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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레이야인터뷰 아날로그 소년 & 소리헤다 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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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2월 10일 (목) 15:1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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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소년 & 소리헤다 와의 인터뷰

 힙플  17572 2007-10-31 16:07:16

힙플: 안녕하세요, Hiphopplaya입니다! 인터뷰에 앞서 첫인사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 소년: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첫 번째 비정규 앨범을 발표한 아날로그 소년이라고 합니다. 힙합플레이야 여러분들 만나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소리헤다: 예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나온 아날로그 소년 앨범에 믹싱 및 리믹스 곡을 담당한 소리헤다라고 합니다. 힙합플레이야 여러분들 만나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힙플: 두 분 사용하시는 예명이 독특한데, 어떤 유래가 있나요?

아날로그 소년: 아날로그 소년이라는 이름이 원래, 제가 지은 게 아니고, 김박첼라 형이 지어줬어요. 원래는 지금은 제가 휴대폰을 다른 걸 쓰는데, 옛날에는 S모 회사에서 나온, 그 크고 시커먼 플립을 써서, 첼라 형이 그거 보고는 '너 그거 존나 아날로그한데?' 하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핸드폰 아날로그 하니까 아날로그 소년이라고 해!' 그래서 만들어졌죠. 근데 첼라 형의 말을 봤을 때 그 이미지는 내가 또, 촌이라면 촌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약간은 촌놈의 이미지랑 비슷해서 그런 게 지어준 게 아닐까 합니다.


힙플: 앨범 보도 자료에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찾아간다는 의미로 되어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날로그 소년: (웃음) 그런 보도 자료야 뭐, 이름의 이미지하고 제가 앨범 냈을 때의 컨셉적인 이미지랑은 잘 맞게 보도 기사를 썼다고 생각해요.


힙플: 그럼 소리헤다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긴 건가요?

소리헤다: 저는, 좀 성격이 집요한 성격이라, 곡을 만들 때, 또는 믹싱을 할 때 한 가지의 소리 가지고 계속 반복해서 들어보면서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한 세 시간 네 시간 동안 끌어본 적도 있어요. 이것도 김박첼라 씨가 보더니, '언제 너 그거 다 할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소리헤다의 ‘헤다’가 '별을 헤다'할 때 ‘헤다’라서, "소리를 헤다", 즉 그 많고 많은 소리를, 하루하루 해나가고 있는 프로듀서, 그런 의미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힙플: 처음 힙합은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아날로그 소년: 제 나이가 스물다섯인데, 힙합씬에 우리 나이 또래가 많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접한 거랑 크게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되요, 옆에 있는 소리헤다는 잘 모르겠는데. 저는 뭐 마찬가지로 그 당시 한참 힙합 앨범이기 전에 랩이 들어간 앨범들, 굳이 뭐 다 아셔서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그런 앨범들을 듣고, 아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면서, 힙합도 처음에는 이게 힙합 음악이다라고 생각지 못하고 아 이게 랩이란 거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랩부터 알아서 랩 음악을 듣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아 힙합에는 랩이 많구나, 힙합에는 랩이 들어가는 구나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랩에서 힙합으로 넘어오게 됐죠. 그렇게 랩이 신기하고 신선한 느낌을 줘서 계속 랩을 듣다보니까 한 중학교 3학년 말인가 고등학교 초 쯤 되서 뭔가 제 머리 속에 힙합에 대한 정의랄까 그런 게 점점 개념이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한 거 같아요.

소리헤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였나? 한 10년 정도 전, 그때 Max 3집이나 Now 3집 그런 거 나올 때였어요. 그때는 mp3가 없었고 카세트 S모 사의 워크맨이라든지 그런 걸로 듣던 시절이었는데 저는 그때 워크맨도 없었죠. 그래서 친구한테 잠깐 빌려갖고 듣는데 그때 Max 3집인가 Now 3집인가가 거기에 꽂혀있던 거예요. 듣다가 Notorious BIG의 "Biggie Biggie Biggie, can't you see“ 그 곡(*Notorious BIG - Hypnotize)을 딱 들었는데, 신기한 거죠 반복되는 그 테두리 안에서 계속 말이 따다다다 바뀌니까……. 그래서 그걸 계속 반복해서 들었어요. 하루 종일. 그때부터 흑인 얼굴이 그려진 앨범은 테입이나 CD로 다 사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접하고 나도 해보고 싶다 해서 지금까지 된 거죠. 아날로그 소년이랑 비슷해요.


