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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피쳐 내가 꿈꾸는 이상향 - 힙합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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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7월 31일 (일) 20:09 판 (새 문서: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0.11.06 04:00추천수 1댓글 2 1.jpg 힙합을 하는 밴드, 내가 그토록 꿈꾸던 포맷 밴드 (band) 라는 그룹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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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0.11.06 04:00추천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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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을 하는 밴드, 내가 그토록 꿈꾸던 포맷


밴드 (band) 라는 그룹의 형태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했다. 비틀즈 (The Beatles) 를 들으며 팝음악 입문을 하였으니,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 기타, 드럼과 보컬이 자리 잡고 있는 밴드 포맷이 너무나도 익숙한 것은 당연한 말이다.



요즘도 그렇고 음악에 관해서는 무엇을 듣던지, 무엇을 보던지 간에 밴드 포맷을 볼 때가 제일 안정적으로 보이고 또 마음이 편해진다. 보컬이 한참 자신의 가사를 읊으며 떠들다가 일렉트릭 기타가 한번 제대로 ‘지져주고’, 옆에서는 둥둥둥둥둥 치열하게 쫓아오는 베이스음이 들리면 뒷 칸에서는 드럼 연주가 박차를 가하는 그 형태.



여기에다가 나의 음악적 취향에 가장 부합되는, 나와 궁합이 너무나도 잘 맞는 음악장르인 힙합 (Hiphop) 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힙합이라는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비록 힙합에 대한 깊은 조예가 없더라도, 그냥 힙합이라는 음악을 들으며 행복해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삶이 평탄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거다. 게토 (ghetto) 에서 피어나는 흑인 뮤지션들의 삶의 냄새가 강하게 풍겨지는 힙합이 너무나도 좋다.



그렇기 때문에 ‘힙합을 하는 밴드’, 힙합 밴드는 내가 그토록 꿈꾸던 포맷이다.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포맷인 밴드에다가, 랩을 던지며 그루브한 멜로디 속에서 음악을 풀어나가는 힙합이 더해지면, 아마 글쓴이는 정신을 못 차리고 굉장히 행복해할 것이다. 요즘 2~3년 전부터 계속 해서 힙합 밴드에 관련한 좋은 음악을 찾고 있는데, 캐면 나오고 또 캐면 나오니까 마치 영원한 음악의 화수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힙합 밴드들


최근 들어 발견한 최고의 힙합 밴드는 패럴 윌리엄스가 주축이 된 그룹 너드 (NERD) 이다. 너무 노래가 좋아서 음반을 사려고 음반샵들을 찾아봤으나 몇몇 앨범들이 품절이라서 어쩔 수 없이 유료 다운로드를 통해 이들의 전집을 다운받았는데, 곡 하나하나 들어볼 때마다 왜 내가 너드라는 그룹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너무 후회가 될 정도로 참 좋았다.



랩퍼의 보이스가 참 맑고 발음이 정확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퀴바 (Quivah) 라는 밴드의 음악도 좋고, 플로우에 따라 부드러운 밴드의 움직임이 마음에 드는 인펙셔스 오가니즘스 (Infectious Organisms) 의 음악은 힙합 밴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것만 같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힙합 뮤지션이 아니더라도, 라이브 밴드 포맷을 가지고서 매력적인 재즈 힙합을 들려주는 뮤지션인 에릭 트루파즈 (Erik Truffaz) 의 음악에는 밴드가 지니고 있는 ‘속이 꽉 찬’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호커스포커스 (Hocus Pocus), 저스티스 시스템 (Justice System), 루프 정션 (Loop Junktion) 같은 그룹들도 참 듣기 좋은 힙합 밴드들이다. 몇 개월 전에는 퍼플레코드 직원 분의 추천에 의해 에스피 (SP) 라는 힙합 DJ가 만든 라이브 밴드 포맷의 앨범 Movin' Along이라는 작품을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다. 힙합 밴드가 음악을 주도하며 즐기는 어느 한 밤의 파티를 앨범에 잘 담아낸 인상을 받았다.



크라운 시티 라커스 (Crown City Rockers) 도 좋고, 플라잉 로터스 (Flying Lotus) 도 좋지만, 역시 글쓴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힙합 밴드는 필라델피아 출신의 세계 힙합 넘버원 더 루츠 (The Roots) 이다. 블랙소트, 퀘스트러브 등으로 이뤄진 세계적인 힙합 밴드 더 루츠는 ‘힙합 밴드’ 라는 수식어를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데에 큰 공헌을 세웠으며, 아마 힙합 밴드 쪽에서 더 루츠만큼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그룹도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 발매된 2010년 더 루츠의 새로운 작품 How I Got Over는, 글쓴이가 퍼플레코드에 국내발매 되는 그 날만을 기다리다가 딱 발매되자마자 주문을 마쳐 정말 빠른 시간에 받아볼 정도로, 더 루츠의 음악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열정이 있다. 그만큼 힙합 밴드 쪽에서는 더 루츠만한 그룹이 없다는 말일 테고, 더 루츠 같은 힙합 밴드를 동경하는 개인적인 마인드가 있다. 적어도 이들은 어떤 규율이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힙합이라는 자유로운 음악을 밴드 포맷으로 잘 녹여내는 자유로운 영혼들이니, 더 루츠가 자연스럽게 최고가 된 이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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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힙합 밴드의 일원이 되고 싶다


