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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인터뷰 디즈 (De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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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0월 15일 (금) 03:23 판 (새 문서: title: [회원구입불가]Melo2012.08.29 22:50추천수 3댓글 7 hiphople_deez_1.jpg [Music Salon] 디즈 (Deez) 디즈(Deez)의 음악을 들어본다면 그가 어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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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회원구입불가]Melo2012.08.29 22:50추천수 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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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alon] 디즈 (Deez)


디즈(Deez)의 음악을 들어본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굉장히 빨리 이해하겠지만 그를 글로 설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한 그의 디스코그라피만으로는 디즈의 음악적 깊이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군대에 있으면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날 이후로 처음 하는 인터뷰라니 왠지 인터뷰를 하는 나도 덩달아 긴장되었다. 'Sony/ATV'의 정효원 차장님과 함께 반갑게 맞아줘 따라 들어간 그의 작업실은 아티스트를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특했다. 조금은 어색하게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디즈라는 아티스트의 매력과 재능을 알아갈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LE: 반갑습니다. 먼저 힙합엘이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Deez: 안녕하세요. 디즈(Deez)라고 하고요. 올해 초, 2월에 전역해서 다시 활발히 활동하려고 하고 있고, 2집을 준비하고 있는 디즈입니다.






LE: 우선 좀 늦었지만 전역 축하 드립니다. (전원 박수)


제일 축하할 일이네요.






LE: 개인적으로도 바라던 일이고, 다른 분들 군생활은 잘 가는데 디즈님 군생활은 잘 안 가더라고요 (웃음)


이등병 때는 다들 똑같잖아요. 힘들고. 일병 때부터는 음악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었어요. 수색대여서 몸이 상당히 힘들었는데, 그런 데서 얻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같은 걸 날려보내려고 주말이나 틈날 때마다 진짜 많이 공부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LE: 그러면 부대 안에서 나름대로 갈증을 풀 방법이 있었던 건가요?


일단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음악을 이등병 때 허락을 받아서 CD로 들을 수 있게 되고, 제가 머리 속에서 음악을 재생한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게 있어서 잘 때 한번씩 좋았던 음악들을 떠올리고, 또 제 앨범을 모니터링 하고. 또 제가 앨범을 (군대에) 가서 받아 봤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부족했던 부분이라든지 생각하고, 2집 스케치도 하고, 여러 가지 그런 계획들을 짰죠. 그리고 이 스튜디오도 거기서 계획을 하고 나오자마자 바로 만들었던 거예요.






LE: 음악으로 포상 받을 일은 없었나요?


많았죠. 저 같은 경우에는 일반 친구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서 밴드를 만들어서… 남자의 자격 보면 합창단 같은 거 있죠. 그런 느낌으로 3,4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을 한번에 포상휴가 보내준 적도 있고. 기회가 몇 번 있었어요. 근데 좀 힘들었죠. 준비하느라. (웃음)






LE: 많은 분들을 포상도 보내주셨군요.


그게 제일 뿌듯한 일인 것 같아요.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LE: 연예사병이나 이런 거에 대한 욕심은 없으셨어요?


있었는데, 한 번 시험을 봤었어요. 면접을 보러 갔는데 음악적인 장비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 여긴 아니다.’했죠. 그래서 면접을 대충 보고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거기 가면 정말 저는 음악을 바로바로 접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전 오히려 일반 부대에 있었던 게 더 도움이 된 거 같아요 . 만약 거기 갔으면 더 찌들어 나왔을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도망가다시피 군대를 갔거든요. 힘들어서. (웃음)






LE: 군생활을 하다 보면 섬세함이나 감정적인 부분이 상처 입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근데 오히려 늘어서 나온 것 같아요. 진짜로. 그래서 그 에너지들을 2월부터 막 쓰다 보니까 지금은 잠깐 방전되었다가 다시 차는 중이에요.






LE: 휴가를 나와서도 작업을 하셨었다고…


네. (스케줄표를 가리키며) 휴가를 나오면 이런 식으로 스케줄 표를 만들어요. 그때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무슨 작업을 해야 되고, 이런 식으로 체계적으로 안 하면 보통… 4박5일 처음 휴가 나와서 그냥 가버리잖아요. 한번 경험을 했거든요 그걸. 그게 너무 망연자실 한 거예요. 도대체 4박5일 동안 뭘 한 건가 싶고. 그러니까 계획을 치밀하게 안 짜면 그런 작업들을 할 수가 없어요.






LE: 그래서 부대 안에서 미리 짜놓고…


네. 전날에 계획한 다음에 열심히 했죠. 근데 막상 (휴가) 나가서 좋은 거 만든 적은 별로 없어요. 그냥 자기 만족이죠. 놀지는 않았다. 그런 거.






LE: 최근 노이즈맙 앨범 참여도 그렇고, 이번 2PM의 우영의 앨범에도 그렇고.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고 있어요. 전역 이후로는 한번도 안 쉬고 계속 작업하고 계신 건가요?


일단 저는 군대 안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실체화시키는 걸 연습했죠. 이게 실제로 구현이 될 것이냐. 다음 앨범에서는 [Get Real]을 훨씬 뛰어넘는 작품을 해야 하니까 곡들은 많이 썼거든요. 한 200곡? 군대 안에서 많이 썼는데 편곡은 이제 진행될 거고. 저는 급하지는 않아요. 저는 다작에 대해서 안 좋은 시각으로 보거든요. 전 100개의 노멀한 작품보다 임팩트 있는, 의미 있는 한 작품이 더 남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체화시키기 위해서 연습을 많이 했고, 그 와중에 다른 가수들과의 작업도 하고 있고요.






LE: 곡에 대한 얘기 같은 건 뒤에서 더 하도록 하고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서 저희 인터뷰가 조금 길다는 점 미리 말씀 드리고요. 근데 또 길게 하신 적도 있으니. 깔끔하게 갈게요. 우선 디즈라는 의미 같은 게 있으신지.


한글로 하면 바닥이란 뜻이에요. 바닥인데, 그게 의미가 초심을 잃지 말자 라는 뜻이고. 영어로 해석했을 때는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가, 음악을 디자인한다는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그 두 가지 의미를 같이 사용하는 거죠.






LE: 디즈라는 이름은 언제 짓게 된 건가요?


아마 [Envy Me] 앨범이 나오기 좀 전일거예요.






LE: 그 전까지는 특별히 이름이 없었나요?


마음에 드는 게 없더라고요. 일단 이름 자체가 디자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미술을 했었기 때문에 그런 거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여기(스튜디오)도 제가 구조적으로 음악이 잘 나올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거라서 다 의미가 있어요 저한테는. 색깔도 의미가 있고. 그냥 음악이 군대 가기 전과 지금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가 생각할 때는 모든 게 음악화된다? 공기라든지, 내 느낌이라든지 어떤 모든 것들이 다 음악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거죠. 그게 많이 달라졌죠.






LE: 이 스튜디오를 계획하실 때 되게 오래 걸리셨을 것 같아요.


불과 한 달 만에 다 했어요. 근데 그 계획이 어설펐으면 절대 불가능했겠죠. 저희 회사 쪽 패밀리들이 많이 도와주고. 저는 뭐 더러운 건 안 했어요. (웃음) 꼭 필요로 한 것만.






LE: 뻔한 질문이긴 하지만 처음 음악에 관심을 가졌을 때 들었던 노래는 무엇이었나요?