힙플 : 그러면은 실제로 힙합을 하겠다고 한 계기는 무엇이 있을까요?

소리헤다: 저는 Biggie 껄 듣고 나서 음악을 계속 찾아서 듣다보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취미가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된 거죠. 고등학교 2학년 땐가 1학년 땐가 그때 정도부터 이리저리 가사도 써보고 하면서 습작을 했죠. 곡을 만들게 된 거는 대학교 1학년 때 제대로 시작했어요.

아날로그 소년: 옆의 소리헤다는 BRS에 들어오기 전부터 혼자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랬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아실바니안 코끼리의 까마귀 형의 권유가 이 씬에 발을 담그게 된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그 전에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물론 취미였죠. 오직 취미적인 면으로만 계속 듣고 해보기도 하고, 음악 듣고 혼자 좋아하고 대학 와서도 그런 식으로 해오다가 까마귀 형이 좋게 봤는지, 가능성을 봤는지 권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까마귀 형의 권유가 음악을 하게 된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생각돼요.


힙플 : 그러면 대학 가기 전부터 까마귀 형을 안 건가요?

아날로그 소년: 아뇨, 대학교 들어와서 제가 신입생 때, 그리고 군대 가기 전 이럴 때, 그다지 친하지 않고 그냥 얼굴만 알고 인사만 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둘 다 군대를 갔다 온 상태에서 불현듯 그런 식으로 얘기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겠다고 딱 3일 동안 수업도 안 나가고 생각한 거 같아요(웃음). 딱 3일 수업 안 나가고 생각하고……. 그런 건 여담이니까 제껴 두고…….


힙플 : 이런 질문을 한 이유가 다름이 아니고, 대학교가 다르셔서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져서요.

아날로그 소년: 아, 대학교 와서 알게 된 건 바로 알게 된 게 아니고, 또 한 다리를 건너서 아는 형을 통해서 알게 됐죠.


힙플 : 그러면 두 분이 소속돼있는 BRS 프로덕션에 대해서 얘기를 해봐야 할 텐데요. 일단 BRS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소리헤다: BRS 레코드는……. BRS가 일단 BRotherS 또는 Be Real Supernatural의 약자에요.

아날로그 소년: BRS 소개라고 한다면 광범위할 수 있는데, 그냥 간략하게 말하자면 뭐랄까……. 지금 말하자면 오버든 언더든 힙합씬에는, 저희 귀로 듣고 눈으로 보기에는 솔직히 그다지 신선한 게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간단히 말하면, 정말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색깔을 가진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각자 그런 생각도 있고요.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우리는 안티 팝 레이블이에요. 처음에는 힙합 레이블로 시작했지만, 각자의 생각도 있고, 힙합적인 측면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안티 팝으로 해서 음악적인 범위를 넓혀보자‘란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하면 그만큼 할 수 있는 음악도 많고 저희의 BRS 식구들의 욕구도 충족시켜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안티 팝 레이블로 약간은 범위를 넓히게 된 거죠.


힙플 : 두 분의 이름이 생소한 리스너들이 아직 대다수일 거 같은데요, 이번 앨범이 나오기 전의 활동 내력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아날로그 소년: 저 같은 경우는, 앨범 나오기 전에 활동한 걸 굳이 말하자면, 먼저 아실바니안 코끼리 앨범이 제일 처음으로 BRS에서 나왔잖아요. 아실바니안 코끼리가 그 앨범을 내고 거리 공연을 시작했는데, 거리 공연을 같이 도와주고 한 정도 밖에 없는 거 같아요. 특별히 따로 경력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소리헤다: 저는 2003년부터 군데군데 클럽 공연을 조금씩 했었고, 2004년도에 Z.Be 온라인 EP에 곡을 조금 썼었죠. 보시면 제가 Z.Be씨 앨범에 프로듀서 The Jasshead라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때 작업을 했었죠.


