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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인터뷰 데드피 - 자신과 음악을 잃었다가 다시 찾다

한국힙합위키
BOS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4월 25일 (월) 03:32 판 (새 문서: 데드피 - 자신과 음악을 잃었다가 다시 찾다 리드머 작성 | 2009-10-19 15:0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19,808 View 121133854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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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피 - 자신과 음악을 잃었다가 다시 찾다 리드머 작성 | 2009-10-19 15:0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19,808 View 1211338542.jpg

지난 2004년, ‘의심할 것 없이(Undisputed)’ 타이트한 데뷔앨범을 통해 한국힙합 씬에 화려한 ‘날개짓’을 선보인 데드피(Dead'P). 그가 무려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비록, 정규앨범이 아닌 미발표 곡을 모은 부틀렉 형식의 앨범이지만, 그의 묵직하고 탄탄한 랩핑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한때 방황하며, 음악성과 정체성을 잃어버렸다가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정을 찾았다는 그는 지금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며, 자신 만의 음악세계를 재구축하고 있다. 이제 곧 데드피 ‘제2의’ 힙합 커리어가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리드머(이하 ‘리’): 2004년 데뷔작 이후, 오랫동안 솔로앨범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데드피(이하 ‘데’): 앨범 타이틀인 ‘Lost & Found'와 관련 있는 내용인데요, 전역하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거의 2년 반 동안 시간을 버린 것 같아요. 그동안 성실하게 지내지도 못했고 외부 사정도 많아서 음악을 최우선에 올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Lost & Found'에서 ‘Lost’는 제가 정체성을 잃어버리면서 음악성도 다 해체가 된 것이고, 'Found'는 다시 한 번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제 정체성이나 음악성을 다시 찾았다는 의미에요.

리: 허튼 삶이라면...?

데: 놀기도 많이 놀았고 그냥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를 다 했어요.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 건 사실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준 프로로 데뷔한 건 꽤 오래됐지만, 아무래도 그동안은 ‘내가 하고 싶을 때하고,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말자.’는 마음가짐이었다면, 이제는 책임감이 생긴 거죠.

리: 방금 말씀한 준 프로와 프로를 나누는 데드피 씨의 기준은 뭔가요?

데: 음, 기준이라기보다는 음악을 최우선으로 두느냐 아니냐의 마음가짐에 따라 나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좀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해보려고 하니까 프로라는 자각을 하기 시작한 거구요. 물론, 뮤지션이 상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으면 프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대신 프로라면 습작을 상품으로 내면 절대 안 되겠죠.

리: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기까지 가장 부담됐던 건 뭐였나요?

데: 전역하고 나니 음악을 계속 한다는 게 정말 부담됐어요. 갔다 온 2년 사이에 많은 뮤지션들이 나왔고, 랩적으로 엄청나게 발전을 했더라고요. 제가 앨범을 낼 당시의 랩으로는 시장에서 프로라고 불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게 된 거에요. 그러다보니 ‘내가 하는 랩이 오늘날에도 예전에 한 것만큼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그래서 새로 나온 친구들 모니터링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혼란도 많이 겪었는데, 어느 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랩 스킬과 랩의 체계를 스스로 무너뜨렸어요. 아예 아무 것도 없는 백지상태로 돌려버린 거였죠. 그 시기에 했던 피쳐링 곡들은 지금 와서 들으면 되게 안 좋아요. 예를 들어서 많은 분이 좋아해주신 “Black Cancer”나 “날개짓 pt.2”는 제가 듣기에는 되게 별로에요. 당시 정립이 안 되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피쳐링을 한 거기 때문에.......

리: 의외네요. 그 곡들은 저 역시 좋게 들었던 곡인데... 만약 1집을 내고 군대를 바로 안 갔다면 달랐을까요?

