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토글
로그인하지 않음
만약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힙합엘이인터뷰 언싱크블 x 언유즈얼

한국힙합위키
BOS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0월 15일 (금) 14:12 판 (새 문서: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2.20 20:05추천수 2댓글 2 thumbnail.jpg 2014년, 힙합엘이에서 연재되었던 <파 프롬 홍대>를 기억하는가? 이 연...)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2.20 20:05추천수 2댓글 2

thumbnail.jpg

2014년, 힙합엘이에서 연재되었던 <파 프롬 홍대>를 기억하는가? 이 연재 기사는 '홍대 바깥의 로컬 힙합'이라는 기획으로 부산, 대구, 군산, 광주를 찾아 그곳에서 음악을 만드는 음악가들을 인터뷰했었다. 당시 인터뷰에 참여한 이 중 많은 음악가가 이제는 서울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음악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파 프롬 홍대: 광주> 편의 몇몇 이들은 여전히 광주에 남아 음악을 만든다. 당시 언급된 이들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래퍼 언유즈얼(unusual)과 프로듀서 언씽커블(UNSINKABLE)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9월, 이들이 발표한 첫 EP [lewis wang is so unusual.]는 LA 비트 씬 혹은 레이블 스톤 쓰로우 레코드(Stones Throw Records)의 색으로 대표되는 스타일의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그 음반이 만들어지고, 만든 이가 사는 곳, 광주로 찾아가 둘과 이야기를 나눴다.


LE: 소개를 부탁합니다.

언유즈얼(Unusual, 이하 언유즈얼): 래퍼 언유즈얼이고요. [lewis wang is so unusual.]이라는 EP를 발표했습니다.

언씽커블(Unsinkable, 이하 언씽커블): 그 EP를 프로듀싱한 언씽커블입니다. 광주에서 DJ와 프로듀서를 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가끔 공연도 하고,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원도 공개합니다. 올해 안으로 완성하는 게 목표인 음반을 준비 중이에요.


LE: 음악을 언제 처음 시작했나요?

언유즈얼: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가사를 썼어요. 음악을 제대로 시작한 건 스무 살 때니까, 4년 정도 음악을 만들었어요.

언씽커블: 같은 시기에 래퍼로 시작했어요. 대부분 프로듀서는 래퍼로 시작했을 거예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FL 스튜디오(FL Studio)를 처음 써봤는데 재밌더라고요.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맥북을 샀고, 로직(Logic)을 샀어요. 지금은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를 써요.


LE: 많은 시퀀서를 사용하셨네요.

언씽커블: 처음에는 FL 스튜디오가 다루기 쉽단 이야기를 들어서 썼어요. 로직으로 바꾼 건 멋있어서죠. 맥에서만 되잖아요. 지금은 에이블톤 라이브랑 샘플러를 섞어서 써요.


LE: 처음 함께 음악을 만들었던 곡은 어떤 건가요?

언유즈얼: “UNSINKABLE on my cockpit”이에요. 2015년 12월에 만들었어요. 음반이 9월 14일에 나왔잖아요. 만들어진 지 오래됐다 보니까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어요.


♬ 언씽커블 X 언유즈얼 - UNSINKABLE on my cockpit


LE: 둘이 함께 곡을 만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언씽커블: 얼굴은 알지만, 친하지는 않았어요. 둘 다 광주에서 음악을 하니, 공연장에서 자주 만났어요. 그러다 언유즈얼이 저에게 비트를 알려달라고 했고, 번호를 교환했죠.


LE: 언유즈얼의 음반에는 루이스 왱(lewis wang)이 등장해요. 언유즈얼과 루이스 왱은 어떻게 다른가요?

언유즈얼: 루이스 왱은 음반 속 주인공이에요. 80년대에 나온 책을 읽는데, 루이 18세를 루이스 왕이라고 적더라고요. 영어로 써보니 이름이 예뻐서 주인공 이름이 됐죠. 언유즈얼의 음악에서 루이스 왱은 계속 나올 거예요. 얼터이고까진 아니에요.


LE: 루이스 왱이 음반의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은 굉장히 추상적이에요.

언유즈얼: 표면적으로 의미가 드러나는 단어가 더는 재미가 없어요. 써도 가치가 별로 안 느껴져요. 그보다는 최대한 가사를 읽거나 랩을 들었을 때 생각하게 만드는 단어를 써요. 그래야 재밌잖아요. 제가 써놓고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는 단어들을 쓰면, 그걸 듣는 사람마다 해석도 다 다르니까요.