힙플 : 이제 앨범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먼저 앨범 이름 ‘정류장’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아날로그 소년: 앨범 제목인 ‘정류장’은, 일단 제 앨범이 리믹스까지 트랙이 10트랙인데, 스킷 3개 빼고 음악은 7트랙이에요. 그 음악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거의 큰 틀의 주제라고 하면은 젊음과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정류장을 버스 정류장이라 친다면 어떤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전에 기다리는 곳이잖아요. 어떤 버스를 타고 이쪽으로 갈 수도 있고 저쪽으로 갈 수도 있고 그런 여러 가지 길이 공존하는 그런 데죠. 젊음과 청춘도 우리는 잠깐 젊음에서 머무르고 있지만 곧 무슨 버스를 타고 어디로 가야하니까, 바로 그 경계선에 있지 않나 했고, 그래서 정류장과 젊은 청춘과의 교집합이 크다고 생각해서 첼라 형하고 같이 의견을 주고받다가 이렇게 짓게 됐어요.


힙플 : 자켓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자켓이 상당히 예쁘게 나온 거 같은데요. 자켓에 관한 얘기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 소년: 솔직히 자켓은 저희가 생각한 거 이상으로 잘 나온 거 같아요. 소위 말하는 자켓 빨(웃음), 그런 게 없다고 부정할 순 없죠. 충분히 그럴만한 자켓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자켓은 첼라 형의 친구 분께서 해주셨는데, 원래부터 그런 작업을 잘 하시는 분이었어요. 그런 도움을 받아서 고맙죠. 제 앨범을 맡아주신 그 형이 얼마 전에 결혼을 해서, 이제 유학을 가신다던데, 결혼식 마치고…….

소리헤다: 승승장구 하시죠.

아날로그 소년: (웃음) 어쨌든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힙플 : 앨범에서 타이틀곡으로 꼽는 곡이 ‘청춘 2007’이라고 하셨죠. 이 곡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아날로그 소년: 딱히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뭐한 게, 제 가사는 쉽게 쓰기 때문에, 물론 가사에 담는 생각까지 쉽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가사를 들어보시면, 당연히 누구나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굳이 설명을 드리자면, 지금의 현실에 있는 청춘들이 뭔가 좀 사회에 끌려가지 않나, 사회에 맞춰서 그냥 큰 주류에 묻혀서 같이 가는 게 아니냐 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또 노브레인의 ‘청춘 98’이라는 곡이 98년도에 나왔는데 지금이 2007년이니까 거의 10년째 되는 해잖아요. 그때 그 곡을 98년도에 처음 들었을 때 감동이랄까 그런 것도 나름 BRS 식대로, 또 아날로그 소년 식대로, 10년이 지난 지금 청춘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었던 면도 있었죠.


힙플 : 앨범 수록 곡중에 역사가 깊은 곡이 ‘Let's Get It On'인데…….

아날로그 소년: 아, 그다지 역사가 깊지는 않은 거 같은데 (웃음)


힙플 : (웃음) 길거리 공연 때도 많이 했고 리믹스도 있잖아요. 이 곡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아날로그 소년: Let's Get It On 이 곡은, 제 앨범 정류장의 모든 트랙을 통틀어서 가장 빨리 나온 트랙이에요. 또 그 시기가 아실바니안 코끼리가 길거리 공연을 할 때였거든요. 또 피쳐링이 까마귀 형이잖아요. 그래서 같이 거리 공연을 할 때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서 한 번 도전해보는 게 어떠냐 해서,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서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고, 그런 식으로 해나간 거죠.


힙플 : 앨범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는지요.

