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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welcome back!! 'afterwork' 진보(JINB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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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3월 5일 (토) 18:03 판 (새 문서: 힙플: 피쳐링만 쭉 해오시다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앨범이 나왔잖아요. 제대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어요? 진보(Jinbo): 네, 말씀하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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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피쳐링만 쭉 해오시다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앨범이 나왔잖아요. 제대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어요?

진보(Jinbo): 네, 말씀하신대로 2006년에 제대를 했죠. 제대 하자마자 바로 Jazzy Ivy랑 같이 Mind Body & Soul 활동을 했었어요. 그 뒤에 에픽하이(epik high)랑 페니(pe2ny)형이랑 그 당시에 계시던 회사였던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게 되었어요. 울림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저는 제이미 폭스(Jamie Foxx)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이야기 했었는데, 회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니요(ne-yo)를 요구 하더라고요.(웃음) 전혀 뜻이 맞지 않으니까,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두려고 하는데, 계약금을 받은 상태라 위약금을 내야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된 거죠. 원래는 몇 배를 물어야 되는데, 그냥 받은 계약금만 돌려주기로 됐지만... 그 마저도 제가 돈이 없었거든요. 근데 불행 중 다행인 게 마침 학교 졸업과 맞물리면서, 회사에 입사를 했고... 그때 번 돈으로 위약금을 다 냈죠. 다 내고는 조금 더 다니나가 그만 둔 거고요. 중요했던 건, 회사에 입사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음악을 접어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왜냐면 제가 할 수 있는 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기 보다는.


힙플: 말씀하신 이유들... 그러니까,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서 회사 생활을 잠시 하셨는데, 전업 음악인에서 잠시 떨어져 계셨던 거잖아요. 음악을 다시 하기로 결정하신, 현재의 생각은 어떠세요?

진보: 회사를 다녀야되는지 그만둬야 되는지.. 아니면, 투 잡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갈등 할 때가 가장 힘들었었어요. 이 고민이 저의 몇 십 년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되게 고민이 많았어요. 흰머리 엄청 많이 나고, 정말 힘들고... 매일 아픈 상태로 고민을 하다가 과감하게 결심을 하게 된 거죠. 아예 음악을 전업으로 평생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사표를 쓰게 되었어요. 그게 작년 3~4월 이었던 것 같아요.


힙플: 그럼 살짝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다른 질문을 드려 볼게요. 최근이라면, 최근에 나온 'Hunger'의 앨범에 참여하셨잖아요. 작업은 어땠나요?

진보: 게이글(gagle) 내한공연이 작년 봄쯤에 있었는데요, 저도 같이 공연도 했고, 공연 끝나고 뒤 풀이도 함께 했어요. 그 때 Jazzy Ivy도 있었고 했는데,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갑자기 프리스타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너, 나 할 것 없이. 래퍼는 랩을, 저는 노래를 하고 그랬는데, 그때 미츠 더 비츠(mitsu the beats)가 보면서 저희에게 흥미를 가진 것 같아요. 많이 격어보진 않았지만 제가 느낀 일본 뮤지션들의 끼 측면을 보면 한국 뮤지션들이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하고 그런 측면이 있는 반면에, 일본 뮤지션은 학구적이고 되게 조용하고(웃음) 그래요... 특유의 유머는 살아 있지만요. 미츠 더 비츠는 심지어 뒤풀이하는 그 장소에서 작업하고 있었거든요.(웃음) 어쨌든, 그 광경을 보고는 미츠 더 비츠가 트랙을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의하더라고요. 그 뒤에 제대로 만나서 트랙을 고르고 바로 추진이 된 게 그 프로젝트였어요. ‘왁자지껄(Wakjazzical)’은 한일 양국의 콜라보로 단체 곡처럼 흥겹게 해보자는 취지의 곡이었고요, ‘Tell me Why'는 일본 쪽으로 제 곡을 보내줬더니, 같이하자고 해서 수록하게 된 곡이고요. 왁자지껄 이야기를 좀 더 해드리면, 훅(hook)을 제가 썼는데 왁자지껄이라는 단어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곡 콘셉트 자체도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흥겹게 해보자여서 우리가 녹음실에서 왁자지껄하게 놀고 있는 것을 표현 한 거죠. 작업 자체도 녹음실에 모여서 술과 비엔나소시지와 함께(웃음) 마치, 우리끼리 하듯이 일본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작업 했죠.


힙플: 일본 쪽 뮤지션들과의 작업, 그리고 한국 뮤지션들하고 꽤 많이 작업을 해오셨잖아요. 직접적으로 느끼는 차이점 같은 게 있었나요?

