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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하이브리드' 하이브리파인(Hybrefine)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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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3월 6일 (일) 15:57 판 (새 문서: '하이브리드' 하이브리파인(Hybrefine) 인터뷰 힙플 1 22933 2010-10-14 15:36:58 힙플: 제이투키겐(J2KIGGEN)으로 활동해 오시다가, 하이브리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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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하이브리파인(Hybrefine) 인터뷰

 힙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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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933 2010-10-14 15:36:58



힙플: 제이투키겐(J2KIGGEN)으로 활동해 오시다가, 하이브리파인(Hybrefine)으로 그룹을 재편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키겐(Kiggen): 음...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데, 제이투키겐의 시작을 언급하고 싶어서 좀 길게 할게요. 지금도 돌아보면 신기한데 일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10대를 보내며 저란 사람이 음악을 직업으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존 레논(John Lennon)이나 히데(hide) 정도는 되어야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거라 생각해서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거의 취미 수준으로 혼자 집에서 통기타나 치곤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직업이 아니면 너무 불행해질 거란 생각이 막 드는 거예요. 그래서 군대갔다오고 그때 한국나이 25살에 J2라는 단짝 친구와 둘이서 팀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죠. 그게 제이투키겐. 무대에 너무 서고 싶어서 차비만 받고 전국을 떠돌며 공연을 했었어요. 어느 날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공연에 앞서 분위기 띄우는 역할을 하게 됐었는데 그때 다이나믹 듀오 소속사 실장이 저희 공연모습을 보고 서울로 가자해서 음악을 직업으로 하고 싶었던 저는 서울로 오고, 음악을 직업 삼기 싫었던 J2는 부산에 남게 되었어요. 친구 따라 강남 안 오더군요. 어쨌든 다이나믹 듀오의 소속사와 계약을 하고 만든 팀이 하이브리파인입니다. 제이투키겐 때의 힙합을 넘어서서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어서 하이브리드(Hybrid) 한 음악을 리파인(Refine)하게 한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힙플: 하이브리파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건 ‘'Starlight Love’ 뮤직비디오였는데요, 그 싱글에 보컬과 랩이 더 해진 싱글이 6개월 여 뒤에 발매 됐었어요. 애초에는 랩과 보컬이 있는 음악들이었나요?

키겐: 처음에는 백퍼센트 연주곡이었어요. ‘'Starlight Love’는 하이브리파인 결성 전인 2007년에 제 이름 키겐으로 발표한 “Pianissimo”란 연주앨범에 넣으려했던 피아노 연주곡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취향이 좀 하우스 쪽으로 변해서 재편곡해서 하이브리파인의 첫 음반에 실리게 됐죠. 그런데 이 곡이 클래시컬 한 뮤직비디오와 만나며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방송한번 공연 한번 안했는데 몇 일 동안 음원차트 10위권에 들었어요. 유통사 담당자가 신인이 그것도 연주곡으로 이런 경우는 유례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뮤직비디오는 이 작품을 계기로 요즘 너무 바빠지신 MJJ감독의 아이디어이구요, 감독님이 이 곡 도입부의 피아노를 듣는 순간 멜로디를 별빛처럼 연주하는 사람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영화와 비교해서 뮤직비디오는 실험적인 걸 맘껏 할 수 있는 멍석이 깔려있는데, 그런 점들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Starlight Love라는 곡의 보편적인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만든 사람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뮤직비디오 덕분에 보컬버전도 만들어 발매하자는 제의가 와서 당시 가장 좋아했던 섹시한 중저음을 가진 싱어 Bumkey(of 2WINS)를 초대해서 함께 보컬버전을 만들게 됐습니다. 기존 작법인 멜로디를 만든 후에 편곡을 하는 방법과는 정반대로 원곡을 최대한 안 건드리고 그 위에 멜로디를 짜는 작법으로 나온 곡이라,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나온 거 같습니다.


힙플: 이 곡을 계기로 많은 제작사들의 러브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트게 된 계기는 어떤 건가요?