아날로그 소년: (웃음) 이런 질문 어렵던데. 제 앨범이니까 다 애착이 안 갈 수 없겠지만, 그 중에서 굳이 따지라면 ‘청춘 2007’ 좋아하고, ‘이 순간 바로 여기’라는 곡도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하고, 또 ‘Be Free' 같은 곡, 이 정도 뽑을 수 있겠네요


힙플 : '이 순간 바로 여기'는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도 올렸던 곡이었죠.

아날로그 소년: 아 네 (웃음) ‘청춘 2007‘하고 같이 올렸는데 떨어졌어요. (웃음)


힙플 : 죄송합니다(웃음). 다음 질문으로, 앨범에 BRS 가족 외 참여진분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소리헤다: 일단 Fantasmo 형은 김박첼라 형의 친구 분이에요. 그래서 목소리가 어울릴 거 같다는 판단 하에 전체 의견을 수렴해서 선택하게 된 거고, DJ Seiki 형 같은 경우는 잘하시는 형이거든요. 이전에 Z.Be EP 때도 부탁을 드려서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아날로그 소년이랑도 같이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그때 스크래치랑 저글링을 되기 잘하셔가지고 요번에도 부탁을 드렸죠.

아날로그 소년: 그리고 Fantasmo 형이, 제 앨범에서 같이 피쳐링을 하면서 작업을 하면서 첼라 형하고 제가 특별히 부탁한 게 있어서 그런지, 원래 실력보다는 약간 좀 아쉬운 면이 있을 거 같아요. 왠지 형도 그렇게 생각할 거 같고……. 근데 지금 제 앨범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앞으로도 기대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또 앞으로도 저희랑 같이 하실 수 있으니까요.

소리헤다: Seiki 형도 마찬가지고요.


힙플 : 앨범 발매 전부터 김박첼라 씨의 인터뷰를 통해서 강조되어온 이번 앨범의 컨셉은 ‘색다름’이었습니다. 이 앨범이 다른 한국 힙합 앨범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날로그 소년: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웃음)

소리헤다: 일단 프로듀싱 면에서는, 드럼 라인에 딜레이가 많이 걸려있다든지 아니면 하이 햇을 쓰지 않는 트랙, 이런 것들이 곳곳에 숨어있고요. 곡 구성에 있어서도 마지막으로 가면서 리듬이 바뀐다든지, 소리가 갑자기 완전히 다 바뀌어버린다든지, 그런 것들이 다른 앨범이랑 많이 다른 거 같아요.

아날로그 소년: 그리고 김박첼라 형이 프로듀스한 세 곡이 ‘이 순간 바로 여기’랑 ‘청춘 2007’이랑 ‘Let's Get It On' 이렇게 세 곡인데, 들어보시면 밑에 깔린 베이스적인 부분만 힙합이지 그 위로 가면 이것저것 잡다하게 섞여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남들이 듣기에도 듣기 좋고, 아무래도 신선한 음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리헤다: 하와이안 보사노바 등등 이것저것 아주 많이 섞여있죠.

아날로그 소년: 그렇죠, 레게, 하와이안 보사노바…….

소리헤다: 그러니까 베이스만 힙합이고 일렉트로니카 등등……. 디스코도 들어가 있어요.


힙플 :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BRS는 이전부터 길거리 공연을 해왔는데, 이걸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날로그 소년: 먼저 의견을 냈던 사람은 BRS 레코드의 대표이신 까마귀 형하고 첼라 형이었고, 저희도 뭐 좋겠다 싶어서 동의했었죠. 뭐랄까, 솔직히 옛날에는 거리에서 음악 하는 사람이 그래도 어느 정도 있었고, 락 쪽에서도 꾸준히 있었는데, 힙합은 그렇지 않잖아요. 힙합 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무대도 없고 마이크도 하나 없는데, 그 사람들이 기타를 치고 젬베이를 치고 쉐이크를 흔들면서 하는 것도 저희는 나름대로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또 BRS의 생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거리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래야 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미약하지만 우리부터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힙플 :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시겠군요.