진보: 작업 방식이나, 이런 건 모르겠어요. 정서는 일본 쪽이 좀 더 제기발랄하고 좀 더 유머감각을 좋아하고 좀 더 덜 심각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한국은 ‘내 플로우는 어쩌고 저쩌고 니가 들으면 귀가 박살이 나고’(웃음) 이런 거라면, 일본은 ‘봄바람은 살랑되는 데 왜 내 신발은 자꾸 벗겨질까’ 이런식의 일본 만화에서 느껴지는 마치, 해학 같은 엉뚱한 유머감각이 살아 있는 그런 정서가 그런 쪽 인 것 같아요. 또, 제가 센다이 가서 느낀 거는 그 사람들끼리 결속이 정말 잘 된다는 걸 느꼈어요. 어떻게 보면 센다이는 서울하고 비교 할 수 없는 도시인데, 서울에서 씬이 굴러가는 것보다도 센다이 씬이 더 매끄럽게 돌아간다고 느꼈거든요. 클럽주인, 지역 라디오 피디, 뮤지션, 프로듀서, 래퍼 등등 모든 관련 사람들이 다 친해요 다 친해서 클럽에서 노는데 노는 게 또 업무인거죠. 놀면서 다음 프로젝트 이야기 나오고, 다음 라디오 쇼 이야기 나오고 그런 게 너무 잘 돌아가요. 이런 부분에서 많이 배웠죠.


힙플: 조금 웃긴 질문이지만, 피처링에 응하는 기준이 있으세요?

진보: 예전에는 제가 3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나는 너무 친해서 우정의 피처링. 두 번째는 이득이 너무 많아서. 세 번째는 음악적인 비전이 너무 맞아서. 이렇게 세 가지요. 두 번째의 경우는 생활비를 해야 되는데 너무 큰 이득이 있다 그랬을 때 움직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었고요, 세 번째의 경우는 이 사람이 이것을 표현하고 싶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내가 거기에 도움이 될 것 같고, 그걸 하면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어요. 말씀드린 것처럼 이 3가지가 있었는데, 제가 계속 해보니깐 두 번째 경우인 현실적인 이득은 전혀 없었고요.(웃음) 친구는 완전 동네 친구 수준인데, 이 경우로 크게 없었던 것 같고요, 거의 다 음악적으로 제가 어울릴 수 있겠다고 생각 되었던 트랙들을 주로 한 것 같아요. 그 트랙을 제가 했을 때, 망치지 않고 오히려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던 그런 것 위주로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무리 곡이 좋아도 저랑 안 맞아버리면 괜히 엄한 것 했다가 저도 손해고 그 사람도 손해고 듣는 사람도 손해니까요.. 그거는 정말 조심스럽죠.


힙플: 예전에 나온 ‘Call My Name’ EP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진보: 굉장히 큰 의미죠. 그 앨범은 말 그대로 제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한다를 선언하게 된 앨범이여서 첫 앨범이니깐 무조건 가장 중요해요.(웃음) 가사적인 면에서도 지금은 ’U R'이 저한테 큰 의미였다면, 그 당시에 또 커다란 에너지가 ‘Call My Name'이었거든요. 그 곡에서 이야기 하는 게 소통 이런 것을 이야기하잖아요. 특히 한국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많이 느꼈는데, 저는 아주 어릴 때를 외국에서 보내고 한국에 와서 그런지 그 건조하고 무표정하고 약간 서로 거리 있는 그게 저는 너무 불편 했어요. 외국 영화를 보면, 버스 같은데서 옆 사람이 신문 뭐 재미있는 거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잖아요? 앞서 말씀 드린 무표정하고 그런 것들이 싫어서 의식적으로 영화에나 나오는 이런 거를 해보기도 했어요. ’이런 거 하면 진짜로 귀싸대기 맞나?‘(웃음) 하면서. 왜냐면 제가 살아가는 땅인데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은 거예요... 사람들하고 딱딱하게 지내고 형식적으로 해야 되고 조금만 형식에서 어긋나면 싸가지 없다 그런 뒷말 나오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그냥 편하게 친구같이 지내고 싶은... 그런 소통이 안 되는걸 이야기 한 첫 시도의 의미를 담고 있죠. 근데 이 앨범이 제가 생각 했던 것 이상으로 잘 되서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된 계기기도 하고, 이런 것을 노래로 할 수 있구나하는 것도 느꼈고요. 저도 당연히 어릴 때는 사랑노래 해야 되는 줄 알았고, 다른 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앨범을 하면서 노래라는 것을 이런 주제로 여러 가지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느꼈거든요. 반대로 바로 입대 하는 바람에, 믹싱 같은 것도 같이 못해서 아쉬움도 너무 많은 앨범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또 절 절치부심하게 해준 면도 있고요,(웃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게 이게 다가 아닌데 2010년 1월 8일 전까지 5년간 그게 저의 음악색깔로 남아있었던 면도 있죠. 그때를 생각하면은 그때 그런 음악을 했다는 게 너무 좋은 추억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게 또 절 초초하게 만들면서 되게 절 밀어준 것 같기도 해요.