데: 솔직히 음악 커리어 면에서 보자면, 1집을 내고 바로 갔던 게 굉장히 실수이기도 했어요. 군대생활 2년간 나이도 많이 먹었고 생각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1집이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낼 줄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바로 가지 않았다면, 더 많이 발전했을 수도 있고 좀 더 스케일이 큰 음악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죠. 다 허물어뜨렸다가 재구성하는 게 꼭 필요한 건 아닌데, 군대를 갔다 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고 만약에 군대를 안 갔다면 그런 과정이 필요 없었을 것 같아요.

리: 그럼 그런 고민 속에서 다시 음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뭐였나요?

데: 내스티즈(Nastyz)를 결성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딥 플로우하고 네스티즈 앨범 작업을 하자고 한건 되게 오래 됐는데, 지금까지 하나도 안하고 있네요. (웃음) 지금 두세 곡정도 어설프게 작업해 놓은 게 있는데, 그것도 거의 다 뒤집힐 것 같아요. 제가 시간이 나고 완성이 됐다고 느꼈을 때,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데드피의 음악이라고 한다면, 내스티즈는 책임감도 있고 일을 벌여보자고 해서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서 큰 스케일로 음악을 만들게 될 거예요.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되는 건 9월부터구요. 빠르면 6개월 안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언더그라운드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음악색깔은 타협할 생각이 없는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바꾸고 메이저에서 먹힐만한 색깔들을 조합해서 내는 게 아니라 저희가 가진 거에다가 더 양념을 하는 형식이 될 거구요. 포장을 더 잘하고 멋지게 만들어서 나올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 메이저에 나오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곡은 절대 없을 거예요. 진정한 의미로 메이저에 올라가는 언더그라운드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와 딥플로우의 라이프 스타일이 많이 들어간 앨범이 될 거예요. 우리가 산 인생에 대한 리얼 토크가 되게 많이 들어간.......

리: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앨범은 미발표 곡 모음집인데, 언제부터 언제까지 작업물들인가요?

데: 전역해서 지금까지요. 그러니까 오래된 곡은 2년 반 정도 된 곡도 있는 거죠. “평화의 메시지”는 2년 반 된 곡인데, 제이 락킹(Jay Rockin')이 디제이 진스(DJ Jeans)였던 시절에 만든 곡이에요. “외치고 싶다”는 작업은 최근에 했지만,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마일드 비츠(Mild Beats) 형이 만든 비트이구요. 대부분 곡이 되게 오래됐어요. “Class Is Over"를 제외하면, 다 1년 정도는 된 곡이에요.

리: 1집 작업 때 누락된 곡도 있나 궁금했는데, 시기를 보니 그렇지는 않군요.

데: 네. 1집을 만들 때는 10곡 들어가는데 딱 10곡만 작업했거든요. 랍티미스트(Loptimist)랑 작업할 때 제가 비트를 너무 많이 퇴짜를 놔서 그 친구랑 화내고 싸운 적도 있어요. (웃음) 저는 ‘One day One verse’는 절대 실천이 안 되고 10곡을 넣는 앨범이면, 딱 10곡만 작업하는 스타일이에요.

리: 그렇다면, 같은 팀인 딥플로우(Deepflow)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거네요?

데: 이건 스타일인 것 같아요. 물론, 부지런한 게 좋은 거긴 하지만, (웃음) ‘One day One verse’ 하는 사람들은 균일한 퀄리티로 여러 개를 쫙 쓰다가 어느 날 나오는 멋진 가사를 사용하게 되는 거고, 저 같은 사람은 가사를 쓸 때 동기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 때 받았던 감정적인 영향, 그 때 접했던 미디어 등이 되게 크게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백지를 놓고 당장 가사를 열여섯 마디를 쓰라면 거의 절대 못 쓰는 스타일이에요. 확실한 주제가 생기고 동기가 있을 때만 가사가 술술 나오기 때문에 저는 정규에서 보여줄게 많은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피쳐링에서는 여태까지 그다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최근에 피러칭했던 것 중에 제가 잘했다고 생각한 건 GTA 앨범 중에서 “Junk Food”라는 곡이에요. ‘Junk Food’라는 말을 아이삭한테 들었을 때 떠오른 감정이 확실했기 때문에 가사가 잘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식으로 동기가 있어야지 좋은 가사가 나오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렇게 막 쓰는 편은 아니에요.