아, 이건 너무 광범위해요. 관심을 가졌을 때? 중학교 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음악을 들었는데, 그 계기가, 둘다 우리나라에 공연을 왔었잖아요? 그 분들이 오셨을 때 보고 충격을 먹었죠. 그때 당시에 우리나라에 돌고 있던 음악들과 저들이 갖는 차이점이 뭘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그럼 저런 편곡은 어떻게 할까? 저걸 어떻게 씨디로 만들고, 테이프로 만들까? 이런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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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음악을 접한 시기부터 음악을 만들었다고 알고 있어요.


네. 그때는 상황이 어려워서 컴퓨터나 이런 걸 갖출 수는 없는 여건이었고 누가 기타를 버려놨었는데 그걸 줄을 사서 튜닝을 해서 말도 안 되는 걸 하기 시작했죠. 중학교 때부터. 어렸을 때 집이 그래도 좀 살만할 때 피아노를 잠깐 배워놓은 게 있어서. 근데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귀를 되게 중요시하거든요. 듣고 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이론적인 게 물론 필요한데, 귀로 들어서 그게 어느 정도 머리에 정형화된 다음에 이론을 더했을 때가 제일 완벽한 것 같더라고요. 아무리 화성학 같은 걸 공부를 해도 그건 그냥 수학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은 많이 해봤어요. 이론이 먼저인지 아니면… 그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이런 문제인데, 그래서 저는 이론이 어떤 보존의 목적이 있는 거고 아니면 더 훌륭했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기록을 보면서 공부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어렸을 때는 그런 걸 잘 몰랐기 때문에 귀로 듣고 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귀가 많이 발달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코드나 화성 관련한 것도 금방 익히고 했어요. 기타를 배우지는 않았는데 교본을 사서 하고 코드를 익힌 다음에 옛날에 마이마이라는 카세트 플레이어 있잖아요. 거기다 녹음하고 그랬어요. 그랬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래된 일이네요.






LE: 이렇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원동력이 있었다면?


저는 지금의 꿈이나 그 때의 꿈이나 똑같아요. 저 별을 딸 수는 없잖아요. 근데 딸 수 있을 거라는 그런 희망? 저한테는 그때도 멀었고 지금도 멀어요. 근데 평생 그렇게 행복하게 노력하다가 가는 게 진짜 뮤지션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공부를 하게 되고.






LE: 음악을 처음 접할 때가 몇 살쯤이셨어요?


음악이요? 한 14살 쯤이었을걸요?






LE: 근데 미술을 하셨다고 하셔서…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은 계속 했었고 학교에서 좀 활동을 했는데… 고등학교 진학할 때 미술과 음악 사이에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LE: 그래서 어떤 걸 고르셨었나요?


결국엔 음악을 선택했죠.






LE: 그럼 처음부터 음악을 직업으로 해야겠다는 그런 게 있었나요?


저는 지금도 음악을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음악을 대할 때는 항상 낮은 자세이기 때문에 제가 이걸 다룬다, 이런 개념이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게는.






LE: 독학으로 계속 하셔서 그런지 음악 이론을 거부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아뇨. 거부하지 않아요. 제가 아이들도 가르치는데요. (전원 웃음) 말씀 드렸다시피 이론을 먼저 접한 상태에서 음악을 만들면 그런 케이스를 많이 봤어요. 되게 정형화된 케이스. 그 어떤 사람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저는 이론을 나중에 습득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훨씬 더 자유롭게 나오는 것 같아요. 적재적소에 이론을 사용하고. 당연히 이론을 안 가르치면 말이 안되죠. 이론은 필요한 거고 안 그러면 기본적인 잼 같은 게 안되니까요. 근데 제자들한테 처음부터 악보로 가르치지는 않아요. 일단 귀를 트레이닝 시켜야 하니까요.






LE: 그럼 어떤 방식으로 강의를 시작하시나요?


첫 강의는 무조건 마인드부터 시작해요. 제가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섯 가지 정도가 있어요. 일단 0번으로 마인드를 가르치고요. 그 다음 음감, 리듬감, 창의성. 그 다음엔 감성.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저에게는 그게 다인 것 같아요. 그것만 갖추면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겠죠. 근데 힘들죠 물론. 속된 말로 자기를 정말 갈구어야 돼요. 자기랑 타협하는 순간, 그 슬럼프를 못 끌어당기고 극복하지 못하는 거죠. 최근에도 방전되어서 죽을 뻔 했어요.






LE: 레슨은 지금도 하고 계신 거예요?


소수만 해요. 제 작업 시간이 없어져서 많이 하지는 않아요. 나중에 크루로 데려갈 사람들 정도.






LE: 한 때는 최대 55명까지 가르치셨다고 들었어요. 55명이면 거의 노량진 재수학원 종합반인데… (웃음) 그러면 55명을 한꺼번에 가르치신 거예요?


사실 정말 스케줄 빠듯할 때도 (레슨이) 제 주업은 아니었어요. 원래 하고 있는 제 음악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때는 몰아서 한 번에 할 때도 있고. 근데 사실 모아놓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웃음) 정말 음악을 가르치려면 일단 교류를 해야 해요. 이 사람과의 유대관계가 있어야 하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55명을 데려다 놓고 이건 이거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신뢰를 할까 의문이 돼요. 그렇게 하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을 거예요 아마. 믿음이 없으면 늘지를 않아요. 그게 중요한 거예요.






LE: 약간 상상이 안되는데… (웃음)


반 쪼개서 할 때도 있었고, 웬만하면 한 사람의 레슨 타임을 줄이더라도 한 명씩 일대일로 하는 걸로 했어요. 근데 몸이 죽어나죠 정말.






LE: 지금까지 많은 분들을 가르치셨는데 혹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거나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나요?


걸스데이(Girls Day) 민아라는 친구가 활동하고 있고요. 근데 아직 뭐… 사실 저는 약간 뮤지션 지향이라서 연예인 쪽의 길을 택하는 친구들한테는 뮤지션을 강요하고 싶지 않거든요. 어떻게 보면 놓아준 거죠. 제 음악을 하면서 제가 ‘아, 쟤 내 제잔데. 안타까워라’하고 있어봤자 뭐가 남아요. 그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냥 열심히 하고 잘 하고 있으니까 응원해주고 하는 거죠.






LE: 뮤지션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곧 커밍 순입니다.






LE: 기대하겠습니다. 그러면 보컬 같은 경우는 트레이닝을 받아 보신 적 없나요?


있어요. 아시겠지만 기획사 있을 때는 받아봤죠. 박선주 씨에게도 받아봤고, 코러스 제일 많이 하시는 김현아 씨에게도 받아봤고. 그랬는데 분명히 그 분들의 기량이 정말 있지만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사실 저랑 음악적인 취향이 100% 맞진 않았어요. 필요하니까 했던 거고… 아까도 유대관계에 대해 얘기했었잖아요. 그게 왜 중요한 거냐면 제가 만약 무언가를 배우는데 그게 제가 원하는 거랑 다르다면 제가 스스로 그릇을 안 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분들이 뭘 주려고 해도 제가 담지 못하고 넘쳐 흐르는 거죠. 그렇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LE: 나름대로 독이 된 부분도 있고, 약이 된 부분도 있고?


독이라기보다는, 반드시 거쳐봐야 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더 좋은 걸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보면 제 자신을 찾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과정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LE: 보컬도 레슨 하시는 중이시죠?


