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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인터뷰 페니 (Pe2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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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0월 15일 (금) 03:17 판 (새 문서: title: [회원구입불가]Melo2012.09.27 20:25댓글 6 00_main.jpg [Music Salon] 페니 (Pe2ny) 프로듀서 페니(Pe2ny)는 알고보면(?) 한국힙합의 태동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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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회원구입불가]Melo2012.09.27 20:25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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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alon] 페니 (Pe2ny)


프로듀서 페니(Pe2ny)는 알고보면(?) 한국힙합의 태동기부터 씬을 지켜온 아주 잔뼈굵은 아티스트다. 페니는 어떤 형식으로든 씬을 떠나지 않고 계속 활동해왔으며, 여러 언더그라운드 힙합 앨범에 주옥같은 비트들을 실었었다. 물론 커리어에 비하면 트랙 수가 적다고 느낄 수도 있다. 허나 페니의 트랙들은 언제 어디서나 각 앨범들의 킬링트랙이었고, 가장 색감있는 곡들이었다. 그런 페니가 이제는 프로듀서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준비해서 리스너들에게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아무래도 리스너들의 눈과 귀가 다시 페니 쪽을 향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LE: 반갑습니다. 먼저 힙합엘이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Pe2ny : 활동을 너무 오랫동안 쉬다가 다시 하는 거라서 꼭 힙합엘이 뿐만 아니라 이쪽 음악 마니아 분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는 계기를 만들려고 무료로 앨범을 공개하고 있는 차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 드려요. 또, 제가 되게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거든요. 자막 뮤비 때문에… 항상 빠르시더라고요.






LE: 근래에 인터뷰를 하신 게 제 기억엔 없는데, 이런 인터뷰를 얼마 만에 하시는 건가요?


[Alive Soul Cuts Vol.1] 냈을 때 하고 안 했으니까 한 4,5년 정도?






LE: 그렇군요. 최근에 다시 활동을 재개하시는 것 같던데 간단하게 근황 이야기를 해주세요.


일단은 올해부터 다시 제대로 하는 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리오케이코아(Leo kekoa – 이하 리오)와 투게더 브라더스(Together Brothers)의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로 거의 전곡을 도맡아서 진행을 했고요. 그리고 나서 계속 들어오는 요청들은 있는데, 저 자신한테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요청들을 안 받다가 중간에 결과물을 한번 정도는 내야겠다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저를 위한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최근에 작법적인 부분도 많이 바뀌었고, 스타일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바꾸려고 하고 있어서… 그런 와중에 중간에 결과물을 안 내놓으면 뭔가 한 계단 올라가는 과정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저를 위해서 앨범을 내고 있어요. 이름을 다시 알리는 계기도 되지만.






LE: 공개되고 있는 앨범, [Alive Soul Cuts Vol.1.5 SEOUL] 이외에는 또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투게더 브라더스 지조의 새 싱글을 기획 중에 있어요. 같이 작업실을 쓰고 있는 동생들과 취미로 만들고 있는 곡들이 좀 있어요. 그런 것들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 유통을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터치다운 뮤직그룹(Touchdown Music Group), 트라이먼트 팩토리(Triment Factory)에서 나올 다른 앨범, 싱글 곡들의 엔지니어로의 참여도 하는 중입니다.






LE: 아, 다른 경로요?


네. 엄밀히 말하면 힙합음악을 홍보하는 방식이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 같은 곳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밖에 없잖아요. 그거 말고 아예 다른 시장을 보고 하는 것들이 좀 있어요. 그 외에 외주작업도 좀 하고 있고요.






LE: 외주작업이라면 OST나 CF 음악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영화음악, 게임음악…






LE: 이제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볼게요. 페니라는 이름, 정확한 표기는 Pe2ny라고 알고 있는데 특별히 2가 들어가는 것과 이름 자체가 가진 의미는 어떤 것인지… 또 언제 지은 이름인가요?


19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으니까 그때 동전이라는 의미로 penny라는 이름을 썼는데 그땐 제가 랩을 했었어요. 굉장히 못했었는데… 이후에 랩을 그만두고 프로듀싱을 하는데, 프로듀서로서의 새로운 이름을 가졌으면 했어요. 이름을 바꾸고는 싶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름들은 제 생각에 좀 모자란 것 같아서 원래의 이름에 숫자 2를 첨가한 거죠.






LE: 동전이라는 의미의 penny라는 단어를 이름으로 쓰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글쎄요. 그냥 예전부터 그 이름을 꼭 쓰고 싶었어요.






LE: 앞서 랩을 했다고 하셨는데, 블렉스(Blex) 시절부터 힙합을 하신 걸로 아는데, 처음에 어떻게 힙합 음악을 접하고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일단은 그때가 아마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 투팍(2pac)이 나오고 들었던 시절이었을 거예요. 그때 그런 걸 듣다가 ‘이거 한국에서도 하는 사람이 있나?’해서 PC통신으로 동호회 찾고 하다 보니까 블렉스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블렉스에 무작정 가입했죠. 그때 가리온 형들이 처음 공연 시작할 때였어요. 전 고3때여서 가방 매고 공연 보러 다니고. 그런 것부터 시작을 했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형들이랑 인사하게 되고. ‘저도 이런 거 해보고 싶어요’하다가 만났던 게 디지(Deegie)였어요. 같이 팀을 해보자 해서 했던 게 PDPB라는 팀이었어요. 그때 저랑 같이 팀에 들어갔던 게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였고요. 그렇게 하면서 무대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였죠.






LE: 그때는 MC로서…


네. 그렇죠. 되게 창피한 얘기지만 사실 그때 제가 가사를 쓸 줄 몰라서 디지가 써놨던 가사를 가지고 하고 그랬었어요.






LE: 디지 씨와 함께 팀을 결성했다고 하셨는데, 두 분이서 처음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사건이라기보다는 그때는 어떻게든 하고 싶은데, 루트도 없고 방법도 모르고 그랬는데 디지가 먼저 손을 내밀어줬죠.






LE: 그럼 그때는 두분 모두 블렉스의 팬 입장에서 만났던 건가요 아니면…


그때 디지는 이미 혼자 활동을 시작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러다가 자기도 팀으로 가보고 싶다고 해서 제가 되게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거죠.






LE: 혹시 DJ 소울스케이프 씨와는 지금도 잘 지내고 계신가요?


네. (웃음) 같이 음악을 작업을 안 한다 뿐이지, 지금도 가끔 통화하고 좋은 사이죠.






LE: PDPB라는 그룹 이후에 페니 씨의 또 다른 소속 그룹으로 소울 챔버(Soul Chamber)라는 그룹이 있는데요. 소울 챔버는 어떤 그룹인가요?


그때 디지랑 저랑 DJ 소울스케이프랑 PDPB를 하다가, 소울스케이프와 동갑이기도 하고, 뭔가 의지가 되는 똑똑한 친구였어요.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만들어 진 거죠.






LE: 그때는 DJ 소울스케이프가 비트를 만드시고 페니 씨가 랩을 하셨던 건가요?


그렇죠.






LE: 랩을 먼저 하신 걸 보면 아무래도 처음엔 프로듀서보다는 MC가 더 하고 싶으셨나 봐요.


그렇죠. 처음에는… 그 마음이 컸죠. 근데 현실적으로 제가 안 따라주니까…






LE: 그냥 단순히 실력의 문제 때문에 그만두게 되신 건가요?


네. 그렇죠.






LE: 근데 소울 챔버라는 팀이 지금까지도 이름이 남아 있고, 페니 씨의 역사로 남아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는 평단이나 리스너들에게 좋은 평을 남아서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솔직히 그 당시에는 랩보다는 DJ 소울스케이프의 비트 자체가 평단에게 인정을 받았었죠. 랩보다는… DJ 소울스케이프 자체도 자기 음악에 랩을 얹는 것을 악기적인 면으로 보는 친구라서 어떻게 보면 제가 DJ 소울스케이프의 음악에 묻어가던 시기였죠.






LE: 그렇게 랩을 그만두시고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된 건 언제쯤부터 인가요?


금방 방향을 전환한 편이에요. 시작하고 한 8,9개월 만에…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결정을 했죠. 또 그때 DJ 소울스케이프도 군대를 가면서 소울 챔버라는 팀이 활동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어떻게든 저 혼자라도 힙합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 무대를 올라가야 하고, 혼자 곡을 만들어야 했는데… 곡을 만들다 보니까 오히려 프로듀싱적인 면에서 더 매력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LE: 근데 사실 프로듀싱을 처음 시작하려고 하면 시퀀서(음악을 작곡할 때 쓰는 기본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고, 가상악기나 하드웨어 악기도 필요하잖아요. 처음에 시작할 때 되게 막막하거나 힘들진 않으셨나요?


근데 MC로서 주변 사람들과 1년 정도를 보내다 보니까 방법론적인 건 이미 머릿속에 어느 정도 잡혀있었어요. 만드는 방식들을 계속 봐왔으니까… 어떤 식으로 샘플링을 하면 되고, 어떤 식으로 시퀀싱을 하면 되겠다 같은 방법론적인 부분은 이미 머릿속에 있었거든요.






LE: 아, 그럼 특별히 어렵거나 그러지 않으셨던 건가요?


그래도 당연히 어려웠죠. (웃음) 무작정 장비를 사고, 이것저것 했는데 솔직히 저희 때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보다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큰 시대였어요. 그래서 처음 샀던 샘플러(자연음을 음원으로 사용하는 악기)가 저거에요. ASR-X.






LE: 처음에 사신 샘플러를 아직도 쓰고 계시는군요.


