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Fantasia – Back To Me
민혜경 작성 | 2010-10-20 21:2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1 | 스크랩스크랩 | 19,029 View
Artist: Fantasia
Album: Back To Me
Released : 2010-08-24
Rating : RRRR
Reviewer : 민혜경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은 이 프로그램만의 신선한 편집과 드라마틱한 진행으로 기존에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이 차고 넘쳤음에도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각 시즌별 우승자들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뮤지션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수많은 인파가 오디션에 지원하였다.
이 시리즈 중 단연 돋보였던 것은 시즌 3로, 오스카를 거머쥔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과 당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인 라토야 런던(LaToya London)이 바로 이 시즌 출신이다(물론, 전 시즌 통틀어 가장 이슈가 되었던 출연자 윌리엄 헝(William Hung)도 빼먹을 수 없다.). 지금 소개할 판타지아(Fantasia)는 이 시즌의 우승자인데, 피날레 당시 시즌1과 시즌2의 득표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6천5백만 표를 얻으며, 전국민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정규 앨범 [Free Your Self]은 발매 즉시 플래티넘을 기록하였고, 그 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판타지아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역사상 전무후무한 신데렐라가 되었다.
이어 그녀의 인생을 바탕으로 한 TV 영화가 제작되기도 하였고, 패티 라벨(Patti LaBelle), 욜란다 애덤스(Yolanda Adams) 같은 팝 음악계 성인(聖人)들과 콜라보도 이어졌다. 2006년 겨울에는 그녀의 두 번째 앨범 [Fantasia]를 발매하였는데, 베이비페이스(Babyface),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 등이 참여하며 골드를 기록하게 된다. 첫 앨범에 비해서는 낮은 판매고를 기록하였지만, 몇몇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자들이 첫 앨범 이후 그다지 두드러지는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에 비하면 매우 순조로운 항해였다.
그러나 단숨에 얻은 인기에는 후 폭풍이 밀려드는 법. 그녀는 자서전과 관련하여 친아버지로부터 천만 달러의 소송을 당했으며, [오프라 쇼]에 출연하여 파산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부남 애트완 쿡(Antwaun Cook)과 간통 사건에 휘말렸는데, 이로 인해 판타지아는 미디어와 대중의 비난을 받았고 이에 상처받은 그녀는 자살기도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쇼비지니스의 빛과 어둠을 절실하게 체험한 판타지아는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며 4년 만의 정규앨범 [Back To Me]를 발표했다..
판타지아의 심경은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곡 ”I'm Doin' Me”부터 드러난다. 스캔들을 딛고 일어나 홀로서기를 다짐하는 가사가 그녀의 현 상태를 짐작하게 하는 곡이다. 이에 뒤따르는 곡은 이번 앨범에서 첫 번째 싱글 커트 된 “Bittersweet”이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시작, 베이스가 곡의 중심을 잡아주는 컨템퍼러리 R&B곡으로, 전자음 섞인 트렌디한 비트가 아닌 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R&B를 첫 싱글로 릴리즈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컴백을 두 팔 벌려 반기고 싶을 정도다. 4년간 공백으로 인해 그녀의 가창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 팬이라면, 이 곡을 필청하길 바란다. 고음으로 지르는 후반부에서는 판타지아가 제대로 돌아왔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씨로(Cee-Lo)의 피쳐링이 인상적인 “The Thrill Is Gone”은 60년대 소울을 상기시키는 빈티지한 곡으로, 흠 잡을 데 없는 그녀의 소화력이 놀랍다. 앞으로 판타지아가 나아가야 할 음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곡이 아닐까 싶다. “Who's Been Lovin' You”는 피아노를 기반으로 한 비트가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R&B 넘버이다. “Collard Greens & Cornbread”는 올드스쿨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달콤한 멜로디의 러브송으로,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파이널에서 이십 대 초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풍부한 성량과 드라마틱한 창법으로 ”Summer Time”과 ”I Believe”를 매우 여유롭게 소화했던 판타지아. 4년 만에 돌아온 그녀는 어반 사운드를 베이스로 한 전작과는 달리 소울에 무게를 두어 이전보다 더 진화한 감성을 선보였다. 기존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회나 샐러드 같은 ‘날 것’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 선보인 절제된 보이스는 요리사의 손이 닿아 숙성된 ‘정찬’이라고 할까. 이런 그녀의 목소리에 적절하게 깔린 탄탄한 앨범 구성은 이를 기점으로 그녀가 진정한 아티스트 자리에 오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게 한다.
진정한 디바는 점점 사라지고 셀러브리티만 남은 최근 팝 시장에서 판타지아의 컴백이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민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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