아날로그 소년: 네, 현재는 잠깐 안 하고 있는데 계속 지금도 여러 가지 생각은 하고 있고요.

소리헤다: 날씨 따뜻해지면 다시 볼 수도 있어요.


힙플 : 길거리 공연과 무대 공연이 다른 점은 뭐가 있을까요?

아날로그 소년: 무대 공연이랑은 완전히 다른 거 같아요. 무대에서 한다 그러면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약간은 낮은 입장에 서있고, 무대도 턱이 있고 높이가 있고, 또 관객들은 그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잖아요. 그 공연을, 돈을 줬든 안 줬든 그 음악 하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서 온 건데, 거리는 그렇지 않아요. 거리는 지나가다가 보고 안 좋으면 다시 갈 수도 있는 거고, 보고 좋으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 거고.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소통이 된 달까? 다시 말하면, 무대에서 공연은 공연자가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들려주는 입장이지만 길거린 그렇지 않거든요, 여러 가지 변수도 워낙 많고. 그래서 소통이 무대 공연보다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힙플 : 소리헤다 씨도 길거리 공연에 참여하셨나요?

소리헤다: 제가 군대 전역을 1월에 했는데, 그때가 아실바니안 코끼리랑 아날로그 소년이 길거리 공연을 한창 할 때였어요. 제가 제대하기 전까지는 기타, 젬베이, 쉐이크로 공연을 했는데 제가 들어가면서 MPC랑 탬버린, 이런 것까지 동원해서 좀 더 베이스를 힙합으로 깔았죠. 그렇게 참여하게 됐어요.


힙플 : 각자 롤 모델이 있다면 누구인지?

아날로그 소년: 저부터 말하자면……. 음, 저는 딱히 롤모델 같은 건 없어요.

소리헤다: 콕 찝어서 말하긴 뭐하고요. 딱히 말할 사람은 없어요,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아날로그 소년: 존경하는 사람은 수도 없죠.

소리헤다: 그렇죠, 그래도 딱히 롤모델까지는……. 누구를 닮고 싶다라는 건…….

아날로그 소년: 누구를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은 저희 둘한테는 절대 없는 거 같네요.


힙플 : 아, 이런 답변이 올 줄은 몰랐는데(웃음). 그러면 조금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소리헤다 씨는 LP에서 샘플링하는 걸 고집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이유가 있나요?

소리헤다: 민감한 문제긴 한데 글쎄요……. 시간이 흐르면은 시대가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맨 처음에 김박첼라 형이랑 얘기하면서 곰곰이 생각했던 건데, 과연 왜 힙합이 LP부터 시작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때 당시에 LP가 가격이 제일 쌌고 구하기도 쉬워서 LP로 프레이즈를 따고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봤어요. 저 같은 경우는 LP로 샘플링하기 전에 디깅을 하러 청계천이라든지, 회현상가 같은데 가보면 그런 데서 디깅하는 것도 재밌거든요. 하나하나 자켓보고 어떤 악기가 들어갔는지 보고……. 또 LP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있잖아요, 종이 냄새. 그게 되게 좋아요. 그래서 LP를 고집하는 것도 있어요……. 솔직히 MP3로 딴다고 욕먹을 건 없는 거 같아요, 손가락질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매체가 달라졌을 뿐이랄까요. 대신 MP3로 따게 되면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죠. 자기는 이렇기 때문에 MP3로 따는 것이다라고 생각이 있어야 되죠. 그건 물론 LP 따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아무튼 좀 민감한 문제죠.


힙플 : 계속 소리헤다 씨에게 여쭤보자면, 프로듀싱할 때 고집하는 거라든가 그런 게 있나요? 예를 들어 작법에서의 차이라든가…….

