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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첫 번째 '행진', 아날로그 소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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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3월 7일 (월) 03:09 판 (새 문서: 첫 번째 '행진', 아날로그 소년 인터뷰 힙플 22627 2010-12-18 05:07:28 힙플: 인디언 팜(Indian Palm) 이후, 1년여 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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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행진', 아날로그 소년 인터뷰

 힙플  22627 2010-12-18 05:07:28

힙플: 인디언 팜(Indian Palm) 이후, 1년여 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아날로그 소년 (이하, 소년): 인디언 팜이 작년 11월에 나왔는데, 운이 좋게도 최근 까지도 인디언 팜 공연을 했어요. 함께 했던 밴드 덕도 있던 것 같고요. 아무튼 사실, 인디언 팜이 나올 때 즈음에 제 정규 앨범도 발매하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나름 따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인디언 팜을 하게 된 거죠. 인디언 팜이 나와서 활동을 계속 해왔고, 그 와중에 제가 춘천에서 7월 정도에 서울에 오게 되면서 더 앨범 작업에 집중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1월 25일에 앨범이 발매 됐고요.


힙플: 말씀 하신대로 인디언 팜 앨범이 작년에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여러 공연에 게스트로 초대되기도 했잖아요. 이는 바꿔 말하면,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팀으로써 새 작품에 대한 계획은 없나요?

소년: 인디언 팜은....없어요.(웃음) 간단하고 정확히 말해야 되니까 없다고 말씀드릴게요. 인디언 팜 다음앨범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계획은 없습니다.


힙플: 다음 앨범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면서도, 다음 작품을 계획 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소년: 프로젝트 시작할 때부터 딱 한 번만 하자는 거였어요. 반응이 좋던 안 좋던 간에요. 그리고 저희는 인디언 팜 끝나고, 첼라(김박첼라)형은 포니테일(ponytail)이 나왔고, 저도 솔로 앨범이 나왔고, 루피도 영보이즈(Young Boyz)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비단 이런 각자의 앨범들뿐만 아니라 각자 여러 가지 계획이 머릿속에 다 있어요. 그런 계획들이 모두 실행 된 다음에는 인디언 팜을 할 수도 있겠죠. 근데 이런 각자의 계획들이 실행되기 까지는 2~3년은 걸릴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인디언 팜의 계획은 없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더 맞는 것 같아요.


힙플: 말 꼬리 잡기가 되는 것 같지만(웃음), 그럼 각자 계획들이 차질이 생긴다면 인디언 팜 앨범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소년: 차질이 안생기길 바래야겠지만.(웃음) 뭐, 계획들에 차질이 생긴다고 해서 인디언 팜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웃음) 확고합니다.


힙플: 그렇군요. 그럼 이 인디언 팜을 향한 긍정적인 피드백들이 솔로 앨범 작업에 끼친 영향이 있을까요? 일종의 기대감으로 인한 부담감이라든가.

소년: 애초에는 ‘정류장(EP)’의 ‘청춘 2007’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들을 담으려고 했었어요. 이번 앨범에 ‘모여라’나, ‘기쁜 우리 젊은 날’ 같은 트랙이 이런 색깔인데요. 그랬는데, 인디언 팜 앨범과 앨범의 그 일련의 활동들에서 오로지 음악적인 부분에 한정해서 배운 게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첼라 형도 그렇고 인디언 팜의 활동들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 거죠. 밴드 활동도 그렇고요. 그러니까, 첼라형의 작법이라든가 저의 가사 쓰는 방식이 인디언 팜 활동을 안 하고 쉬었다면, 이번 앨범의 방향성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가사 쓰는 방식이나 능력에 도움을 지대하게 준건 아닌데(웃음) 어쨌든 영향이 있었죠. 부담감 같은 건 전혀 없었고요.


힙플: 그럼, 김박첼라씨와의 관계에 대해서 여쭈어 볼게요. 이번 앨범, 그리고 인디언 팜의 앨범까지 포함하면 무려 네 작품을 김박첼라씨와만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팀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나요?