힙플: ‘Call My Name'은 ‘가라사대’에서 발매 됐었고, 이번 'Afterwork'는, 슈퍼프릭(SuperFreak) 레코드에서 나왔는데요. 어떤 레이블인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보: 슈퍼프릭 레코드는 저랑 지금 옆에 있는 문준석씨랑 둘이 설립한 레이블이구요. 말 그대로 두 명이서 하는 국내에서 가장 영세한 레이블이에요.(웃음) 그리고 슈퍼프릭이 나타내는 의미가 바로 이런 흑인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국내에서는 굉장히 돌연변이잖아요? 별종들 혹은 돌연변이들. 그래서 저도 대표적으로 제 스스로를 슈퍼프릭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워낙 어릴 적부터 그런 걸 좋아하고 그러니깐 사람들이 ‘넌 왜 그런 거 듣고 있냐, 말투가 음악 하는 것 같다. 왜 리듬감 있게 걷냐?(웃음)’ 라는 등의 말들을 하곤 했죠. 이런 식으로 저한테 너무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너무 나도 많이 의문시 됐어요. 그런 게 어떻게 보면 서러움인데, 그게 굉장히 서러운 거죠. 예를 들어 중학교 때 노래방을 가서 흑인 음악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은 고음이 아니라고 인정을 안 해주고(웃음) 흑인스럽게 하면 ‘넘겨 2절까지 못 듣겠다’ 라고 하는 그런 서러움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프릭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저희 레이블은 우리 같은 슈퍼 프릭들을 위한 레코드 인거죠. 슈퍼프릭 레코드는 주류나 메이저를 위한 것도 아니고, 지금 현재로써는 정말 순순한 인디펜던트 레이블... 근데 저는 독립이 아니라, 의미상 자립이 맞는 것 같아서 ‘자립형’ 레이블이라고 불러요. 아무튼 뮤지션들, 그런 슈퍼 프릭들이 음악을 할 수 있는 자립을 위한 레이블이죠. 상업적이 고려나 이런 건 없어요. ‘이거는 우리나라에서 안 먹힌다’ 해서 까이는 일 없이 오히려 우리는 반대 적으로 그 각 장르에서 정말 정통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앨범을 낼 기회도 열려있어요. 너무 정통이라는 이유로 앨범을 못 내거나 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이블인 거죠.


힙플: 이어서, 앨범에 함께 소개 되고 있는 디깅 도너츠(Diggin' Donuts)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보: 뮤지션을 위한 게 슈퍼프릭 레코드라면, 디깅 도너츠는 일반 리스너들을 위해서 만든 거예요. 저희도 뮤지션이기 전에 다 리스너니깐 슈퍼프릭 레코드는 음악 하는 입장에서 만든 거고 디깅 도너츠는 리스너들 입장에서 만든 거죠. 우리 같은 별종 리스너들이 제대로 된걸 구하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경제논리로 치자면, 워낙 소수라서 시장성이 없으니깐 안된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데, 단순히 그렇게 이야기하기에는 리스너들이 음악 좋아하는 마음은 굉장한 거잖아요. 음악을 즐기고 그런 거는 인생의 큰 부분인데 단순히 경제논리로 무시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저희 같은 그런 사람들한테 그런 음악의 정보를 더 주고 싶다는 생각도 담겨있고요, 그리고 이 씬을 다들 그렇게 이야기해요. ‘우리나라에서 네오소울(neo-soul)하면 500명이 정도만 들으니까, 장사 안 돼. 하지마.’ 그런데 저희는 돈이 안 되니까 하지마가 아니라 돈이 안 되서 그러면 왜 안 되냐 시장이 없다 그러면 시장을 만들자 쪽으로 포커스가 간 거죠. 그래서 정말 단 50명이라도 저희 때문에 더 그런 음악을 접근하고 또 새로운 음악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면, 저희 인생에서 리스너 관점에서는 인생 최고의 보람이 아닐까 싶어서 만든 사이트 에요.


힙플: 뜬금없기는 합니다만, 도끼(DOK2) 말로는, '진보는 Thunder Ground 소속이다‘ 라고 하던데요..(웃음)

진보: 저는 모르겠어요.(웃음) 제가 생각했을 때 랩 쪽으로는 누가 제일 정통, 제일 real shi*!을 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지목 하게 된 게 도끼였어요. 한 번은 도끼랑 만나서 놀게 되었는데, 도끼가 자기 트랙들을 가지고 왔어요. 바로 저와 제 친구들이 원하던 그 힙합! 너무 충격이었죠. 그때도 도끼는 트랙도 다 자기가 쓰고, 녹음도 홈 레코딩으로 했는데, 사운드 퀄리티도 어떤 기획사에서 나온 것 보다도 잘하고 있었어요. 그때 ‘이거는 바로 미국에 내라 우리나라에만 낼 필요가 없다. 국적이 상관없다’(웃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 졌어요. 그래서 도끼가 Thunder Ground를 만들고 저랑 같이 피처링을 하나 같이하던 그 때, ‘형도 Thunder Ground에요.’(웃음)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일 거예요. 마음의 친분.(웃음)


힙플: 이제 앨범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할게요. 'Afterwork'의 구상하시면서 포인트를 주셨던 부분이 있나요?

