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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PJ - R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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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30일 (토) 08:08 판 (새 문서: PJ - Rare 조성민 작성 | 2016-08-21 23:4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21,285 View Artist: PJ Album: Rare Released: 2016-07-15 Rating: RRRR 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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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 - Rare

조성민 작성 | 2016-08-21 23:4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21,285 View

Artist: PJ

Album: Rare

Released: 2016-07-15

Rating: RRRR

Reviewer: 조성민





학수고대하던 아티스트의 새 앨범이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물로 귀결됐을 때 느끼는 감동은 평소보다 진하고 긴 여운을 남긴다. 이는 음악이 직접 전달하는 일차적인 만족감과는 별개로 청자가 그 작품을 평할 때 가산을 유도하는 부가적인 요소가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 부가적인 요소란, 청자가 아티스트에게 보낸 신뢰가 배반당하지 않았다는 위안감과 통쾌함이 주는 심리적 쾌감을 예로 들 수 있으며, 멀리 보면 이는 일종의 대리만족으로도 작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싱어송라이터 피제이(PJ)의 데뷔작 [Rare]가 선사하는 심리적인 쾌감은, 앞서 예시한 것처럼 청자와 아티스트 사이에 상호 관계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진 않는다. 일단 그녀는 작년에 첫 작업물인 [Walking Around Pools]를 발표했으며, 분명 그 EP는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요소들을 여럿 갖추었음에도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어셔(Usher), 믹 밀(Meek Mill), 위즈 칼리파(Wiz Khalifa) 같은 메이저 선수들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녀는 첫 정규 앨범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Rare]는 피제이가 과거에 겪은 아픔을 토대로 풀어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는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그리며 해피엔딩을 암시한다. 동화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첫 트랙 “Something Special”부터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본인의 소심한 성향을 자책하는 “Gangsta”,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망과 자주적인 메시지를 내포한 “Benjamins” 등은 대표적인 곡들.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지극히 평범하고 거창할 것 없는 이야기에 상상력과 현실적인 가사를 조화롭게 배합해서 극적이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부여하는 피제이의 포장 능력이다.


비단 포장술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구축하는 접근법 역시 색다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피제이의 말마따나 많은 트랙에서 선보이는 직간접적인 동화적 레퍼런스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처음부터 자신을 공주로 설정하면서 크고 작은 역경을 헤쳐나가는 형식의 전개는 기존 동화의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동시에 이면적인 면들, 예컨대 비속어를 중간중간 사용하며 평탄했던 흐름을 작위적으로 끊으며 펀치를 넣는 부분에서는 그녀의 양면성이 부각되며 캐릭터에 생동감이 더해졌다. 언뜻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연상되지만, 이 장치를 사용함으로써 둘이 지향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프로덕션 역시 안정적이다. 굵직한 팝 멜로디를 토대로 찍어낸 베이스 라인이 곡의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그 위에 현과 관악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친숙하고 탄탄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젠 식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 알앤비-팝 운용 방식이지만, 어느 한군데 튀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뽑아내는 작업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 악기를 얼마만큼 세심하고 적절히 배합했느냐가 관건. 그런 의미에서 본작의 프로덕션은 탁월한 소스 어레인지먼트를 자랑한다. 피제이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도 인상적이다.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다면, 변속 없이 무난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작가적인 구성에 비해 청각적으로 극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점이겠다.


[Rare]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무명의 아티스트가 이름을 각인시키는 대표적인 공식들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본인만의 주체적인 세계를 그려내는 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본작에 담아낸 종합적인 컨텐츠가 그 기획의도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3D보다는 2D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동화적인 요소들과 흠을 찾기 어려운 프로덕션, 그리고 여러 스토리를 묶어내는 기획력에서 발현되는 감흥은 피제이가 재기 넘치는 아티스트라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조성민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10 코멘트 등록 miNs miNs (2016-09-21 02:00:23 / 221.156.220.***)추천 0 | 비추 0 와 들어봤는데 정말 모난 데 없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음반이네요. 감사합니다.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7193&m=view&s=review&c=17&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