네. 근데 저 샘플러 같은 경우엔 아예 소리 패치가 안 들어있는 악기거든요. 샘플러니까 소리를 넣어야 했는데 당장 또 소리를 넣어야 되는데, 소리는 없고. 그래서 그때부터 LP를 모으러 다니고 턴테이블을 사고 했죠.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서 포터블 레코더(휴대가 가능한 녹음기기)같은 것도 구매하고…






LE: 그렇게 해서 프로듀서로서의 첫 결과물로 [Journey Into Urban City]라는 EP 앨범을 2002년에 내셨어요.


2001년에 나왔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판매용에는 2002년으로 찍혀 있을 거예요.






LE: 그렇군요. 그럼 프로듀서를 시작하고 나서 첫 결과물인 [Journey Into Urban City]가 나오기까지의 기간이 어느 정도 걸렸었던 건가요?


1년 정도요. 1년 동안은 거의 소리를 만드는 데에 시간을 썼어요.






LE: 지금 들어보면 샘플링 위주의, 컷 앤 페이스트(샘플을 자르고 붙여 재창조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해서 만든 앨범인데 본인은 그 앨범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때 만들 때 한창 꽂혀 있었던 앨범이 피트 락(Pete Rock)의 [Petestrumentales]였어요. 그때가 딱 그 앨범이 나왔을 때였거든요. 거의 그것만 귀에 달고 살았었거든요. 그 앨범 안에서 들리는 소리들의 느낌이 좋아서 실력은 안되지만 그걸 흉내를 냈던 거죠. 관악기 위주의 샘플들을 많이 찾고 다니고… 테마 강한 것들. 이런 것들을 위주로 작업을 했던 건데 결과물은 전 일부러 안 들어봐요. 지금 들으면 어차피 창피할 거 알기 때문에. 제가 상아레코드라는 곳에서 유통을 했었는데 그게 좀 남아있었어요. 몇 십장 정도? 근데 그걸 제가 일부러 회수를 해가지고 왔었어요. 제 손으로 절판을 시켜버린 거죠. 팔기 싫은 느낌이 들어서… 지금도 가지고는 있는데 안 들어요. (웃음) 가지고만 있어요. 심지어 그 앨범이 물에 한번 잠겼었어요. 작년에 강남이 크게 한번 침수됐을 때. 그때 작업실이 양재 쪽에 있었는데, 지하에 녹음실이 있었거든요. 그때 CD도 같이 물에 잠겼었어요.






LE: 그럼 이제는 아예 없는 앨범인 건가요?


아니에요. 다 닦아서 가져왔어요. (전원 웃음) 그건 그대로 보관을 하려고요.






LE: 이 앨범이 나왔을 때, 리스너들이나 평단의 반응은 어땠었나요?


그때 리스너 분들 중에 되게 고마우신 분들이 많았던 시대였어요. 진짜 음악에 대한 좋은 얘기, 음악에 대한 발전방향까지 충고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활동하던 때였으니까. 그냥 들으시는 분들은 좋아해주셨어요. ‘아 이 친구가 소울 챔버라는 팀을 하다가 프로듀서로 전향해서 결과물이 처음 나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주목할 만하다.’이런 식의 반응이었고, 실제적으로 음악 평단에서 활동하시는 분들한테는 되게 안 좋은 평을 받았죠. 심지어 리뷰 중에 그런 말도 있었어요. ‘이 친구는 도대체 DJ 소울스케이프에게 뭘 배워서 나온 거냐.’






LE: 굉장히 격한 혹평이네요.


네. 근데 제가 그 앨범이 한창 판매되고, 유통되고 있을 때는 한창 군대에 가있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그것들을 봤는데, 좀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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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군대를 갔다 오신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나요?


2001년 말에 갔었는데 아마 그때 2년 2개월이었을 시절이었을 거예요.






LE: 그렇게 첫 앨범 내신 이후로는 개인 앨범을 만들진 않으셨어요. 물론 다른 아티스트들의 앨범에는 참여를 많이 하셨지만.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공백기라고 볼 수 있는 그 기간에는 어떻게 지내셨었나요? 군대를 갔다 오고 나서의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그때는 제 앨범보다는 다른 앨범의 프로듀서로 되게 많이 참여했었어요. 일단은 군대 가기 전에 작업했던 에픽하이(Epik High)의 앨범을 시작으로 해서 CB Mass와도 같이 작업을 했었고요. 그 다음에 제대하고 나서는 언더그라운드 쪽 앨범들을 굉장히 많이 작업했었죠. 그렇게 지내다가 몇 년도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아예 울림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로 들어가 있었어요. 전속 프로듀서로. 딱히 어떻게 활동했다기보다는 그 당시에는 곡을 주고 제 곡이 릴리즈되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하던 시기라서… 자기가 만들었던 곡은 나중에 저작권 협회에 들어가서 볼 수 있잖아요. 그 시기만 놓고 보더라도 70곡 정도를 작업했었더라고요. 그때는 그냥 그런 걸 좋아할 때였어요.






LE: 좀 전에 에픽하이 얘기를 하셨는데, 에픽하이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에픽하이와는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되신 건가요?


어떤 한 시기를 거의 같이 보낸 사이라서 계속해서 얘기가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만난 건 2000년도 쯤이었고 무척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LE: 에픽하이의 미쓰라진 씨는 오래 전에 케이 라이더스(K-Ryders)라는 팀으로 활동했던 걸로 알고 있고 타블로((Tablo) 씨는 에픽하이 이전에는 별다른 기록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미쓰라진 씨를 통해서 에픽하이 분들을 모두 알게 됐던 건가요?


아니에요. 에픽하이 1집의 프로듀서가 제이윈(J-Win)이라는 프로듀서였거든요. 전 그 형을 통해서 알게 됐었어요. 약간 제가 마스터 플랜 쪽에서도 아웃사이더 기질을 보이는 타입이었는데, 그 형이랑 저랑 각별하게 음악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았었거든요. 집도 가까웠고.






LE: 소개를 받아서 친해지게 되신 거군요.


특별히 뭐 소개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알게 됐던 거 같아요.






LE: 2007년에 타블로 씨와 함께 이터널 모닝(Eternal Morning) 이라는 팀을 결성하여 동명의 타이틀의 앨범을 발표하셨었어요. 아까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전속으로 계약을 하셨다고 얘기하셨는데, 이터널 모닝 때부터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셨던 건가요?


아니에요. 그 앨범이 나오기 1년 전에 울림 엔터테인먼트로 가있었어요.






LE: 에픽하이를 통해서 계약을 하시게 되신 건가요?


그렇죠.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고 그때는 운빨이 있었죠. (웃음) 친분빨. 운빨.






LE: 울림 엔터테인먼트에 계셨을 땐 어땠나요? 아무래도 대중음악 기획사다 보니까 여타 힙합 레이블과는 달랐을 것 같은데…


일단 좋았던 건 아마 힙합음악하는 친구들 중에서 월급 받는 유일한 작곡가였을 거예요. 4대 보험도 되고. (웃음) 전에는 제가 외주작업 위주로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편이었는데 울림 때는 그냥 음악을 했었죠. 제 음악만 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특별히 안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약간 얽매이는 거야 있죠. 그렇지만 전 그런걸 감수하고 들어갔던 거거든요.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그런 얽매이는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 당시에는 좀 피곤해 했었던 거 같아요. 언제까지 뭘 해야 하고…






LE: 지금 기억이 잘 안 나긴 하지만 그 당시에 회사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나 믹싱을 하는 쪽으로 일을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지금도 최종 목표가 엔지니어 쪽이에요. 그쪽을 보고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시작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녹음 같은 건 기본적으로 예전부터 했었고, 제 앨범 작업할 때는 최대한 제가 많은 부분을 만지려고 해요.






LE: 요즘은 에픽하이와 페니 씨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계세요. 에픽하이는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했죠.


아무래도 그쪽은 너무나 뛰어난 프로듀서들이 많이 있고… 그리고 음악적으로 저는 약간 올드한 쪽을 고수하는 편이고 그 친구들은 항상 계속 진보해갔잖아요. 서로 음악적으로 교차하는 시기에 있을 때 저랑 같이 음악을 했던 거고요.






LE: 방향은 다르지만 혹시 페니 씨와 에픽하이의 콜라보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가끔 만나면 얘기하는 게 나중에 다시 이터널 모닝 하자. 이러니까. 이터널 모닝 관련해서는 언젠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에픽하이의 음악은 제가 쫓아갈 수 없을 만큼 발전 단계가 올라간 상태라서… 그리고 멤버들 모두 곡들을 워낙 잘 만들다 보니, 이젠 외부적인 도움도 필요 없을 거예요.






LE: 어디서 들은 이야기로 타블로 씨와 페니 씨가 한 달 동안 일본의 어느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이터널 모닝 앨범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한 달 동안 숙식은 아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만들었어요. 그때 서로 랩탑 들고 가서. LP 음원 같은 건 미리 컴퓨터로 녹음을 해놓고. 타블로가 미디로 어떤 테마를 만들면 제가 그걸 다시 샘플링해서 만들고 그랬었죠. 호텔방에서 에디팅 작업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세션 녹음을 하고, 다시 여행가서 에디팅하는 방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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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작업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지네요.


그 당시에 서로 쓰던 시퀀서가 달랐어요. 지금도 다른 걸 쓰겠지만. 그 친구 같은 경우엔 웨이브 편집 방식으로 소스를 만들어내고, 그럼 전 그 웨이브를 다시 불러와서 그걸 리샘플링하고 새롭게 만들고…






LE: 사실 이터널 모닝의 음악이 페니 씨가 그 동안 해오던 스타일과는 다른 느낌이었잖아요. 작업 당시에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은 없었나요?