소년: 원래 ‘정류장’은 소리헤다와 함께 하려고 했었는데, 그 친구가 군인의 신분이라서 첼라 형과 함께 하게 됐던 거예요. 뭐 첼라 형의 음악은 그 전부터 들어왔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이후에 ‘D.I.G.I.T.A.L’은 ‘정류장’ 이후에 제가 개인적으로 아예 다른 느낌을 내고 싶어서 한 건데, 그런 느낌을 낼 수 있고,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첼라 형이라고 생각했던 거고요. 그리고 그 당시는 제가 따로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그렇게 두 장을 같이 하고, 이번 정규 앨범은 첼라 형이 앨범에서 반을 조금 넘어서는 곡을 써주시고, 소리헤다가 써주는 곡들로 구성하려고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소리헤다 정규 앨범이랑 준비하는 기간이 겹치다 보니까 여건이 안됐어요. 거기다 제가 또 생각했던 건, 보시면 아시겠지만 랩 피처링은 한 분도 없잖아요. 정규니까 랩은 저 혼자만 하고 싶었고, 곡들은 BRS 내부에서 해결하고 싶었어요. 이런 이유들로 첼라 형이랑 함께 해오게 된 거죠. 이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도 저는 첼라 형이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고요.(웃음) 서로 간에 리스펙트(respect)도 확실하지만, 지내온 시간도 길고 작업도 많이 해 와서 서로 간에 이해가 빨라요. 서로 원하는 게 뭐지 딱 아는 거죠.(웃음) 그래서 작업이 수월해요.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거고요. 근데 이번 앨범처럼 풀로 하는 경우는 없어야 될 것 같아요. 저도 좀 그렇고 첼라 형도 한 앨범을 풀로 한다는 건...


힙플: '행진' 작업이 끝나고, ‘누구의 앨범에도 올 프로듀싱은 하지 않겠다.’ 라고 말씀하신 걸 이야기 하시는 거죠?(웃음) 다음으로 넘어가서, 김박첼라씨가 내놓는 곡들이 누가 들어도 ‘힙합이다’ 하는 트랙들은 아니잖아요. 이와 같은 부분도 아날로그 소년이 의도한 바인가요?

소년: 제 생각에 첼라 형의 곡들은 형의 작법이 기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제 앨범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정류장’의 연장선이 되길 바랐기 때문에 첼라 형의 느낌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힙플: 김박첼라씨가 사운드에 주도적으로 참여 하신(웃음) 이 ‘행진’에는 청춘이라는 대 주제가 있잖아요.

소년: 청춘이라는 단어는 저한테는 젊음이고, 힘이고, 청춘이 바로 저고, 제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청춘이고 행진이에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도 다 청춘에 관련된 것들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나이가 많던 적던 간에요.(웃음) 이런 청춘에 대해서 제가 언제나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있었어요. 1집을 낼 때는 어떤 가사를 써야겠다라는 주제를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그때 구체적인 가사를 쓰지는 않았지만, 출발점을 잡아놨죠. 그리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청춘이라는 것은 저이고, 제 주변 사람들이죠. 김피니님도 포함되고요. 김피디 님도 청춘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거예요.


힙플: 청춘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혼을 하면 달라져요.(하하하, 모두 웃음) 어쨌든, ‘행진’에서는 청춘을 부정적인 이야기도 담겨있지만, 희망을 그려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년: 제대로 보신 것 같아요. 긍정적인 힘을 무조건 담고 싶었어요. 청춘이라는 것은 기쁜 면도 있고 그 안에서 슬픈 면도 있고 다 있지만, 제가 느끼는 청춘이라는 단어와 지금 앨범의 타이틀인 행진이라는 단어. 둘 다 되게 긍정적인 의미에요. 이런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가 잘 그려 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힙플: 이런 긍정의 힘을 잘 나타 낸 ‘모여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굉장히 힘찬 트랙이죠.(웃음)

소년: 모여라 같은 경우에는 1번 트랙이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정말 힘을 담고 싶었어요, 앨범 전체를 한곡에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인트로 아웃트로가 없는 구성이니까, 인트로 격으로 1번 트랙에서 이 앨범에 확고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청춘하면 바로 떠오를만한 에너지를 담은 거죠. 뭐, 후렴 같은 경우는 힙합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하던데(웃음) 후렴에서 나타나듯이 어떤 이런 내지를 수 있는, 도로 한복판에서 소리칠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모여라’인데, ‘모여서 우리가 무언가를 해보자’ 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그냥 한 번 모여보자 하고 끝나는 트랙이에요.(웃음)


힙플: 이 힘찬 곡과는 반대 성향을 띠는 청춘을 마라톤에 빗댄 ‘마라톤’의 출발은 어떤 거였나요?

