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팔로알토 - 전야제
남성훈 작성 | 2012-01-16 14:0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6 | 스크랩스크랩 | 33,167 View
Artist: 팔로알토(Paloalto)
Single: 전야제
Released: 2011-12-29
Rating: Not Rated
Rating (2020) : RRR+
Reviewer: 남성훈
이제는 베테랑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팔로알토(Paloalto)의 믹스테잎 [전야제]의 감상 포인트는 몇 가지로 수렴된다. [전야제] 안에서의 팔로알토는 전작 [Lonely Hearts](2010), [Daily Routine](2010)이 아닌 2005년 작 [Resoundin'](2005)과 심리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며, 많은 부분 그 후속작처럼 들리기도 한다. 긍정적이었지만, 비장미를 잃지 않으며 출사표를 던졌던 그가 수년이 지난 후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르게 다루고 있는가를 비교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같은 공간을 그리는 [Resoundin’]의 “Same Shit Different Days”와 [전야제]의 “홍대 앞”을 비교해 들어 본다면 쉽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시간의 경과가 아닌 장르 씬 안에서 20대를 보낸 아티스트의 시선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이 앨범의 묘미다. "Glory Song"에서 꿈꾸던 '영광의 순간'은 "Celebration"에서 요란하지 않게 이뤄지고, "I Feel Love" 등 많은 곡에서 담아내려 노력했던 긍정적인 기운이 "위하여", "참견말어"에서 조금 더 개인적으로 변한식이다. 물론, “Verbal Definition”, “It ain’t no Easy pt.3” 등을 통해 장르 아티스트의 고심이 담긴 ‘자격론’을 내세우며 씬의 문지기를 자처하던 그가, 본 작에 이르러서는 전체적으로 냉소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 [전야제]가 [Resoundin’]의 흥미로운 비-사이드(B-side)처럼 들리는 이유다.
[전야제]의 두 번째 감상 포인트는 바로 믹스테잎이라는 형식미다. [전야제]는 전곡이 완전히 새로운 비트와 프로덕션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믹스테잎 구성에서는 벗어나 있다. 팔로알토가 마감된 앨범을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랩을 하기 위해 믹스테잎이라는 형식을 택했는지, 마감된 앨범의 성격을 더 드러내기 위해 형식을 후 차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첫 트랙부터 “Master Mind”까지 내용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작정한 듯 랩을 뱉어내는 팔로알토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이어지는 비트 덕분에 믹스테잎 고유의 쾌감은 효과적으로 구현된다.
하지만 “위하여”이후, 후반부는 랩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달리는 듯한 기운을 이어갔다기보다는,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잘 마감된 팔로알토식 싱글들을 추가로 수록했다는 느낌을 준다. 어차피 믹스테잎의 형식미를 추구했다면,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는 구성미는 무시하고 초반의 기운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과감함으로 그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팔로알토 스스로 ‘이번 믹스테잎은 사실상 본인의 또 다른 앨범이나 다름없다.’라고 밝히긴 했지만, 랩으로 승부하는 끝내주는 믹스테잎을 듣는 감상이 자연스레 괜찮은 앨범을 들은 감상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어쩐지 아쉽다. 물론, 이는 이 앨범이 믹스테잎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팔로알토는 믹스테잎과 정규작의 경계에서 또 한 번 준수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확대보기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00 코멘트 등록 JAMES JAMES (2012-01-18 01:34:45 / 211.243.238.***)추천 0 | 비추 0 팔로알토의 변치않는 열정..
윗분 말대로 팔로의 랩..그리고 플로우가 다채로와서 저는 좋았어요
가사에서 열정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팔로 하이라이트 계속 번창하길.. 근 몇개월 거의 1년만에 가장 마음에드는 국내앨범이였어요 화수 화수 (2012-01-17 09:47:51 / 211.253.124.**)추천 0 | 비추 0 저역시 윗분 의견에 동감~ 팔로알토의 랩과 가사를 듣는 맛이란 여전히 죽여준다는... Raaaam Raaaam (2012-01-16 21:10:19 / 218.209.126.***)추천 1 | 비추 0 최근 나온 한국힙합앨범중에 전야제만한 게 없다고 생각이드네요 팔로알토최고ㅋㅋ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8704&m=view&s=review&c=16&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