근데 작업 방식 자체도 그렇고, 생각 자체를 아예 다른 음악을 만드는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 거라서 어려운 건 없었던 거 같아요. 오히려 ‘아, 이렇게 했을 때 이렇게 되는구나’하면서 결과가 신기해서 그게 재미있었지, 어려운 점은 딱히 없었던 거 같아요.






LE: 서로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셨던 거네요.


그 당시에 저는 샘플이 꼭 있어야지만 곡을 만들 수 있는 완전히 힙합 기반의 프로듀서였고, 타블로 같은 경우는 이미 곡을 만들수 있는 미디 시퀀싱에 되게 트여있는 상태였어요. 엄밀히 말하면 저한테 샘플을 만들어서 줄 수 있는 사람이었죠. 전 그 샘플을 받아서 가다듬었죠. 그렇게 정확하게 역할 분담을 했기 때문에 작업에서의 어려움은 특별히 없었던 거 같아요.






LE: 이터널 모닝 때 꽤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이터널 모닝 제작 발표회 같은 것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뮤직비디오도 굉장히 멋있었고, 또 보기에는 고가의 제작비가 예상됐었는데 그래도 이런 인스트루멘탈 앨범 자체가 한국에 많지도 않고 해서 홍보하는 데에 어려움이라든지 이런 건 없었나요? 수익적인 부분도 걱정이 됐을 것 같고요.


일단 수익적인 부분을 보자면 제작비가 거의 안 들었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300만원 안에서 제작비 끝났던 거 같아요. 뮤직비디오 빼고. 뮤직비디오가 제일 비쌌던 거 같아요. (웃음) 프레싱까지의 제작비가 한 300만원 선이었고… 사실 저희는 뮤직비디오도 안 찍으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회사에서 ‘그래도 너네 앨범 나오는데 뮤직비디오 찍어야지’하고 일부러 찍어주셨던 거예요. 그냥 나중에 보니 제작비랑 수익이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음원이 특별히 잘 될 앨범은 아니었지만 음반 같은 경우엔 연주 음반 치고는 꽤 많이 나갔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홍보하기에 어려울 수가 없었던 게 에픽하이와 타블로가 정상을 찍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홍보 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죠. 그 시기에 타블로는 문화의 아이콘이었죠.






LE: 그때가 아마 에픽하이 4집이 나오고 나서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가 한창 에픽하이가 앨범을 많이 팔던 시기였죠.


네. 그렇죠. 그래서 (홍보에서의)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나오기 전부터 ‘그냥 어느 정도는 되겠구나.’하면서 냈던 앨범이에요. 저는 거의 업혀가는 중이었죠. (웃음)






LE: 이터널 모닝이 인스트루멘탈 앨범이었고, 또 [Alive Soul Cuts Vol.1]의 인스트루멘탈 버전 앨범이 따로 나오기도 했었고, 이번에 무료 공개하시는 곡들도 모두 인스트루멘탈을 전면 공개하고 계시는데 특별히 이렇게 인스트루멘탈을 모두 공개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저도 옛날에 랩을 해봤으니까 아는 건데 연습하기 위해서는 비트가 필요하잖아요. 그냥 제 걸로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 단지 그 이유 같아요. 그리고 이터널 모닝 같은 인스트루멘탈 앨범은 아예 다른 개념으로 보죠. 아예 감상을 위해서 만든 인스트루멘탈이기 때문에… 구성 면에서나 방식 면에서나 아예 다른 걸로 봐요. 내는 앨범마다 인스트루멘탈을 공개하는 건 그냥 제 비트에 사람들이 연습하면 좋을 거 같아서 그러는 거예요.






LE: 아마추어 MC들을 배려하는… (웃음)


배려는 아니고요. 그냥 제 욕심이죠. (웃음) ‘내 비트에다 해라.’ 그런 건 전 되게 기본으로 되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전 만약에 랩을 했으면 제 아카펠라도 공개할 거 같아요. 그걸로 인해서 다른 프로듀서들이 그걸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 미국 같은 경우는 많이 그러잖아요.






LE: 근데 반대로 아마추어들이 너무 못해서 자신의 비트나 아카펠라를 망치는 게 싫어서 공개를 안 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걸로 알고 있는 데요.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가요?


네. 저는 그냥 제 비트에다 해주면 좋아요. 얼마 전에도 [Alive Soul Cuts Vol. 1.5 SEOUL]의 첫 곡을 공개하고 같이 공개한 인스트루멘탈에 어떤 어린 학생이 랩을 해서 페이스북으로 저한테 보내줬더라고요. 그거 듣고 되게 좋아했었어요. 고맙다고 그러고.






LE: 인스트루멘탈 앨범 얘기를 좀 더 해보면 인스트루멘탈 앨범이 일본에 더 잘 먹히는 편인데… 페니 씨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셨다는 소문이 있어요.


일본 쪽이랑 지금도 얘기가 진행 중이에요. 저도 놀랐던 부분인데 1,2년 전부터 일본 쪽의 약간 큰 회사에서도 연락이 오고 그러더라고요. 제 음악이란 일본 쪽이랑 색깔이 잘 맞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협의 중이에요. 그 쪽에 앨범이 나온다든가 이런 건 아니고요. 얼마 전에 올해 초, 일본 군트랙스(Goontrax)에서 나오는 [In Ya Mellow Tone, Vol.7]이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에 곡을 하나 우연치 않게 싣게 됐어요. 일본 쪽이랑 계속 연결이 되더라고요.






LE: 이제 곧 일본에서의 결과물을 볼 수 있게 되겠네요.


그렇죠. (웃음) 그렇게 되어야죠.






LE: 시간 순으로 계속 얘기를 해보면 이터널 모닝이 나오고, 1년 뒤인 2008년 첫 솔로 정규 앨범, [Alive Soul Cuts Vol.1]이 역시나 울림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발매됐었어요. 당시에 힙합씬에 한창 프로듀서 앨범이자 피쳐링이 많이 붙은 앨범이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페니 씨의 앨범도 그런 스타일의 앨범이었어요. 혹시 그런 유행이 [Alive Soul Cuts Vol.1]을 만드는 데에 영향을 줬던 건가요?


그게 아니라 그 앨범은 되게 오래 전부터 기획됐던 앨범이거든요. Alive Soul Cuts라는 이름 자체도 제가 울림 엔터테인먼트를 들어가기 전부터 지어놓은 이름이었어요. ‘내가 앨범을 내게 되면 이 타이틀로 해야 되겠다’했었어요.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앨범인데, 어떻게든 회사와의 약속이 있으니까 하다 보니 그 시기에 발매가 됐었던 거지, 유행을 편승해서 만든 앨범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LE: 프로듀서 앨범이다 보니까 피쳐링이 굉장히 많았었죠. 앨범에 참여했던 아티스트가 모두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아티스트들이었나요, 아니면 곡에 맞게 섭외한 아티스트들도 있었나요?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친분이 있었던 친구들은 당연히 도와줘서 너무 고마웠었고… 새로운 친구들과 작업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그건 좀 쉽게 안됐던 것 같아요. 이 앨범이 회사에서 약간 메이저 유통을 통해서 나올 앨범이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그런 걸 좀 많이 따졌던 것 같아요. 누가 들어가야 되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었고.






LE: 피쳐링 기용에 대한 개입도 있었던 거네요.


네. 그리고 보컬 같은 경우엔 오히려 회사에서 섭외해주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 말도 안되게 메이비(Maybee) 씨나 베이지 씨가 참여를 했었는데, 그런 건 회사에서 섭외를 해줬던 거죠. 저는 아예 더 딥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시장의 논리잖아요. 저는 그런 건 다 감수했거든요. 감수하고 회사를 들어갔던 거니까… 근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런 건 조금 아쉽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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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지금 와서 [Alive Soul Cuts Vol.1]에 대한 감상을 말씀해주신다면?


아쉬운 건 일단 사운드 적으로… 얼마 전에도 옛날 거 안 듣는다고 하면서도 들어봤거든요. 다음 거(Vol.2)를 작업해야 하니까. 어떤 걸 보완할까 들어봤는데 일단 사운드 적으로 굉장히 좀 짜증날 정도로 제가 놓친 부분이 많이 있더라고요. 항상 사운드 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편인데, 끈기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중에 되면 그냥 놓치고 지나가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사운드 적인 부분과 함께 감독으로서의 위치로 앨범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많은 곡을 하다 보니까 지쳐가지고 MC에 대한 컨트롤이 잘 안됐던 거 같아요.






LE: 코칭 같은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코칭하는 부분도 그렇고, 주제적인 부분이나 흐름적인 부분에서 관여를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빨리 내고 싶으니까 그런 부분이 컨트롤이 안됐던 거 같아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일단은 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회사 대 아티스트의 관계였으니까 그 약속을 지켜야 해서 그런 부분에서 놓친 게 굉장히 많았죠. 그래서 이번에 만드는 건 그 부분을 안 놓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앨범 제목 끝에 그냥 Vol.1.5가 아니라 Vol.1.5 뒤에 SEOUL을 붙인 게, 서울에 관련된 주제들로 이 앨범을 만들어 보려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엔 조금 더 감독적인 역할로 신경을 쓰고 있어요.






LE: 이번에 무료 공개하고 계신 곡들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를 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페니 씨가 참여한 앨범이나 본인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 수만 보면 씬에서 마당발이실 것 같은데, 정말 그런가요?


저는 확실한 건 적은 없어요. 원래 이쪽이 좀 그런 게 있잖아요. 누가 누굴 싫어하고, 누가 누굴 까네 같은… 적대 관계가 있는데 저는 그런 건 없어요. 대신 특별히 누구랑 친하지도 않아요. 특별히 친한 사람은 몇 안 되는 거 같아요. 작업실 식구들 정도? 적이 없어서 그런 면에서는 편해요. 그냥 제가 ‘누구랑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생각이 들면 연락해서 얘기해보고 하면 쉽게 되는 편이에요. 그건 좋더라고요. 심지어 그런 것도 있잖아요. 이 사람 참여했으면 난 안 한다. 그런 것도 있는데 전 그런 건 없어요.






