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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내리뷰 쿠마파크 - Kum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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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5월 3일 (화) 00:39 판 (새 문서: 쿠마파크 - Kumapark 이병주 작성 | 2012-11-26 15:4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8,279 View Artist: 쿠마파크(Kuma Park) Album: Kum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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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파크 - Kumapark

이병주 작성 | 2012-11-26 15:4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8,279 View

Artist: 쿠마파크(Kuma Park)

Album: Kumapark

Released: 2012-11-15

Label: Mirrorball Jazz World (배급)

Rating: RRRR

Reviewer: 이병주





‘재미있는 밴드가 등장했다.’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네이버 온스테이지 등의 무대를 통해 이미 그러한 입소문이 퍼졌다. 자신들만의 싱글 음원조차도 하나 없는 쿠마파크(Kuma Park)의 무대는 그야말로 커다란 놀라움을 선사했던 것이다. 여러 힙합 뮤지션들과 작업물도 간간이 보이더니 드디어 그들의 첫 앨범이 나왔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재즈 힙합을 표방한 그들이 “Donut Shop”이라는 첫 싱글을 냈던 데에 이어 앨범을 통해 제이 딜라(J. Dilla)를 비중 있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름대로 분명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접할 기회가 극히 적은 재즈 힙합에다가 모든 힙합 팬을 대동단결하게 만드는 그 이름, 제이 딜라라니…. 그러나 그것들이 힙합이란 장르 음악 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그들의 음악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이 생긴다. 혹여라도 감상의 방향을 너무 그쪽으로 치우쳐 잡다 보면, 그러한 기대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여지도 있고, 오히려 이들의 음악이 가진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는 데에 방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즈를 기본 바탕으로 힙합과 일렉트로니카, 훵크 등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이들의 음악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데 필요한 키는 색소포니스트로 소개되는 한승민의 손에 색소폰만큼 자주 들리는 ‘이위(EWI, Electronic Wind Instrument)’라고 불리는 전자 관악기(혹은 관악기형 신시사이저)이다. 물론, 앨범에는 그의 색소폰 연주도 빠져있지 않지만, 때론 곡의 메인 멜로디를 이끄는 악기로써, 또 어떨 때는 밴드의 입으로써 보코더 연주에 활용되며 이위가 줄곧 등장한다. 사실 “If You Want Me To Stay” 등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김혜미가 보컬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보다도 보코더를 통한 한승민의 입이 밴드에서 더 큰 비중을 갖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줄곧 전달하고 있다. 앨범의 첫 곡인 “Hello”에서부터 보코더가 임팩트 있게 활용되는 것을 비롯해 여태껏 국내에서 발매되었던 다양한 장르의 앨범 중에서 앨범 전체에 걸쳐서 보코더가 가장 적극적이고 꾸준히 활용된 경우라 할만하다. 과거에 미래지향적인 느낌 연출을 위해 활용되던 보코더가 지금은 흑인음악의 콘텍스트 안에서 레트로적 요소로 읽힌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또한, 언급했듯이 이위는 비단 보코더 연주에만 국한되어 사용된 것이 아니다. 특히, 이들의 독특한 밴드 편성에서 만들어지는 연주 음악의 묘미가 잘 살아있는 보너스 트랙 “Kuma Dance”에서 배음도 적은 단선적인 기계음으로 완성해낸 다이내믹한 이위 연주는 앨범 전체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재즈 음악의 포션을 기막히게 샘플링하거나 컴퓨터에서 치밀한 시퀀싱 작업을 통해 나오는 음악들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감동과 희열을 느끼게끔 한다. 전곡에 걸쳐서 드럼의 톤과 연주 방식, 울림의 정도가 매우 절묘하게 조절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두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이 이들의 자작곡인데, 거기에는 한승민과 함께 키보드 황득경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색다른 감상 포인트와 완성도를 갖춘 이 앨범에서 아쉬운 지점은 서두에서 밝힌 앨범의 특정한 방향성과 관련되어 있다. “Donut Shop”과 같은 트랙이 이 밴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앨범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주고 있긴 하지만, 음악 자체로서는 “Kuma Dance”에서와 같은 감흥을 전달하진 못한다. 애초에 힙합의 지분이 이들 음악에서 생각만큼 크지 않은 이상 앨범의 무게 중심을 조금 다른 쪽에 두었더라면, 더욱 흥미로운 감상을 유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랬다면 아무래도 우리의 관심이 애초에 이렇게 깊게 뻗치지 않았으려나…. 어쨌거나 영리함마저도 우직함으로 둔갑시킬만한 빼어난 음악적 역량이 발휘된 앨범임에는 분명하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병주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11 관련 기사 보기 On Stage: 쿠마파크(Kuma Park with 팔로알토 & 김혜미) 코멘트 등록 최성준 최성준 (2013-01-30 11:34:39 / 1.223.112.***)추천 0 | 비추 0 보컬 김혜미씨의 재즈 특화 가창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sodghs sodghs (2012-11-26 20:04:43 / 118.219.19.*)추천 1 | 비추 0 팔로알토 피쳐링곡도 꽤 매력적이었지만, 실제로 앨범을 까보면 더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더군요. 리뷰에서 언급한대로 보코더의 활용이 정말 멋졌습니다.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1374&m=view&s=review&c=16&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