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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Summer Walker - Still Over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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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5월 2일 (월) 22:02 판 (새 문서: Summer Walker - Still Over It 김효진 작성 | 2021-11-23 22:0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6,319 View Artist: Summer Walker Album: Still Over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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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Walker - Still Over It

김효진 작성 | 2021-11-23 22:0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6,319 View

Artist: Summer Walker

Album: Still Over It

Released: 2021-11-05

Rating: RRR+

Reviewer: 김효진





썸머 워커(Summer Walker)의 전작 [Over It]은 막장 드라마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독차지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죽이고 싶어하거나 상대에게 총을 겨누기도 한다. 성욕을 표출하기도 하고, 슬픔도 마구 표현한다. 감정의 상승-하강 곡선이 가감없이 묘사됐다. 너울지는 이야기 속에서 도출할 수 있는 메시지는 하나다. 그가 오로지 원하는 건 사랑이라는 것.


이 같은 바람은 여전하다. 썸머 워커가 앨범에서 서술한 내용에 기반하여 추측한 바로는 그렇다. 한 사람의 사랑을 지독하게 갈구하는 전작과는 달리 [Still Over It]은 한 편의 치정극이다. 극중 인물은 썸머 워커와 그의 전 애인 런던 온 다 트랙(London on da track). 둘의 이별 행간에서 피어난 감정을 가감없이 기록했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Bitter"는 이야기의 발단이다. 전 애인, 그와 얽힌 여자들과 실랑이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나간 사랑을 후회하는 “No Love”, 남의 남자친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Dat Right There" 등 이어지는 트랙들에서 그는 이별 후 극적인 감정 변화를 전개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그는 사랑에 의존적이다. 그 지점에서 아쉬운 점이 생긴다. 주체성이 결여됐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Ciara's Prayer"에서 특히 그렇다. 그는 ‘다음에 만나는 남자는 내 남편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가 나를 사랑해주었음 하고, 나를 이끌어주길 바라, I pray the next man of my life will be my husband / I pray he loves me, leads me, guides me, reassures me’라고 기도한다. 사랑에 너무 의존적인 나머지 짙은 상처를 겪고도 또 다시 사랑에 귀결되고 싶은 모습이다.


이러한 태도가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삶에서 ‘사랑’을 중시하는 모습은 고결하다. 그러나 그의 성애 의존적 태도는 조금 엇나가 보인다. 대표적 예시가 “Dat Right There”다. 사랑에 대한 결핍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으로 채우려 하는 점, 그렇게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은 가사 속 화자의 의도와 달리 매력적이지 않다.


이러한 까닭에 다른 트랙들에서도 같은 단점이 크게 부각된다. 약점을 곡해하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며 자기 결정권을 주창하는 여성 아티스트가 많아진 현 시점에 그의 태도는 조금 시대착오적으로도 느껴진다.


프로덕션은 준수하다. 전작 [Over It]에 이어지는 작품인만큼 프로덕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먼저, 트랩 알앤비(Trap R&B) 무드가 짙게 느껴진 전작에 이어 얼터너티브 알앤비(Alternative R&B)가 프로덕션의 중추 역할을 해 작품을 통일감 있게 묶는다. 이에 더해서 프로파일(Profyle)의 "Liar"를 샘플링하는 등("4th Baby Mama") '00년대 초반 알앤비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느껴진다.


보컬 역시 흡입력이 있으며, 곡의 참여 진은 적재적소에 배치됐으며, 만듦새도 부족함 없다. 댄서블한 리듬에 올려진 시티 걸스(City Girls)의 제이티(JT)의 래핑이 인상적인 "Ex For A Reason", 색소폰 사운드와 화음으로 어우러지는 보컬이 돋보이는 "Unloyal"이 대표적인 예시다.


자신을 이끌어 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모습은 수동적으로 느껴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별과 상처, 보잘 것 없어질 감정까지 능동적으로 표출한다. 음악에서도 확실한 개성이 드러나 그의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어쩌면 사랑이란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같은 것일테다.


그러니 가사에서 느낀 아쉬움과 별개로 그의 태도를 쉽게 간연할 순 없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발버둥 치던 기억 하나쯤 품고 산다.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 공통의 정론 같은 것이니.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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