네.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싱어송라이터를 다 지향시키기 때문에… 왜냐하면 만약에 작곡가를 하더라도 노래를 못 부르잖아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디렉팅이 안돼요. 그리고 어레인지가 안되고. 예전에는 음악을 따로따로 생각했어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또 가사를 계속 쓰려고 하는 이유가 다 하나인 거죠. 서로 동떨어져 있으면 안 되는 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그게 다 합쳐지면 프로듀싱이 되는 거고. 그 사람의 색깔이 정말 묻어 나오기 위해서는 다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LE: 그럼 혹시 가요를 준다든지 할 때 이렇게 말씀 드리면 뭐하지만 가사하고 곡하고 패키지로 넘기는 경우도 있나요?


그쪽에서 그렇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죠. 왜냐면 저한테 곡을 주문할 때는 이유가 있어요. 일반 대중가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저에게 주문을 하는 거거든요. 저만의 메이커가 있기 때문에. 저만의 곡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요를 만들 때도 자세히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추구하는 편곡 방향이 있어요. 저는 항상 제 색깔을 넣으려고 하고 해요. 그게 코드 진행이 되었든, 소스 질감이 되었든 편곡법이 되었든 간에. 특히 저는 보컬 어레인지에서 코러스 라인들까지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게 다 패키지죠.






LE: 이제 커리어 얘기로 들어가보면 처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BMK 씨와 함께 했던 곡인데 당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그때는 박선주 선생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셨었죠. 오디션을 보게 해주고 맘에 들어 하셨어요. 그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프로듀서 분이 R&B 보컬을 필요로 했는데 제가 딱 맞아 떨어진 거죠. 물론 그때는 되게 못했죠. 지금이랑 비교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어린 나이에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LE: 그때 나이가 몇 살이었나요?


그때 아마 19살 때였나, 20대 초반이었나 그랬을 거예요.






LE: 회사를 들어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회사를 들어가시게 된 건 어떤 계기였나요?


그게 사실 (들어갔던 회사가) 되게 많아요. (웃음) 일단 길거리 캐스팅된 적도 있고. 그냥 오디션 봐서 된 적도 있고. 그냥… 제가 직접 갔던 적도 있고. 아니면 그냥 와서 한 번 봐라 해서 본 적도 있고.






LE: 길거리 캐스팅도…


네. 옛날에 어렸을 때.






LE: 외모로?


모르겠어요. 왜 저를 캐스팅했는지… (전원 웃음) 그걸 제가 알까요? 그 사람들이 절 잡은 건데…






LE: 그렇게 BMK 씨와의 작업 후에 나온 결과물이 비의 앨범이에요. 앨범에서 2 곡을 같이 하셨는데, 비의 작곡가라는 수식어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때는 뭐 이거 저거 가릴 상황이 아니었죠. 일단 (저를) 노출시켜야 되니까. 현실적으로 얘기했을 때. 그때는 되게 작게 시작했기 때문에. 제가 [Envy Me] 앨범이 잘 되고 말고를 떠나서 저한테는 그게 어떤 일종의 의미였거든요. 내가 내 옷을 입고 말아먹든 말든 간에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라는 마인드였어요 근데 의외로 알아주시는 분들이 생겨나더라고요. 그렇게 지금의 회사도 만나게 된 거고. [Envy Me]가 절 살렸네요. (웃음)






LE: 네. 근데 사실 비의 앨범의 두 곡이 세간에 그렇게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어요.


저는 근데 미리 말씀 드리지만 그런 건 욕심 없어요. 만약에 제가 진짜 히트 같은 것만 봤으면 엄청 만들어 냈겠죠. 저 진짜 빨리 만들거든요. 근데 그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거죠. 저는 지금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 싶은 거예요.






LE: 그 두 곡이 느낌이 많이 달라요. 그런 것도 있지만 두 곡 다 나름대로 비라는 가수랑 잘 맞는다는 느낌도 들고. 특히 “You”같은 경우에는 흔한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함께 작업했을 때 어땠나요?


“You”라는 곡은 원래 그 앨범에 실릴 곡이 아니었는데 지훈 씨가 너무 좋아했어요. 저는 아 그러시냐면서 (웃음) 작업해드리겠다고 해서 했죠. “Only You” 같은 경우도 역시 그 곡을 맘에 들어 하셔서 녹음을 하게 되었어요. 근데 제가 전날 제발 나에게 ‘코러스만 시키지 마라’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가이드할 때 그걸 제가 녹음을 했으니까. 근데 아니나다를까 시키더라고요. 되게 맘에 들어 하시면서 나머지 코러스도 많이 부탁을 하셔서 “Fresh Woman”이라는 곡까지 편곡 리믹스도 해드렸어요. 일단 (지훈 씨는) 되게 프로에요. 진짜 프로다운 프로? 딱 보면 그런 말 밖에 안 나와요. 완벽하다. 그냥 진짜 정말 프로 가수답게 잘한다. 그리고 저 정도 위치에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하려고 할까. 저한테 계속 물어봐요. ‘지금 괜찮아요?’, ‘작곡가님 괜찮아요?’ 전 좋은데. 전 좀 깐깐한 편이에요. 근데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비에 대한 가창력이 있잖아요. 그 수준이라 생각하고 별로 기대를 안하고 갔는데 그때가 마침 영화 닌자 어쌔신을 찍고 왔을 때라 성량이라든지 이런 게 풍부할 때라 소리가 쫙쫙 뻗어주더라고요. 그래서 ‘아, 좋다’하면서 신나게 작업했죠. 제가 원래 보통 녹음할 때 13시간 정도를 하는데 그때 두 테이크 만에 뽑은 것 같아요.






LE: 그러면 가수 말고 그냥 인간으로서의 비는 어떤가요?


글쎄요. 그건 좀 판단하기가 힘든 게, 제가 그 분에 대해 100% 다 아는 게 아니라 그렇지만 얘길 들은 게 있죠. 근데 그건 그 분의 사생활이고 그런 거니까 이 정도에서. (주변에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일단 그 분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는 그 분의 지위가 그걸 얘기해주고 있잖아요. 저는 노력 없이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LE: 군인과 민간인의 시간이 바뀌었는데 한 마디 해주신다면?


정말 이 무더울 때 고생하고 계시는 여러 후배들과 수색대에 있는 아직 전역하지 못한 후임들에게 참… 잘 살아남으라고 얘기해주고 싶고 정말… 근데 저는 진짜 거기서 상담하는 역할도 많이 했어요. 나이가 있는 상태로 갔기 때문에. 너희들이 조금만 더 나이를 먹고 군대를 왔으면 여기서의 시간이 정말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얘기해요. 좀 더 성숙해서 왔으면 그냥 무슨 발 무슨 발 하면서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그 아까운 시간들을 그냥 흘려 보내니까. 그래서 공부하라고 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나가서 뭘 할지 계획을 짜라고 강요를 했죠. 근데 대부분은 안 해요. (웃음).






LE: 군대에 계실 때 채의림 씨가 컨택했던 게 꽤 많이 알려졌는데 중화권 가수들과도 계속 작업하고 계신가요?


최근 6월에도 타이완에 갔다 왔고 거기서 곡을 같이 작업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잘하는 분들은 정말 잘해요. 그리고 또 영어를 많이 쓰는 쪽이라서 뭔가 달라요. 일본과는 느낌이 사뭇 달라요. 그래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는 계속 가리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웬만하면 노래는 좀 잘하는 사람과 작업하고 싶어요.