소리헤다: 작법은, 다들 비슷비슷할 거 같은데……. 저 같은 경우는 옛날 소리에 향수를 느끼고 되게 좋아해서, 편의성을 제쳐두고 일부러 옛날 악기를 써요. 제가 MPC 60이랑 프로원이라는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쓰는데, 그게 두 개 다 87년, 81년에 나온 오래된 악기거든요. 버튼도 잘 안 먹고 그러는데, 그 옛날 향수를 위해서 일부러 편의성 다 버리고 고것만 딱 쓰고 있죠. 그게 요즘 사람들이랑 다른 거 같아요. 요즘 뭐 다 가상악기 막 쓰고, 가상악기 좋은 거 많잖아요. 전 괜히 더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막 하고 있죠.

아날로그 소년: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소리헤다의 차이점이라면, 작법 이런 건 비슷하지만 이름처럼, 소리를 정말 헤나가기 때문에 뭔가 차이가 분명히 느껴져요. 하나하나의 소리를 헤나가서 하나하나의 드럼도 다 따지고, 베이스 하나하나에 엄청난 신경을 쓰기 때문에, 그런 세밀하게 신경 쓴 부분들은, BRS 식구들은 충분히 느끼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힙플 :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소년 씨는 가사 쓸 때 특별히 고집하는 게 있나요?

아날로그 소년: 가사 쓸 때는, 저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제 가사에는 영어를 안 써요(웃음). 그런 식으로 보시면 되요. 그러니까 거기서부터 약간 좀 범위를 크게 넓혀서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 락 씬은, 시작은 외국이었지만 그걸 받아들여서 얼마 전 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쯤에 인디 씬에서부터 조선 펑크라는 단어도 생겨났고, 그런 식으로 ‘이게 우리나라의 락이다’ 이런 게 생겼잖아요. 근데 힙합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락과 힙합의 시작 시기를 따지면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현 시점부터는 뭔가 ‘이게 우리나라 힙합이고 한국 힙합이다‘라고 느껴질 만한 음악들이 나오기 시작해야 되는데 솔직히 그러지 않잖아요. 본토하고 비슷하게 하려하고, 그쪽의 느낌을 살리려고 하고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많죠. 먼저 가장 한국 힙합다워야 한다면, 당연히 한글을 써야죠. 제 생각은 그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힙합 가사를 쓰고 랩을 할 때, 지금 보면 우리나라 말을 약간 좀 줄이고 한글도 파괴를 시키면서 영어를 써주면 솔직히 맛이 더 살아요. 하지만 어쨌든 노력한 흔적은 보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리고 곧 ’이게 우리나라 힙합이다‘라는 음악들이 나올 테고, 그게 BRS의 음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한글을 파괴시키지 않고 영어를 쓰지 않으면서 가사를 쓰려고요.


힙플 : 듣다보니까 락을 비유로 많이 사용하시는데, 락도 좋아하시나 보네요.

아날로그 소년: 물론이죠. (웃음)

소리헤다: 저도 좋아해요. Offspring도 좋아하고 Gorillaz도 좋아하고, 노브레인도 좋아하고…….

아날로그 소년: 노브레인은 청춘 2007의 모토라고도 할 수 있는 청춘 98의 밴드이니까……. 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힙합 레이블이라기보다는 안티 팝 레이블이기 때문에…….

소리헤다: 어떤 음악이 튀어나올지 몰라요.

아날로그 소년: 그런 식으로 해석해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도.


힙플 : BRS의 앞으로의 계획을, 가능한 범위까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소리헤다: 우선 여러 개의 싱글이 먼저 준비되고 있어요. 지금 아날로그 소년 비정규 앨범이 나온 상태고, 현재 김박첼라 씨는 첼라와 진왕이라는 포크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요.

아날로그 소년: 네오 포크에요 네오 포크 (웃음).

소리헤다: 그리고 Super Vinyl House라고 김박첼라 씨와 아날로그 소년과 제가…….