리: 이것과 관련해서 딥 플로우 씨와 논쟁은 없나요? (웃음)

데: 그런 것 가지고 전혀 터치는 안 해요. 결국에는 어떻게 썼든 간에 한 트랙에 모아놨을 때 서로가 인정을 하니까 상관없죠.

리: 그래도 서로 작업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네스티즈(Nastyz) 작업할 땐 어떤 식으로 하나요?

데: 거의 제 스케줄에 맞추게 되죠. 아무래도 그 친구는 빠르고 저는 느리니까요. 그리고 상구(딥플로우)가 주제를 생각하는 머리가 없는 하등생물이기 때문에 제가 다 정해요. (웃음) 이거 강조해주세요.

(전원웃음)

리: 수록곡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외치고 싶다"에서는 직접 대통령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비판을 가했더군요.

데: 어드스피치(Addsp2ch)가 직접적으로 대통령 이름을 거론했는데, 안 그래도 불안해하고 있어요. 자기가 해놓고도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고 (웃음)

리: 비교적 최근에 쓴 곡 같아요.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데: 예전에 미네르바 씨가 잡혀갔을 때 쓴 곡이에요. 인터넷의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단지 자기 의견을 피력했다는 것만으로도 제제가 가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몸서리쳐졌어요. 센서링에 관한 게 되게 싫었거든요. 왜 할 말을 못하게 막느냐 해서 ‘외치고 싶다’가 나오게 된 건데, 정부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가사를 쓰다보니까... (웃음) 원래 가사를 쓰다보면 삼천포로 빠지는 일이 많아요. 저는 좌파나 우파 중 어느 한쪽의 의견이 되는 게 싫은데 말을 못하게 하는 센서링 같은 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침범하는 거니까 그게 싫어서 이 곡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거에요.

리: 원래 의도에서 조금 빗겨났다면, 어드스피치 씨에게 수정 요청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데: 아, 전혀 그럴 이유가 없죠. 언더그라운드잖아요. 그리고 센서링이 싫어서 만든 곡이구요. (웃음) 다만, 공개를 안 한 거죠. 이걸 공개했다면, 이슈가 될 수 있었음에도 그런 거 자체도 싫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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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평화의 메시지"라는 곡의 가사도 인상적이에요. ‘결국 우린 한식구인데 오는 건 뿌린 만큼이래’, ‘뒷담화대신 마주앉은 대화로 교체’ 등등. 힙합 씬에서 활동하며 느낀 회의감에서 비롯된 건가요?

데: 그 곡은 앨범에서 가장 오래된 곡이기도 한데요, 그 때 당시에 느꼈던 걸 쓴 거였는데, 최근 상황과도 맞아떨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수록했구요. 이 곡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제가 평소에 느낀 한국 힙합 씬에서의 디스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피해 있잖아요, 맞았다든지 여자 친구를 빼앗겼다든지, 아니면 되게 심한 뒷담화를 하고 소문을 내서 피해를 입혔다든지, 이런 게 아니고 ‘그 사람 나보다 랩 못해, 그 사람은 랩을 할 실력이 아니야.’라고 해서 까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실력이 좋고 안 좋고를 잣대로 디스를 한다거나 그냥 말 그대로 그 사람이 싫어서 까는 거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역이 넓은 것도 아니고 한국힙합의 인프라가 홍대에 몰려있기 때문에 저는 서로 동료의식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의미없는 디스는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곡을 쓰게 된 거였어요. 당시에 너무 디스 곡들이 많아서 ‘이러면 안 되지 않나,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아닌가, 동료의식이 너무 없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리: 국내 씬 사정상 상당히 민감한 소재인데, 비슷한 주제의 다른 곡들에 비해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더욱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여하튼 이 곡은 디스전을 계기로 만들어진 곡이군요.

