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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 - KGVOVC from wybh vol.1
황두하 작성 | 2019-02-09 22:1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32,089 View
Artist: 기리보이
Album: KGVOVC from wybh vol.1
Released: 2019-01-24
Rating: RR
Reviewer: 황두하
기리보이(Giriboy)는 작년 한 해 6장의 EP와 정규앨범 한 장을 발표하며 다작 행렬을 이어갔다. 그런 그가 새해가 되자마자 또다시 발표한 [KGVOVC from wybh vol.1]은 크루 우주비행(wybh)의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기리보이를 중심으로 최엘비(Choi LB), 키드 밀리(Kid Milli), 오르내림(OLNL), 노엘(NO:EL), 김승민, 코아 화이트(Coa White) 등등, 총 17명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대체로 비슷한 음악적 성향을 공유한다.
힙합에 기반을 두고 퓨쳐 바운스(Future Bounce), 트랩, 일렉트로닉, 하우스 등의 트렌디한 장르들을 섞어내는 식이다. 이들은 각자의 작품에서 자주 함께하며 크루의 존재감을 키웠다. [KGVOVC from wybh vol.1]은 크루 내에서도 랩퍼들끼리 만든 팀인 Kgvovc가 주축이 되어 만든 앨범이다.
우선 첫 곡인 “초능력”은 이어질 곡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기자기한 질감의 신시사이저로 퓨쳐 바운스의 기운을 자아낸 비트와 오르내림 특유의 보컬이 매력적인 후렴이 인상적이다. 크루 특유의 음악적인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트랙이다. 초능력을 테마로 진지한 가운데 유치하지 않게 동심을 녹인 가사 또한 우주비행만의 성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어지는 “페페로니”부터 기대감은 무너진다.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 사운드를 레퍼런스 삼은 평범한 프로덕션과 개성 없는 자기과시성 가사 탓에 크루만의 색깔이 희석되어버렸다. 그저 그런 ‘빌보트 차트 뮤직 제록스’들과 다를 바 없어진 것이다. “벽”에서 다이내믹한 변주와 독특한 신스의 운용을 통해 또 한 번 번뜩이는 감각을 보여준 코아 화이트의 활약만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마지막 두 곡인 “에쿠스 Remix”와 “스톤”은 심각하다. 전자는 힙합 가사의 작법을 재치 있게 비튼 차붐의 원곡이 가진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했고, 후자는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류의 트랩 사운드를 직접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지나친 레퍼런스가 민망하게 다가온다. 심지어 아마추어들이 기성 랩퍼들의 곡이나 타입 비트에 랩을 얹은 수준에 불과해 이들의 기획력을 의심케 할 정도다.
가장 많은 곡에 참여한 기리보이와 김승민의 랩 퍼포먼스 또한 앨범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기리보이는 앨범 내내 딱딱한 발음과 자연스럽지 못한 플로우로 일관한다. 애초에 기리보이가 스킬로 승부를 보는 랩퍼는 아니었으나 본인의 스타일이 아닌 곡에서는 약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김승민은 아직 잡히지 않은 발성과 톤,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과도한 한영혼용으로 감상을 저해한다. 각각 한 곡씩 참여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최엘비, 키드 밀리와 확연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KGVOVC from wybh vol.1]는 실패한 컴필레이션 앨범이라 할만하다. 지나치게 트렌디한 사운드만을 좇은 것이 독이다. 크루만의 색깔을 보여주지도,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리지도 못했다. 오히려 이전에 각자의 작품에서 함께한 곡들이 훨씬 더 괜찮게 느껴진다. 앞으로 나올 ‘vol.2’에서도 비슷한 방향성을 유지한다면, 기대감은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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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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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2
hong2 (2019-02-14 02:49:54 / 58.136.140.**)추천 1 | 비추 5
평가 받을려고 만든 앨범이 아닌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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