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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Statik Selektah - Lucky 7

한국힙합위키
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30일 (토) 05:43 판 (새 문서: Statik Selektah - Lucky 7 양지훈 작성 | 2015-08-10 15:1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3,001 View Artist: Statik Selektah Album: Lucky 7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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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k Selektah - Lucky 7

양지훈 작성 | 2015-08-10 15:1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3,001 View

Artist: Statik Selektah

Album: Lucky 7

Released: 2015-07-07

Rating:Rating: RRR+

Reviewer: 양지훈






다작의 아이콘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의 앨범이 또 하나 탄생했다.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제외한 일곱 번째 단독 앨범이라는 의미에서 '럭키 세븐'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최근 들어 실력이 향상된 프로듀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긴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 짧은 기간 동안 앨범을 우후죽순처럼 만들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다작은 부작용과 위험성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은 법인데, 어쨌든 현재로선 준수한 완성도를 뽑아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어떨까?


작법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소울과 재즈 샘플이 앨범의 주된 소스이다. 브라스, 색소폰 등 관악 샘플 소스를 주축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변함이 없고,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스크래치도 똑같다. 바로 전 앨범인 [#WhatGoesAround]와도 큰 차이가 없지만, 미세한 차이로 정교해진 것은 확실하다. 관악 샘플 소스를 남발한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던 전작에 비해 조금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은 로이스 다 파이브 나인(Royce Da 5' 9")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Crystal Clear"이다. 전체적으로 스태틱 셀렉타가 제공하는 비트가 큰 편차는 없으나, 랩 게스트가 모든 것을 증명한 사례라고 보면 된다. 로이스는 유려한 랩을 통해 자신이 참여한 곡을 얼마든지 화려하게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가사의 내용에 걸맞은 긴박한 분위기를 이끄는 "Murder Game", 마치 유턴하는 차량처럼 곡 중간에 분위기를 180도 바꾸는 "Sucker Free", 관악 샘플 소스도 잘 활용하지만, 피아노 루프의 운용은 기본이라고 말해주는 듯한 "Scratch Off"도 잘 만든 곡의 대열에 합류시킬 만하다. 단, 70분에 육박하는 긴 러닝 타임을 확보하고 어떻게든 실력을 더 과시하겠다는 스태틱 셀렉타의 욕심은 다소 과욕으로 보인다. 제 아무리 다수의 랩퍼와 싱어를 초빙해도, 막강한 힘을 가진 트랙이 다수 존재하지 않는 한 지루해지고 느슨해지는 느낌은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스태틱 셀렉타가 조율을 잘 한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헌데, 비트 메이킹의 논란을 제거하니 이번에는 역으로 게스트의 활약이 미비하다. 앞서 언급한 로이스의 빛나는 랩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뛰어난 랩을 찾기 어렵다. 이는 그동안 스태틱 셀렉타의 앨범에 등장해 왔던 이들의 겹치기 참여가 이어지다 보니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결국, 이런 부작용을 야기한 것도 스태틱 셀렉타 본인의 탓이다.


다수의 랩퍼들을 동원하고, 스케치북에 배경을 그리는 화가와 같은 구실을 하는 힙합 프로듀서로서, 들쭉날쭉하던 스태틱 셀렉타의 기량이 안정권에 진입한 지는 꽤 되었다. 그러나 'Produced By Statik Selektah'라는 문구가 포함된 새 앨범이 1년에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간격으로 등장한다는 현실은 되돌아볼 만하다. 다작 자체가 문제는 아니나, '자기 복제'가 거듭되다 보면, 언젠가 그의 앨범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한 감각이 떨어지기 전에 최대한 많은 결과물을 뽑아내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제 그에게 '마구잡이 샘플링으로 힙합 씬을 좀먹는 프로듀서'라고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사람은 없다. [Lucky 7]을 포함한 다수의 앨범을 통해 극복한 결과이다. 이제는 불타는 창작욕을 조금만 자제하고, 제작하는 앨범에도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장수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을 때가 됐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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