LE: 그러면 다른 가수 분들과도 계속 이어지고 계신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LE: 디즈 씨가 처음에 다른 아시아권에 있는 아티스트 분들한테 자신을 프로모트한 방식은 어떤것이었나요? 물론 인터넷이 발달되어있고 해서 비교적 교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긴 하지만, 어떤 회사의 프로모트나 디즈 씨 본인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 같거든요.


저는 전혀 그런 건 하지 않았고요. 차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시죠.


정효원 차장님(SONY/ATV MUSIC PUBLISHING): 그런 케이스는 저희가 디즈 씨 데모를 가지고 있으니까 100% 퍼블리싱을 통해서 그 데모를 저희 아시아 쪽 지사들로 보냈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던 거죠. 그래서 그 쪽에서 한번 피칭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된 거고, 그러다 대만 쪽의 A급 가수들한테도 곡을 주게 되었죠. 채의림 씨도 그렇고, 나지상 씨도 그렇고. 그런 식으로 하게 된 거죠.






LE: 혹시 사람들이 알만한 다른 가수들도… 주걸륜 씨나…


정효원 차장님: 주걸륜 씨는 사실 자작곡만 하기 때문에 다른 케이스고요. 솔로 가수로는 지금 나지상이라는 친구가 그 쪽에서 주걸륜 씨와 비등비등한 정도죠.






LE: 회사 특성상 그런 게 잘 될 수 있는 구조처럼 보여요.


정효원 차장님: 사실은 그게 저희의 업이죠. 지금 디즈랑 유엠씨(UMC/UW), 두 명과 앨범을 내고있는데, 사실 제작은 퍼블리싱쪽에선 부가적인 사업에 속합니다. 제 본업은 좋은 곡들을 확보해서 국내든 해외든 적합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LE: 그럼 이제 제대 이후 컴백을 하셨는데 노이즈맙(Noise Mob)과의 작업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뭐 특별한 건 아니고요. 솔직히 말하면 겸사겸사죠. 스튜디오 만들고 나서 테스트해 볼만한 작업도 필요했고.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았어요. 옛날부터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도 있고. 프라이머리(Primary) 형과도 친하고 해서 겸사겸사…






LE: 노이즈맙의 두 분이 최근 인터뷰에서 디즈 씨에게는 쌍스런 매력이 있다고 하셨어요.


아니. 본인들이 먼저 가사들을 떼찌떼찌라고 써서 보냈는데… (전원 웃음) 그거에 맞춰서 써준 거지 뭘.






LE: 가사에 ‘Like A Sugar’, ‘Devil’s Candy’를 쓴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일부러 그렇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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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많은 아티스트와 교류하지는 않으셨잖아요. 그러한 가운데 소울피쉬(Soulfish) 씨, 또 피노다인(Pinodyne) 과는 인연이 깊으신 것 같아요.


소울피쉬 같은 경우엔 오래 전에 만났어요. 그때는 그 친구 이름이 소울피쉬가 아니었는데 제가 이름을 지어줬었어요. 소울피쉬라고. 언제 한 번 그 친구가 음악을 계속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그런 가운데서 제가 ‘왜 그러냐. 해라.’라고 조언해줬던 사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알았기 때문에 친분이 있는 편이죠. 음악도 되게 아기자기하게 잘하고.






LE: [Envy Me]가 나오기 전부터 계속 알고 계셨던 거군요?


그렇죠. 훨씬 오래 전부터. 그때가 한 20살? 요즘 기억이 잘… (웃음) 20대 초반에 만났었던 것 같아요.






LE: 디즈 씨가 바라보는 피노다인은 어떤 그룹인가요?


일단 활기차고 뭔가 그들만의 어떤 색깔이 있어요. 통통 튀는 매력이 있고.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같은 경우엔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편이고 랩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둘의 시너지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아마 둘이 잘 맞으니까 계속 하겠죠?






LE: 그럼 허클베리피 씨는 소울피쉬 씨를 통해서 알게 된 건가요?


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틀어박혀서 작업만 하는 스타일이에요.






LE: 가사도 그렇고, (책상 밑에 있는 맥심 잡지를 가리키며) 여기에도 그런 게 있고…


아, 이건 제가 산 게 아닙니다. 아, 진짜로. (전원 웃음) 그분들 말만 듣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가시면 안돼요. 만약 그러면 이 스튜디오에 소울트리 로고를 빼고 딴 걸 박아놨겠죠.






LE: 이번에 2PM의 우영 씨의 솔로 앨범에 사실상 서브 타이틀곡인 “2NITE”를 만드셨어요. 방송도 몇 번 나갔었는데요. 처음 들었을 때 디즈 씨가 연상이 안 될 수가 없었는데요. 이 곡은 구상부터 디즈 씨가 참여하셨던 건가요?


네. 그 곡은 처음 기획단계부터 미팅을 하면서 같이 진행했었어요.






LE: 컨셉을 같이 짜신 거예요?


컨셉은 그쪽에서 그림을 그려놨고, 제가 이제 구체화를 시켜 준거죠.






LE: 악기 같은 건 다 세션을 쓰신 건가요?


저는 제가 다 연주해요. 피아노로 할 때도 있고 기타로 할 때도 있고. 또, 제 밴드가 있어요. 그 친구들도 곧 앨범을 공개할거예요. 기타 같은 경우는 이제 시퀀싱이나 건반 연주로 해결이 안 되는 아티큘레이션이 있어요. 모든 주법들을 100% 완벽하게 흉내 낼 수가 없거든요. 근데 베이스라든지 이런 것들은 제가 직접 건반으로 연주를 하거든요. 되게 리얼하기 때문에. 세션을 받을 필요가 있는 곡은 받게 되는 거고 아니면 저만의 메이커를 주기 위할 때는 제가 직접 연주를 하는 게 아무래도 저의 색감에 더 맞으니까. 그렇게 하고 있어요.






LE: JYP 얘기 나와서 궁금해진 건데 2PM에게 곡 준 아티스트 중에 라디(Ra.D) 씨가 있잖아요. 라디 씨하고 친분이 있으시거나 (Deez: 전혀 없어요.) 아니면 평소에 어떤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셨었나요?


잘하는 아티스트시죠. (전원 웃음) 근데 군대에서 라디 씨 밑에 있던 분 중에 저를 좋아했던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냥 그랬던 적은 있어요. 그 분도 워낙 색깔이 강하시고 자기만의 개성이 있으시죠. 제가 뭐 어떻다 할 필요가 전혀 없죠. 잘 하시는 분이니까.






LE: 우영 씨와의 작업처럼 앞으로도 기회가 오면 가요 작업도 계속 하실 생각이신가요?


네. 저는 그것도 되게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것들은 메이저이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어’가 아니라 거기에 제 색깔을 심는 게 중요한 거죠. 저는 그런 것들이 나중에 모여서 어떤 좋은 시너지를 낼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작업들을 계속 하고 있어요.






LE: 가이드보컬를 하시는 경우에 가수가 노래할 때 디렉팅을 보시면서 얼마나 깐깐하게 보시나요? 거의 트레이닝 급으로 보시나요?