키겐: 해피페이스 대표님이 맛 집에 많이 데려다주셔서...(웃음) 맛을 아는 분은 음악도 잘 아니까요.


힙플: 마치 그룹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 키겐씨의 솔로 프로젝트에요. 객원 멤버들과 함께 활동해 오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키겐: 하이브리파인의 시작은 솔로가 아니었고 참 음악 잘하는 훌륭한 동료들이 곁에 있었는데, 각자의 음악적 욕심과 방향성의 차이 등으로 결국 구심점이자 리더인 저만 남게 되었네요. 객원 멤버들과 함께 하는 이유, 더 넓게는 피처링을 많이 쓰는 이유는 제가 그 아티스트들의 팬이라서....그들이 제 음악에 들어와서 마침표를 찍어주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지 않고서는 제 소중한 트랙에 함부로 숨을 뱉어내게 하고 싶지가 않아요. 문제는 그 아티스트가 내 트랙에 어울리느냐 않느냐 인데, 왜 이 MC를 힙합도 아닌 이런데다 갖다 썼냐고 왠지 그 아티스트의 팬에게 욕도 쳐 먹을 거 같고 좀 성가시지만, 뭐 모르겠고 일단 제가 객원 멤버들의 팬이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이 뱉어낸 숨들을 자르고 붙이고 기름칠하고 닦으며 믹싱합니다.


힙플: 팀 메이트를 찾아서 계속해서 활동하실 생각은 없으신 건가요?

키겐: 작곡을 하고 작사를 하고 사운드를 만지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사실 굉장히 외로워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Monday Sick이 매일 있는 것 같은 삶. 그야말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죠. 또 제가 여자 없으면 술자리도 잘 안가고 은근히 폐쇄적인 성격이라 음악동료가 별로 없습니다. 저와 음악적 욕심과 방향성이 딱 맞는 좋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함께하고 싶어요. 사실 힙플에서 마련해주신 Starlight Love의 OPEN MIC같은 경우도 그런 분들을 찾기 위한 소중한 과정 중 일부였지요. 수상자 한 분은 함께 작업 중이고 또 한분은 군대를 가셔서...아무튼 이 글을 보시고 하이브리파인 사운드에는 내 보컬이 적격이다 하고 생각하는 분들은 남녀노소 제 트위터 @HybRefine으로 DM날려주세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니까요.


힙플: 지난 8월, 정규 앨범 2010을 발표하셨어요. 프로듀서 앨범인 듯 한 구성인데, 이와 같은 앨범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 라면요?

키겐: 써놓은 곡과 나이는 심각하게 많은데 키겐으로써 EP한 장, 하이브리파인으로써 4장의 싱글만 낸 것이 쪽팔려서 2010년에는 꼭 손때 뭍은 정규음반을 내보고 싶었습니다. 오프라인 앨범 시장이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고, 곡수가 많을수록 본전 못 뽑을 스타일의 음악이지만, 여러 객원멤버 분들과 소속사가 전폭 지원 해주어서 금새 만들었네요. 곡마다 어떤 싱어가 참여했고 어떤 emcee가 나오고 이런 프로듀서 앨범이 재밌긴 하지만 사실 음반으로써의 가치로 따지면 좀 위험한데,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통일성을 안배하다 보니 또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워진, 상당부분 제 멋 대로인 1집인 것 같습니다. 프로듀서 앨범이라 하기엔...제가 부르고 싶은 곡은 랩뿐만 아니라 직접 노래도 했고, 그런데 어떤 트랙들에는 또 제 목소리가 전혀 없고, 어떤 곡은 악기들만 나오고...그런게 하이브리파인 입니다.