LE: 그러면서도 음반 안에서 ‘담배’는 정말 중요한 요소로 쓰이는데요.

언유즈얼: 담배는 제 인생의 동반자거든요. 끊을 생각이 없어요. 담배 피우는 걸 좋아하고, 가사 쓰다가도 막히면 피우고, 책 읽으면서도 피워요. 늘 그러니까 자연스레 가사에도 많이 들어갔어요.


LE: 언유즈얼과 언씽커블, 두 분이 함께 만드는 음악의 색은 어디서 출발한 걸까요?

언씽커블: 자주 만나다 보니 공유하는 음악이 비슷해졌어요. 음반 콘셉트도 비슷하게 정해졌죠.

언유즈얼: 음악적인 걸 떠나서 영화, 애니메이션 취향도 공통점이 어느 정도 있어요. 그런 점도 공유하다 보니 맞춰진 거 같아요.


LE: 음반의 프로덕션은 몇 년 전 유행했던 LA 비트 씬과 스톤 쓰로우 레코드의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언유즈얼: 리듬 같은 걸 다 떠나서 LA 비트 씬의 질감이 너무 좋았어요. 스톤 쓰로우 레코드에서 나온 음악들을 처음 듣자마자 꽂혔죠.

언씽커블: 저도 질감이 제일 좋았어요.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갇히긴 싫었어요. 샘플을 따더라도 샘플러의 질감을 사용하되, 디지털의 느낌도 섞고 싶었고요.


LE: ‘샘플러의 질감을 사용하되, 디지털의 느낌도 섞고 싶었어요’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언씽커블: 롤랜드(Roland)의 샘플러, SP-404, SP-303을 써요. 샘플을 따서, 에이블톤에 다시 집어넣어 작업했어요. 이렇게 두세 번 정도 반복하면서 질감을 다듬었죠.


LE: LA 비트 씬의 의미 중 하나가 ‘전자음악과 언더그라운드 랩의 결합을 익숙하게 만들었다’이잖아요.

언유즈얼: [lewis wang is so unusual.]은 랩, 힙합이 메인이에요. 그래도 애매하죠. 외국인들이 봤을 땐 케이팝이잖아요. 저 같은 래퍼가 들었을 땐 힙합/랩이고, 언씽커블 같은 프로듀서가 들으면 일렉트로닉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이유인 거 같아요.

언씽커블: 실제로 케이팝 공유 사이트에 올라갔어요. 저는 장르적으로 묶이고 싶진 않아요.


LE: 음반을 만들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음악가는 누구인가요?

언씽커블: 항상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죠. 곡을 완성하면 플라잉 로터스의 옛날 곡과 비교를 해요. 그러면 나가리되는 곡들이 있어요. 그래서 제 음반이 안 나오고 있고요. [lewis wang is so unusual.]은 곡에 관한 판단을 언유즈얼에게 맡겼어요. 언유즈얼의 음반이니까요. 그래도 정신적으로 플라잉 로터스가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1.jpg


LE: “UNSINKABLE on my cockpit”이 둘의 합을 자랑한다면, “who is the Lewis Wang”은 루이스 왱 개인에게 맞춰져 있어요. 그렇지만, 두 곡은 일종의 자랑을 담고 있어요. 두 곡은 어떻게 다른가요?

언유즈얼: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보면 아스카가 결국엔 지고, 다 뜯어먹혀요. 그걸 보고 포인트를 잡았어요. 에반게리온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조종하잖아요. 이게 저와 언씽커블의 합을 표현하기 좋단 생각이 들었죠. 포인트를 잡은 장면 자체가 자극적이다 보니, 가사도 자극적인 부분이 있어요. “who is the Lewis Wang”은 원래 언유즈얼이 루이스 왱에게 질문하는 거였어요. 루이스 왱의 자기소개죠. 제 정신세계의 이야기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나온 가사에요.


LE: “UNSINKABLE on my cockpit”의 비트는 공격적인 반면, “who is the Lewis Wang”은 느리고 담백한 비트에요.