LE: 마당발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유순하게 지내는 편이라고 봐야겠네요.


네. 제가 또 나이가 적은 편도 아니고, 시작시기가 빠른 편이라서 선배대접해주는 것 같아요.






LE: 참여진 중에는 소울 컴퍼니(Soul Company) 쪽, 특히 키비(Kebee) 씨와는 인연이 꽤 깊어 보여요. 페니 씨의 앨범에 키비 씨가 참여하기도 했지만, 키비 씨의 2집 앨범에 페니 씨의 비트가 3곡이나 실렸었으니깐요.


제가 키비, 그 친구가 교복입고 다닐 때부터 봤었어요. 마스터플랜 공연 끝나고 프리스타일하는 시간이 있으면 항상 올라오던 친구였어요. 교복 입은 상태에서. 생긴 것도 보면 그렇게 힙합하게 안 생겼잖아요. (웃음) 저도 마찬가진데, 걔는 딱 봤을 때 ‘얘가 뭘 해?’싶은데 또 올라오면 랩을 잘했어요. 그래서 그때 그런 애구나 했는데, 어느 날인가 군대 갔다 오고 돌아와서 뭔가 다시 하려고 보니까 이 친구가 되게 뭔가를 많이 하고 있는 거예요. 소울 컴퍼니라는 레이블을 만들어서 앨범을 내고 있고. 제가 먼저 연락을 했었어요. 나 너 기억한다고. 너도 나 기억하냐. 그래서 그때는 작업 얘기보다는 그냥 다시 얼굴 보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나중에 자기 앨범을 작업할 때 요청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 작업실에 와서 2곡 정도를 가져갔었어요. 타블로와 추가로 1곡을 더 작업하게 되기도 했고. 나중에 키비가 녹음을 해서 보내줬는데, 곡이랑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편곡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고, 그러다 보니까 결과도 잘 나왔고. 너랑 나랑 잘 맞는 것 같다고 얘기했었고. 그러다 보니 제 앨범에도 가장 많이 참여를 하고. 지금도 기억해보면 키비랑 작업할 때가 재미있었던 적이 많았던 편이에요.






LE: 그 정도 인연이라면 두 분이서 1MC 1Producer 프로젝트 앨범 같은 걸 상의해봤다든지 이러진 않으셨나요?


아뇨. 그런 건 없었어요. 그냥 잠깐 잠깐씩…






LE: 최근엔 키비 씨가 공익복무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요즘도 연락하고 지내시나요?


연락한 지 한 1년 된 거 같아요. (웃음) 말씀 드렸지만 제가 특별히 친한 사람은 없다고…






LE: 페니 씨의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굉장히 다양한데, 페니 씨가 비트를 준 아티스트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아요. 주로 에픽하이, 인피니트 플로우(I.F), 각나그네, 리오 정도로 압축이 되는 데요. 비트를 주는 개인적인 기준 같은 게 있으신 건가요?


그때는 있었어요. 심하게 있었어요. 한창 작업 제의가 많이 들어올 수 밖에 없던 시기였거든요. 워낙 그 시기가 씬이 나름 활성화되었던 시기였고. 그때는 약간 좀 꼰대적인 마인드가 있었죠. 미리 요청이 들어오면 찾아 들어보고, 나랑은 맞지 않다 싶으면 안하고. 그리고 또 결정적으로 제가 회사에 있었잖아요. 회사에서는 프로듀서가 함부로 곡을 마음대로 줄 수가 없거든요. 저희 사장이랑 친분이 있든지… 그런 식이어야만 곡을 줄 수가 있었던 시기죠.






LE: 근데 각나그네 씨는 EP 앨범이 나오고, 정규 앨범이 나온 거라 사실 인지도가 다른 분들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편이라고 봐야될 것 같은데, 그래도 [Green Tour] 앨범에는 굉장히 많이 참여를 하셨어요. 각나그네 씨와는 특별히 어떤 인연이 있었던 건가요?


제가 팬이었어요. EP앨범도 그렇고, 그 당시에 다른 곡들도 몇 곡 있었는데 다 찾아 들어볼 정도로 팬이었어요. 그러니까 약간 한국에서 슬램적인 랩을 하는 친구가 별로 없던 시기인데, 그 친구가 그걸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걸 되게 높이 샀었죠.






LE: 각나그네 씨가 [Green Tour] 이후로는 이름도 많이 바꾸고, 음악적 방향도 그 시절과는 많아 달라진 것 같아요.


그렇죠. 각나그네 같은 경우는 굉장히 스타일이 많이 변했죠. 마지막 움직임까지 항상 좋았던 거 같아요. 뭔가 솔리드가 있는 음악을 하는 친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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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하신 만큼 이런 질문 특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한 번도 안 해봐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나 루키가 있다면?


일단은 지금 아직 섭외는 안 했는데, 스윙스(Swings)랑 한번 해보고 싶은 곡들도 있고, 최근에는 오디(ODEE)라는 MC가 나왔더라고요. 들어봤는데 뭔가 옛날 느낌도 가지고 있고, 스타일 적으로는 요즘 것이 섞어 있고. 되게 인상 깊더라고요. 그 두 명은 꼭 이번에 작업을 같이 해볼 생각인데 스윙스는 좀 바쁜 거 같아요. (웃음) 최근에 보니까 앨범을 새로 내려고 준비하고 있고. 저도 회사에 있어봐서 섭외할 때 그런 걸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지금 부탁을 하면 되게 실례잖아요. 컨디션을 보고 섭외를 해야 하기 때문에.






LE: 만약에 그 분들이 페니 씨와 같이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 트랙들은 [Alive Soul Cuts Vol.1.5 SEOUL]에 들어가게 되나요, 아니면 따로 또 준비하고 계신 [Alive Soul Cuts Vol.2]에 들어가게 되나요?


근데 일단은 [Alive Soul Cuts Vol.1.5 SEOUL]를 먼저 마무리 짓는 게 현재 목표이기 때문에 1.5로 들어가게 될 것 같아요. [Alive Soul Cuts Vol.2]같은 경우엔 제가 지금 준비하고 만들고 있는 작법이 아직은 완성이 안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Alive Soul Cuts Vol.2]는 연습만 하고 있어요. 곡 연습만.






LE: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까 [Alive Soul Cuts Vol.1.5 SEOUL]와 [Alive Soul Cuts Vol.2]를 따로 생각하고 작업하시는 것 같네요.


네. 애초에 곡을 만들 때, 곡을 디자인할 때부터 그걸 염두하고 만드는 건 아니지만 만들면서 ‘아, 이건 내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작법인데 괜찮네.’싶으면 [Alive Soul Cuts Vol.2]로 가는 거죠. 그렇다고 근데 전 지금 만든 곡들이 나쁘다고 보진 않거든요. 저한테는 되게 의미 있는 곡들이라서 거기에 맞는 MC들을 찾고 있는 거죠.






LE: [Alive Soul Cuts Vol.1] 얘기를 좀 하다가 다른 이야기를 좀 했었는데, 다시 돌아가보면 당시 타이틀곡인 “Alive”의 뮤직비디오가 TV에서 꽤 플레잉이 되기도 했고, 회사에서 많이 밀어준 걸로 기억을 하고 있어요.


그때 기억에 회사에서 사장님이 한창 깨어있으실 시기였어요. 지금도 깨어있으시지만. 그땐 유난히 본인의 방향이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것들을 가져다가 성공시키고 있던 상태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에픽하이나 넬(Nell)이 되겠죠. 남들은 그 정도까지 못 만드는 상황에 그 아티스트들을 데려다가 만드는 능력을 본인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 것에도 욕심을 많이 부려주셨었어요. 그래서 제 기억에도 공중파 끝나고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시간에 다섯 번 정도 나왔던 거 같아요. 한 번은 제가 작업 때문에 일본에 가있던 시기였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네이버에 제 이름이 검색어 1위로 올라가있다는 거예요. 봤더니 그 당시에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끝나고 (제 뮤직비디오가) 나왔더라고요. 프로모션을 원활하게 할 수 없는 앨범인데 말도 안되게 신경을 써주셨었죠. 앨범 내고 한 달 동안은 각 매체와 인터뷰를 많이 했었던 거 같아요.






LE: “Alive”가 세간에는 많이 알려진 편인데, 수록 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나 작업 시에 에피소드가 있었던 곡이 있다면?


일단 “Alive”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가장 안 좋아하는 곡이에요. 타블로와 얀키(Yankie)가 워낙 날라 다니며 신의 랩을 해주어서 살아난 곡이죠, 그 당시에 제가 가지고 있던 방향에서는 좀 안 맞는 곡이었거든요. 저는 오히려 약간 앨범 수록 곡 중에 “Musicbox”같은 말랑말랑한 곡을 좀 앞에 두고 싶었죠 “Alive”는 굉장히 아쉬운 곡 중에 하나에요. 그래도 잘 된 편이었죠. 그 외에는 MYK랑 케로 원(Kero One)이 참여한 “Wake Up”같은 트랙을 좋아해요. 아 그리고 전 그 앨범에 들어가 있는 연주곡을 좋아해요.






LE: “Alive” 얘기가 나와서 꺼내보는 얘기인데, 그때 당시에 곡에 잡음 같은 게 들어가 있어서 사람들이 ‘이거 뭔가 제작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아니냐’같은 말도 했었죠. 근데 그걸 일부러 넣으셨다는 얘기를 페니 씨가 하셨었죠.