힙플: ‘하이브리드 일렉트로닉 그룹’으로 소개 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장르의 혼용이 엿 보이는데, 음악적 스타일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키겐: 데뷔곡 Starlight Love가 일렉트로닉 성향이 있으니까 일렉트로닉 그룹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두루두루 하고 싶어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표현은 당치 않은 과찬이라 생각하구요...뭐랄까 음 제 갈대 같은 마음속의 이런저런 조각들을 하나씩 건드려서 곡을 쓰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음악을 들으면서 ‘아~이 힙합에는 이 헤비메탈의 어떤 부분이 들어가면 좋을 텐데’ 혹은 ‘아 이 R&B에는 이 펑크의 어떤 부분이 들어가면 좋을 텐데' 라는 주제 넘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그런 상상을 현실적으로 혼자 풀어가며 해답을 내는 과정들인 것 같습니다. 그게 다른 아티스트들과 구분되는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인 거 같네요. 하이브리드 란 단어를 너무 좋아하구요.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이 키겐이란 사람의 음악에 가장 맞닿아있다고 느껴요. 그렇고 보니 록 이라고 규정짓기엔 너무도 하이브리드 했던 hide나 R.A.T.M을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앨범은 밝은 코드의 그루비한 하우스곡 들이 눈에 밟히던 시절에 “COSMIC DANCE”와 “GALAXY”를 만들었고요, 힙합스타일의 랩이 절제된 전자음과 만날 때의 화학반응이 참 재밌어서 "Air Plan"과 "JEWELRY“도 만들었습니다. “GHOST"나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같은 트랙은 가사를 먼저 써놓고 곡의 질감을 가사의 분위기에 맞춘 예인데, 전자는 어쩔 수 없이 무덤 속에서 헤엄치는 듯 한 딥한 소스가 필요했고, 후자는 나른한 재즈샘플과 콘트라베이스를 쓸 수밖에 없는 내용의 가사라서...스타일에 통일성이 결여된 이유는 이런 작법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정규1집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뭐 그냥 아롬(of 버블시스터즈)이라는 보컬리스트를 보여주는 발라드죠. 애초에 특정 장르의 청자를 배려하지 않은 곡들이 모인 앨범이니까 아무래도 공감을 이끌어내기가 더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이브리파인의 노래들이 대단히 실험적인 자의식으로 가득 찬 음악들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고 듣고 싶은 음악입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제가 좋아해서 듣던 음악은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더군요.


힙플: 다양한 장르를 혼용 섭렵하는 것은 프로듀서로써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시는 방향은 어떤 건가요?

키겐: 지금 하면서 즐기고 있는 음악들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사람이란 게 그렇듯 음악적인 취향이나 방향성이란 것도 변하니까... [2010]만들면서 소스를 신디에서 뽑아서 전자음으로 배열하는 것이 좀 지겨워져서...프리모(dj premier)같은 빈티지한 샘플링도 하고 싶고 아무튼 정규 2집 앨범은 1집하고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겠지요. 15곡이 다 언플러그드한 발라드일 수도 있고...제 안에 죽어도 하우스다 내가 곧 HipHop이다 혹은 인생이 Rock Spirit. 이런 궁극적인 뚝심이 결핍되어 있습니다.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듣고 싶은 음악을 하겠지요. 좋아하는 만화가인 미노루 후루야는 초기에 코믹물들을 그리다 요즘은 시사성 짙은 작품들을 만들며 그림체까지 변하고 있는데요, 그런 변태스러움은 발전이라기보다는 그냥 그 사람의 복합적인 성향인 것 같아요. 주위에 수퍼맨 같은 뮤지션들이 몇 명 있는데, 그림도 그리고 칼럼도 쓰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본업인 뮤지션으로써의 정체성도 훌륭하지요. 저는 그런 다양한 일들을 음악 밖에선 해내지 못해서 음악 속에서 장르를 왔다갔다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하며 혼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힙플: 흑인 음악 아티스트들의 많은 참여로, 힙합플레이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요. ‘힙합’에는 어떤 초점을 맞추어 음악에 녹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키겐: 힙합에는 과학적인 공식이나 시스템이 없는 게 좋아서요, 많은 음악을 들어왔지만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음악이 힙합이 아닌지요? 숨소리 트림소리 신음소리로도 비트를 만드니까. 그러한 무한한 자유로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제 음악에서 힙합은 隠し味 (음식용어로 카쿠시아지 라고 읽는다.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큰 역할을 담당하는 재료) 같은 느낌으로, 단순히 힙합 씬의 emcee들이 좀 다른 비트위에 랩 한다..에서 더 나아가서 그들의 랩을 하나의 악기로 사용한다던가, 하우스 곡에 일부러 힙합에 쓰이는 소스나 비트박스를 사용한다든가. 힙합이니까 가능한 거겠죠.