진보: 이 앨범은 딱히 처음에 무언가 딱 잡혀 있는 구상이 있던 앨범은 아니에요. 그냥, 쭉 작업이 되어있었던 앨범이에요. Afterwork 라는 타이틀도 회사를 다닐 때 퇴근하고 조금씩 작업하던 걸 모은 거라 짓게 된 거거든요.(웃음) ‘Afterwork 앨범을 해야겠다’가 아니라 작업물이 많이 쌓여서요... 2006년도부터 ‘내 앨범을 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웃음) 그렇게 몇십 곡이 쌓여서 이걸 어떤 식으로 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결정적으로 앨범을 내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는 'U R'작업을 하고 나서 색깔이 좀 잡혔어요.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요. 그 뒤로 계속을 작업하다 보니까, 알아서 색이 나오더라고요. ‘아 이런 앨범이구나’ 라고 저도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웃음)


힙플: 팬들이나 많은 분들이 기존에 들려주셨던, 결과물로 인해 보컬로써 인식을 많이 하는데요. 이번 앨범의 경우는 정말 다방면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세요. 프로듀싱, 보컬, 랩 까지.. 주안 점을 두신 부분이 있다면요?

진보: 2000년도 초반부터 곡을 쓰고 있었고, 리오(L.E.O) 형이랑 같이 할 때부터 곡에 계속 참여를 하고 있었어요. 샘플 골라주는 것부터 베이스 찍어주는 것까지... 물론, 제 작업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때는 형들이 제가 뭔가 해보려고 하면, ‘일단 너는 보컬로 먼저 해야 된다, 다른 거하지 마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 사람들(형들)이 수긍하는데 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제대 하고 나서는 프로듀서로써도 열심히 작업했죠. 열심히 작업하면서 프로듀서로써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사람들이 잘 안 써주더라고요... 뭐, 여담이었고요.(웃음)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이런 곡들과 이런 구성에 제일 큰 게 그것인 것 같아요... 제이 딜라(J.Dilla)의 죽음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덧 붙이자면, 제가 가지고 있는 이론 중에는 어떤 거장이 하나 죽으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끝이지만, 그 에너지가 퍼져서 누군가한테 그 기가 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그기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웃음) 가슴이 아프지만 가슴이 아프기 때문에 이 분의 음악을 더 많이 듣고 그러니깐 많은 부분에 대해서 더 공부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이 딜라한테 배운 것들을 앨범에 많이 녹여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의 색깔에 대해서는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힙플: 이번 앨범에서 느껴지는 질감들이 제이 딜라의 영향 때문이었군요.

진보: 네, 그렇죠.

힙플: 그 영향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진보: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제이 딜라가 음악을 틀리는 법을 알져줬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다 이론적으로 딱 맞고, 화성도 다 맞고, 리듬도 다 맞고, 퀀타이즈(quantize) 되어있고... 이런 거에 대해서 사람들이 그루브(groove)를 느꼈다면, 제이 딜라는 그것을 깨는 거에서의 그 세계를 연 것 같은 거죠. 그런 음악적인 상상력과 아티스트가 좀 더 작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자유’를 굉장히 많이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듣고 나니깐 실제 제이 딜라 음악 에서도 중간에 샘플 커팅이 많이 이상하게 들어간 거 많잖아요? 그런 것들이 그게 저의 세계를 깬 거죠. 거기서 정답을 맞추는 게 아니라, 틀릴 수 있는 자유. 어떻게든 좋게 할 수 있다면, 어떤 접근도 할 수 있다는 그런 길이 저에게도 열리면서 되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어요. 작업하고 싶은 것들도 많아졌고,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고, 리듬이나 이런 것들도 물론 제가 20살 초반 때는 퀀타이즈도 꽤 많이 하고 그랬는데 확실하게 2007년 이후 부터는 퀀타이즈도 거의 안한 것 같아요.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힙플: 그럼 인스트루멘탈로 수록 된 곡들은, 프로듀서로써의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나요?

진보: 꼭 그런 것은 아니고요.(웃음) 예전에는 음악에는 꼭 노래가 있어야 되고 멜로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랩이 나왔죠. 랩은, 멜로디가 없는데 가사가 나오니깐 ‘이게 뭐야’ 했지만, 그게 새로운 게 됐죠. 근데 저는 그게 또 질렸다고 생각해요. 질린 면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인스트루멘탈 힙합이나 아니면 다른 장르의 음악들, 트랜스나 하우스도 요즘 현대인들한테 더 어필하는 이유가 가사가 없기 때문에 그 음악을 통해 더 많이 상상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어떤 곡에서는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써보기도 했는데 도저히 아닌 게 있더라고요. 그런 곡은 그냥 연주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수록하기도 했고, 그리고 제가 프로듀싱에 많이 신경을 쓴 앨범이다 보니깐 그런 것을 사람들한테 더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가사와 멜로디가 아닌 방식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힙플: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믹싱까지 직접 하시게 된 계기는요?