제 마인드가 내 음악에는 뭔가 특별한 게 하나씩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게 사실 들리면 안 되는 건데, 나중에 마스터링까지 하고 보니까 좀 크게 들어가더라고요. 저는 ‘내가 의도한 거니까 상관없다’라고 생각하고 냈는데, 나중에 프레싱 업체 쪽으로 항의가 들어오더라고요. 회사로도 왔고. 공식적으로 얘기를 했었죠. 문제 없는 거라고.






LE: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잡음이 자연스럽고 러프한 느낌이 있어서 좋아했는데,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었던 거 같아요.


네. 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것도 그렇고, 저는 비트 만들다가도 지금도 그러는데 일부러 제 목소리를 드럼 사이에 끼어 넣고 그래요. 그런 것들을 되게 좋아해요. 혼자만 아는 쓸데없는 것들.






LE: 그런 디테일한 소리들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면 예전에 힙합플레이야에서 진행하셨던 프로듀서 프로젝트 영상을 보면 비트에 양념이 되는 악기들을 굉장히 많이 쓰는 것처럼 보였어요. 한 룹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소스도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특별히 양념이 되는 소스들을 많이 쓰시는 이유가 있다면?


음악을 만들다 보면 어떤 방에 있는 기분이잖아요. 사운드스케이프(음악적 파노라마) 적으로 보면 그런 소리들이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사운드 방향이나 색깔 이런 것에 되게 치중하고,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여러 가지 소스들을 안 보이는 공간으로 집어 넣어보려고 애를 쓰죠.






LE: 근데 뉴올(Nuol) 씨가 예전에 인터뷰를 하셨을 때 어떤 얘기를 하셨었냐면 초보 작곡가들이 처음에 곡을 만들 때는 어떤 악기를 써야 될 지 모르다가 나중에 실력이 좀 쌓이면 악기를 너무 많이 넣게 되어서 곡이 지저분해지게 된다는 얘기를 하셨었어요. 그런 점에서는 소스들을 많이 넣는 게 감칠맛도 나고 재미도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곡이 지저분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죠. 취향이죠. 저는 (여러 소스를 넣는 걸) 되게 좋아해요. 소리를 색깔로 치면 회색 같은 느낌 있죠. 그걸 워낙 좋아해요. 그러다 보면 패드 계열이나 앰비언스(공간감을 살려주는 공중음) 계열을 많이 쓰게 되죠. 근데 뉴올이 한 얘기가 분명히 맞는 게 저도 일반 가요 곡들도 가끔 쓰고 하는데, 그럴 때는 그런 잡 소스들을 절대 사용하지 않게 되죠. 또렷하게 들리는 것 하나. 확실히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 그런 것만 사용하게 되죠. 근데 제가 하고 있는 음악 안에서는 저는 그 색깔이 되게 맞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 계속 밀고 나가는 거죠. 음악이 진행되다가 어떤 악기 하나가 빠져요. 피아노가 빠지든 뭐가 빠지든. 그래도 이건 빠진 게 아니라 어떤 색깔만 잠깐 불이 꺼진 거지, 지나는 가고 있어요.






LE: 그렇게 만들려고 하다 보면 어렵기도 할 거 같아요.


근데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힙합음악을 만드는 매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하려고요. 지금도 그런 거에 대해서는 되게 집착하는 편이에요. 지금도 틈나면 새로운 소스, 브레이크를 구해다가 잘라서 미리 배열해놓고. 미리 라이브러리 만들어 놓고.






LE: 그럼 다른 프로듀서들보다 라이브러리나 소스의 개수 같은 건 굉장히 많으시겠네요.


되게 많은 편이었는데, 아까 말씀 드렸던 침수됐을 때, 다 잠겨버려서 소스가 다 날라갔었어요. 물이 그냥 찬 게 아니고, 지하였는데 천장까지 올라갔었어요. 그러면서 오랜 시간 동안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 놓은 소스들이… 그때 한창 시간이 많을 때여서 폴더 별로 소스들을 정리해놓고 다 해놨었는데 그게 다 없어진 거죠.






LE: 프로듀서 입장에선 그런 일은 굉장히 가슴 아픈 일 아닌가요?


물에 차있는 계단 있잖아요. 그거 보면서 음원 생각 밖에 안 나는 거예요. 장비는 하나도 안 아까운데. 또 사면 되니까. 장비 똑같은 건 많으니까. 근데 모아둔 소스들이 없어진 건 되게 타격이 크더라고요. 안 그래도 그때 안 좋은 일이 겹친 시기라서 스스로 ‘아 지금 이 시기는 잘 안 되는 시기구나.’하며 자괴감이 들었었는데, 그 일까지 겹치니까 완전 무너졌었죠.






LE: 그게 언제쯤이죠?


작년 7월이었어요. (웃음) 7월 28일인가 그랬을 거예요.






LE: 그럼 그때 이후로 소스들이 없어지면서 음악적으로 변화가 좀 있으셨겠네요.


많이 바뀌었죠.






LE: 이제 [Alive Soul Cuts Vol.1]이후의 얘기를 해볼게요. [Alive Soul Cuts Vol.1]와 [Alive Soul Cuts Vol.1]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끝으로 울림 엔터테인먼트와의 인연도 마무리를 하셨었는데요. 단순히 계약이 만료되어서 회사를 나오게 되신 건가요?


네 그렇죠. 그 해 말까지가 계약기간이었어요. 그 해 말에 나와서 그때부터 작업이 안되더라고요. 진짜 거짓말처럼 하기 싫을 정도로 작업이 안돼서 작업을 안 했었어요. 그 해부터 1년 동안은 작업을 한 곡도 안 했었어요.






LE: 아, 1년 동안이요?


네. 그리고 심지어 그냥 일반 회사에 들어가 있었어요. 나중에 사업적으로 생각해놓은 부분도 있고 해서 마케터적인 부분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명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마케터로 들어가 있었어요.






LE: 아예 다른 길을 잠깐 가셨었군요.


네. 어차피 공부해야 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그때는 음악관련 학원을 다니고 있었죠.






LE: 근데 울림 계약만료 이후에 트라이먼트 팩토리라는 레이블을 설립하셨었는데, 갑작스럽게 또 레이블을 설립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었다면?


(음악을 중단한 지) 딱 1년째가 되고서,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제 개인 작업실을 만들고 그랬죠. 그 당시에 회사를 당장 그만뒀으니까 돈은 벌어야겠고 해서 레슨을 시작했었죠. 프로듀싱 레슨을 했었는데 그때 잘하던 친구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어요. 지금 같이 작업실을 같이 쓰고 있는 친구들도 그때 만난 친구들이에요. 시로스카이(Shirosky)라는 친구도 있었고, 니카키스(Nikakeys)라는 친구도 있고. 라스트 드림(Last Dream)이라는 프로듀싱 팀도 있는데, 그런 프로듀서 친구들을 만나면서 이런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트라이먼트 팩토리라는 연주 음반 기반의 레이블을 만들었었죠.






LE: 전문적으로 연주 음반만 만드는 레이블이군요.


네. 첫 컨셉이 그거였어요. 지금은 좀 다양성을 가진 레이블로 변화시키는 중이고요.






LE: 말씀하셨지만, 소속 아티스트였던 시로스카이(Shirosky)라는 재즈힙합 프로듀서의 앨범이 트라이먼트 팩토리에서 나왔었는데, 지금은 스나이퍼 사운드로 가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사실 스나이퍼 사운드의 음악 색깔이 시로스카이 씨의 음악 색깔과는 멀어서 음악적인 방향이 잘 협의가 됐을지 궁금하네요.


근데 MC 스나이퍼(MC Sniper)가 대중들의 인식과는 틀리게 여러 음악에 욕심이 많은 친구에요. 제가 보기에는 시로스카이의 1집은 정말 잘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기대도 되고. 그리고 시로스카이 같은 경우는 저도 깜짝깜짝 놀라는 샘플 운용에 대한 센스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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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트라이먼트 팩토리에 이어 작년 말, 올해 초에 리오 씨와 함께 설립한 터치다운 뮤직그룹이라는 레이블도 있어요. 근데 솔직히 페니 씨와 리오 씨가 같이 레이블을 만든다는 얘길 듣고 ‘왜 이 두 분이 만나서 레이블은 만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쌩뚱 맞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웃음) 어떻게 리오 씨와 같이 레이블을 설립하게 되신 건가요?


저도 플레이어에 대한 음원 매니지먼트를 한번은 해보고 싶었어요. 저는 아시다시피 프로듀서 기반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프로듀서들이랑만 지내는 상황이라서 공연에 대한 이해도 없고, 유통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했어요. 근데 리오랑 같이 얘기를 하다가 리오가 나도 한번 랩 잘하는 친구들을 키워도 보고 싶고, 신나는 음악도 만들어보고 싶고, 공연 기획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마침 리오가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는 시기와 맞물려서 그래서 욕심 갖지 말고 괜찮은 신인들을 찾아서 제대로 메이드하는 회사를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이 된 거죠. 그래서 트라이먼트 팩토리와는 별개로 이쪽은 플레이어 기반의 회사가 된 거죠.






LE: 아예 별개의 회사인 거군요.


네. 사실 한동안 트라이먼트 팩토리랑 터치다운 뮤직그룹의 뮤지션들이 엉켜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분리를 제대로 해놓은 상태에요. 앞으론 프로듀서 팀들은 트라이먼트 팩토리에서 앨범을 발매 할 거예요. 그리고 터치다운 뮤직그룹에는 저를 포함해 투게더 브라더스랑 리오가 있고요. 그리고 아직 계약이 안 된 상태라서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몇몇 아티스트들이 협의가 다 끝난 상태에요.