언씽커블: "UNSINKABLE on my cockpit"의 버전이 여러 개 있었다고 했잖아요. 가사가 먼저 나오고, 곡을 만든 경우인데요. 언유즈얼이 영향받은 장면이 자극적이라 첫 버전도 어둡고 암울했어요. 그렇게 여러 번 수정하면서 지금 나왔어요. “Who is the Lewis Wang”은 제가 먼저 만들고, 언유즈얼이 가사를 썼어요. 하나는 가사에 곡을 맞췄고, 하나는 분위기에 가사를 맞춘 거죠.

언유즈얼: "who is the Lewis Wang"도 곡이 한 번 바뀌었어요.


LE: 곡을 이야기해보면, "Foreigner"는 겉도는 사람의 이야기 같아요.

언유즈얼: 제가 아침에 자고 해가 지기 직전에 일어나요. 마찬가지로 아침에 집에 가고 있었어요. 사람들이랑 걷는 방향이 정반대인 거예요. 집에서 나오는 사람과, 집에 가는 사람. 거기서 제가 섞이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외국인이 된 기분이었죠.


LE: “h-o-o-r-a-y”에는 길티 심슨(Guilty Simson)이 참여했어요. 어떻게 함께 했나요?

언유즈얼: 작업실에서 스톤 쓰로우 레코드 다큐멘터리, <Our Vinyl Weighs a Ton>을 보는데, 길티 심슨이 한 장면에 딱 잡혔어요. 마침 그때가 “h-o-o-r-a-y” 리믹스 피처링을 생각하던 때였는데, 언씽커블이 길티 심슨(Guilty Simpson)을 찔러보자고 했고 메일을 보냈죠. 길티 심슨이 “h-o-o-r-a-y”를 듣고 랩을 제가 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당연히 내가 했지... 그렇게 비트를 보내준 다음 날, 길티 심슨이 랩을 바로 보내줬어요. 아주 마음에 들어서 샤라웃이 있으면 더 멋질 거 같다고 했고, 그 애드립이 인트로에 들어갔죠.


LE: 제레미아 재(Jeremiah Jae)의 리믹스는 어떻게 성사됐나요?

언유즈얼: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가고, 음반을 만들면 꼭 같이하고 싶었어요. 곡을 다 만들고, 음반 후반부에 리믹스를 구상할 때, 마찬가지로 제레미아 재한테 메일을 보냈어요. 길티 심슨이랑 같은 반응으로 답장이 왔어요. 아카펠라를 보내주니 일주일만에 곡을 보내줬더라고요. 제레미아 재의 리믹스가 뜻깊은 이유에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인 것도 있지만, 언씽커블이 저에게 처음 추천해준 음악가가 제레미아 재예요. 언씽커블과 함께 만든 음반에 처음 추천해준 음악가의 리믹스를 받은 거죠.


LE: [lewis wang is so unusual.]은 메인스트림과 결이 완전히 다른 음반이에요. 유행에 대한 고민은 안 했나요?

언씽커블: 저는 장르와 상관없이 트랩도 만들고, 앰비언트도 만들지만, 이건 언유즈얼의 음반이잖아요. 이 음반에서는 유행을 고민 안 했어요. 특히나 앨범 전체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트랩은 별로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LE: 그럼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언유즈얼: 음반이 생각보다 뚝딱뚝딱 나왔어요. 언씽커블이 곡을 주면, 제가 가사를 쓰고 녹음하는 게 굉장히 잘 진행됐어요. 중점이 둔 부분이라면 ‘음반을 일단 내자’였죠.

언씽커블: 언유즈얼에게 잘 맞는가. 비트를 만들었지만, 안 들려준 곡도 많았어요. 그런 곡들은 언유즈얼에게 맞지 않는 곡이라 판단한 거죠.


LE: 맞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구분이 어떤 거였나요?

언씽커블: 설명할 수 없는 개인적인 부분이에요. 기술적이기보단, 감성적이고 직감적이죠.


20116844.jpg


LE: 언유즈얼은 [lewis wang is so unusual.]을 내기 전, 여러 싱글에서 광주를 언급했어요. 이번 음반에는 적은데요. 무슨 변화가 있었나요?

언유즈얼: 의식한 건 아니에요. 싱글 냈을 때랑 이번 EP 만들 때 가사 쓰는 법이 바뀌었어요. 표면적으로 의미가 드러나는 단어 대신 메타포가 들어간 걸 찾아서 쓰게 됐고, 자연스레 지역색이 드러나는 단어는 빠진 거 같아요.

언씽커블: 굳이 지역색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광주에서 사는 사람들이 광주에서 만든 음반이잖아요. 말 끝났죠. 존나 멋있는 거죠.