데: 네. 뭐 근데 지금 심정은 디스를 하지 말라고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와 관련된 크루 사람들이나 저한테 디스를 거는 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우린 디스 게임에서는 빠지고 싶거든요. 대신 시비를 걸면 어쩔 수 없이 강력하게 대응해야죠. 그런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리: 이번 앨범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곡은 아무래도 “The Class Is Over"였죠. 어드스피치 씨 가사 부분이나 제목을 보면 OVC에 대한 곡임이 드러나는데.......

데: 우선 모든 얘기를 다 제쳐두고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곡의 동기는 “Deal With Us 2”에요. “Deal With Us”를 만들었을 때 우리가 단결력이 되게 좋았고 사이도 되게 좋았거든요. 총력전으로 한 곡을 만들어보자 해서 나온 게 “Deal With Us”였거든요. “The Class Is Over"는 이런 노래를 하나 더 해보자는 동기로 시작한 거고요. 디스가 동기는 아니었어요. 그렇게 해서 분명히 웰메이드 트랙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빅딜에 새로 들어온 제스쳐(Gesture)라는 비트메이커가 만든 곡인데, 저희가 가장 원하는 피드백은 그 트랙 자체를 음악으로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럼에도 디스의 뉘앙스가 풍기게 된 건 이 곡에 일곱 명의 의견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되게 복합적인 곡인 거죠. 누구한테는 디스일 수도 있고 누구한테는 디스가 아닐 수도 있는 거예요. 저는 디스에 대해서 '난 하기 싫어, 나 까지마, 나 까면 너네 죽어, 나 건드리지 마라, 까불지 마라'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 거구요.

리: 제목은 누가 지은 건가요?

데: 제이켠(J'kyun)이 지었어요.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 까요?’라고 했죠. 근데 각자 의견은 조금씩 달랐어요. 어떤 멤버는 ‘좀 그렇지 않을까’라고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또 ‘재밌을 거 같은데 그냥해요.’라고 찬동을 했죠. 거기서 어드스피치가 ‘그럼 나는 제대로 디스 가사를 쓰겠다.’라고 한 거예요. 그걸 저희가 말릴 수는 없죠. 그래서 저는 이왕 하는 거 그럼 “Deal With Us” 때처럼 뮤직비디오를 찍어보자고 한 거구요. 결론은 전원의 생각이 다 들어가 있다는 거예요. 힙합의 크루 문화가 있잖아요. 어떤 크루는 개인적인 성향이고 어떤 크루는 동료애가 강하고 가족적인 성격을 띠는데, 저희는 후자이기 때문에 일곱 명의 의견이 따로 따로 들어가 있어도 어떤 한 의견이 전부의 의견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게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족 중에 누구 한 명이 맞고 들어오면 나머지 가족들이 때린 애를 다 혼내주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다만, 애초에 디스로 동기를 잡고 시작했으면, 그렇게 밍밍하게 쓰진 않았겠죠. (웃음) 그럼에도 논란이 될 걸 알면서도 "The Class Is Over"라고 제목을 정한건, 여태까지 저희의 마케팅이나 홍보방식이 고전적이고 전통성을 따랐는데 그것 때문에 손해를 되게 많이 보고 남들이 하는 걸 안하면 바보 같은 지경이 된 거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스템을 이용해보자는 생각에 일부러 논란이 될 만한 걸 그대로 간 것도 있어요. 그래도 저희는 당당해요. ‘그렇게 마케팅하면 안 돼? 다 그렇게 하는데.’ 그런 생각이에요.

리: "Dead Presdent"를 프로듀싱한 센세이셔널(Senseitional) 씨는 생소한 분이던데, 어떤 분인가요?

