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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던밀스 - F.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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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밀스 - F.O.B.

이진석 작성 | 2021-03-29 20:25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28,151 View

Artist: 던밀스(Don Mills)

Album: F.O.B.

Released: 2021-03-11

Rating: RRR

Reviewer: 이진석






던밀스(Don Mills)의 첫 정규 앨범 [미래]의 마지막을 장식한 “Air Canada”는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는 마무리였다. 캐나다 유학 시절부터 래퍼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회상하며, 이를 첫 정규작의 성취로 자연스레 끌어오는 데 성공한 덕이다. 두 번째 정규작 [F.O.B.]에서 그는 더욱 확장된 서사를 그려낸다.


앨범은 던밀스가 지나온 시간과 공간에 따라 몇 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 트랙 “돈이 밀려오는 스타일”부터 “MVP”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작품의 성격을 소개하는 구간이다. 이후, “F.O.B. Interlude”를 기점으로 캐나다에서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제 본인이 다녔던 학교나(“George Brown College”) 실존하는 상호(“영 노래방”)를 등장시키며 이야기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이후, “다시 서울”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한 후, “Home Sweet Home”에 이르러 가정을 꾸리면서 마무리된다.


던밀스는 여전히 개성 있는 톤을 무기로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특히 초반부에서 트랩 프로덕션 위로 강렬한 후렴과 랩을 선보이는 “MVP”는 그의 스타일을 응축해 놓은 듯한 곡이다. 다만, 그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트랙에선 급격히 힘이 빠져버린다. 오토튠을 넣어 멜로딕한 퍼포먼스를 펼치지만, 오히려 강점을 지워버린 듯한 “다시 서울”이나 “터미널”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초반부 “돈이 밀려오는 스타일”로 시작해 “MVP”까지 끌어올린 텐션은 급격히 식어버린다. 중간중간 “Fresh Off the Boat”나 “다이나믹 듀오”처럼 존재감 있는 곡들이 지나가지만, 앨범 전체의 감흥을 끌어올리기엔 부족하다.


VMC의 인하우스 프로듀서 버기(BUGGY), 홀리데이(HOLYDAY), 반루더(Van Ruthrer) 외에도 아이민서울(IMEANSEOUL), 둠스데이(DOOMSDAY) 등등, 여러 프로듀서의 조력으로 한껏 힘을 준 트랩 비트가 앨범 전반을 지배한다. 준수한 완성도의 프로덕션이 구현됐다. 찌르는 듯한 신시사이저로 웨스트 코스트 힙합 특유의 분위기를 구현한 “Fresh Off the Boat”는 특히 귀를 잡아 끄는 곡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전형성을 넘을 만한 요소가 부족한 점도 엿보인다.


객원과의 합은 준수하다. 허풍 섞인 가사와 퍼포먼스로 감흥을 끌어올린 노스페이스갓(Northfacegawd)과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나 찌르는 듯한 신시사이저 아래 음악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로스(Los) 등,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 특히,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다른 둘과 같은 플로우를 구사하면서도 물오른 역량으로 단연 돋보이는 쾌감을 선사한다. VMC 설립 초기부터 남다른 역사를 함께한 넉살과의 이야기를 담은 “다이나믹 듀오” 역시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만하다.


[F.O.B.]는 그의 커리어 내에서도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다. 여러 곡과 매체를 통해 단편적으로 흩어 놓았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엮어내고, 뮤지션으로서의 성취와 개인의 안정을 모두 잡은 성공담으로 완성했다. 그간 음악 외적인 콘텐츠를 통해 쌓아 올린 독특한 캐릭터 역시 이야기에 페이소스를 더해준다. 하지만 매력적인 서사의 틀을 마련했음에도 이를 전개하는 방식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전역 후에도 여전한 던밀스의 음악적 기조를 확인할 수 있으나 충분한 임팩트를 주진 못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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