소년: 마라톤을 그전부터 생각하지는 않았고, ‘달리기’라는 주제를 생각해 놓고 있었어요. 100미터 달리기도 생각해봤고, 여러 가지 ‘달리기’를 생각했었는데, 자연스럽게 마라톤까지 가더라고요. 마라톤이라고 하면, 혼자 하는 힘든 싸움이잖아요. 근데 혼자만의 싸움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라고 말하는 트랙은 아니에요.(웃음) 저는 거기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냥 우리는 길게 땀을 흘리면서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청춘은 그런 것이다, 청춘은 언제나 기쁘게 웃으면서 달리지만 그 사이에서는 당연히 힘들고 땀도 흘리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저 달리는 거다 라는 이야기를 담은 거죠.


힙플: 말씀 해주신 걸 보면, 각 곡들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지는 않네요. 전체적으로.

소년: 저는 어떠한 결론을 내고 싶어 하지 않아요. 가사에서 보면 벌스와 훅이 진행되면서 마지막에 브릿지를 넣어서 결론이 딱 지어지는 그런 거를 제가 원해서 안 했던 것 같아요. 상황만 그려주고 결론은 듣는 사람에 맡긴 거죠. 현대 음악이 좀 더 심하지만 음악은 해석에 따라 거의 다르잖아요. 예전 음악도 다 그렇겠지만 현대로 오면서 해석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저는 그런 해석의 힘을 되게 재밌게 보고 있어요. 저도 다른 분들의 음악을 들을 때는 그분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거든요. 나름대로 해석을 하면서 듣는 재미가 확실히 있기 때문에 제 앨범에는 결론 같은 거를 내지 않았어요. 당연히 결론을 내야겠다라고 생각한 곡에는 결론을 냈지만요.(웃음)


힙플: 그럼 다음으로 이 앨범의 백미이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이사하는 날’이 나온 배경이랄까요?

소년: 이 노래의 가사를 쓸 때는 슬프지 않았어요.(웃음) 곡에 있는 모든 이야기가 저의 경험이거든요. 경험한 것을 생각하면서 가사 쓰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니깐 즐겁게 했는데, 다 써놓고 보니깐 좀 슬프더라고요.(웃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이사하는 날 이라는 제목과 주제는 작년에 생각 해놨던 부분이에요. 이사하는 날 이라는 제목과 이야기는 한국힙합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테는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게 하는 곡인데, 저는 20살 때 대학에 입학하면서 이사가 시작 됐어요. 고향은 안동이고, 학교는 춘천이거든요. 그랬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중간에 다녀 온 군대를 빼도 제가 일주일 전에 계산을 해보니깐 한 12~13번을 이사를 한 것 같더라고요.(웃음) 저도 그렇게 까지 이사를 많이 한줄 몰랐는데, 13번 정도 이사를 다니면서 반 지하부터 2층 1층도 있었지만, 반지하와 지하가 반을 넘게 차지해요. 이게 제 사정이기도 한데, 그런 식으로 이사를 다니면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는 이사를 다닐 때 마다 느꼈던 게 ‘이사’ 라는 한 단어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는 거였어요. 이 많은 이사 경험이 가사 쓰는데 있어서 상황묘사라던가 그런 부분을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와 닿기 시작하면서 이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좋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이사를 갔을 때, 나 이전에 집에 살던 사람의 느낌을 느낄 수도 있고.(웃음) 방을 뺄 때는 짐 다 치운 빈방도 보면서 뭔가 아련한 그런 것들이 상상만으로도 기쁘고 슬펐거든요. 그래서 그것들을 그대로 담았어요. 좀 낭만적일수도 있는데, 낭만적이 아닐 수도 있어요. 저한테는 슬픈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웃음) 그래서 이곡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힙플: '이사 하는 날‘에서는 경험을 통한 디테일과 감성을 잘 살려 주셨다고 생각하고요,, ‘기록’에서는 굉장히 담담하고 솔직하게 뮤지션으로 살아가는 아날로그 소년을 표현해주셨어요.

