 데이트가 있었어요. 남자는 좀 늦었지만 최대한 빨리 도착해서 여자를 만났고 둘은 사랑을 나눴어요. 밤.새.도.록. 여기까지가 ‘내게 들어와’ 입니다. 그리고 늦은 새벽잠이 들고 해가 떴어요. 남자가 좀 부지런한 타입이라 먼저 일어났는데 여자가 팔 배게를 하고 딱 잠을 계속 자고 있어요. 물론 자는 척이겠지만 남자는 이런 모습이 정말 예쁘게 느껴지니까요. 물론 전날 술과 라면을 많이 드셨다면 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 나는 당신이 너무 예뻐 죽겠는데 어쩌지?’ 라는 느낌으로 마무리 되는 앨범이랄까요. 그래서 최대한 달달하게 마무리 지었어요. 그리고 ‘내게 들어와’ 같은 경우는 정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던게 그 작업당시 누소울과 수민양 그리고 저 셋이서 완전 이런 스타일의 곡에 뇌와 심장을 지배당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감성도 비슷하고 하니까 가운데 노트북 하나 놓고 음악 틀어놓고 흥얼거리면서 녹음하고 해서 보컬 가이드 하고, 가사를 모여서 또 이런저런 재미난 음담패설들을 주고받다가 진짜 깔깔 거리면서 이 가사를 다 쓴 것 같네요. 작업 자체가 너무너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것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선호하는 작업방식이구요.



힙플: 솔로로서, 그룹으로써 계획을 부탁드릴게요.

E: 사실 지금 저는 제 솔로 프로듀서 앨범, 팀 메이트 콴 또한 솔로 믹스테잎으로 각자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올댓이라는 팀으로 지금까지 앨범만 6개를 발매했는데 이제는 잠시 각자의 활동을 하고서 좀 더 개인적인 자기 성찰(?)과 발전의 시간을 갖은 후에 다시 모여서 올댓 3집으로 찾아뵙게 된다면 훨씬 더 멋진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올댓이라는 팀은 서로에 대한 선택권이라는 것은 없자나요. 팀이니까, 당연한 거긴 한데 저도 다른 사람과 작업을 하면서 올댓으로 활동 및 작업 할 때 못 느꼈던 점들, 콴이도 반대로 다른 프로듀서들과 작업을 하게 되면서 느낄 못 느꼈던 그런 점들, 그런 것을 많이 느끼고 나서 올댓으로 다시 앨범을 발매할 땐 훨씬 성숙하고 멋진 음악이 될 것이라고 서로 같은 생각을 했더라고요. 팀을 몇 년째 오래하니까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나올 앨범들도 정확히 언제 앨범이 나올 거라 말씀 드릴 순 없지만 너무 늦지 않게 열심히 달려서 완성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올댓 인터뷰 땐 서로 안 친하다고 했는데. 사실 그때 보단 친한 것 같아요 이제는.(웃음)



힙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E: 인터뷰를 쭉 다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국내 알앤비/소울씬은 힙합씬과 따로 생각하는 순간 정말 너무너무 작고 초라해지는 규모입니다. 물론 멋진 뮤지션 형님들, 동생들, 동료들 많지만 아직 뭔가 이렇다 할 만 한 큰 것은 없죠. 아무래도 노래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가요의 범주로 넘어가기 때문에(웃음). 어쨌든 혹시라도 제 앨범을 듣고 마음에 드셨다면 여러분 한분 한분이 앞으로의 알앤비/소울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세요. 이것은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고 계속 제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힙합과는 또 다른 진한 매력을 지닌 이런 음악들을 앞으로도 20년, 30년 나이를 드시더라도 계속 많이 사서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저는 계속 남 부끄럽지 않은 감동적이고 좋은 음악으로만 찾아뵐 수 있도록 항상 노력중이니 계속 지켜봐주세요.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인터뷰 |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이치원 트위터 ( | http://twitter.com/… 올댓 커뮤니티 ( | http://club.cyworld.com/…

12 Comments 이정인

2012-07-30 02:02:35

이치원님 영상으로 봤을때 웃긴 캐릭이셔서 호감받았었슴요 ㅋ 음악도 굳굳굳,!! 아 인터뷰에 나온 노래 들어봐야짘 ㅋㅋ

김유진

2012-03-12 17:44:11

노래 잘 듣고 있어요ㅎ

황상현

2012-03-09 16:15:44

1빠 윗공기2022년 3월 17일 (목) 03:03 (KST)~

힙합전도사

2012-03-09 20:57:46

와진짜 백만년만의 인터뷰 ㅋㅋㅋㅋㅋ

우왁키

2012-03-09 21:23:06

3빠~!

김태균

2012-03-09 21:25:58

인터뷰 멸종된 줄 알았는데 자생하고 있었네!

이예지

2012-03-09 23:35:26

5 조으다조으다

정유리

2012-03-11 00:09:42

멋있따 멋있따

김승준

2012-03-12 09:02:59

그 사건 때문에 많이 상처가 되었을 텐데 의연하게 멋진 음악으로 자신을 증명해 내는 모습이 멋있습니다ㅇㅇb 근데 We Make it Rain 유럽차트에서 1위 했을 때 뭔가 좋아하셨을 것 같았는데 R&B에 대한 얘기밖에 안하네요. 이 R&B 밖에 모르는 바보ㅋ; 농담이고ㅋ 앞으로도 멋진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존경합니다ㅇㅇb

구자관

2012-03-12 12:06:49

음악 정말 기분 좋게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작업물 기대할게요

최인용

2012-03-14 17:29:46

노래 잘 듣고 있습니다 ㅋㅋㅋ 노래 너무 좋아요!

QT

2012-03-24 14:17:59

벌써 4년째..노래 잘 듣고있어요!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2748&page=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