네. 그리고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튠을 하면서 작업을 해요. 박자도 마찬가지이고. 그러니까 그게 좋다 안 좋다 이걸 얘기하기 전에 제가 프로듀싱을 하는 거기 때문에 최대한 저의 색을 내려고 하죠. 물론 그런 저의 색을 요구하고 그에 맞는 디테일을 짜놨을 때, 가수 분들이 그걸 똑같이 소화를 못할 수는 있어요. 보면 외국 아티스트들 같은 경우는 오히려 앨범에서 러프하게 해놓고 라이브에서 그냥 끝장을 내버리잖아요. 근데 우리나라 시스템에서 그게 될까요. 일단 귀로 들어서 못 끌면 안 사는 시장이니까 기본적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은 그 아티스트 선에서, 최대한 뽑아내려고 하죠.






LE: 그렇게까지 해서 항상 만족하시는 것만 내놓으시는 건가요 아니면…


타협하는 거죠. 만족은 없어요. 제 것도. 전 저한테도 만족을 못하는 사람이에요. 음악에는 만족이라는 게 없죠 제가 존경하는 아티스트 빼고는. 만족이라는 게 없죠.






LE: 본인의 앨범으로 돌아와서 이제 한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셨는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Envy Me]가 디즈 씨를 살렸다고 하셨는데…


아, 뭐 그러니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에요.






LE: 다른 인터뷰에서는 본인의 의지대로 낸 게 아닌 만큼…


마음에는 안 들지만 제가 낳은 자식이니까요. 어쨌거나 좋은 점을 찾아봐야죠. 근데 뭐 일단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디즈라는 그런 이름으로서 처음 공표가 된 앨범이고 하니까 저한테는 그게 지금 와서 오래 전이잖아요. 지금 와서 좋다 안 좋다라는 판단보다는 [Envy Me]라는 패키지 자체, 제가 앨범 디자인도 참여하고 모든 걸 다 해보면서 앨범 유통 과정도 다 밟아보면서 해서 어떤 새로운 계기가 되었던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거죠.






LE: 그러면 미술을 하셨던 만큼 부클릿이나 앨범 자켓 디자인도 되게 많이 신경을 쓰시겠어요.


네. 근데 [Get Real]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왜냐하면 제가 군대를 가야 했으니까. 그래도 대표님께서 그때 많이 까셨잖아요. (정효원 차장님: 그렇죠.) 왜냐하면 회사에서 제 성격을 잘 아시거든요. 제가 되게 깐깐해서. 앨범 작업할 때는 차장님이 저한테 전화도 잘 안 하세요. 그 다크함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LE: 그러면 LP는 완성도, 만족도 이런 걸 다 떠나서 본인의 의도대로는 어느 정도…


100%는 아니죠. 다음 앨범에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하는 게 100%고요. 음… 그리고 또 많이 달라졌거든요. 느낌 자체도 그렇고. 굉장히 색다른 게 나올 것 같아요. 업그레이드된 면도 있겠지만. 일단 그때 쓰고 갔던 게 “Intro랑 “Soul Tree”, “Makin Love”, “Sugar” , “Love Is Pain” 거의 이 정도였죠. 이 정도가 군대를 가기 전에 작업했던 곡이라서. 저는 곡들에는 만족해요. 하지만 그래도 그때 당시의 실력에서는 못하는 걸 뽑아냈다 생각해요.






LE: 본토에 근접한 음악이라는 평을 많이 들으셨는데, 본인은 이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본토 그런 걸 떠나서 음악을 시작했던 계기 자체가 흑인 음악에게 감동을 받았고, 흑인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시작한 거뿐이에요. 흑인 음악이 흑인만 할 수 있어서 흑인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흑인이 시작했기 때문에 흑인음악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앞으로도 계속 초석으로 깔고 갈 거고… 본토에 근접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죠. 근데 그게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최대한 펀치를 많이 넣으려고 한 거죠. 그 짧은 곡들에 하고 싶었던 요소들을 편곡으로서 많이 보여주려 했던 것 뿐이고. 아마 다음 앨범에서는 좀 더 여유가 있고 더 제 색깔이 나올 거예요. 그래서 2집에서는 그런 쪽으로 많이 생각을 했어요. 근데 저는 첫 번째 LP를 한달 반 만에 그렇게 만든 게 기적이라 생각해요. 그게 그렇게 좋게 평가 받을 지도 몰랐고.






LE: 촉박함이 세 곡을 리마스터링버전으로 수록한 것의 이유가 될 수도 있나요?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나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거고. 일단 그 세 곡은 [Get Real]의 형이니까 그 뿌리를 가지고 가야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시간도 없었고요.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그 짧은 기간 동안 그것들보다 더 좋게는 못 만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넣은 것도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복합적인 거죠.






LE: 음악평론가 김봉현 씨는 디즈 씨를 드웰레(Dwele)에 비유하기도 하셨었는데.


많이 듣지는 않는 아티스트고요. (웃음) 전 약간 디트로이트 쪽 보다는 오리지널 소울 쪽을 좋아해요. 올드스쿨을 되게 좋아하고 지향해요. 물론 듣는 사람의 시각마다 다를 수 있죠. 왜냐하면 어쨌든 제가 드웰레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많이 들긴 했었으니까. 또, 맥스웰(Maxwell)이나 디안젤로(D'Angelo)의 음악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음악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 저에게 들어와서 다시 재배치되어서 나간 것이기 때문에 어떻다 어떻다 할 수는 있겠지만 정확하게 ‘아, 드웰레처럼 만들어야지’ 그런 건 절대 아니죠. 처음 듣는 얘기네요. (웃음)






LE: [Envy Me]엔 Choice37 씨가 참여하셨었는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나요?


아뇨. (작업했을 때가 그 분이) 막 한국 들어왔을 때였어요. YG 들어가시기 전에. 음악 들어보시고 좋다고 해서 도와주신 거죠.






LE: 지금도 연락 하시나요?


아뇨. 지금은 서로 바쁘니까요.






LE: 그럼 이제 다른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시퀀싱된 사운드랑 직접 연주했을 때 연주 모두 좋아하시는 것 같고, 둘의 느낌을 다 쓰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 곡마다 ‘아 이건 완전 이렇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시고 가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적절히 만드는 과정에서 배합을 하시는 편인가요?


그때 그때 다르죠. 근데 옛날에 비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옛날에는 어떤 섹션이 있다면 다 가리고 그 섹션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근데 그러면 음악을 전체적으로 보는 능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군대에서 연습한 게 멀리서 보는 거죠. 그러면 전체가 보여요.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 각색하는 데에 훨씬 좋죠. 악기 편곡은 그렇게 맞춰서 가는 거고요.






LE: 프로그램은 큐베이스(Cubase)를 쓰시는 것 같아요.


네. 버전 6.5.






LE: 악기는 어떤 걸 쓰시나요?


[Get Real]은 거의… 그때 썼던 키보드에 있는 소리들이 많았고. 저는 Kontact(가상악기)를 주로 써요. 그리고 샘플들은 뭐… 많이 안 써요. 요새는 샘플을 많이 안 쓰게 돼요. 사실 더 음악적일수록 더 단순하거든요. 근데 단순하지만 더 어렵죠. 오리지널에 가깝게 가면 갈수록. 그래서 사실은 소스를 모을 게 아니라 지금은 만약에 누가 이런 장르를 공부하고 있다면 그냥 음악을 연습하라고 하고 싶어요. 어쨌거나 소스는 그때 그때 필요하면 가져다 쓸 수 있는 것들이지만 본인들 안에 음악적인 게 없으면 그걸 표현을 못하니까요. 저는 일단 겉만 화려한 음악은 진짜 딱 질색이거든요. 그래서 안에 뭔가 그 사람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메이커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장비는 필요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많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아날로그 악기들을 무조건 쓰긴 써야 돼요. 질감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필요하죠.