힙플: 말씀드린 대로 흑인 음악 아티스트들의 참여가 상당히 많은 편이에요, 어떤 의도를 갖고 섭외를 하시게 됐는지 또, 섭외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키겐: 제가 그 아티스트의 팬이고, 또 제 비트 위에 그들이 숨을 내뱉었을 때 분명히 재미있는 것들이 나올 거라 생각해서 전화도 하고 직접 찾아도 가고 때론 짝사랑처럼 섭외했습니다. TBNY는 1집 앨범 대다수의 곡들과 리쌍의 “야바위”같은 트랙에서 볼 수 있듯이 그냥 랩 잘한다 플로우 죽인다 이런 수준이 아니고 너무도 그들만의 스타일과 작법이 있다고 생각해서 꼭 함께 하고 싶었어요. 더 콰이엇(THE QUIETT)은 명료하면서도 가라앉아있는 그 깊이 있는 톤이 참 좋아요. 이거저거 걸어보고 믹싱해보고 싶은 톤이죠. 도끼(DOK2)는 제가 몇곡을 보냈는데 그 중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골랐습니다. 매번 연락을 할 때마다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많지 않은 나이에 많은 걸 이루어낸 이유는 그런 일상들의 당연한 결과인 듯해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새벽 1시에 보냈더니 2시에 가사를 다 써서 가 녹음까지 해서 답 메일을 보냈더군요. 그리고 몇 일 후 ARK SOUND에서 만났습니다. 소울맨(Soulman)은 소울맨&마이노스(Minos) 앨범부터 이 인간 장난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소울풀함을 이질적인 하우스비트에 꼭 한번 얹어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이 1g도 없어서 몰래 훔쳐보고만 있었는데, 힙합씬의 거물의 결혼식에서 마침내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몇 일 후 전화를 걸어서 바로 부탁을 했습니다. 역시나 결과물은 대만족. 낯선과 빅톤(Bigtone)은 작업하면서 제일 깜짝깜짝 놀랬던 아티스트들이에요. MC로서는 드물게 랩, 보컬을 모두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창작력이 그 몇 배더군요. 사실 -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정말 많지만- 피처링이란 게 다소 뻔 한 걸 몇 마디 준비 해 와서, 혹은 제가 가이드 한 그대로 해버려서 김 새게 하는 아티스트도 분명히 있고, 그런 정치적인 부분도 풀어내는 것이 프로듀서로써의 제 역량이겠지만, 저는 그냥 좋은게 좋은 거 즐기면서 하자 그런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낯선과 빅톤과의 "Air Plan"의 작업은 정말 하늘을 나는 즐거운 기분이었습니다. 랩 보컬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산체스, 빅토리아는 앞으로 대중가요 씬에서 크게 한 건 할 친구들이에요. 다재다능하니 부디 지켜봐주시길.


힙플: 흑인 음악 아티스트, 그 중에서도 라임어택(RHYME-A-) 의 참여는 다소 의외였어요. 곡의 색깔도 그렇고요. 실제로는 어떠셨나요?