데: 이 친구는 제가 한동안 운영했던 블랙 캔서(Black Cancer) 스튜디오에서 다른 뮤지션 작업을 할 때 같이 와서 처음 만났었어요. 그 때 이 친구의 비트를 들어보고 되게 빈티지한 느낌에 놀랐었구요. 당시에도 샘플링 음악을 하는 친구들보다 다른 쪽 프로듀서들이 치고 올라오는 시기여서, 빈티지한 사운드를 내는 거에 감명을 받았었죠. 그 친구 비트를 좀 들어보니 되게 오래된 드럼 머신으로 비트를 만들더라고요. 거기서 나오는 빈티지한 사운드에 매료가 돼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사실은 저도 그 친구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 아는 건 거의 없어요. 이그니토한테 소개해주고 싶을 정도로 되게 암울한 아우라를 내는 음악을 만든다는 사실밖에.... (웃음)

리: 데드피 하면 스웨거(Swagger) 트랙으로 유명해요. 이런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데: 음,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다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받아들이는 것과는 별개로 제가 지향하는 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길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아마 대부분 뮤지션이 이런 생각일 것 같은데... 저만 해도 나이를 먹으면서 성향이 많이 변했으니까요. [Undisputed] 당시에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서 했던 거였는데, 오히려 어렸을 때는 재즈 힙합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만약 데드피 타이틀을 걸고 두 번째 앨범을 한다고 하면, 가사적인 부분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음악적인 부분은 다시 재지하고 앱스트랙(Abstract)하게 가고 싶어요. 90년대 피트 락(Pete Rock) 비트 같은 느낌의 음악을 하고 싶고, 곡도 제가 다 쓰고 랩도 제가 다하고, 모든 걸 제가 주관하는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물론, 사운드적인 부분은 프로들의 도움을 받아야하겠지만요.

리: 콰이엇과 함께한 “It's Been a Long Time"이라는 곡에서는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이번 앨범이 앞으로 작업 방향성의 일부를 보여줄 거라고 했는데, 이 곡이 그 대표적인 곡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데: 네. 그 곡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해요. 이 곡이 원래는 라임어택의 “It's Been a Long Time pt.1“을 만들었던 케이원(Kayone)의 앨범에 들어갈 곡이었어요. 케이원이 그 비트를 저한테 가져와서 그 곡으로 리믹스를 해서 자기 앨범에 넣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콘셉트를 잡은 게 “It's Been a Long Time”의 성인버전이었어요. 가사를 쓰고 녹음까지 다했는데, 케이원이 그 곡은 앨범에서 빠질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앨범은 여태까지 못 내고 있고... 그래서 버린 가사가 될 뻔했죠. 그런데 당시, 막 콰이엇이랑 친분이 생겨서 같이 작업을 하고 싶던 찰나에 비트 몇 개를 들려 달라고 해서 듣다가 이 곡을 들었는데, 완전히 잘 어울릴 것 같은 거예요. 당장 가사를 붙여봤더니 오히려 원래 곡보다 잘 붙어서 곡을 작업하게 됐죠.

리: 가사와 비트 모두 섹시하더군요. (웃음)

데: 일명, 힙합 슬로우잼이에요. 연인들과 ‘make love’ 하실 때 들으면 좋은 곡. 온라인 쪽 싱글은 이 곡을 밀려고 하고 있어요. 다만,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으나 못 찍는... (전원웃음)

리: 앞으로도 이렇게 성인감성을 담은 곡들 위주로 갈 건가요?

데: 예, 저는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계속 그래요. 그리고 이 곡이 섹스가사잖아요. 지금 피쳐링 제의 들어온 것 중에서 섹스가사가 되게 많아요. 먹히기 쉽기 때문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별로고, 솔직히 시장이 작아지는 추세인데 이런 경우에는, 만약에 큰 기업이라고 생각했을 때 당연하게 새로운 시장을 침투하려고 하겠죠. 제가 성인층을 노리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지 미래가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하고 싶은 거니까요. 그런 음악을 들려주고 싶으니까요.

리: 이번 앨범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기대에 비해 실망했다는 분들도 있던데.

데: 우선 이번 앨범은 일종의 부틀렉 앨범이기 때문에 트랙 간에 유기적인 건 전혀 없어요. 한 곡, 한 곡을 놓고 보셔야지 앨범 전체적으로 보시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미발표곡 모음집임에도 사람들의 기대감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오랜만에 발표한 앨범이라 일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은 그냥 음악을 하는 중간에 내는 소소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랑 제가 이 앨범을 만든 태도랑 되게 다른 거죠. 아기자기한 구성을 가진 앨범인데, 스펙터클을 원한 분들에겐 실망이 될 수 있겠지만, 이것도 제 모습이거든요. 저는 이런걸 보여드리고 싶었던 거고 스케일이 큰 음악을 원하신다면, 이번 앨범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소소하고 저의 음악적인 성향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알아보기엔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을 들으실 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 곡, 한 곡, 한 곡으로 들어주면 좋겠어요.

