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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ye LaVette - Thankful 'N Thoughtful
오이 작성 | 2012-12-11 15:3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 | 스크랩스크랩 | 19,299 View
Artist: Bettye LaVette
Album: Thankful 'N Thoughtful
Released: 2012-09-25
Rating: RRRR
Reviewer: 오이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소울 싱어송라이터 베티 라베티(Bettye LaVette)의 새 앨범 [Thankful 'N Thoughtful]은 21세기에 들어서 발표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커버 앨범이다. 팝, 록을 넘나들며 다양한 곡들을 블루스, 소울로 리메이크한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밥 딜런(Bob Dylan)이나 닐 영(Neil Young), 슬라이 스톤(Sly Stone), 블랙 키즈(The Black Keys) 등, 포크나 블루스 록으로 잘 알려진 이들의 곡을 좀 더 짙고 깊은 블루스 감각으로 되살려냈다.
그녀의 이름이 생소할 국내 팬들을 위해 잠깐 지난 이력부터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베티 라베티는 16살이 되던 해 아틀란틱 레코드에서 첫 싱글을 발표한다. “My Man - He's a Loving Man”을 비롯해서 “You'll Never Change”, 클래식 넘버 “Let Me Down Easy” 등 싱글을 꾸준히 발표했는데, 유일한 히트곡이라 해도 좋을 “My Man - He's a Loving Man”을 제외하면, 그다지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인상적이라고 할 만한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한 그녀가 다시 세상에 빛을 드러낸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I've Got My Own Hell to Raise], [The Scene of the Crime] 등, 속속 수준 높은 커버 곡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면서 제2의 활로를 맞이한 그녀는 올해 발표한 [Thankful 'N Thoughtful]에 이르기까지 자칫 그대로 몇몇 소울팬들에게만 향유되는 특산품처럼 남겨질 뻔한 자신의 커리어를 새로이 다졌다.
앞서 말했듯이 [Thankful 'N Thoughtful]는 블루스 커버 앨범이다. 전작에서도 이미 영국의 록 음악을 리메이크했던 그녀는 이 작품에서는 포크, 블루스로 대표되는 뮤지션들의 곡들을 골라 자신만의 노던 소울과 블루스로 그 색을 다시 입혔다. 전체적으로 블루스 록의 빈티지함이 강한 그녀의 음악은 데뷔 때부터 해왔던 스타일을 그대로 끌어다 온 것으로 세월에 의해 목소리가 변하고 어쩌면 감정의 폭이 달라졌을 수 있지만, 멜로디에 얹힌 원초적인 소울은 도리어 전성기라고 해야 할 정도로 최고점에 달해있다. 한번 듣고 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울림을 주는 보컬은 그녀의 음악에서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밥 딜런의 “Everything Is Broken”, 이완 말콤(Ewan MacColl)의 “Dirty Old Town”이나 톰 웨이츠(Tom Waits)의 “Yesterday Is Here”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감각은 오리지널 곡이라 해도 좋을 만큼 그녀와 궁합이 잘 맞는다. 빈티지한 감성이 잘 살아있는 편곡이나 듣는 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능수능란한 보컬능력은 언급한 곡들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에 녹아 있어서 마치 세월을 거슬러 올라온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비록, 오리지널 곡이 아닌 리메이크라는 한정적 상황이긴 해도 충분히 자신의 음악성을 드러낸 [Thankful 'N Thoughtful]는 노장에 대한 예우나 존경심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앨범이다. 어반 R&B가 주는 세련된 사운드, 혹은 시류를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감각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울림 속에는 60년대 노던 소울의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구현할 수 없는 노련함과 그 자체의 ‘블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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