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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국외리뷰 Tanya Morgan - Moonl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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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ya Morgan - Moonlighting

황순욱 작성 | 2009-10-22 20:5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19,144 View

1268579919.jpg

Artist: Tanya Morgan

Album: Moonlighting

Released : 2006-03-07

Rating : RRRR

Reviewer : 황순욱



현대의 음악 제작에 있어서 컴퓨터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테다. 그런데 여기에 네트웍 혹은 인터넷이라 칭해지는 매체가 더해짐으로써 프로덕션 과정 이전 영역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은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의 교류를 돕고 또한 공동의 작업을 가능케 한다. 이 점은 특히나 자본력이 떨어지는 아마츄어 혹은 인디라는 영역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메이저 씬의 커머셜한 제작 방식을 거부하거나, 아직 그 위치에 다가가지 못한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동료를 온라인을 통해 발견하고 교류해서 작업물을 완성한다면, 이전까지 있었던 공간이라는 물리적인 제한을 넘어설 수 있으니 더욱 많은 이들의 재능을 잃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탄야 모건(Tanya Morgan)과 그들의 앨범 [Moonlighting]이 이러한 시스템의 수혜자이다.

탄야 모건은 2003년 브룩클린의 본 피(Von Pea)와 신시내티의 돈윌(Donwill)이 만나 결성되었지만, 이후, 돈윌을 포함해 일윌(Illwill)이라고 합쳐 불리는 또 다른 랩퍼 일야스(Ilyas)가 합류하여 트리오를 이루게 되었다. (Ilwil = Donwill + Ilyas) 그리고 이 일윌과 같은 연고지 오하이오의 비트메이커 브릭비츠(Brickbeats)가 이들의 프로듀싱을 도와서 2006년 결국 첫 정규작 [Moonlighting]을 발매하게 되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작업공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했다. 이 방법으로 서로 의견과 음원을 교환해 나갔고, 이것은 앞서 언급한 새로운 매체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되었다.

탄야 모건이라는 이름은 사전 정보가 없다면 소울풀한 음악을 하는 솔로 여성 보컬리스트 정도로 추측하기 쉽다. 앨범의 커버에도 떡하니 흑인여성의 클로즈업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들의 장난이었다. 음악은 힙합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리드싱글은 자신들의 특이한 작업방식(음악작업에서의 인터넷의 활용)을 영상으로 닮은 뮤직비디오의 'We Be'이며, 이어지는 두 번째 싱글은 엘엘 쿨 제이(LL Cool J)의 'I'm Bad'를 오마주한 'We Bad'이다. 후자는 흑백의 거친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데, 메인스트림의 뮤지션들이 블링블링을 내세울 때 상반되는 이런 영상은 언더그라운드의 역할일 테니 참으로 대견스럽다. 자신들은 이 두 곡을 먼저 손꼽았지만 우수한 트랙은 다른 지점에 있다.

인트로를 지나 90년대 풍의 기타사운드와 둔탁한 드럼 사운드로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The Warm Up'은 앨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어서 MC 라이트(MC Lyte)의 목소리를 샘플로 사용한 'Paper Thin'은 이들의 랩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특히 청명한 키보드 소리가 곡을 주도한다. 'Ode To Tanya'는 자신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앨범에서 가장 감성적인 트랙 중 하나이며, 'Ha Ha Ha'는 짧지만 흥겹고 재미있는 사운드의 곡이다. 'We Right Here'는 나인스 원더(9th Wonder)의 음악을 듣는 듯이 소울풀한데 이들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리틀 브라더(Little Brother)을 연상시키는 이유이다. 사실 이들의 음악은 나인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감성적으로 동일한 선상에 위치한다. 리듬패턴에서 좀 더 타이트하고 보컬샘플 대신 'Hooks'에서의 피아노 멜로디나 'Pretty'에서의 기타리프같은 방법을 사용하지만 드럼의 질감. 특히나 스네어의 유사함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사한 음악이야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이 앨범은 전체의 문맥이 일치하고 자신들의 색이 분명한 하나의 작품이다. 인터넷을 통해 EP를 공개하고 계속해서 자신들을 알리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마침내 소중한 결과물을 선보이게 되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본토의 여러 매체가 이 앨범을 후하게 보고 있다. 그럼에 이 앨범을 권유하려 한다. 곡들의 진행이 단조롭고 단선적이긴 하지만 그것들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서로 잘 맞물리고 있다. 개성이 크게 없는 랩핑이 무난하지만 천천히 음미하기에 나쁘지 않다. 어쨌거나 이들은 기대해오던 누군가가 아니라 어디선가 뛰쳐나온 뜻밖의 수확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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