리: 최근 랩 스킬이 뛰어난 신예 랩퍼들이 많이 나왔어요. 근래 스킬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데: 랩에 대해서 마스터가 된다면 스킬 자체는 필요 없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정박에 떨어지는 랩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자기가 전달하고자하는 바나 자기의 랩이 명확하게 완성되어있으면, 랩 스킬이라는 치장마저도 필요 없어지게 되는 거죠. 그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거든요. 랩을 기본의 기본으로 한번 해보자.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정박에 딱딱 떨어지는 랩들이 되게 많아요. 다 허물어뜨리고 새로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리: 그렇다면 초기적 마인드는 어땠나요?

데: 초기에는 저도 랩의 기술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죠. 제이-지(Jay-Z)가 랩을 할 때 보면, 비트에 빽빽하게 단어를 채우지 않고 툭툭 던졌는데도 랩이 멋있잖아요. 물론, 저는 영미권 사람이 아니라 자세히 이해할 순 없어도 그 사람이 하는 랩은 내용이 다 들릴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화려한 랩 스킬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랩이라는 게 기술적인 것과 메시지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선 안 되는 거잖아요. 메시지라는 것도 흔히들 많이 하는 ‘내가 짱이다.’라는 내용을 담더라도 되게 멋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메시지가 명확하고 자기 랩도 완벽하게 완성이 되어있다면, 굳이 엇박을 희한하게 타고 발음을 이상하게 하는 그런 화려한 랩 스킬은 필요 없지 않나 생각해요.

리: 그럼 데드피 씨만의 플로우 디자인이 있을 것 같은데...

데: 저는 흔히 정박을 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같은 정박이라고 해도 싱코페이션(Syncopation)이라고 하죠. ‘Laid-back’이라는 말도 쓰고 ‘앞박을 탄다.’고도 하는데, 저는 그걸 더 잘게 나눠요. 얼마나 앞박을 타고, 얼마나 뒷박을 타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박에 근접하지만, 단순한 정박 랩을 해서는 나오지 않는 그루브에 대한 연구를 되게 많이 했어요. 어렸을 때 생각 했던 건 그런 거예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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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어렸을 때 생각했던 거라면, 지금은 아니다?

데: 네. 지금 와서는 그것마저도 필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최근에 들은 앨범 중에서 마음에 와 닿는 앨범이 하나도 없었는데, 루다크리스(Ludacris) 앨범을 듣고 완전히 뻑이 갔어요. 마음에 와 닿는 앨범이 있으면, 그 랩퍼의 스타일을 카피해 보고 싶어지잖아요, 그래서 카피를 해봤는데, 제 생각에 루다크리스 랩에는 큰 특징이 없더라구요. 무슨 말씀이냐면, ‘이 부분을 따라해야지 저 사람 랩처럼 할 수 있겠구나.’하는 게 없어요. 근데 루다의 랩은 죽이게 나오고. 이게 바로 진정한 마스터라고 생각했어요. 이 경지에 이르면, 굳이 화려한 스킬을 쓸 필요가 없지 않나 싶었죠. 요즘 랩 서커스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고, 그게 나쁜 건 아닌데 저는 안할 것 같아요. 별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요.

리: 롤 모델이 됐던 랩퍼가 있나요?

데: 계속 변했기 때문에 정말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큼지막한 분들만 말씀드리자면, 나스(Nas)에서 B.I.G, B.I.G에서 쿨쥐랩(Kool G Rap). 큰 뿌리는 이렇게 세 명이에요. 특히, 쿨쥐랩의 랩은 옛날보다 최근에 더 감명 깊게 듣고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프레디 팍스(Freddie Foxx) 같은 랩퍼에게도 영향을 받았어요. 프레디 팍스 랩핑은 처음 들었을 때 완전히 뒤집어졌었어요. 최고에요.