진보: 음...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한국에서 비트메이커들이 힙합 곡을 만드는데 스튜디오에만 가면은 얇아진다고 불평하는 이야기가 많아요. 마스터링 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기술적으로 이것저것 추가해서 더 좋아진 소리겠지만, 문제는 창작자가 원하는 질감이라든지 무게라든지 이런 것을 못 살리던 거죠. 그래서 저는 제가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있다면, 믿고 맡길 수 있겠는데 아직 그런 사람을 못 만났고 찾고 있는 중이라서, 제가 하게 된 거예요. 혼자 했는데, 잘 되더라고요.(웃음) 제가 워낙에 내고 싶은 최종사운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한 두 곡 해보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좋더라고요.(웃음)


힙플: 그 특유의 질감과 작업방식들이 한편으로는 최근의 트렌드와는 반대편에 서 있는 앨범인데요. 요즘 시기의 특정 스타일에 반감이나,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진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친구들하고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요. 우리가 어렸을 때 a tribe called quest 가 MTV 에 나오면, 녹화해서는 친구들하고 돌려보며 신나 했던, 그 기분을 지금 어린 친구들이 드레이크(Drake) 보면서 똑같이 느낄까 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요. 저는 음악을 제일 잘 흡수 할 때가 15살 정도의 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15살이 된 친구들에게 드레이크 등의 음악이 분명히 좋게 들리고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의 세대 입장에서는 어떤 뮤지션들이든 간에 15~20살 사이에 들었던 음악들이 가장 소중한 재료가 돼서, 그것들이 자기가 음악을 하면서 나오게 되기 마련인데, 요즘 친구들이 이런 트렌디 한 음악을 듣는 것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큰 양분일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고민과 요즘 또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메이저 음악이 너무 죽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 조차도 메이저 음악을 안 들은지 5년은 된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지금 트렌디 한 음악들이 진짜 순수하게 음악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예전만큼 못하는 것 같아서예요. 음악적인 깊이라든가, 메시지 면이라든가... 음악자체에서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양 자체가 줄어든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음악을 들으면 듣는 사람이 체험 할 수 있는 양이 되게 많잖아요? 진짜 깊은 것부터 그냥 단순히 기분 좋게 아침에 들을 수 있는 것 까지 종류가 되게 많은데, 요즘의 그런 음악들 가지고 얼마나 인생에 깊게 적용 될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에요.


힙플: 진보 씨는 앞으로의 음악, 지금 하고 있는 음악도 그런 방향을 원하지는 않는 거군요.

진보: 그렇죠. 제가 하는 프로젝트에서는 그런 아주 트렌디 한 트렌드만을 위한 음악은 안할 것 같아요.


힙플: 앞서서 제이 딜라에 대해서 언급해 주셨는데, 노래하시거나 랩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드웰레(dwele)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어요.

진보: 영향 많이 받았죠.(웃음)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Detroit 이죠. 저한테 Detroit 음악은 20대 중반에 다가 왔는데, 나이 때 마다 자기한테 다가오는 음악들이 있잖아요? 크게 다가오는 음악이요. 예를 들면 95년도에는 확실히 서부 L.A에 음악들이 제 인생에 확 다가 왔었고, 2000년대 중반에는 Detroit 의 음악들이 들어 왔기 때문에, Detroit에서 보컬이면서 음악도 만드는 사람이 드웰레 라서 저한테 친근하게 느껴지고 롤 모델처럼 느껴지고.(웃음) 드웰레 같은 음악을 하는 게 저도 재미있고 제이 딜라와 더불어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힙플: 그럼, 노래할 때 느껴지는 진보 씨의 리듬감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진보: 어릴 때부터 국내 가요 보다, 외국 음악을 먼저 들었고 들은 양에 대해서도 확실히 외국 음악이 압도적이거든요. 그 외국 음악 중에서도 특히 흑인 음악을 계속 많이 들어와서, 가사에서의 그런 리듬들도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고요. 적어도 이번 앨범에서는 Detroit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힙플: 앨범에서 중요한 곡인 'U R'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보: 이 곡이 앞서서 제가 이번 앨범에 출발점이었다고 말씀드렸던 이유 중에 하나가, 이 곡 이전에는 저도 그냥 보통 방식처럼 곡을 다 쓰고 들으면서 가사 쓰고 멜로디를 붙이고 녹음하고 그런 방식을 해왔어요. 근데, 이때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힘들 때였거든요. 그냥 학생 이였다가 사회인으로 넘어가는 상태였고, 제가 음악을 해야 되는지 회사를 다녀야되는지 하는 생각에 굉장히 힘든 시기였고, 이 문제들 외에도 되게 여러 가지로 힘들어서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마음이 제일 약해져 있을 때였어요. 굉장히 우울해서 거울을 보면 너무 추한사람이 앞에 서있고 아침에 일어나면은 하루를 사는 희망이 아니라 오늘 하루는 어떤 괴로움으로 버텨야 되나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때 이 곡을 작업 하다 보니, 곡이 저를 끌어가더라고요. 가사를 쓰기 전에 녹음을 먼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사가 없는데 녹음을 어떻게 하지’라는 들기도 했는데, 그냥 곡에 따라서 녹음을 하다보니깐 문득문득 떠오르는 게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가사 한줄 녹음을 해놓고 한동안 들으면서 생각하고 또 뭔가가 저를 부르는 게 있을 때 또 한줄 녹음 하고 한줄 녹음 하고... 이런 식으로 한 거라서 노트에는 써놓은 게 별로 없어요.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훅이 따로 있는 경우도 아니고 벌스가 나눠져 있는 것도 아니고 되게 자유롭게 들어가 있는 건데 그게 실제로 그렇게 나온 거예요. 녹음을 할 때도 순서가 여기 했다가 저기했다가 했듯이, 곡이 저를 부르는 데로 따라간 곡이죠. 이런 작업 방식이랄까? 이 곡이 뭔가 성공을 하면서 앨범에 수록 되어 있는 몇몇 곡들에서 그런 작업 방식을 사용 했어요.