LE: 근데 좀 의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페니 씨는 트라이먼트 팩토리 소속으로 되어 있고, 리오 씨는 터치다운 뮤직그룹으로 소속이 되어 있는데 확실하게 지금 계약 상황이 어떤 상태인 건가요?


포털 사이트들에 업데이트가 안 된 거죠. 트라이먼트 팩토리는 대표가 없는 회사고,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뮤지션 중심으로 운영이 되고, 수익이 모두 뮤지션에게 가는 레이블이에요. 이쪽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하는 거예요. 정확한 명칭으로는 공장장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고요. (웃음) 팩토리니까… 그리고 터치다운 뮤직그룹 같은 경우는 제가 대표가 아니에요. 리오가 대표를 하고 있고. 저는 그냥 소속 아티스트에요. 그런 부분이 엉켜있었는데 지금 정리한 지가 한 달도 안됐어요. 터치다운 사무실도 리오가 따로 홍대에서 운영 중에 있고요.






LE: 터치다운 뮤직그룹에 소속 신예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한 팀씩 소개를 부탁 드릴게요.


투게더 브라더스 같은 경우는 1집을 통해 이젠 어느 정도는 알려졌다고 봐요. 투게더 브라더스는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되게 재미있는 힙합을 근간으로 하는 듀오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리오는 모두 다 아실 거고… 그 외에 곧 추가로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뮤지션들이 있습니다. 트라이먼트 팩토리의 경우 소울라임(SouLime), 히치하이크(HitcHike), 라스트 드림, 조디악(Zodiac) 등이 지속적으로 싱글을 내고 있으며, 곧 소울라임의 정규앨범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인피니트 등의 아이들 그룹에 곡을 쓰고 있는 가스 믹스쳐(Gas Mixture)라는 저의 별도의 프로듀싱 팀도 있어요.






LE: 정규 앨범이라면 대규모의 프로젝트인데…


네. 그렇죠. 지금 완성이 되어 있는 곡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곡들을 싱글로 먼저 발표를 할지, 정규로 그냥 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업이 꽤나 많이 진행되어 있는 상태에요. 오늘도 인터뷰 끝나고 믹스가 있어요.






LE: 가스 믹스쳐는 어떤 프로듀서 팀인가요? 인피니트의 “Crying”이라는 곡에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라스트 드림의 2명과 제가 만든 프로듀싱 팀이죠, 근데 최근에는 저 친구들도 계속 싱글을 내고 저도 따로 뭘 하다 보니까 같이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또… 얼마 있다가 가스 믹스쳐라는 이름으로 만든 싱글이 하나 나올 거 같아요.






LE: 근데 그 가스 믹스쳐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곡들은 모두 대중음악 쪽인 거죠?


네. 저 안에서 나름 여러 갈래를 만들어 놓은 상태거든요.






LE: 인피니트라면 아마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연계가 되어서 참여를 하게 되신 것 같네요.


그렇죠.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적이 없기 때문에… 친한 사람은 없어도 잘 지내요.






LE: 이제 최근 이야기를 해볼게요. 최근에 [Alive Soul Cuts Vol.1.5 SEOUL]의 싱글들을 하나씩 공개해가고 있으신데요. 일단 무료로 공개하고 계신 이유가 있다면?


앞에도 조금 말씀 드렸는데, 저한테는 그 앨범의 곡들이 완성본이 아니에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지… 일단 음악적으로나 어떤 걸로나 변화는 분명히 있는데 그거에 대한 확실한 걸 제가 모르겠어요. 그래서 원래는 [Alive Soul Cuts Vol.2]를 작업하다가 ‘이렇게 하면 이 앨범이 되게 애매모호해지겠다’했어요. [Alive Soul Cuts Vol.1]과의 징검다리를 하나 만들자 해서 작업을 시작했어요. 솔직히 또 하나 말씀 드리자면, 앨범을 만든다는 게 되게 힘든 거잖아요. 하나의 정규 앨범을. 그렇다면 싱글로 내보자해서 뭔가를 또 준비하다 보니까 이 앨범은 저한테는 징검다리 같은 역할인데 이걸 또 어디랑 마케팅을 논의해야 하고, 유통사를 통해서 날짜를 잡아야 하고, 뭘 해야 하고 이런 게 너무 싫은 거예요. 당장에 돈을 벌 게 아니라면 그냥 무료로 공개하자해서 (무료 공개를 택했어요.) 중간에 징검다리로는 돈을 벌 수는 없다해서… (웃음) 그리고 요즘 친구들 같은 경우엔 저를 아는 친구가 많이 없잖아요. 아티스트들도 그렇고, 리스너들도 그렇고. 저라는 사람을 아예 모르는 친구들이 훨씬 많은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기왕 낼 거면 많은 사람들이 듣고 내 이름을 아는 게 좋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그리고 저도 음원 반대 시위같은 걸 나가거든요. 그런 거에 관한 불만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저는 되게 싫은 게 음원 유통 계약서를 보면 항상 제가 ‘을’이에요. 아티스트가. 사실은 ‘갑’인데. 매체를 제공하는 사람이잖아요. 저를 위한 음반인데 또 ‘을’이 되기 싫은 거죠. 그래서 [Alive Soul Cuts Vol.2]를 내더라도 뭔가 다른 루트를 생각해볼 계획이에요. 지금 아티스트들도 그런 부분에서 각자 자기들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저도 한번 그때까지는 준비를 해보려고요. 어떤 판매 방식이 있을까 고민하고.






LE: 이번에 맨 처음으로 공개하신 곡에 바스코(Vasco) 씨가 참여를 했는데, 바스코 씨의 앨범이 거의 다 준비가 되었다고 소식이 들려오더라고요. 근데 그 앨범을 기존에 한국에서 유통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해서 유통을 하시겠다고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근데 페니 씨도 그런 계획이 있으신 거군요.


네. 생각 중인데, 여러 부분이 쉽게 풀리지 않더군요, 그냥 예를 하나 들자면, 저는 그냥 제 페이지에서 팔고 싶어요. 결제 시스템을 따로 붙여서. 그 부분에 관련된 내용을 저작권 협회에다가 문의를 했었거든요. 답변이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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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9775)



LE: 그런 방식은 예전에 에픽하이가 [Map The Soul] 앨범을 팔 때의 방식과 약간 흡사하네요.


그 앨범 같은 경우엔 CD를 파는 거였잖아요. 그리고 YG같은 경우는 저작권을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독자적으로 판매를 해도 되는 상황이고요. 저 같은 개인은 그런 거에 관해서 질문을 해도 답변을 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답변해줄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의하려고요. 뭔가 지금 시장에서는 다른 방식이 있어야 할 거 같아요.






LE: [Alive Soul Cuts Vol.1.5 SEOUL]의 앞으로 나올 트랙은 얼마나 더 있나요? 그리고 어느 정도 주기로 공개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지금은 계속 1주일 단위로 공개를 하고 있고요. 녹음까지 되어 있는 곡은 3곡 정도 더 있고, 만들어져 있는 건 7곡 정도 있어요. 다 합치면 딱 10곡 정도 될 거 같아요. 주기는 제 맘대로 입니다, 제 앨범이니까요.






LE: 그럼 그 공개한 곡들을 다시 묶어서 앨범 형태로도 발매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묶어서 공개하려고요. 한번에 MP3를 받으실 수 있게… 추가로 생각중인 건, 원가만 받고 판매되는 CD정도입니다.






LE: 근데 공개되는 곡마다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참여를 해주셨는데, 무료 공개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에 모두에게 해두신 건가요?


미리 사전에 다 얘기했죠. 물론 저랑 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최근에 무료로 움직이는 분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다 똑 같은 시기인 거 같아요. 내가 이걸 해서 어차피 돈을 못 벌거면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게 좋지 싶은?






LE: 얘기를 쭉 해보니까 앨범을 만드는 데에서 완벽주의적인 면모가 있으신 거 같아요. 작업 기간 자체도 긴 편이신 거 같고. 사실 커리어로 보면 발매하신 앨범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시잖아요.


아니에요. 전혀 없어요. 그게 없어서 [Alive Soul Cuts Vol.1]에서의 문제가 생긴 거죠. 사실은 되게 게을러요. 저는 막 누워 있는 거 좋아하고, TV보는 거 좋아하고. (웃음) 되게 게을러요.






LE: 그래도 본인 작품에 관해서는 되게 철저하고 엄격하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나중에 의미부여를 잘해요. 그건 그래서 그랬다. 이러면서.






LE: 이렇게 쭉 페니 씨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커리어에 대한 질문은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하고요. 음악적인 질문을 조금 더 해볼게요. 페니 씨의 작업물들을 쭉 듣거나, 아니면 앞서 말한 프로듀서 프로젝트 영상을 보면서 느껴지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요. 음악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느낌이라기보다는 샘플과 감을 이용해 만든 비트라는 느낌이 있다는 건데요. 특별히 화성학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음악을 배운 적은 없으신가요?


쉬는 동안 음악 공부를 했었어요. 엔지니어 스쿨도 다니고. 지금도 유명한 엔지니어 분한테 레슨을 받고 있고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말씀하신 화성학이나 진행적인 부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거고요. 예전에 인터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LP의 음원을 턴테이블로 추출하고 그런다고 했잖아요. 요즘은 일부러 작업실에서 다 치워버렸어요.






LE: 그럼 요즘은 LP에서 음원을 추출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네. 샘플을 아예 안 쓰고 있어요.






LE: 근데 지금까지 무료로 공개된 곡들을 들어보니까 샘플링적인 느낌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 샘플들을 제가 직접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면, 피아노 라인이나 현까지 만들어서 그걸 드럼 위에 올린 상태에서 믹스, 마스터를 하는 거죠. 익스포트된 결과물을 샘플링해서 그걸로 곡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Alive Soul Cuts Vol.2]에서 지향하는 게 그 작법의 완성 단계거든요.