LE: 구체적으로 어떤 게 바뀌었을까요?

언유즈얼: 처음에는 패기에 가득 차서 비트만 듣고 막 적었어요. 아무런 생각이 없었죠. 그렇지만, 음반을 만든단 생각을 하니 무겁게 접근하게 되더라고요. 책도 많이 읽고, 애니메이션도 많이 봤어요. 그런 걸 보면서 감상평을 적잖아요. 그런 방식으로 가사를 적었어요.


LE: ‘광주에서 사는 사람들이 만든 음반’이라고 하셨는데요. 많은 음악가가 서울로 몰리잖아요. 여러분들이 광주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언씽커블: 차려놓은 환경에 발목이 잡힌 것도 있지만, 서울을 가더라도 광주에서 한 건 하고 싶어서 남아있어요. 지방, 고향에 있는 게 더 멋있기도 하고요. 멋있는 게 가장 커요. 지방에서 음악을 한다는 건 존나 스트러글이잖아요.

언유즈얼: 여기에서 평생을 살았잖아요. 심리적인 안정감이 아주 커요.

언씽커블: 내년에 서울을 갈 계획인데요. 프로세스가 바뀌는 거잖아요. 기대가 돼요.


LE: 실제로 서울과 광주의 차이를 느끼나요?

언씽커블: 서울에 계시던 음악가들이 광주에 놀러 오면 조용하고 편하다고 말하더라고요. 음악에서도 드러나는 게 같아요. 서울 사람들은 빡세요. 광주는 음악이 더 차분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듯해요.


[lewis wang is so unusual.]에서 서울과 가장 다르다고 느낀 곡은 어떤 곡이었나요?

언유즈얼: “who is the Lewis Wang”.

언씽커블: “h-o-o-r-a-y”. BPM만 봐도 느려요. 여유롭잖아요. 리믹스에도 어글리 덕(Ugly Duck)이 ‘닭 다리와 루프탑 파티’ 같은 재밌는 가사를 썼어요.


LE: 둘이 작업실을 공유하는 거로 알아요. 작업실을 공유하며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요?

언씽커블: 가장 좋은 건 언유즈얼의 음반이 나온 거예요.


LE: 나플라(nafla) 씨는 늘 스튜디오에 사람들과 있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었어요. 두 분은 이럴 때는 없으신가요?

언씽커블: 언유즈얼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편이에요. 저는 구애받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고 민폐죠. 작업실을 같이 쓰는 이글라프(eglaf)라는 래퍼가 있는데요. 그 친구도 저와 비슷해요

언유즈얼: 그래서 전 가사를 집에서 조용하게 써요. 작업실에서는 멀티미디어를 즐기죠. (웃음) 자주 놀러 가요. 애들 작업하는 거 보고, 이야기 나누면서 자극받고. 녹음도 작업실에서 해요. 가사는 집에서, 녹음은 작업실에서 하는 식으로 분리했어요.

언씽커블: 포지션 차이인 거 같기도 해요. 래퍼는 가사 써서 녹음만 하면 되잖아요. 프로듀서는 작업실에 붙어서 뭐라도 계속해야 하죠.


2.jpg


LE: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돈과 홍보가 가장 힘들잖아요. 이번 음반도 사실 돈이 되는 음반은 아니죠. 생계와 음악을 병행하면서 가장 힘들 땐 어떤 때인가요?

언유즈얼: 음악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지, 돈을 벌려고 음악을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요즘은 어차피, 맨날 작업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몸은 힘들지만, 병행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어요.

언씽커블: 저는 돈이 많아서 괜찮아요.


LE: 언더그라운드 음반은 특히 현실적 문제가 뒤따라요. 그런데도 음반을 낸 이유가 궁금해요.

언유즈얼: 이런 음반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 장도 없잖아요. 붐뱁도 아니고, 요즘 유행하는 음악도 아니에요.

언씽커블: 언더그라운드 음악 한다는 사람들도 요즘엔 메인스트림 음악을 해요.

언유즈얼: 그러니까 언더그라운드 음반이 한 장 정도는 있어야 했어요. 돈은 못 벌더라도, 멋은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어요.

언씽커블: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요. 내가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런 음반을 내면 타협이잖아요. 타협하긴 싫었어요.


