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토글
로그인하지 않음
만약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리드머국외리뷰 Deante’ Hitchcock - Better

한국힙합위키
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5월 2일 (월) 18:39 판 (새 문서: Deante’ Hitchcock - Better 배수환 작성 | 2020-06-08 21:4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 | 스크랩스크랩 | 8,679 View Artist: Deante’ Hitchcock Album: Better Re...)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Deante’ Hitchcock - Better

배수환 작성 | 2020-06-08 21:4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 | 스크랩스크랩 | 8,679 View

Artist: Deante’ Hitchcock

Album: Better

Released: 2020-05-13

Rating: RRRR

Reviewer: 배수환





디안테 히치콕(Deante’ Hitchcock)은 이미 여러 개의 EP와 믹스테입(Mixtape)을 발매한 바 있다. 그중 몇은 꽤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좀처럼 작업물의 품질에 걸맞은 유명세를 얻어내진 못했다. [Better]는 그렇게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던 디안테가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후 처음으로 발표한 정규 앨범이다. 게다가 작년 드림빌 레코즈(Dreamville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 [Revenge Of The Dreamers Ⅲ]에 참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터라, 다음 작업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오른 상태였다.


이에 대해 디안테는 예고했던 [Good]-[Better]-[Best] 트릴로지의 두 번째 작품인 [Better]로 대답했다. 정규 앨범치고는 적은 10곡을 담았지만, 전체적인 퀄리티가 탄탄하고 안정적이다. 여러 작업을 함께해온 브랜든 필립스-테일러(Brandon Phillips-Taylor)의 비트와 피처링 아티스트들이 선사한 멋진 퍼포먼스, 그리고 자신의 삶과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까지 담아낸 디안테의 랩이 잘 어우러졌다.


본작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한 감정을 위트와 함께 담은 가사다. 거의 모든 곡이 훌륭하지만, 경제적으로 절망적이었던 과거와 그것을 극복해낸 지금, 변화한 상황을 다룬 “I Remember”와 “I Got Money Now”, 그리고 삶과 종교에 대한 사유를 가사적 퍼즐과 함께 소탈한 표현으로 담아낸 “Shadowman’s Interlude”와 “Growing Up/Mother God”이 특기할만하다.


프로덕션 역시 대부분 만족스럽다. 특히, 유연하면서도 깔끔한 베이스 활용이 돋보인 “I Got Money Now”, 날카로운 신시사이저로 서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Attitude”는 사운드적으로 가장 폭발적인 트랙이다. 이 외에도 “Shadowman’s Interlude”처럼 깊은 내용의 가사를 타이트한 랩으로 뱉는 곡에서는 묵묵히 디안테를 보조하며 앨범의 균형감을 더하기도 한다.


피처링 아티스트들 또한 멋진 활약을 펼쳤다. 제이아이디(J.I.D)는 곡의 주제에 완벽히 부합하는 벌스를 선보이고, 영 누디(Young Nudy)는 “Attitude”에서 표현하는 그림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블랙(6lack), 미겔(Miguel), 세인트 뷰티(St. Beauty)의 매끄러운 보컬은 앨범의 맵시를 더하고 콘텐츠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모든 아티스트가 제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고 수행하여 흠잡을 부분이 없다.


다만, “Gimmie Yo Money”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돌연 시작되는 요란한 비트는 앞의 두 트랙에서 쌓아온 무드를 없애버린다는 점 외에도, “Circles”까지 이어져야 할 앨범 전체의 내러티브를 해친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10곡 안에서 완성된 이야기를 선보여야 하는 앨범의 특성상, 한 곡의 아쉬움이 다른 앨범에서보다 크게 다가온다. ‘I don’t wanna hear no more love songs / You got something I can dance to? (사랑 노래 그만 듣고 싶은데. / 춤 출만 한 곡 있어?)’라는 인트로에서 디안테가 어떤 것을 의도했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잘 작용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한 곡의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머지 아홉 곡이 매끄럽고 단단하게 뭉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구심이 되는 것은 디안테의 리리시즘(Lyricism)이다. 그의 이야기는 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 않다. 때문에 위트와 사유의 묘한 밸런스 위를 지나가는 열 곡도 짧지만, 모자라지는 않는다. 길고도 힘겨운 고난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그에게 핀 라이트가 비춰졌다. 그리고 디안테는 이미 충분히 준비된 듯하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배수환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9001&m=view&s=review&c=17&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