리: 그럼 국내의 신예 랩퍼 중에 잘한다고 느끼는 이가 있다면 누구를 꼽겠어요?

데: 음... 딱 누구라고 말하기는 힘든 거 같아요. 빅딜에 들어온 친구들 중에는 드래곤 에이티(Dragon AT)하고 제이켠 정도요.

리: 참, 빅딜 레코드에서 빅딜 스쿼즈가 되기까지 과정은 어떻게 된 건가요?

밝힐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말씀드릴게요. 2004년 [Undisputed]를 낼 당시만 해도 크루나 마찬가지였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사업을 시작하자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제가 군대를 가있는 사이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대표가 생기고 서면계약은 하지 않고 앨범단위 계약으로 하게 됐어요. 퍼센테이지를 어떻게 나눈다는 규칙이 있던 건 아니지만, 투자로 들어간 비용만큼은 다 회수를 해야 하고 그 다음에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었죠. 그러다가 운영에 있어서 좀 지향하는 바가 달라졌어요. 쉽게 말씀드리면, 대표님은 좀 더 키워서 메이저 성향의 앨범을 내고 싶어 했고, 다른 회사를 끼워서 그 회사랑 같이 가는 걸 원했어요. 그런데 저희는 그런 부분이 저희와 맞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최근에 다 나오게 된 거구요. 그런데 빅딜 레코드를 전 대표님께서 계속 운영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빅딜 레코드 이름을 사용하면서 사업을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빅딜 레코즈 이름을 버릴 수는 없어서 이름을 빅딜 스쿼즈로 했어요. 왜냐면 저희가 원년 멤버니까요. 저희는 친한 친구들끼리 즐겁게 사업하는 기분으로 활동하려고 해요. 앞으로 앨범이 나오는데, 지금은 크루이기 때문에 회사는 다 달라질 수 있어요. 빅딜 스쿼즈지만, 각자 다른 회사에 소속될 수는 있지만, 빅딜 스쿼즈 이름으로 같이 사업도 계속 할 거고 재미있는 것들도 많이 할 거예요. 앞으로는 빅딜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가 많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성이나 실력으로 크루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친한 친구들이나 우리랑 같이 뭔가를 해보려는 사람들이 다 같이 빅딜 스쿼즈거든요. 주위에 그런 분들이 되게 많구요. 지금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핵심 멤버 열 명 외에도 정말 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리: 어쨌든 데드피 씨가 수장인 건 맞죠?

데: 사실 그런 것도 아니에요 제가 주요 일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지, 누가 대장이다 그런 건 없어요. 다만, 제가 제일 나이가 많기 때문에....... (웃음)

리: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빅딜 스쿼즈를 이끌 계획이에요?

데: 아직 진지하게 생각한 건 없어요. 처음 빅딜 스쿼즈의 탄생을 광고한 것도 어떤 원대한 야망이 있어서가 아니었구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빅딜 스쿼즈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앨범을 내고 그 여세를 몰아서 빅딜 쇼 까지 계획을 짜면 그 자체가 저희에겐 축제거든요. 그걸 우리가 계획한대로 완벽하게 끝내면, 성취감을 얻고 되게 즐거워요. 그래서 하는 거지, 어떤 큰 사업 때문에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리: 후에 레이블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데: 네. 모든 가능성은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오디션을 한 이유는 빅딜이 갖고 있는 음악적인 정통성을 이어 받은 건 저희고 맥을 끊을 수는 없으니 새롭게 인재들을 뽑아서 저희가 도와주면 그 사람들이 혼자 하는 것보다는 탄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한 거예요.

리: 꼭 다시 레이블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데: 감사해요.

리: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네요. 일단 내스티즈가 먼저고 그 이후가 솔로 2집인가요?