LE: 두 분은 본인을 언더그라운드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요. 언더그라운드란 무엇인 거 같나요? 한 전자 음악가는 인터뷰에서 '다른 직업이 있거나, 돈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을 때 언더그라운드가 존재할 수 있다’라고 말했어요.

언씽커블: 투자자나 자본의 유무? 그런 게 얼마나 투입되느냐가 언더그라운드인지, 아닌지의 기준인 거 같아요.

언유즈얼: 아까 말했듯이, 언더그라운드에 있는 사람들도 메인스트림 음악을 하잖아요.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애매한 거 같아요.


LE: 언더그라운드 음악가들이 부딪히는 벽 중 하나가 프로모션이에요. 한국은 프로모션 시스템이 정말 없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했나요?

언유즈얼: 홍보한 게 인스타그램밖에 없긴 해요. 아쉬워요. 더 찾을 수 있었는데...

언씽커블: 홍보는 지인들의 도움이 컸죠. 홍보 수단은 길티 심슨이었고. (웃음)


LE: 홍보 방법의 하나가 저희 같은 매거진이잖아요. 영국은 이 부분이 잘 되어 있어요. 음악을 공개하면 매거진이 소개하고, 팔로워가 K가 찍히는 거죠. 이런 경우처럼, 한국에서 매체가 음악가를 도울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언유즈얼: 매체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 보니,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어쨌든 매체에 있는 분들도 음악 계속 찾아 들으시잖아요. 그중 좋은 음악이 있다면, 어느 지역이든 찾아와주셔서 인터뷰하는 게 도움이지 않을까요.

언씽커블: 친분의 유무를 떠나서, 잘 하고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를 계속 서포트했으면 좋겠어요. 낯을 가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철벽을 치는 건지 다들 체크는 하고, 알고 있으면서 서포트를 하진 않는 느낌이에요. 서포트 방법이라면 인터뷰가 있을 거고, 행사 같은 게 열릴 때 서포트하고 싶은 음악가와 함께 하는 거겠죠.


LE: 음반 발매 이후, 어떤 일을 하며 지내고 있나요?

언유즈얼: 음반이 나왔으니, 둘이 함께하는 경우는 좀 적어졌어요. 각자의 걸 열심히 하고 있죠. 저는 가벼운 맘으로 곡을 만들고 있어요.

언씽커블: 스무 살 때부터 준비해온 제 음반을 마무리해야 해요. 올해 안으로 전부 끝내고 싶어요. 광주에서 음반을 만들고 내년에 서울 가서 발매하려고 해요. 아까 말했던 작업실 같이 쓰는 오식스투(OSIXTWO)의 이글라프의 음반도 프로듀싱하고 있는데요. 언유즈얼의 음반과 비슷하면서도 다를 거예요. 리코(Rico)와 준비하는 프로젝트도 하나 있어요. 이것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입니다.


LE: 음악 외적으로 여러분이 영향받는 건 어떤 걸까요.

언유즈얼: 첫 번째는 애니메이션, 두 번째는 책.

언씽커블: 사람 만나는 거. 친구가 없어서 최대한 영향을 받으려고 해요.


LE: 여러분이 광주에서 음악을 하며 바라본 현재의 한국힙합은 어떤 느낌인가요?

언유즈얼: 크게 생각해본 적 없어요. 애초에 생각을 잘 안 하면서 살아서요.

언씽커블: 말이 한국힙합이지, 서울 힙합이잖아요. 부럽기도 하고… 그 외엔 딱히 안 해봤어요. 좋은 게 좋은 거죠. 듣고 좋으면 끝이에요.


LE: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언유즈얼: 음반이 카세트로 나와요. CD도 찍을 예정이에요. 나오면 많이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네요.

언씽커블: 지방에 있는 음악가들의 곡을 많이 서포트해주세요. 굳이 광주가 아니더라도, 숨은 잘 하는 사람 존나 많아요.


LE: 누가 있을까요?

언유즈얼: 광주에서는…

언씽커블: 우리가 짱이지.


인터뷰, 사진 | GDB(심은보)


2 추천 목록 스크랩신고 댓글 2 title: MBDTFBadMTone12.21 18:27 제레미아재가 참여했다니 들어보겠습니다! 추천 댓글 title: Tyler, The Creator - IGORDoMe1n12.28 05:53 언싱커블 인 마 콕핏 진짜로 에반게리온 레퍼런스였네 ㅋㅋㅋㅋㅋ via https://hiphople.com/interview/11077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