소년: 이곡은 제가 음감 회 때에 한번 이야기를 했던 부분인데, 제가 온전히 인디 뮤지션으로써의 삶을 좀 솔직하게 담은 곡이거든요. 그런 곡인데, 이런 곡을 정규 1집에는 넣고 싶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날것, 그러니까 솔직한 모습을 담고 싶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기록’이라는 이 트랙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안날 수 있는 곡인데, 꼭 넣고 싶었어요. 다음 앨범에도 이런 트랙이 안 들어간다는 보장은 없지만은 정규 1집에는 꼭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가감 없이 가사를 썼는데, 제가 돈도 못 벌고 약간 불쌍하게 나오기는 하잖아요. 근데 뭐 상관없어요. 당연히 지금 제 현실이니깐 그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싶었어요.


힙플: 이 ‘기록’으로 유추해 보면, 사실 좀 힘든 상황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나요?

소년: 힘들지만 나아갈 수 있는 건 음악을 제가 억지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재미있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뿐이에요. 이거 말고는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돈도 없고,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좀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직 음악보다는 좋은 게 없어서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나이가 많이 들고 상황이 역전이 돼서 이게 재미있지도 않은데 상황이 힘든 상태가 되면 장담할 수 없게 되겠죠.


힙플: 그렇군요. 다시 앨범으로 돌아와서, ‘계획엔 없어요’로 앨범이 끝나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약간 의아함이 든 것도 사실이에요.

소년: 이것도 음감회 때 말했던 내용인데 이곡은 정말 재미있자고 쓴 곡이에요. 그런 의도로 쓴 건데, 원래는 이야기하면 안 되는데(웃음) 제 이야기는 아니에요. 제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하는 것들을 보니깐 웃기고 재미있더라고요. 많은 여자들을 만나면서도 지금 이 여자한테는 참 잘하는구나,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식의 이야기를 가지고 써보자는 생각을 했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거라면, ‘행진’ ‘청춘’이니까 연인관계로 발전된 커플이 아닌 고백하는 내용을 먼저 하는게 낫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의아함을 가지셨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마무리 짓고 싶었고, 이 선에서 앨범을 마무리 하고 싶었어요.


힙플: 지금까지 ‘이야기’의 측면에서 쭉 인터뷰를 진행해 왔는데, ‘행진’도 그렇고 아날로그 소년의 음악들을 접해 보면, 메시지에 중점을 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년: 랩에 매력이라는 것은 저한테는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런 면에서 저한테는 가사 전달이라는 게 중요한 요소에요. 일단 노래는 함축되어 있는 표현들이 많잖아요.랩에도 함축되어 있는 표현들이 많지만, 세세하게 풀어쓸 수 있는 것도 랩에서만 가능한 거라고 보고요. 이런 것 들이 저한테 가장 큰 랩의 매력이고, 제 가사를 보면 세세한 표현 혹은 구체적인 표현으로 가사를 쓴 것들이 꽤 많아요. 그런 식의 표현을 좋아해서 당연히 랩을 좋아하는 거고, 여담이지만 저의 내년 계획에는 누가 들어도 ‘힙합’ 인 앨범을 만드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요.


힙플: 아, 사운드 적인 변화를 말씀하시는 거죠?

소년: 저도 당연히 힙합 음악을 들으면서, 이게 힙합이구나, 랩이구나 라고 생각한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이미지적인 측면에서 ‘힙합이다’ 하는 것을 하고 싶은 욕심이 언제나 있거든요. 하지만 가사적인 측면에서 소위 말하는 좀 쎈 이야기들을 주 된 이야기 거리고 쓸 것 같지는 않고요


힙플: 음. 다시 돌아와서 이번에는 참여진에 여쭈어 볼게요. 진왕씨를 빼고는 참여해주신 보컬 분들이 힙합 장르에서는 다소 보기 힘든 분들이에요. 한국인, 유연, 복진 씨 등을 섭외하시게 된 계기는요?