데: 정규 2집은 솔직히 말해서 기약을 못 드리겠어요. 평생 동안 제가 마음에 들 정도로 완성이 안 되면, 앨범이 안 나올 수도 있는 거라서....... (웃음)

리: 아, 이거 안 좋은데요. (웃음)

데: 솔직히 [Undisputed]에 대한 압박감도 있어요. 그거보다는 더 잘해야 되니까 거기에다 제 욕심까지 다 넣으려면 쉽게는 못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스타일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여태까지 작업한 곡 중에서 프라이머리 앤 마일드 비츠(Primary & Mild Beats) 앨범에 수록됐던 “천일몽” 같은 곡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스타일이에요. 가사내용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요. 근데,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좋아할 수 있을 정도로 포장을 하고 완성을 해서 내려고 노력을 하려구요.

리: 앞서 모든 걸 다 주도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럼 정규 2집에서는 데드피 씨의 프로듀싱 곡도 만날 수 있는 건지요?

데: 그럴지도 모르죠. 집에서 꾸준히 만들어 보고는 있는데요,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안 나온 것 같아서 시간이 되면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어요. 근데 제가 프로듀싱을 하건 안하건 간에 제가 원하는 음악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면, 앨범을 내게 되겠죠.

리: 혹시 데드피 씨가 만든 비트 중에 공개된 게 있었나요?

데: 틈틈이 공연 때 사용한 곡은 있는데, 스스로 상품으로 만들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정식으로 공개하진 않았어요. 예전에 지기 펠라즈 프리스타일이라고 유명해진 차 안에서 랩하는 영상 있잖아요. (인터뷰어: 아, 네. 기억나요.) 그 곡이 제가 만든 곡이에요.

리: 또 다른 계획도 좀 말씀해주세요.

데: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 앨범들이 좀 있어요. 빅딜 스쿼즈에서 앨범은 아마 꾸준히 나올 것 같아요. 더 광고를 하자면, 빅딜 컴필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나올 거고요, 새로 들어온 프로듀서 제스쳐의 솔로앨범이 금방 나올 거예요. 이 친구는 딥플로우 앨범에서 “Meridian Sun”을 만들면서 데뷔했어요. 물론, 그때랑 작법이 많이 달라졌지만, 이미 정상급에 있는 친구라고 생각을 해요. 빅딜의 전통 중 하나가 천재 프로듀서들이 많이 태어났다는 거잖아요. 랍티미스트, 프라이머리, 마일드 비츠. 그 천재의 이름을 이어받는 사람이 바로 제스쳐가 될 거예요.

리: 빅딜 컴필레이션에 외부 참여 진도 있나요?

데: 확실하지는 않은데, 되게 적을 거예요. 그리고 핵심 멤버 열 명 외에 다른 친구들도 많이 참여할 거구요. 만약에 분량이 두 장으로 늘어나면 따로 낼 수도 있어요. 아, 그리고 아마 내스티즈 앨범을 내기 전까지는 저의 모습을 보시기 힘들 거예요. 피쳐링이나 공연도 자제하기로 했거든요. 최대한 내스티즈 앨범에 집중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은 계속 활발하게 활동할 거예요. 특히, 정견이나 드래곤 에이티는 활동을 많이 할 테니까 지켜봐 주세요.

리: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데: 근래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부르는 힙합이 인기가 많잖아요. 그 진보적인 성향의 힙합이랑 저희가 여태까지 보여드렸던 힙합을 놓고 봤을 때, 쉽게 말씀드려서 저희가 되게 무식해보여요. 실제로 무식한 음악인 것처럼 평가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렇게 평가가 되는 이유는 각 크루의 팬들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을 지키는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우리 오빠가 다른 애들보다 잘한다.'가 아니라 '딴 사람들은 우리 오빠에 비해서 너무 못해. 너무 구려.' 이런 식의 의견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런 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한국힙합 씬에서 다양하게 성장하는 게 좋은 거지, 도태되어야 좋은 건 아니잖아요. 이런 부분은 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빅딜이 추구하는 힙합도 씬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무엇보다 다양성을 존중해주시고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을 올바른 방향으로 지지해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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