힙플: '어지러워' 같은 경우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답답한 심정을 담은신 것 같아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보: 제가 회사 생활을 하기 전에 밖에서 보던 사회도 굉장히 부합리가 많고 부조리가 많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뭔가 그곳에 깊숙이 들어가 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뭔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었어요. 근데,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 저도 사회의 하나의 톱니바퀴가 된 거잖아요. 직접 체험하고 나서부터 제가 느꼈던 것들이 명묘하게 느껴져서 가사로도 딱 꼬집어서 쓸 수 있을 정도에 그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뭔가 우리나라만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여러 나라가 전체적으로 한‘시대’가 실패하고 삐거덕거리면서 거의 끝나가는 그럼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러다 보니 경제 위기도 오고 심지어 자연재해까지 오는걸 보니(웃음) 뭔가 세상이 지금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친구들하고 만나도 뭔가 옛날을 추억하려고 하더라고요. ‘96년만 해도 강남역에 가면 재미있었는데 왜 지금가면 강남역이 왜 이렇게 더럽지? 그때는 뭘 하고 놀아도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만나면 왜 할 게 없지?’ 뭔가 이렇기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시대가 혹시 구려진 것 아닌가... 우리가 구려진 게 아니라 세상이 구려진 가능성은 없나 하는 그런 시각으로 보고 그런 것에 대해서 제가 느낀 것들은 담은 노래에요.


힙플: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실 생각이시네요.

진보: 그렇죠. 제 직업이 제가 체험한 것들을 제 개인적인 이야기, 다른 사람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말하는 직업이니깐 계속해서 나올 것 같아요.


힙플: '너 없는'에 대한 배경은요?

진보: 이 곡은 제가 앞서 말씀 드린 그 힘든 시기에, 여자 친구랑 헤어졌거든요. 재작년 여름부터 작년 여름까지 악재가 겹쳤던 거죠.(웃음) 말씀드렸다시피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극복하고 나서는 잊을 수 없는 너무 특별한 시기가 되어버렸어요. 제가 80살이 되도 2009년에는 어떻게 힘들었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생생할 것 같아요.(웃음) 아무튼, 그 때 이야기인데요, 여자 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제가 분당 정자동에 사는데 저희 동네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혼자 산책하는 게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이 길은 항상 저랑 강아지랑 여잔 친구랑 셋이서 왔다 갔다 하던 길이였는데 둘만 다니니깐 너무 허전하고 이상했던 거죠. 그때 산책도 너무 슬프고 하다보니깐 집에서 안 나오고 그랬는데, 집에서 부모님께서는 건강 상하니까 산책이라도 하라고 그러셔서 억지로 나갔었던 거예요. 역시나, 나갔는데 너무 슬픈 거예요... 너무 슬퍼서 털어버리는 산책이 아니라 산책하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 그 와중에 ‘너 없는 정자동 길 니가 없어서 쓸쓸한 길’ 이게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요. 음악 창작하는 일이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가 분명이 슬픈 모드였는데도 무언가가 떠올랐을 때는 바로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랄까요.(웃음) 지금의 아픔을 좀 더 정리해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산책 끝나고 집에 바로 와서 작업 한 곡이에요.


힙플: 진보씨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진보: 아무래도 이런 이별이야기 들이 되게 개인적인 이야기 인데, 어떤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 봐도 이별이야기는 시작과 과정은 다 다른데, 끝은 똑같은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하고 잘 소통이 되는 것 같아요.


힙플: 앨범 이야기를 쭉 이어왔는데요, 이번 앨범이 정말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만드신 앨범이라서, 구성이라든지, 곡들이라든지 몇 몇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면에서 부담감은 없으셨나요?