LE: 그게 어떻게 보면 저작권 적으로도 자유를 얻을 수 있고, 한정된 음악 안에서 샘플을 뽑아내는 것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가 있는 거잖아요.


일단은 그렇게 만들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어느 날인가 곡을 만드는데 브릿지를 넣고 싶은 거예요. 근데 제가 샘플에 의존을 하고 있다 보니까 진행이 움직이질 않더라고요. 거기서 한계성을 많이 느꼈죠. 그래서 처음에는 어느 부분은 피치를 따로 만들어서 진행을 만들고 했었는데,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이 샘플에 또 묶이는 거잖아요. 그래서 계속 이럴 거면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작곡이라는 걸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깊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론 공부를 시작했죠.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기타 학원도 다니고…






LE: 그런 변화가 투게더 브라더스의 앨범에서의 페니 씨의 비트에서 느껴지는 데요. 특별히 어떤 변화를 주고자 하셨던 거군요.


일단은 제가 옛날에 못했던 게 신나는 음악이었어요. 근데 신나는 음악을 샘플을 가져와서 만들어도 결국 저는 제 스타일대로 나오더라고요. 보면 무대에서 위로 방방 뛸 수 있는 게 있고, 좌우로 움직이는 게 있잖아요. 저는 항상 좌우로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그것만 연구했어요. ‘야, 내가 니네꺼 만들 때는 한번 뛰게 만들어보겠다’했어요. 그러면서 만든 곡들이 투게더 브라더스 앨범에 실린 거죠. 얼마 전에도 투게더 브라더스 콘서트를 하는데, “I.D.”같은 경우엔 저도 신나더라고요. 제가 처음으로 아티스트와 관객들을 방방 뛸 수 있게 만든 거였죠.






LE: 그런 페니 씨의 원래 스타일이 사운드의 질감이라든지 비트 자체가 아련하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그런 느낌? 따뜻한 느낌도 있고. 그러다가 변화를 주셨던 거군요.


제가 어떤 아티스트에게 곡을 주면 그 아티스트의 공연장에 가보거든요. 내가 준 곡을 공연하는 걸 보고 싶으니까. 저는 음악 시작하기 전에 음악 마니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도 공연 보는 게 되게 좋고,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가보면 제 곡 할 때만 되게 심심한 거예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될 지도 모르는 거 같고, 내가 봐도 이건 이 비트에 맞춰서 움직이기도 힘든 거 같고. 제 예전 음악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퀀타이즈(엇나간 박자를 정박에 조정하는 것)같은 걸 안 써서 킥도 막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게 만들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못 움직이더라고요. 나중에 안 거지만 사실은 되게 소스적인 부분이나 킥의 위치가 중요하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더라고요. 투게더 브라더스의 앨범이 그런 부분에서는 제 개인적으로 깨우치게 된 계기였던 거 같아요.






LE: 사실 페니 씨만의 특유의 스네어도 있고 사람들이 ‘페니는 자기만의 스네어가 있다’고도 얘기를 했었잖아요. 근데 그런 변화를 염두하고 보면 요즘은 드럼을 만지는 데에 있어서 많이 달라지셨나요?


그 당시에는 스네어가 음악 전체를, 스네어가 나오는 위치에서는 음악을 전체를 지배해야 된다고 생각이 있었어요. 다른 악기가 안 들리더라도 스네어는 꽉 채워서 나와야 한다는 주의가 있었죠. 지금은 사운드의 위 아래, 좌 우를 되게 중요시 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스네어 나올 때는 시원한 느낌, 킥 나올 때는 아래에서 때려주는 느낌. 그런 사운드스케이프 적인 부분을 되게 중요시하고 있어요.






LE: 예전 스네어들을 들어보면 레이어(여러 소리를 섞는 것)도 많이 사용하셨던 거 같아요. 요즘은 어떠신가요?


네. 레이어도 많이 사용했었죠. 요즘은 레이어를 거의 안 써요. 그냥 가장 좋은 하나의 소스를 가지고 이퀄라이져(음역대의 음량을 조절하는 이펙터)나 컴프레서(원하는 주파수의 크기로 압축하는 이펙터) 같은 이펙터들로 음악에 적당한 소리로 만드는 타입이죠.






LE: 어떤 방법이 방법론적으로 더 좋으신가요? 아니면 그냥 두 방법이 서로 차이점이 있는 건가요?


네. 장단점과, 차이점이 있죠 옛날 같은 경우에야 사운드 적으로 ASR-X가 많이 작용을 했었죠. 패치 중에 이큐 컴프 게이트라는 패치가 있거든요. 그걸 통하게 되면 소리를 억지로 눌러서 타이트하게 만드는 패치라서… 얘가 좀 작용을 많이 했죠, 뭐 그때 제가 하고 있던 음악들에 충실했던 소리라 생각해요.






LE: 근데 그렇게 변화를 많이 주시면서도 ASR-X는 계속 쓰고 계신 거 같네요.


요즘은 뽑아놨어요. 안 쓰고 있어요. 근데 가끔 예전 것들을 듣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집 드라이브 꽂아 놓고 옛날에 만들었던 소스들 열어보는 재미.






LE: 프로듀서 프로젝트 영상에서는 LP에서 샘플을 추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LP에서 샘플을 샘플을 추출을 안 하신다고 하셨는데, LP를 포기(?)한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포기는 아니고 저는 지금도 힙합은 샘플링, 처음 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방식도 샘플링, 제일 멋있는 힙합 작법은 샘플링이라고 생각해요. 그걸로 시작된 거고, 앞으로도 그걸로 계속 발전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고. 근데 지금 당장은 제가 목표로 하는 게 앞서 말씀 드린 변화된 부분이기 때문에 그걸 위주로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잠시 샘플링을 손에 놓은 거죠. 지금도 LP는 가끔 모으러 다녀요. 집에서도 LP로 음악 듣고 그래요.






LE: 제가 알기로는 회현상가에 중고 LP를 파는 곳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그런 데를 돌아다니시면서 수집하고 계시나요?


네. 그것도 그렇고, 어떤 특정 까페나 커뮤니티를 가면 LP들을 대규모로 내놓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묶음 판매를 보면 정말 희귀한 판들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 분들이야 당장 처리를 해야 하고… 서로 좋은 거죠 뭐.






LE: 그럼 지금 보유하고 계신 LP는 몇 장 정도 되시나요?


최근에는 많이 안 모아서… 그래도 한 600장 정도는 되는 거 같아요.






LE: 근데 혹시 아까 작업실에 물이 잠겼다고 하셨을 때 LP도…


그때는 LP는 미리 빼놓은 상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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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다행이네요. (웃음) LP에서 샘플을 추출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을 봐서는 피트 락 같은 아티스트를 존경하실 것 같은데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존경하시나요?


솔직히 옛날에는 피트 락 빠였거든요. 피트 락 음악이 아니면 거의 힙합 비트라고 보지도 않았었죠. 근데 나중에 제가 하는 음악을 조금 더 더 알게 되니깐 제이 딜라(J Dilla) 음악이 멋있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스케이프가 되게 아름다워요. 지금도 제 마음 속에서는 [Petestrumentales]이 제일 좋아하는 명반이에요.






LE: 피트 락에 비견되는 아티스트로 DJ 프리미어(DJ Premier)도 있는데, DJ 프리미어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J 프리미어 음악은 남성다운 붐뱁(Boom-Bap)이잖아요. 저랑은 좀 다른 거 같아요. 저는 그것보다는 뭉클한 베이스, 로즈 피아노 같은 게 나오는 피트 락 음악이 좋더라고요.






LE: 피트 락과 DJ 프리미어 말고도 최근 아티스트 중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또 얘기해주신다면?


최근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노아이디(No I.D.). 최근 행보가 좋아요. 사실 노아이디 때문에 저도 힘을 되게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올드한 아티스트잖아요. 근데 작법적인 부분이나 뭐나 다 발전을 해서 거의 굿뮤직(G.O.O.D. Music) 음악의 스타일을 이끌고 있으니깐요. 요즘 노아이디 빠죠. (웃음) 메인 라인은 최신의 것들을 따라가는 데, 드럼 질감이나 박자적인 부분은 옛날 것을 고수하는 면이 멋진듯해요.






LE: 프로듀서시니까 프로듀서 분을 많이 얘기해주셨는데, MC 쪽이나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 중에서는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시나요?


일단 팝 적으로는 더드림(The-Dream)을 좋아해요. 최근에는 프랭크 오션(Frank Ocean). 프랭크 오션의 색깔이 아까 말씀 드린 회색 느낌이잖아요. 그리고 가사적인 부분도 어떻게 보면 김기덕 감독? 그런 영화에서 풍겨오는 느낌 있잖아요. 약간 삼류인데 나쁜 삼류가 아니라 불쌍한 삼류의 가사들이 있으니까 좋더라고요.






LE: 더드림이나 프랭크 오션이나 그쪽의 프로듀싱도 유심히 보실 거 같은데… 더드림 같은 경우엔 라인을 잘 만든다고 유명하니까…


더드림 스튜디오 영상 같은 건 많이 찾아봐요. 음악을 쉽게 만들어 내는데 잘 풀어낸다는 거에 대해서 항상 배우려고 노력해요. 항상 메이킹 영상을 많이 찾아봐요.






LE: 지금 영상 강좌는 진행하고 계시지 않지만 한국 콘서바토리와 F&C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교육자(?)로서의 나름의 목표가 있다면?