LE: 혹시 연주 가능한 악기들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저는 거의 다 건반이고요. 퍼커션들은 제가 직접 연주할 수도 있고, 제가 리듬을 많이 좋아해서요. 군대 안에서 혼자 치면서 놀기도 했어요. 근데 재미있는 건 타악기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곡을 쓸 때랑 그냥 곡을 쓸 때랑 건반을 잡고 쓸 때랑 기타를 잡고 쓸 때가 정말 다르다는 거죠. 확실히. 작법 자체가 달라져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이거 하다가 이거 질리면 저거하고, 저거 하다 질리면 이걸 하기도 하고 그래요.






LE: 요즘에는 시퀀싱된, 딱딱 맞는 박자도 쓰시나요?


사실 저는 시퀀싱도 연주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연주라고밖에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누군가는 이걸 찍는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면 진짜 찍히는 음악이 나오는 거죠. (웃음) 저는 다 연주하거든요 무조건. 저는 백 번을 치더라도 무조건 연주를 해요. 저는 퀀타이저를 사용 안하고. 그리드를 잘 안 믿는 편이예요. 정형화되어 있고 시각적인 것들을 별로 안 좋아하고 청각적인 것들을 위주로 많이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사실은 아무리 이걸 정박에 예쁘게 잘 찍어 넣어도 사람들이 그걸 듣고 신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저는 그래서 역으로 생각을 해봤어요. ‘왜 굳이 저걸 저렇게 해야 하지?’라고. 왜냐하면 흑인 음악은 그렇게 찍으면 안돼요. 그렇게 하면 그루브가 꿈틀거리지가 않거든요. 전 그루브를 구성하는 악기들이 다 차 올랐을 때, 섞였을 때, 그게 그루브 덩어리라고 생각해요. 리듬이 좋다고 해서 마냥 좋은 그루브가 아니고 베이스도 굉장히 중요하고, 건반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LE: 말씀하셨듯이 예전에는 음악을 만드실 때 굉장히 집요하신 편이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안 그러신다고…


저는 여기 온 다음부터는 굉장히 빨리 만들어요.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기 때문에 그렇죠. 대신에 편곡 수준도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까 할 때는 몰라요. 막 몇 시간을 만들어도 그게 미래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건지도 모르고 해요. 그때는 모르는데 그 (미래의) 시간에 가면 거기서 방전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음악이 즐겁고 해야만 하지만 힘들고 괴로울 때도 있고 그래요.






LE: 근데 세세한 것까지 많이 신경을 쓰시는 편이시죠?


네. 그렇죠.






LE: 디즈 씨처럼 장인정신을 가진 분을 예전에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프라이머리 씨…


그 형도 그렇죠. 얘기할 때… 얘기 많이 해요. 진짜 좋아요.






LE: 그럼 이제 보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부분을 중요시하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그냥 음악의 부속품이라고 생각해요. 그 음악에 잘 묻어나고 된다고 봐요. 제가 보컬 연습을 따로 안 했는데 최근에 많이 좋아졌거든요.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까 뭐가 됐건 사람 몸으로 하는 거잖아요. 몸이 악기잖아요. 그래서 음악이 늘면 같이 그 안에서 느는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막 보컬은 음색이 제일 중요하고, 뭐가 제일 중요하고, 소리 반 공기 반 (웃음)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물론 호흡이 되게 중요하긴 해요. 왜냐하면 그 배음이 나와줘야 믹스할 때도 편하고 그 질감을 만들어주는 데에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건 있는데, 저는 그 공기가 가지는 고유의 DNA에 그 보컬이 멜로디에 맞게, 리듬에 맞게, 질감에 맞게 그리고 만약에 음악이 크레센도를 요구를 하면 거기에 부응을 해 주면 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따로 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LE: 그렇다면 보컬 능력이 올라갈수록 어레인지 능력도 같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계속 공부를 해요. 연구를 많이 하고. 최근에는 옛날처럼 들어 볼만한 음악들이 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엔 좀 존경하시는 분들이 작업물을 내주셨으면 좋겠는데 뭘 하시는지 안내시니까. 그 음악을 공부해서 어레인지가 늘어나면 보컬도 거기에 맞춰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연습을 하게 되는 거고. 그렇게 머리 아프게 막 ‘아 난 지금 보컬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컬을 많이 연습해야지’ (웃음) 이렇게 하지는 않아요. 그냥 같이 좋아해가면서.






LE: 디즈님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가사에 있어서 약간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그 부분에 있어서도 노력을 하시나요?


저는 솔직히 가사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게 있긴 있어요. 왜냐하면 이 사운드까지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하거든요. 옛날에는 그랬어요. 지금은 좀 모르겠는데. 나아졌겠죠. 다음에는 그냥 제 얘기를 하려고요. 다른 거 신경 안쓰고요.






LE: 가사가 사실 영어도 쓰시고 한국어도 쓰시기는 하지만 일단 들어가잖아요. 근데 좋아하는 음악이라든지 존경하는 아티스트의 음악 같은 경우에는 영어가 다잖아요. 그래서 한국어로 그루브를 표현했을 때 느끼는 한계 같은 건 없나요?


분명히 다행인 건 그래도 일본보다는 우리나라 발음이 괜찮아요 옛날에는 지금 말씀하신 걸 되게 고민 많이 했었어요. 영어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게 있어요. 물 흐르듯이 넘어가게 되고. 그런 게 있는데 다음 앨범 때는 가능하다면 웬만하면 한글로 하려고요. 한글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힙합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라임을 굳이 따져야 되고 그렇지는 않은데 저번에는 약간 리듬이 강조되어있는 곡들이 있다 보니 그랬던 것 같고, 다음 앨범엔 슬로우 템포 곡들도 많거든요. 좀 더 감성적인 곡들도 많을 거 같고. 그래서 가사를 2년 전만해도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요즘에는 가사의 본질, 의미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굳이 내가 포장하기 위해서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거나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필요하다면 사용하겠죠. 그 단어가 갖는 음악적인 요소가 있다면 쓰는 거고. 그렇지 않다면 또 어떻게 될 지 확답은 못 드리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을 해요.






LE: 아직 완벽하게 한국어로 하기에는…


가사를 잘 쓰면 되겠죠. 가사를 따로 연습하지는 않거든요.






LE: 발음 자체의 구조까지 파고드는 경우도 있고 많은 싱어송라이터 분들 중엔 정말 잘 쓰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윤종신 씨 같은 경우에는 되게 그런 걸 신경 많이 쓰시고 연구를 많이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더 그루브한 뭔가를 만드려면 그런 것 까지 신경을 쓰시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제가 만들어낸 그 음악이 마음에 들면, 그만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겠죠. 아마 다음 앨범 때는 아마 훨씬 힘들 거예요. 근데 급하지는 않으니까요. 앨범을 빨리빨리 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없어요. 하나를 내도 좋은 앨범을 내야지.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행히 회사에서도 이제 그거에 동의를 해주시고.


정효원 차장님: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전원 웃음)


빨리 내려고 하겠습니다. (웃음)






LE: 보컬리스트로써 혹은 곡을 만드는 분으로써 롤 모델이 있다면?