키겐: 라임어택 같은 경우 MIC SWAGGER에 출연한 것을 보고 바로 더 콰이엇에게 전화해서 ‘으악 나 저 친구 만나게 해줘!‘ 라고 했죠. 당시 본인의 정규앨범 녹음이 한창이어서 많이 바쁜 상태였는데, 하이브리파인 역시 발매일이 잡혀있던 상태였어요. 그래서 우격다짐으로 다급하게 녹음을 부탁했는데 결국 'Hommage'가 제 앨범 보다 한참 먼저 나왔으니 참 미안할 따름입니다. 라임어택은 짧은 시간에 굉장한 집중력을 보여줬고요, 돈으로 뭐든지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서 바다로 떠나자는 명제에 걸 맞는 딱딱 떨어지는 시원한 플로우를 보여줬네요. 사실 이 곡을 굉장히 섹시하게 리얼 악기들로 편곡할 생각이었는데, 훌륭한 랩과 보컬에 비해 비트의 방향성이라든가 여러모로 최종적으로 다소 뻔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 아쉽습니다.


힙플: 타이틀곡 ‘Cosmic Dance’는 지난 싱글이었던 You Can Fly 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에요. ‘Cosmic Dance’ 가 타이틀곡이 된 배경은?

키겐: 15곡 중에 제가 이 곡을 가장 좋아해서 타이틀곡으로 선정했어요. 다행히 소속사도 좋아하셔서 즐거운 인생 즐거운 타이틀곡입니다.


힙플: 3개 국어가 담겨 있는 ‘Air Plan’의 모티브라면?

키겐: 빅톤과 낯선과 셋이 작업실에서 농담을 주고받는데 낯선이 유쾌한 얘기를 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저는 일본어로, 빅톤은 한국어로 리 액션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맞다! 빅톤 뉴욕에서 왔지? 나는 일본에서 왔고 낯선은 한국대표 직이네! 거기서 출발한 곡입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화자가 각각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건 최초가 아닌가 싶네요. 꽤나 행복한 작업이었습니다. 아직 철이 안 들어서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보다 음악을 즐기는 순간이 더 행복한데, 이 곡은 즐기면서 놀면서 뚝딱 나왔으니 의미가 남다르죠. 영어와 일본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며 같은 의미의 단어를 내뱉는 데 각자의 뉘앙스와 느낌, 치찰 음마저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굉장히 재미있어서 컨트롤 룸에서 서로 아이디어를 쏟아내다가 뭔가 하나 나오면 한명씩 바로 부스에 들어가 쏟아 뱉곤 했어요. 이 곡이 정규 1집의 더블 타이틀로 선정되어 지난주 TV 음악프로그램에서도 불렀어요. 우리가 스스로 만든 Plane에 타서 Plain한 가짜들에게 죽여주는 Plan을 이야기 하는 곡입니다. 영어와 일본어 가사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youtube HybRefineofficial에서 자막과 함께 곡을 들으실 수 있겠군요.


힙플: Ctrl C에는 emcee들의 랩이 마치 소스의 하나로 쓰인 느낌이에요.

키겐: “Starlight Love”가 수록된 싱글에 “We Still Rydeen”이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제목 그대로 CTRL C(복사)한 곡이 이 곡입니다. “We Still Rydeen”은 일렉트로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는 YMO의 Rydeen의 주 멜로디를 차용해서 만든 곡이에요. Rydeen은 힙합의 Ridin'의 의미니까, We Still Rydeen이라는 문장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YMO에 대한 최대한의 리스펙트(respect)이죠. 그런데 이 곡을 Rydeen의 표절이라고 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있어서, 샘플링과 멜로디 차용에 대해 키보드가 아닌 음악으로 짚어 넘어가고 싶었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CTRL C는 제목부터 그런 표절 논의에 대한 답가입니다. 지적하신 데로 랩도 CTRL C해 와서 SQR형(브라질리언 타코의 프로듀서)에게 편곡을 부탁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불철주야 만능 형이 랩도 일렉트로닉 소스 화 시켜버려서. 이심전심이라고나 할까요.



힙플: 이번 음반을 감상함에 있어 힙합 팬들이 좀 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가이드를 소개해 주신다면?