진보: 오히려 부담감은 없었어요. 왜냐면, 외국 음악 중에 앞서있는 제일 실험적으로 하고 있고 제일 새롭게 나오고 있는 음악들을 제가 외국에 여행가서 듣거나, 주위 친구들을 통해서 듣게 되는데, 그걸 들을 때마다 저는 너무 큰 충격을 받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이렇게 새로운 것을 계속하고 있고, 너무나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별의 별개 다나오는데, 국내에만 들어오면 아예 그런 게 없고, 그런 이야기를 기획사 사장한테 해봤자 ‘굶고 싶냐’ 라든지... 안 좋은 이야기만 돌아오니깐 딱 든 생각이 ‘이거는 진짜로 한국 음악 시장의 시스템에 크게 얽매이지 않은 사람만 할 수 있다’ 라는 것과 이런 거를 알면서도 사람들이 원하는 걸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과감하게 그걸 확인시켜줘서 깨질 때 깨지더라도 한번 보여줘야 되는 건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데 보여줘야 겠다는 쪽으로 제 마음이 많이 기울어 졌어요.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이 마음이 커져 갔는데 특히, 제 음악들을 가지고 미국도 가져가 봤거든요... 미국사람들은 어떻게 들을까 해서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들려줬어요. 근데, 그쪽 사람들 반응이 ‘이런 음악이구나’ 하는 정도의 반응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뭐야 더 쌔게 나가야 되는데(웃음)’ 하면서 자신감을 더 얻고 이런 상황이에요. 국내에서 부담감을 느낄 필요 없는 것 같고요, 이정도면 해외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이정도면 그 시대에 중간정도 인데 이걸 가지고 쫄 필요는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웃음)


힙플: 음.. 그렇다면, 전업으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생활을 뜻하자나요. 이런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가 되신 건가요?

진보: 이렇게 시작하기로 했어요... 한 5년 할 거라고 생각을 하면은 5년 안에 뽑아야 되는 게임이 되지만, 오히려 50년, 100년을 생각하니까요. 우리나라에도 어떤 음악 장르에 결과물들이 누적되 나가야 되는데, 아무도 안하면 안 되니깐 누군가는 해야 되는 거고 이미 옆 나라 일본에서는 다 하고 있는 상황이라 좀 초조하기도 하고.. 뭐, 꼭 그런 측면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를 시장으로 보면,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또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 생각해보면 또 이런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고 싶어 하니까요. 그래서 작은 시작으로 국내에서 이렇게 시작을 하지만, 앞으로는 더 국적에 상관없이 음악 할 생각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해외진출! 한국 대표!’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뮤지션은 국적이 없는 거죠. 자기가 추구하는 것들을 양분을 쌓아 놓고 있다가, 표현하고 싶은걸 할 때는 하면서 거기에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힙플: 굉장히 확고한 생각을 가지신 것 같아요. 좋은 말씀입니다.(웃음) 긴 공백 뒤에 좋은 음반을 발표 하셨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결과물을 보여주실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보: 다음 달에 두 개가 더 나올 것 같아요. 정규 앨범 형식은 아닌데, 벌써 작업은 하고 있고요. 2월 중순이랑 말에 하나씩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저의 프로젝트로써 저의 또 다른 면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고, 또 하나는 밝힐 수는 없지만 같이 하는 앨범이 될 거에요. 빠르면 2월에 두 개가 다 나올 수도 있고 하나가 늦춰지면 하나는 3월에 나올 것 같아요.


힙플: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진보: 음악은 확실히 자기 동시대 음악만 듣는 것 보다, 과거와... 미래의 음악을 듣는다는 건 좀 웃긴데 -시대적으로 미래 음악이라는 건 없겠죠.- 음악적으로 실험이라는 측면으로 보자면 굉장히 미래의 음악을 예상하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의 음악과 옛날 음악을 시대적으로 들으면 더 재미나고 더 많은걸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시대의 음악만 들으면, 저도 힙합플레이야 게시판에 반응 같은걸 보는데 보면 많이 싸우잖아요. 그걸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제 관점에서 봤을 때 음악을 정말 너무 좁게 듣는 것 같아요.

사실은 흑인음악을 더 흑인음악 같이 하기위해서는 백인음악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백인음악은 이러니깐 흑인음악은 이런 거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거거든요. 상대적인 거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자기 것만 들으면, 오히려 그게 더 뭔지도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만 듣기 때문에 이게 무슨 색인지 모르는 것 같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정말 시야를 조금만 더 넓혀보면, 여기서 나와서 다른 거를 들어보니깐 여기는 파랑색이고 이거는 빨간색이니깐 우리는 노란 색이구나 라는 식으로 이렇게 알게 돼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장르에 대한 이해도 넓어지고, 시대도 과거 현재 앞서 나간 거 이런 걸 알아가면서 점점 넓어지는 것 같아요. 당연히 듣는 재미는 배가 될 거고요.