오늘도 인터뷰를 하기 전에 전공 실기 수업을 했어요. 항상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게 그거예요. 기초는 알되,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쉽게 하고 니가 알아야 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알았을 때 그걸 캐치해서 배우는 게 빠른 거다. 저는 약간 그 마인드로 계속 음악을 해왔거든요. 그걸 노하우 위주로 알려주고 있죠. 지금 당장 내 앞에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단계에서 니가 궁금한 게 뭐냐를 물어보는 과정을 항상 가르치죠.






LE: 전공 실기라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히 어떤 부분을 가르치시는 건가요? 믹싱 쪽인가요?


아뇨. 저는 이번 학기는 제 작업이나 외부 작업이 많아서 쉬고 있는데, 원래는 학교에서 컴퓨터 음악 수업을 가르치고 있었어요. 컴퓨터 음악 1,2,3,4까지의 수업이 있는데, 제가 1,2를 맡았었거든요. DAW(Digital Work Station) 이론이라든가, 사운드 구현 방식, 아니면 vst와 vsti(가상악기)가 어떤 원리로 작용을 하냐 같은 것에 관해서 가르쳤었죠. 전공 실기는 이 학생들이 음악을 만들거나 제작하는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원포인트 레슨 형태로 진행되는 수업이에요.






LE: 사실은 MC 쪽에서는 그런 얘기들이 있었어요. 힙합을 어떻게 가르치냐. 랩을 어떻게 가르치냐. 이런 얘기들이 있었잖아요. 요즘 시대에 애들이 가르침을 받아서 하는 거지,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떻게 하겠냐. 자기가 자연스럽게 찾아서 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MC같은 경우엔 그런 얘기들이 많은데 프로듀싱적인 부분에서는 가르칠 부분이 많을 것 같기도 해요.


재미있어요. 옛날부터 느끼는 건데 가르치면서 배우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가르치려고 하면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수업을 진행해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던 걸 알게 되고 그러면서 배우고. 또 학생들도 뭔가를 알려줬을 때 다른 걸 알아와서 저한테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요. 그게 몇 년 동안 쌓이다 보니까 이제는 자연스러운 커리큘럼이 만들어졌는데, 초반에만 힘들었지 젊은 기운도 받고 좋아요, 지금도 배우는 부분이 많고요. 그리고 저는 랩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왜냐하면 저는 주의가. 제가 배우고 싶으면 배우자는 사람이거든요. 지금도 레슨을 받고 있고요.






LE: 한국 콘서바토리와 F&C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데 혹시 더 가르치는 곳이 있으신가요?


아뇨. 없어요.






LE: 그럼 두 곳에서 커리큘럼이나 가르치는 분야가 다른 편인가요?


완전히 다르죠. F&C 아카데미같은 경우는 당장 학생이 음악을 만들게 하게 만드는 게 목표고, 한국 콘서바토리같은 경우는 음악를 만들려면 이 프로그램을 써야 되는데 이 프로그램이 어떤 작용으로 움직이고, 어떤 방식으로 소리를 내고, 어떤 식으로 쓰는 게 맞는 거고, 디지털은 이런 거고 아날로그는 이런 거고, 이 둘이 어떻게 차이점이 있고. 이런 세세한 부분의 설명을 하죠. 완전히 다른 거죠. 한국 콘서바토리는 기본기부터 가는 거고, F&C 아카데미는 당장 다음 달이면 뭔가 쿵쾅거려서 결과물이 나와야지만 만족을 하는 친구들이잖아요.

한국 콘서바토리 같은 경우는 제 수업 말고도 이론적인 수업들이 굉장히 많아요. 항간에는 이게 힙합과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은 실용음악과에요. 실용음악과인데 조금 이쪽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는 거죠.






LE: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충원이 잘되고 있는 상황인가요?


네. 굉장히 많아요. 지금 수시가 거의 끝나가는데, 작년 대비 인원을 훨씬 넘어섰어요. 올해도 학생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과가 한국 콘서바토리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은 과이기도 하고, 학생들 충성도도 높은 편입니다.






LE: 혹시 영상 강좌를 또 다시 진행해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개인적으로 페니 씨의 영상 강좌에 애착이 있어서… (웃음)


기회가 되면 하면 좋죠. 근데 요즘은 커뮤니티들이 많이 안 움직이더라고요. 사실은 커뮤니티가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장사 쪽으로 치우친 게 많아서 그런 게 좀 아쉬워요. 아무래도 메인이 정보 공유보다는 다른 쪽으로 많이 움직였으니까… 뭐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LE: 메인스트림 작업도 종종 하셨는데 거의 다 힙합으로 알고 있어요. 타 장르로의 외도도 생각해 보셨나요? 또, 외주작업에 관해 얘기를 좀 해주신다면?


일단 외주작업하는 것들은 힙합 기반으로는 작업을 안하고 있어요. 힙합적인 작법을 아예 사용을 안 하는 곡들이죠. 그리고 지금 게임음악 하나 진행하는 것도 약간 일렉트로닉 쪽이지 힙합 쪽은 아니에요. 그런 건 확실히 분리를 해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작업실 식구들이랑 같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되게 다양하게 하고 있죠.






LE: 뉴올 씨 같은 경우엔 예전에 소속되어 있던 회사가 광고음악 쪽 회사라서 그런 쪽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셨었는데, 페니 씨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그쪽 작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계신 건가요?


아니에요. 저는 그냥 들어오는 것만 하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거나 영업을 하는 건 아니고요.






LE: 인터뷰가 막바지입니다. 저희 힙합엘이에는 자주 오시는 편인가요?


저는 북마크로 되어 있어요. 되게 좋아해요. 일단은 제가 영어가 자연스러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자막뮤비가 도움이 되게 많이 돼요. 그리고 신기하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만 올라오더라고요. 이거 한번 제대로 들어보고 해석해봐야겠다 이런 곡들이 올라오더라고요.






LE: 저희가 외국힙합을 많이 다루는 사이트인데, 페니 씨는 최근에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계신가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항상 좋아하고. 굿뮤직. 일단은 구글링해서 노아이디가 만든 곡은 다 찾아봐요. (웃음) 다 들어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아까 말씀 드린 프랭크 오션. 요즘은 더리 사우스 쪽도 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LE: 원래는 별로 안 들으셨었나봐요.


잘 못 듣겠더라고요. 더리 사우스 스타일이 가진 매력을 아직도 뭔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일부러 찾아 들어보고 있어요. 이런 스타일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나 생각해보면서. 근데 힙합엘이를 들어가서 자막뮤비를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멋있다고 생각할만한 가사들이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프로듀서의 입장이니까 가사보다는 사운드나 곡이 주는 매력을 알아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모르겠어요.






LE: 사실은 더리 사우스가 단촐한 라인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잖아요. 드럼도 그냥 뚱땅 뚱땅 찍고. 악기 몇 개 넣고. 대표적으로 솔쟈보이(Soulja Boy)의 “Crank That”이 그렇죠.


어우, 못 듣겠어요. (전원 웃음) 근데 최근에는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아직까지는 와닿지는 않아요.






LE: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페니 씨 개인의 계획, 터치다운 뮤직그룹과 트라이먼트 팩토리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터치다운 뮤직그룹 같은 경우는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계약이 거의 완료된 뮤지션들이 몇몇 있는데, 그 친구들 위주로 올해 안에 조금 더 이름을 알리는 시기를 가질 것 같아요. 아마 놀라실 만한 라인업일 수도 있을듯합니다.

트라이먼트 팩토리는 뮤지션 공동체 위주의 회사이기 때문에 서로 잘 돌아가는 중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만들고 있는 음반을 마무리 짓고, 다음 것들을 또 준비해야죠.






LE: 질문에 없어서 하지 못한 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인터뷰 소감 등등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자막뮤비 족족 빨리 업데이트를… (웃음) 그게 여러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고 있을 거예요. 어떤 사람한테는 그냥 가사 내용을 보는 게 되겠지만 어떤 사람한테는 곡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깐요. 그건 좀 빨리빨리 업데이트를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웃음) 아직 굿뮤직 컴필레이션 비디오는 안 올라왔죠? 비디오가 아직 안나왔나?






LE: 비디오는 아직 안 나온 걸로 알고 있고, 리뷰는 올라가 있습니다.


비디오 나오면 바로 해주세요. (전원 웃음)






LE: 네. 얘기를 해놓겠습니다. (웃음) 저희 힙합엘이에게 얘기를 해주셨는데, 리스너 분들이나 씬의 플레이어 분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신다면?


그건 꼭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요즘 활동하는 친구들한테 ‘야 너네는 왜 나한테 곡 달라는 소리를 안 하냐?’고 물어보면 제가 어렵대요. 옛날부터 해서 그런지 몰라도 좀 어려워 하더라고요. 편하게 곡 달라고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LE: 인터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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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 | Melo, Bluc 인터뷰, 사진 | JA_ONE, creaty 0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6 Vigileim9.28 20:58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듀서 중 한 분이십니다. 개인적으로 시로스카이님이 트라이먼트 팩토리를 나간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추천 댓글 title: Tyler, the Creator뻗어왼손9.28 22:24 최고 잘봤습니다!

추천 댓글 Obinur9.29 01:33 하하 잘봣습니다 ㅋ Journy into urban city 제가 고등학교때 줄창 듣던건데 요새도 가끔 돌리고요 ㅋㅋ 일부러 절판시키셧다니.... ㄷㄷ 추천 댓글 mistake29.29 01:42 진짜 힙합엘이 최고 ㅋㅋ 페니님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점들을 빠짐없이 긁어주시는군요 ㅋㅋㅋ 너무 잘읽었습니다 ㅋㅋ감사합니다 ㅋㅋ 추천 댓글 title: 신발 (2)Juicy J9.29 02:34 솔쟈보이 어우 못듣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 댓글 SimG10.2 13:21 still shine 저 곡에서 바스코가 왜 제이문같이 랩하지..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404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