소년: 일단 제 앨범 콘셉트라고 말하기도 뭐하지만, 앨범 타이틀이 ‘행진’이고 첼라 형이랑 모든 작업을 하면서 저는 왠지 흑인음악 씬에서 한창 활동하고 계신 분들도 워낙에 잘하지만 다른 장르의 인디 뮤지션들과 한번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오로지 그 마음으로 섭외를 했고, 그분들의 목소리와 악기가 제 음악에 들어오게 된다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색다를 것 같았고요. 또, 힙합 씬에서도 흔히 볼 수 없었던 라인업이잖아요.


힙플: 앨범 안에서의 이런 콜라보(collaboration)도 있었지만, 공연을 통해서도 타 장르 뮤지션들과의 교류가 눈에 띄어요. 어쩌면 당연히 음악적인 ‘재미’가 출발점이셨을 것 같은데요.(웃음)

소년: 네 재미있어요. 그리고 해보니깐 확실히 재미가 있어요.(웃음) ‘집 앞 카니발’ 같은 경우도 어떻게 보면 힙합적인거와는 거리가 좀 있잖아요.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거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팬들, 리스너 분들도 이런 공연을 보시게 되면 아시겠지만, 되게 재미있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깐 마찬가지로 보는 게 재미있어요. 힙합 공연도 물론 좋아하지만 다른 공연도 되게 재미있단 말이에요. 되게 재미있다 보니까, ‘어. 그러면 나도 같이 할래. 나도 이분들이랑 같이 할 수 있고, 같이 하면 더 재미 있을 것 같아’ 라는 느낌으로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런 배경에는 인디언 팜이 있었죠. 인디언 팜이 밴드로 공연을 하기 시작하고서부터 그쪽 분들을 알아가고 밴드로 하면은 힙합이랑 거리가 먼 공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분들하고도 어울리게 되고 친분도 쌓게 되면서 이분들도 재미난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고요. 인디언 팜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을 통해서 저도 밴드를 꾸려서 활동을 할 예정인데, 제 스스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있어요. 힙합을 하면서도 다른 것과 섞일 수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얼마 전에 기사도 그런 식으로 나갔지만 힙합은 용광로 같은 곳이니깐 다른 것을 다 담아 녹여서 다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런 게 저한테는 힙합이니까요.


힙플: 밴드 편성이 되고, 처음으로 하는 공연이 곧 있잖아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소년: 12월 26일 일요일에 벨로주라는 카페에서 밴드로 꾸려서 하는 첫 공연이 있어요. 그전에는 인디언 팜으로 밴드를 꾸며서 공연을 해왔고, 포니테일 때도 했는데, 제 앨범이 나오고 제 앨범의 밴드를 꾸려서 처음으로 하는 자리라 의미가 있는 공연이죠! 벨로주에 많이 오셨으면 좋겠는데, 12월26일.. 소울 컴퍼니(Soul Company) 쇼와 겹치네요.(웃음) 소울 컴퍼니 쇼도 워낙 재미있다고 정평이 나 있지만, 저도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웃음) 많이 오셨으면 좋겠네요.


힙플: 올해는 정규 앨범도 나왔고, 졸업도 하신(웃음) 의미 있는 한 해가 아니었을까 생각 돼요. 2010년 어떻게 보낸 것 같으세요?

소년: 2010년은 정말 정신없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 인디언 팜 앨범이 나오고부터 계속 활동을 했는데, 제가 7월 이전에는 춘천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했어야 했고, 말씀 하신 대로 그 와중에 졸업도 했고, 정규 앨범도 준비를 열심히 해서 11월 25일에 발매가 됐고요. 또, 곧 쇼 케이스도 있고. 지금도 이리 저리 할 일이 많긴 한데, 어떻게 1년을 살아왔지 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잘 살아 남고 있구나, 음악을 하면서 그래도 잘 지내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 까지 음악을 할 수 있는 힘이 점점 생기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정리하자면(웃음) 오늘 생긴 힘이 내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나라는 것을 느낀 한해에요. 그리고 이제는 학생신분도 아니고, 음악을 더 제대로 하기 위해서 서울로 왔으니까,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죠.


힙플: 2010년 힙합씬은 어땠다고 생각하세요.