퀸시 존스(Quincy Jones)라든지 뭐 스티비 원더는 당연히 포함되는 거지만, 저는 얼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나 아이슬리 브라더스(Isley Brothers)도 되게 존경하거든요. 디안젤로도 존경하고요.






LE: 정말 고전 쪽을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그 베이스가 없으면 좋은 음악을 못 만든다고 생각해요. 어쨌거나 그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제가 하는) 음악이 존재하는 거기 때문에 뿌리를 더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옛날에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20살 초반일 때 한 40살 중반 되는 형님이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근데 그 사람의 그릇이 작을 때는 아무리 좋은 걸 들어도 좋은지 모르잖아요.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를 한번 보면 잘 이해 못하듯이 진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나이 먹고 이제 오랫동안 음악에 대해서 갈구를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고전들을 들었을 때 그 안에 비밀이 들어있는 거죠. 저는 제일 좋은 스승은 진짜 그런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음악하는 사람들한테 제일 좋은 스승은 음악이에요. 그런 분들의 음악은 들을 때 마다 새로운 음악들이 있어요. 프린스(Prince)도 좋아해요. 존경하고.






LE: 예전에 소울맨(Soulman) 씨 인터뷰에서 자극을 받은 아티스트를 고르는 질문에 디즈 씨를 꼽았었어요.


언제요?






LE: 그게 조금 된 인터뷰인데, (웃음) [Get Real]나오고 바로 일거예요. 혹시 소울맨 씨는 아시나요?


한 다리 건너서 알고 있죠. 소울피쉬랑 굉장히 친하고. 노래 잘하시고, 음색도 좋으시고. 특히 메이저 쪽 코러스는 거의 다 하시기 때문에 바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저야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죠.






LE: 올댓(All That)이나 라디, 진보(Jinbo) 등 다양한 R&B 아티스트들이 국내에 있는데 국내 음악들도 자주 접하시나요?


네. 들어보죠 당연히. 비슷한 장르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음악은 당연히 많이 들어보고 있어요.






LE: 최근 국내 R&B 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좀 더 분산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씬이 아직 구축된 편이 아니긴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아티스트들 많이 나왔잖아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긴 한데 예를 들면 뭐 이 아티스트가 좋다 해서 계속 이 사람만 가져다 쓰고 이런 것 보다는 좀 더 다른 식의 어떤 걸 했으면 좋겠는데 마치 그 방식은 대중가요 어떤 장르가 떴을 때 계속 주구장창 몇 년 동안 그것만 나오는 거랑 뭐가 다르냐 는 거죠. 그 방식보다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콜라보를 해도 좀 더 의미를 주면서 다른 식의 어떤 색깔을 만들어내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저는 제 앨범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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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최근에 듣는 아티스트는 어떤 아티스트가 있나요?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듣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옛날 음악을 많이 들어요. 솔직히 요즘 음악을 들으면 올드스쿨 음악을 들었을 때의 희열이 없어요. 그리고 그런 말들 많지 않나요. 2000년대 초반까지 해서 나올 수 있는 음악은 거의 다 나왔다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런 이미 나와 있는 음악들을 조합하고, 재생산 해내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전 그냥 저한테 전기를 줬던, 감성적인 어떤 교류가 되었던 작품들을 계속 꾸준히 듣고 있고, 그러면서 자꾸 초심을 떠올리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LE: 혹시 블루스도 좋아하시나요?


네, 그런 거.






LE: 이번 프랭크 오션의 앨범은 들어보셨나요?


다는 아닌데 들어봤어요. 저는 프랭크 오션이 하는 식의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프랭크 오션을 여러 아티스트들이 듣는 이유를 꼽자면 딱 적재적소에 필요한 음악이 나왔다는 거죠. 기본적으로 색깔이 있잖아요. 그게 있기 때문에 그런 아티스트들을 자꾸 듣는 거예요.






LE: 지금은 회사, 소니ATV와 함께 하고 계신데 회사를 많이 다녀보셨으니까 타 회사에 비해 좋은 점이나 편한 점이 있다면?


정효원 차장님: 나가있을까요? (전원 웃음)


아니에요. 말씀드릴 부분이 있다면, 저는 저를 신뢰해주는 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항상 챙겨주세요. 일단 음악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부분도 있고, 되게 좋은 파트너라 생각해요. 그래서 아마 나중에 가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날 거예요. 향후 몇 년 안에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LE: 소니를 통해서 그런 중화권 외에 영미권 아티스트들과도 교류가 있을 수 있을까요?


그렇죠. 아직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그런 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어요.






LE: 개인적으로 콜라보가 욕심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저야 뭐 다 좋죠. 근데 기왕이면 그래도 제가 어렸을 때 듣고 자랐던 아티스트들이랑 작업을 해봤으면 하는 게 있죠. 제 음악의 조각들이니까요 그 분들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잘 통할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일단 영어를 좀 더 공부해야죠. (웃음) 차장님은 영어를 잘 하시는데.






LE: 본토 아티스트와 연계가 됐다면 그 쪽에서 내리는 평가라든지 어떤 감상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아직 영미권까지는 아직 진행 중이라서 그런 거고, 외국 아티스트들은 흑인음악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시죠. 제 입으로 얘기하기는 좀 그래요(웃음)


정효원 차장님: 영미권 굉장히 유명한 프로듀서 분한테 들려드린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누군지 말씀 드릴 수는 없고… (웃음)






LE: 앞으로를 더 많이 기대해도 될까요?


네. 부담을 가지고 하겠습니다. (웃음)






LE: 인터뷰 막바지인데요. 힙합엘이 들어와보셨나요?


죄송하지만… 오늘 꼭 들어가볼게요. (웃음) 바빠서요.






LE: 그러면 힙합엘이말고 사이트 들어가는 곳 있나요?


저는 소셜도 잘 안해요. 약간 속세랑 인연을 끊고 살기 때문에… TV도 안 보고요. 저는 그냥 책 보는 거, 영화 보는 거 그런 거 좋아해요.






LE: 그럼 영화나 책은 최근에 재밌게 보셨던 거?


당연히 뭐, ‘다크 나이트 라이즈’죠. 책은… 이름을 까먹었네. 신의 뭐 인데. 철학 책인데 어려워서 반 정도 보고 있어요.






LE: 작업하다 쉬실 때는 보통 어떤 거 하세요?


지금 말씀 드린 거요. 영화 봐요. 하루에 세 네 편 볼 때도 있고요. 되게… 음악을 생산할 수 있게끔 해주는 그런 영감들을 얻으려고 많이 노력을 하는 편이예요. 근데 사람이 좀 쉬어야죠. 사실 7월 초에 방전되어서 쉬었어요.






LE: 나름대로 좋아하는 취향 같은 게 있으실 것 같은데…


게임도 좋아해요. 엑스박스도 있고 다 있는데 안 한지는 꽤 됐어요. 반년 넘었어요. 할 시간이 없어서… 한가롭게 앉아서 게임 할 나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전원 웃음) 결혼도 해야 하고…


정효원 차장님: 난 뭐지?


가정이 있으시니까.






LE: 좋아하는 영화감독은 누군가요?