나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할 뿐,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데 있어서는 소질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뮤지션이 되고픈 마음은 없다. 하지만 취미로서 소소하게 아마추어 밴드의 일원이 되어 정기적으로 세션을 가지고픈 마음은 있다는 건 사실이다. 나는 기타 연주 배우는 건 너무나도 진전이 없고 안 맞다 보니, 후에 드럼 연주를 배울까 생각 중이다. 드럼을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아마추어 밴드에 살며시 들어가 정기적인 세션에 참석하고 싶다.



여기에 조금 더 나의 욕심 (?) 을 첨가하자면, 그 아마추어 밴드는 힙합을 연주하는 밴드였으면 더 좋겠다. 이러면 어떨까. 더 루츠의 2002년 명반 Phrenology를 감상하고 난 뒤 ‘더 루츠 워너비’ 가 된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 포지션을 정하고 악기를 잡은 다음에 더 루츠처럼 힙합 밴드를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스튜디오를 빌려 정기적으로 우리들만의 세션을 치르고, 공연 섭외가 들어온다면 대학로에서 소소하게 공개공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렉트릭 기타를 잡는 사람은 록적인 요소를 갖춰 제대로 비벼주는 것도 좋겠지만, 더 루츠의 노래 How I Got Over (셀프 타이틀) 에서의 연주와 같이 간드러지는 펑키한 기타 리프를 만들 줄 알았으면 좋겠다. 베이스 기타를 잡는 사람은 한때 더 루츠의 베이시스트를 지내던 허브 (Hub) 처럼 소리를 죽이며 찬찬히 베이스를 연주하며 따라오는 집중력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힙합 밴드의 중심이자 힙합 뮤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랩퍼 (보컬) 쪽에서는, 블랙소트처럼 언제든지 속사포 랩을 던질 수 있는 ‘항시대기 5분조’ 랩퍼였으면 좋겠다. 이런, 너무 기대치가 높았나. 글쓴이가 맡을 드럼 연주가 이런 퀄리티에 잘 맞아떨어지려면 나 스스로의 드럼 연주가 어느 정도 봐줄 만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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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기획사 대표라면?


이 문단은 요즘 시쳇말로 ‘중2병 (중학교 2학년생처럼 스스로 상상하는 것을 즐기는 병을 지닌 것)’ 에 걸린 사람의 글처럼 보일 수도 있고,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조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련다. 내가 만약 ‘기획사 대표’ 라면 어떨까 하는 가정에서 시작이 된다. 그렇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이 순간부터 어느 레이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대표이다. 나의 손에서 가수들을 키워내고 빚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단박에 근사한 힙합 밴드 하나를 차릴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랩퍼 (보컬) 를 기용하여 이리저리 꾸밀 것이다. 대략 4명 정도면 멤버가 괜찮은 것 같은데, 여기에 턴테이블을 돌려줄 DJ도 있으면 더 괜찮을 것이다. 최종 5명으로 멤버를 정하고 싶다. 나는 이들에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더 루츠의 음악들을 하루 종일 틀어주며, 더 루츠만큼 할 수는 없어도 늘 더 루츠가 나의 마인드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싶다.



목표는 단 한 가지일 뿐이다. ‘한국의 더 루츠’ 를 만드는 것! 내가 키우는 힙합 밴드는 요즘 가수들의 가장 일반적인 세태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싱글’ 이나 ‘EP 앨범’, ‘미니앨범’ 따위의 작품들을 만들게 하지 않고, 최대한 진지한 음악을 터치하기 위해 정규 스튜디오 앨범으로 승부하고 싶다. 물론 요즘 같이 mp3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아이튠즈 (iTunes) 가 활성화 된 세상에서 디지털 싱글 커트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을 거다. 그렇지만 더 루츠도 미니앨범으로 성공한 건 아니다. 정규앨범 같은 진지한 접근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너무 과장된 허망이 지나쳤나 보다. 아무튼 나는 이 정도로 힙합 밴드를 사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힙합 밴드가 가지고 있는 어느 특유의 유니크함에서 오는 ‘음악적인 자랑’ 같은 게 아니다. 힙합 밴드의 수요가 많지 않으므로, 이쪽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해 리스너가 자만에 빠질 수도 있겠으나, 나는 그런 쪽에서 힙합 밴드를 찬양한 것은 아니다. 서두에 밝혔듯 밴드라는 포맷이 너무 좋고, 힙합이라는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에 ‘힙합 밴드’ 를 결과론적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힙합 밴드의 음악과 함께라면 이 무더운 여름도 필요 없다.


글 | 이근형


https://hiphople.com/music_feature/1348?page=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