소년: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앨범이 참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저도 그 많이 나왔던 앨범들에 하나고요.(웃음) 그런 앨범의 측면을 제외하고도, 저한테는 재미있는 일들이 몇 가지가 있었어요. 힙합이 아니라고도 볼 수 있는데, 앞서 말씀드린 집 앞 카니발도 재미있었고, 피노다인(Pinodyne), 첼라 형 솔로 앨범 등등 개인적인으로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2009년 보다는 2010년이 조금 더 재미있게 흘러갈 수 있는 방향성이 많이 만들어 진 해인 것 같아요. 좀 더 발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훨씬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흥미로운 방향으로 갈수 있는 방향이 조금이나마 생긴 한해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리온 형들의 앨범도 올 해 발매가 됐고요.


힙플: 아, 가리온 이야기를 해주셔서 생각난 건데, ‘정류장’ 시기의 인터뷰 때도 말씀해 주셨지만, 한글 가사. 이 한글 가사라는 부분에 있어서 가리온의 영향이 있었다면요?

소년: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가사를 쓰는 것들에 대해서는 제가 인디언 팜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는데, 저는 영향 받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랩을 쓰는 데에 있어서 영향을 받고 ‘아 이런 식으로 랩을 해야겠구나.’ 이런 식으로 해온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식의 영향은 아니지만은 가리온 형님들은 지금까지 99% 한글가사를 쓰시는 분들이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무조건 적인 동의를 하는 거고 저도 앞으로 그렇게 할 거예요.저도 99%한글가사를 목표로 할 거예요.(웃음) 그렇지만, 저는 어떤 깊은 의무감을 가지고 한글 가사를 쓰고 있지는 않아요. 저는 무조건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저는 한글 가사를 쓰고 싶으니깐 쓰는 거지, 어떤 의무감을 가지고 ‘내가 한국 힙합을 발전시키려면 한글가사만 써야 돼.’ 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뭐라고 힙합을 발전시켜요.(웃음) 어쨌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가 하고 싶은 부분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좀 웃으라고 하는 이야기지만 저는 토익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웃음) 영어공부 한 적도 없고요. (웃음)


힙플: 그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소년: 제가 '행진' 앨범을 어떤 사정 때문에 지금 못 내고, 내년이나 내 후년에 앨범을 냈다면 지금 같은 가사나, 지금 같은 사운드가 담긴 ‘행진’이 못 나왔을 것 같아요.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지금의 저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것 같거든요. 그래서 좀 뭐랄까 공감 할 수 있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많아 졌으면 좋겠어요. CD를 사고 안사고도 중요한 일이지만, 어쨌든 저는 제 앨범과 제 가사에 대한 나름 자신감까지는 아니지만 남부끄럽지 않은 가사를 쓰고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해요. 어떤 방법이라도 제 앨범을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음악을 1~2년 하고 그만두고 싶지 않은 사람이고, 어떤 방법으로든 제 앨범과 제 음악을 들어봐 주시는 게 저한테 가장 큰 힘이고 중요한 일이거든요.(웃음) 어떤 경로로든 한 번 들어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BRS 레코드 ( | http://www.brsrecords.kr)/… / BRS 클럽 ( | http://club.cyworld.com/…

8 Comments 김민순

2010-12-18 08:27:24

곡 하나하나 진심이 담긴 앨범 잘 들었습니다.

이은수

2010-12-18 14:15:46

기록과 계획엔 없어요 너무 좋아해요!! 저도 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공감합니다 너무 잘듣고있어요 ㅎㅎ 감사해요~

황태규

2010-12-23 20:05:40

아날로그 소년님 이번 앨범 행진 잘 들었어요ㅎㅎ!

장재혁

2011-01-04 13:14:04

참 좋아요

이재혁

2011-01-04 21:25:01

개인적으로 2010년의 싱글을 꼽으라면 "이사하는 날"

황지은

2011-01-05 03:31:15

노래 너무 좋아요~!!!

김도현

2011-01-05 09:55:13

진짜 대충 스웨거 스웨거거리는 트랙이 없어서 저는 더좋아해요ㅎㅎ 고민하다가 cd샀는데 너무좋아요!

강우영

2011-02-01 23:00:58

이사하는 날 넘 좋아해요 ㅠㅠ 인스도 갖고싶음 ㅠㅠ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4458&pag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