지금 말씀드리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공부’에 해당이 될 수도 있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죠. ‘우리가 들어서 좋으면 되지, 공부까지 해서 피곤하게 들어야 되냐’ 라고. 그런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예를 들어 ‘영어’ ‘디자인’ 그런 것들에 대해 배우는 것에 있어서는 고통스럽지만, 알아가는 과정에서 아까워하거나 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교육, 교육, 교육... 이렇게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 유독 음악에 관해서는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는 사실이 되게 안타까워요. 왜냐면 음악을 알면 알수록 재미있어지는 거거든요. 공부라는 단어를 예로 들었지만, 뭔가 사람들이 음악에 대해서 지금 당장 좋아하는 것도 좋지만, 그 외의 것들도 많이 알아가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그런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분명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에 있어서 재미가 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대형(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진보 공식 홈페이지 ( | http://www.jinbosoul.com)/…

34 Comments 박지형

2010-01-28 00:59:30

2m등ㅋ

조경빈

2010-01-28 00:50:55

선리후감 1등 ㅋ

박기범

2010-01-28 01:10:57

3등!! 아싸ㅠㅠ

양성모

2010-01-28 01:18:53

Jinbo

김상우

2010-01-28 02:05:24

화팅

김영호

2010-01-28 04:24:54

윗공기 스멜

이길성

2010-01-28 10:15:21

굉장히 꽉찼네... 매우매우 잘읽었습니다!

김승범

2010-01-28 11:06:11

당신의 마인드에 감명받았습니다. 결과물이 어메이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종철

2010-01-28 12:04:11

당신은 천재입니다.

전봉한

2010-01-28 12:11:27

한국의 멍멍이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십니다 .ㅋㅋ

이동현

2010-01-28 12:25:30

등수놀이들만 하지 마시고 이번앨범 꼭 들어보세요~ 한마디로 `대 박' 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주저않고 `명 반' 이라 칭할 수 있는 앨범이 나왔습니다

임세기

2010-01-28 12:45:07

R.I.P DILLA ROC JINBO

김학민

2010-01-28 14:11:38

딜라의 영향을받은게 저혼자 그렇게생각한게 아니엇네요 이번앨범 정말 좋습니다

박용석

2010-01-28 14:28:25

앨범만큼이나 좋은 인터뷰네요.

신승철

2010-01-28 15:18:58

정말 말 잘하시네요.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28 15:27:15

확실히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네요.

이종혁

2010-01-28 17:05:36

노래 좋음

심덕일

2010-01-28 17:24:26

이정도면 윗공기?

김현진

2010-01-28 18:26:14

마지막부분을 보고 저도 깨닫네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ㅎ

김성환

2010-01-28 23:11:01

마지막 부분을 보고 느끼는 것이 있네요.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더 많은 음악을 듣고 공부해야겠습니다.

김태호

2010-01-29 07:00:43

진짜 이번앨범 듣자마자 바로 딜라의 느낌이 왔어요 진짜 좋은일 하고있는거에요 keep doin your thang 존경해요 진보

임형빈

2010-01-29 14:58:41

keep on!

박경미

2010-01-29 22:10:58

한 장르의 선구자라 해야할듯 싶다 정말 음악을 하는, 진정한 뮤지션

신승원

2010-01-30 18:13:09

진보 많은걸 느낍니다.. 의미 있는 인터뷰였어요.. 잘 읽었습니다 !

전정환

2010-01-30 23:47:11

이정도의 역량이 있는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로 이러한 보석같은 존재인줄은.......bbb

이도현

2010-01-31 00:02:42

진보 진짜.. 한국 음악시장에 이렇게 진보 처럼 음악을 진실되게 하는 분도 얼마 없을겁니다. 존경합니다 요번앨범도 소히 말하는 명작이고..

Rakae Hell

2010-01-31 10:39:45

진보형 ㅠㅠ 점점더 진보하는 진보형 보기좋아여!!

tHurSday

2010-02-01 01:10:32

우와 이번 앨범 완전 놀랍게(?) 듣고있습니다.. 프로듀싱능력에 혀를 내둘르고 있습니다. real dopeness!! 안들어보신분 꼭 사서 들어보세요. 울면서 들으실거에요..ㅠㅠ ㅋㅋ

최진영

2010-02-02 18:21:57

진보 진보 진보 그저 좋아 좋아

이승진

2010-02-06 21:12:16

進步

윤다함

2010-02-07 15:53:20

댓글 꼭 남겨둬야 할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이희진

2010-02-12 10:50:55

좋은말 좋은 생각 감사합니다, 음악 공부해볼께요

윤경용

2010-02-20 09:39:30

오호라.. 프로듀싱이 너무 좋아서 믹스 CD인줄 알고 있었는데... 대단하시네요..

신현강

2011-02-14 21:01:47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은 리얼이네요 보고 배우겠습니다!!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5167&page=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