크리스토퍼 놀란 제일 좋아하고요. 그냥 예술적이에요. ‘인셉션’을 몇 번이고 다시 보고, ‘메멘토’도 다시 보고 했는데도 영화가 끝난 다음에 ‘아…’하면서 그 날 하루 버렸어요. ‘어떻게 저렇게 예술가한테 영감을 주지?’나 ‘어떻게 저렇게 치밀할 수 있지?’같은 생각을 하면서… 마치 막 며칠 뒤에 사람들이 원하는 걸 그 시점으로 가서 알고 있다가 딱 보여주는 것 같아요. 대신 한번에 이해는 안 가죠. 근데 나중에 그걸 다 알았을 때 드는 그런 어떤 청량제 같은 느낌이 있어서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다크 나이트’는 수도 없이 봤어요.






LE: 그걸 혹시 음악으로 풀어내기도 하나요?


그러지는 않아요. ‘인셉션’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있죠. 사람이 되게 뭔가 탁… 맥이 빠지게 만들잖아요. 인생 허무하기도 하고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그렇게 되는데 제 음악관이랑 동일하지는 않아요. 근데 웬만하면 제가 그걸 안 하려고 하는 게 예를 들어 여자친구랑 싸웠어요. 헤어짐이 있거나. 그럴 때 바로 작업하는 걸 옛날에는 되게 즐겼는데 그게 굉장히 안 좋아요. 그러면 잘 헤어나오지를 못해요. 마치 배우가 영화 캐릭터에서 못 빠져 나오는 것처럼 되어버리는 거죠. 어느 정도 약간 진정시켰다가 음악을 만들면 같이 끌어올리는 것처럼 그런 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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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현실에서 있었던 감정을 그대로 음악으로 옮긴다는 게 아니라는 건가요?


아뇨. 그런 것도 있긴 하죠. 그런 것도 있는데 그게 과거에 있었던 일일 뿐이지 굳이 그걸 나중에 쓴다고 해서 제가 안 겪었던 일은 아니잖아요. 그냥 그것들을 저장해놨다가 폭발시켜야 할 때 쓴다 이거죠. 그러면 그때 생각도 나면서 다시 그때에 몰입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단지 그냥 어떤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나 상처 받았어’라고 하면서 갈겨대면 음악이 안 받아줘요.






LE: 그렇지만 그때 격렬한 감정이 바로 음악으로 탄생하면 생동감이 있을 것 같은데…


근데 그렇게 만들면 과연 디테일한 것 까지 그때 캐치할 수 있을까요? 그 감정상태로? 그건 아닌거죠. 제가 해봤거든요. 일단 술 먹어야 되죠. (전원 웃음) 제가 약으로 흥했다 약으로 망하는 외국 아티스트들을 보고 있으면 그게 이해가 가요. 생각해보세요. 제가 [Get Real] 앨범을 귀로 뛰어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거든요 부대에서. 왜냐하면 그때는 정말 미래의 에너지를 가져다 썼기 때문에. 근데 귀로 뛰어넘는 데 ‘내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아 진짜 만드는 데 힘들었겠다. 너 힘들었겠다.’ 나한테 막 그랬어요. 그러고 있다가 나중에 와서 보니까 그게 또 그런 건 아닌 거죠.






LE: 마지막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해 주신다면? 올해 안에 2집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는 데요.


아니요. 그런 계획은 없고요. 싱글을 할 계획은 있어요. 일단 싱글을 먼저 하고. 앨범은 제가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 자신이 만족을 할 때. 아마 그때 나올 거예요. 특히나 2집은 더 그럴 거예요. 제 목표는 그 앨범을 만들고 나서 몇 년 동안 앨범을 안 내도 될 만큼의, 다시 그 앨범을 뛰어넘는 데에 그만한 시간을 써야 하는 만큼의 또 다른 앨범을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일단은 써놓은 곡들이 몇 백 개인데 그걸 추려야 되는 것도 있고 최근에 작업을 하다 보면 또 좋은 게 나오고 하다 보니까 ‘아 어떤 걸 써야 되지?’싶고, 전체적인 연결고리도 필요해서 천천히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모든 면에서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춘 그런 앨범, 기획도 마찬가지이고 보여지는 것들도 그렇고 좀 생각해야 될 게 많아서 다급하게 내면 제가 또 후회하게 될 것 같아요.






LE: 안 그러실 것 같기는 하지만 다음 앨범에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다 보면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있긴 있을 것 같아요.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고 있어도 잘 하시는 분들과 해야겠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들.






LE: 외국 아티스트라든지…


그럴 수도 있겠죠.






LE: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에 없어서 하지 못한 말 있으시면.


일단은 사이트를 못 들어가본 점을 사죄 드리면서 (전원 웃음) 앞으로는 자주 들어가는 디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팬들이 있다면 음악 하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하시는데 보면 좀 같이 호흡하면서 진짜 이 아티스트가 걸어가는 길을 같이 봐주시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어떤 재미있는 일들을 하려고 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2집은 정말 제가 맘에 들 때 낼 거기 때문에 나왔을 때 정말 실망을 안 시켜드릴 수 있다는 이런 말씀 정도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단 싱글에서 여러 가지 재료들을 들려드리려고 할 거예요. 또 앨범에서는 어떤 게 나올지 저도 궁금해요. 근데 아무튼 굉장히 괴롭게 몰아 부쳐서 할 것 같아요. 근데 확실히 군대를 갔다 오고 나서 많은 걸 배워서 나왔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도 달게 받아야죠. 그런 스트레스들도 달게 받고. 제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고 싶네요. 사이트가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LE: 그럼 힙합 자체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편인가요?


저는 원래 소울에 관심이 많고요. 힙합은 이제 아무래도 뭐라고 해야 하지… 물론 듣긴 듣죠. 듣지만 이렇게 막 집약해서 막 빠져들거나 이렇지는 않았어요. 리듬이 좋고 어떤 비트들이 주는 영감들이 있으니까 하는 편이고. 저는 약간 소울… 올드스쿨. 제이딜라(J Dilla)같은 분들은 정말 좋죠. 제이딜라의 비트 리듬 같은 건 되게 좋아하고 존경하고 해요. 뭔가 제 음악에 신선한 또 다른 그런 게 필요할 때 힙합도 듣고 다른 것도 듣고 여러 개 다 듣는 편이에요.






LE: 흑인음악 외에 또 접하시는 음악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나요?


아무래도 작곡가다 보니까 케이팝도 듣게 되죠. 요즘에는 어떤 게 나오나 지켜보고 있어요. 근데 우리나라 분들은 요즘에 너무 잘하세요. 진짜 수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어떤 특정한 하나만 하는 그런 시스템은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시야를 좀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 면에선 일본이 되게 부러워요 일본은 시장이 미국을 제낄 정도로 커져서. 일본 가서 해야 하나. (전원 웃음)






긴 시간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 Bluc, Melo 인터뷰. 사진 | SoulK


3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7 title: #BlackLivesMatterKAYEM8.30 22:52 좋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오랜만에 Get Real을 다시 들어보는 계기가 되겠군요 :)

추천 댓글 샤샤킴8.31 09:51 사...사랑해요 디즈!!

추천 댓글 R.Kelly9.1 12:49 잘봤습니다 get real을 뛰어넘는 앨범 보여주세요!!!!!

추천 댓글 title: 아링낑낑 (1)Nocturne9.25 22:04 잘 읽었습니다. 추천 댓글 title: 아링낑낑 (1)Nocturne9.25 22:04 잘 읽었습니다. 추천 댓글 VerbalJint11.26 00:42 정말 DEEZ 너무너무 팬인데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2집 기대할게요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378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