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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Estelle - True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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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30일 (토) 02:22 판 (새 문서: Estelle - True Romance 강일권 작성 | 2015-02-23 03:1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 | 스크랩스크랩 | 21,311 View Artist: Estelle Album: True Romance Released: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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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elle - True Romance

강일권 작성 | 2015-02-23 03:1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 | 스크랩스크랩 | 21,311 View

Artist: Estelle

Album: True Romance

Released: 2015-02-17

Rating: RRR

Reviewer: 강일권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준수한 성과를 기록한 두 번째 앨범 [Shine] 이후, 무려 4년이 지나고 발표한 3집 [All of Me]는 예상보다 긴 공백기 탓에 여러모로 에스텔(Estelle)의 커리어에서 분수령이 되어야 할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비교적 성공이었다. 다행히 싱글 “Thank You”가 공백기를 무색하게 할 만큼 상당한 성공을 거두면서 원-히트 원더(One-Hit Wonder)의 우려를 지웠고, 음악적인 완성도도 괜찮았던 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앨범은 (프로듀싱에도 의욕이 있는) 앞으로 에스텔의 방향성이 시장의 기호와 자신의 성향을 절충한 ‘웰메이드 메인스트림 알앤비 앨범 만들기’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또 다른 우려를 품게 했다. 잘 만든 상업 앨범을 꾸준히 주조하는 것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트렌드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성향이 훨씬 많은 지분을 차지한 앨범을 만나보고 싶은 게 이유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고, 어쩌면 이번 앨범 [True Romance]가 그러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도 싶었다. 그동안의 메이저 제작 시스템에서 벗어나 인디로 발표하는 첫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에스텔은 탄탄한 보컬을 바탕으로 몇몇 곡에서 매우 인상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서던 클럽 뱅어 특유의 808드럼 위로 고혹적인 보컬을 얹어 성적인 기운을 가득 채운 "Time Share (Suite 509)", 무심한 듯 떨어지는 건반과 ‘80년대풍의 신스가 만나 애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The Same”, 고전 소울의 풍미와 비옥한 멜로디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진 "Silly Girls", 사랑의 설렘을 안은 듯 흘러가는 건반과 보컬 어레인지에서 흡사 크리셋 미셸(Chrisette Michele)의 초기 곡을 연상하게 하는 “Gotcha Love”, 미려한 피아노 발라드 “All That Matters” 등이 그러한 곡들이다. 간간이 욕심을 내비쳤으나 재능 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랩을 하지 않아 더욱 만족스럽다.


하지만 앨범으로 보자면, [True Romance]는 그녀의 커리어에서 가장 떨어지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구성적으로 심각하게 무너진 탓이 크다. 앞서 언급한 곡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 이상이 컨템포러리 팝, 일렉트로닉 음악, 힙-하우스 등으로 채워져 있는데, 스타일적인 이질감은 차치하더라도 음악적인 묘는 물론,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데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러한 곡들이 초반에 연속으로 배치되어 있다 보니 시작부터 적잖이 지루함을 안긴다. "Silly Girls"에서 “Gotcha Love”로 이어지며 그나마 마무리만큼은 잘 되는가 싶던 후반부에서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레게 트랙 “She Will Love”가 여지없이 흐름을 깨는데, 이쯤 되니 무리를 해서라도 다양한 스타일을 담아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제 어느덧 에스텔도 데뷔 10년이 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전에 발표한 앨범들로부터 오히려 한 보 후퇴한 본작의 구성이 만약 그녀가 바라고 그려나가고자 하는 알앤비의 청사진이라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본래부터 에스텔이 장르적인 정수를 심오하게 파고들거나 획기적인 실험을 감행하는 류의 아티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재능과 감각으로 미루어보건대 향후 몇 년간은 전작을 계속 뛰어넘는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완성도와 온도 차가 뚜렷한 하이라이트 트랙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은 더욱 짙어진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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