키겐: 하이브리파인의 곡들은 랩이 들어있어도 힙합의 그루브를 배제하고 전자음악의 작법으로 풀어내는 곡들이 많아서 힙합 팬들에게는 사운드부터 여러 가지 면에서 낯선 부분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자음악이라고 하기에는 또 DJ들의 클럽음악처럼 드럼소스들이 쩍쩍 붙는 댄스 그루브도 아니고, 말랑말랑 시부야 계열 이라고 하기엔 또 제법 남성적이고, 아 모르겠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COSMIC DANCE" 바퀴달린 거 탈 때는 "Air Plan“ 자기 전에는 “GHOST” 반드시 즐거울 거예요!


힙플: Japanese ver. 이 수록 되어 있기도 하고, 이번 음반으로 일본 진출을 노크하고자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키겐: Air Plan이 순수한 의도에서 일본어가 삽입된 곡이었다면, You Can Fly의 일본어 버전은 일본시장도 염두에 둔 게 맞아요. 일본에서 인지도 있는 컴필레이션 앨범인 House Nation에도 이 곡이 수록됐고...다만, 몇 년 전에 다른 소속사에 있을 때 일본 진출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어서...그때도 구체적인 러브콜이 와서 일본 오가며 녹음도 하고 토키오, 나카마유키에, 와다아키코 등에게 곡을 준 굉장히 유명한 일본 작곡가와 공동 프로듀싱도 하고, 청담사거리에서 돈까스도 같이 썰어먹고, 많은 것들이 진행됐었는데 마지막에 일본데뷔가 무산되고 말았어요. 제가 타 아티스트들과는 달리 통역 없이 프로모션이 가능하기에 일본진출은 항상 나오는 이야기이긴 한데, 신중하게 논의 중입니다.


힙플: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키겐: 다 필요없고 ARK SOUND가 짱입니다.(웃음)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16 Comments 박상후

2010-10-14 16:06:12

윗공기 ㅎㅎ

이지수

2010-10-14 17:13:02

후후 잘봤습니당~

피터리

2010-10-14 19:53:05

ark 타블로 미쓰라 얀키아녀?

r2al

2010-10-14 20:19:18

1ARK sound 라고 얀키가 녹음실차렸음

이문오

2010-10-16 00:37:54

식당에서 밥먹다가 우연히 뮤비 봤는데 기발하면서 환상적이더라 음악도 좋고.

이충호

2010-10-16 04:50:21

솔직히 힙플에서 환영받을 스타일은 아닌데 꾸준한 모습과 고급스런음악 진짜오랜 팬입니다 인터뷰잘봤어요

김태한

2010-10-16 17:17:04

하이브리파인!!! 흥하라!!!

전용현

2010-10-17 21:16:23

난 맨날 듣는다 버릴곡이없어.ㅋㅋㅋㅋㅋㅋ

Eblade

2010-10-18 13:56:57

Kiggen..오랜만이시다. 파이팅!

염철현

2010-10-18 14:38:50

키겐을 통해 일본어 랩을 처음 접했었지...... 앞으로도 많은 작업물 만들어주시길...

송지섭

2010-10-18 16:24:15

댓글이 이거밖에 없나 스타일이 낯설뿐 진짜 괴물인데; 처음에 뮤비보고 뻑가서 그때부터 앨범도 한 장 사고 팬질하고 있어요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p.s. 네이버에 쓰신 사진은 진짜 정우성삘 ㅋㅋㅋㅋㅋㅋ

로카

2010-10-20 21:23:45

잘 봤습니다. 앞으로 기대할께요~

권한결

2010-10-20 21:38:52

화이팅입니다! :-D

김경민

2010-10-21 07:20:55

마침 어제 하이브리드 음악에 빠진체 허우적대고있엇는데 좋은 타이밍에 리뷰를 발견했내요 향후 제가 음악하는데에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준거 같습니다 ~ 잘읽고 가요~

원선재

2010-10-24 21:15:24

노래 잘 듣고 있습니당

홍창욱

2010-10-31 21:53:32

ㅋㅋㅋㅋㅋㅋㅋㅋ2번째사진 몽환적이네염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4099&page=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