아날로그 소년: 어, 그거는 언제 나올지 모르잖아. (웃음)

소리헤다: 어쨌든 계획하고 있는 거고……. 아날로그 소년 싱글도 준비하고 있고 까마귀 씨 싱글도 있고 아실바니안 코끼리의 정규 앨범도 한창 작업 중이에요. 현재로써는 이 정도까지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힙플 : 아실바니안 코끼리의 정규 앨범 작업 소식은 이전에도 들었었는데, 그러면 그 앨범이 가장 빨리 나올까요?

아날로그 소년: 저희도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다들 작업 중이고 앞으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거까지는 저희도 잘 모르겠네요.


힙플 :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씬을 어떻게 보시는지…….

아날로그 소년: 제 생각은 아까 전에 락 씬에 비유하면서 말씀드린 게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소리헤다: 아직은 과도기죠. 모두들 열심히 하고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아직은 과도기기 때문에……. 좀 더 우리나라만의 색깔이 나오기 위해서 다들 열심히 분발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저희도 열심히 하고 있죠.


힙플 : MP3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신지. 불법 다운이든 합법 다운이든 다 합쳐서요.

아날로그 소년: 시대를 거스를 순 없지?

소리헤다: 네, 시대를 거스를 순 없죠. 저희는 MP3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진 않아요. MP3로 인해 오히려 음악 듣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좀 더 쉽게 접할 수가 있으니까, 결국 무료다 보니까 보통 대중들의 귀가 다들 조금이나마 MP3 덕분에 올라가는 거 같아요, 제가 느끼기로는.

아날로그 소년: 제가 생각할 때는 MP3 때문에 나쁜 영향이 충분히 존재하지만, 지금 현 상황에서는 막을 수 없으므로, 긍정적인 측면을 좀 더 넓게 보고, 그 측면을 점점 발전시켜 나가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소리헤다: 아, 아까 힙합씬에 대한 얘기를 더 이어서 하자면, 수집의 문화가 생기는 거 같아요. 앨범을 수집하는 거 말이죠. 한국 힙합씬에서 그게 딱 눈에 띄더라고요.


힙플 : 수집의 문화라고 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거요?

소리헤다: CD의 수집이요. 이제 MP3로 다 들어봤어도 CD를 구매하는……. 그게 조금씩 조금씩 보이는 거 같아요.

아날로그 소년: 그런 문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제 시작이니까 좋다, 나쁘다까지는 저희도 잘 모르겠네요.


힙플 : 질문은 여기까지고요, 이제 끝인사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 소년: 인터뷰 상당히 재밌었고요……. 재밌었나? (웃음) 그리고 제 앨범이 얼마 전에 나왔는데 지금까지 보여주신 관심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저런 무대라든지, 길거리 공연이라든지 좀 더 많은 곳에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뵈었으면 좋겠고, 힙플도 Fresh Live 공연을 매주 주최하니까 음악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참 고맙죠. 그런 정기적인 공연이 있다는 거 참 고맙고, 앞으로 여러 자리에서 만나 뵙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리헤다: 아날로그 소년 씨와 같은 생각이고요, 앞으로도 BRS 레코드 행보에 많은 주목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 권우찬 (HIPHOPPLAYA.COM)

10 Comments 남성희

2007-10-31 17:31:33

오 아날로그 소년

Abrasax

2007-10-31 22:44:38

맨 처음 오른쪽 사진님같은 분 거리에서 만나면 괜히 쫄게 됩니다. 장난입니다.

이종민

2007-11-01 00:06:00

굿

정의준

2007-11-01 12:55:00

우왕ㅋ굳ㅋ

김성완

2007-11-01 20:34:37

안티팝 우왘궄

신용우

2007-11-02 09:18:57

잘 읽었습니다. 다양한 뮤지션과의 인터뷰 좋네요 음악 오늘 들어봐야 겠어요

이종민

2007-11-04 23:48:56

저 근데 안티팝이뭔가여? 도데체 가늠을 할수가업네..

황해자

2007-11-07 15:01:16

우와좋다

신광열

2008-01-10 12:54:16

BRS 대박!!!!!!!!!!!!!!1

전소영

2008-10-07 15:02:45
  • ^^* 짱!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11557&page=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