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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Tech N9ne – E.B.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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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26일 (화) 21:14 판 (새 문서: Tech N9ne – E.B.A.H. 양지훈 작성 | 2012-10-05 19:1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 | 스크랩스크랩 | 22,349 View Artist: Tech N9ne Album: E.B.A.H. Released: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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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N9ne – E.B.A.H.

양지훈 작성 | 2012-10-05 19:1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 | 스크랩스크랩 | 22,349 View

Artist: Tech N9ne

Album: E.B.A.H.

Released: 2012-09-18

Rating : RRR Reviewer: 양지훈





[E.B.A.H.]는 현재 인디/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속사포 랩의 달인 테크 나인(Tech N9ne)의 네 번째 EP이다. 이번 작품은 같은 해 상반기에 발매된 EP [Klusterfuk]과 견주어 설명하는 편이 좋은데, 이는 단지 EP라는 동일한 형태의 반복 때문만은 아니다. 생년월일과 종교관 등을 나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천명하던 "Klusterfuk"은 이번 EP의 "E.B.A.H."에서 'Evil Brain, Angel Heart'라는 또 다른 기믹과 궤도를 함께하는데, 이렇게 초반부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타이틀과 동명인 첫 곡을 제외한 나머지 트랙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Klusterfuk]과 비교가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3개의 스킷(skit)을 제외한 나머지 곡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구성이 전작과 상당 부분 흡사하다. 심지어는 테크 나인 특유의 참신성까지도 여전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아예 '이-바'(E.B.A.H.를 그대로 발음했을 때의 음성)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한 첫 곡을 이끌며, ‘테크 나인의 투어 버스에서는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금한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자신이 어떤 말을 하던 트윗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독특한 소재도 준비되어 있다("Don't Tweet This"). 성적인 소재를 다루는 것도 빼놓지 않았으며("Boy Toy"), 'Kinda Jealous of My Dick'이라는 의미의 약어 'KJOMD'를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KJOMD"). 테크 나인은 늘 이렇게 소소하거나 특이한 소재를 잔뜩 준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유려한 랩으로 잘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러한 우호적 평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유효하다. 때로는 속사포 같은 랩으로, 때로는 나긋나긋하게 읊조리는 랩으로 청자를 독특한 세계 속으로 안내하는 기술은 변함 없는 그의 강점이다.

그럼에도 매 곡마다 알토란 같았던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로테스크함과 매서움을 수시로 뒤바꿔 가며 테크 나인의 뒤를 받쳐준 힙합 프로덕션 메이데이(iMayday!)의 구성원 개개인이 숨은 공신이던 [Klusterfuk]과 달리 이번에는 스트레인지 뮤직(Strange Music) 레이블의 전속 프로듀서 세븐(Seven)이 테크 나인의 곁으로 복귀했는데, 안타깝지만, 그의 역량은 메이데이의 맹활약에 미치지 못한다. [Klusterfuk] 이전에도 테크 나인의 몇몇 정규 앨범에서 준수한 활약을 해왔던 그이지만, 메이데이 때문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A Real 1"에서 야심 만만한 가사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미니멀한 비트, 테크 나인의 빠른 랩이 적절하게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늘어지는 "KJOMD" 등이 포진한 후반부가 그 근거이다. 물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의 원인이 전적으로 프로듀서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율한 주인공 테크 나인에게 더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허투루 만든 앨범은 절대 아니지만, 유사한 형태였던 전작이 안겨준 높은 기대치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EP이다. 늘 새로운 소재에 대해 생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테크 나인의 태도는 높게 평가할 만하지만, [Klusterfuk]에서 랩과 비트의 잘떡궁합을 만끽하게 해줬던 "Blur"와 같은 곡은 이번 작품에서 확실히 찾기 어려워졌다. 늘 그랬듯 랩 마디가 끝나는 순간마다 '차!'라고 외치는 특유의 추임새는 이번에도 원 없이 들을 수 있지만, 그것이 완성도의 아쉬움을 달랠 거리가 되지는 못한다. 다수의 팬들이 테크 나인의 앨범에서 원하는 것은 '사나이의 기개'이지, 발라드 보컬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잠시 주춤했다고 실망하지는 말자. 지칠 줄을 모르는 워크홀릭 테크 나인답게, 10월 말에는 다섯 번째 EP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다른 참신한 소재를 기다리며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10 코멘트 등록 고수련 고수련 (2012-10-05 20:34:52 / 110.15.98.***)추천 0 | 비추 0 저도 이 앨범 참 잘 들었는데ㅋ

via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0994&m=view&s=review&c=17&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