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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리콜리뷰 Big Punisher - Capital Punishment: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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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7일 (금) 18:16 판

Big Punisher - Capital Punishment

강일권 작성 | 2009-10-19 20:4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29,691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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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Big Punisher

Album: Capital Punishment

Released : 1998-04-28

Rating : ★★★★★

Reviewer : 강일권




래퍼에게 폐활량이란 정말 중요하다. 폐활량이 좋으면 좋을수록 한 호흡으로 내뿜을 수 있는 단어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라임과 플로우를 매끄럽고 다양하게 구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선천적으로 폐활량이 좋다고 알려진 흑인들의 래핑이 기본적으로 그 어느 인종보다 대부분 유연하고 매끄럽다는 점이 이를 일부 증명한다. 물론, 폐활량이 ‘뛰어난 래퍼’의 필수요소는 아니지만, 괜찮은 라임 구사 능력과 센스 있는 메시지 전달력을 지닌 래퍼가 남들보다 뛰어난 폐활량을 가졌다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데 훨씬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힙합역사상 최초로 플래티넘을 기록한 솔로 라티노(Latino) 래퍼, 빅퍼니셔(Big Punisher *이하 ‘빅펀’)는 바로 이러한 점을 우리가 귀로 체감할 수 있게 해준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그리고 지난 2월 7일은 그가 사망한지 8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덕분에 난 근 몇 년 동안 CD 꽂이에만 꽂아두었던 이 요절한 래퍼의 걸작을 실로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는 행복을 누렸다. 빅펀이 생전에 발표한 첫 번째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이 된 [Capital Punishment]a. 이 앨범 속에서 그는 여전히 경이롭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래핑을 들려주고 있었다.

브롱스(Brox)의 언더그라운드 래퍼였던 빅펀은 98년에 발표한 데뷔작 [Capital Punishment]를 통해 단숨에 스타가 됐다. 앨범은 앞서 언급했듯이 발매되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솔로 라티노 래퍼의 앨범으로는 최초로 플래티넘을 기록했으며, 그 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 앨범(Best Rap Album)’ 부문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성공의 7할이 바로 빅펀의 실력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 그의 기록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앨범 내에서 시종일관 빠르고 유연하게 흐르는 플로우는 나 자신도 모르게 그의 호흡을 쫓아가다가 숨이 멎을 정도였고 그 속에서 폭발하는 은유적인 멀티플 라이밍은 몇 번씩이나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특히, 그가 블랙쏫(Black Thought)과 함께 라임 배틀의 끝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할 만큼 엄청난 양의 라임을 쏟아 붓는 “Super Lyrical”과 당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뛰어난 흐름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네 개의 트랙, “You Ain't a Killer”, “Twinz(Deep Cover ‘98)”, “Boomerang”, “You Came Up” 등은 21세기 힙합키드들에게 빅펀이 왜 ‘Greatest MCs Of All Time’ 중 한 명인지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곡들이다b. 거리에서의 거친 삶에 대해 오싹할 정도로 호러블한 은유와 펀치라인을 곁들여 묘사한 “You Ain’t No Klller”와 과거 스눕독(Snoop Dogg)과 닥터드레(Dr.Dre) 못지않은 콤비네이션을 선보이는 “Deep Cover”의 테러스쿼드 버전인 “Twinz(Deep Cover ‘98)”는 90년대 최고의 스트릿(Street) 힙합 트랙들로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그들의 거리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며, 슈퍼떡(Super Thug) 노리에가(Noreaga a.k.a N.O.R.E)가 ‘이보다 더 멋질 순 없는’ 훅을 들려주는 “You Came Up”의 그 감동적인 브라스(Brass) 룹과 베이스 라인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희열을 선사한다.

소개가 늦었는데, 뭐니뭐니해도 본 작의 얼굴마담은 역시 두 히트 싱글 “I’m Not A Player”와 “Still Not A Player”라고 할 수 있다. 전설적인 필리 소울(Philly Soul) 그룹인 오제이스(The O’Jays)의 "Darlin' Darlin' Baby (Sweet Tender Love)"의 보컬 샘플과 재즈 기타리스트 스티브칸(Steve Khan)이 연주한 동명의 곡 “Darlin' Darlin' Baby”에서 연주 샘플을 절묘하게 버무린 “I’m Not A Player”, 그리고 80년대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 브랜다러셀(Brenda Russell)의 “A Little Bit of Love”를 샘플링한 멜로디컬한 비트 위로 조(Joe)가 자신의 히트곡 “Don’t Wanna Be A Player”의 후렴구로 조력한 “Still Not A Player” 모두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면서도 위트 있는 가사와 능청스러운 빅펀의 랩이 빛을 발하는 90년대 최고의 바람둥이 찬가이다(비록, 곡의 제목에서는 바람둥이가 아니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곡들 외에도 앨범에는 킬링 트랙들이 가득하다. 그가 처음으로 앨범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데 도움(?)을 주었던 비트넛츠(The Beatnuts)c의 주주(Ju Ju)가 특유의 웅장함을 선사한 “Beware”,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여자를 꾸짖는 빅펀의 냉정하면서도 애틋함이 느껴지는 랩과 자기 잘못을 뉘우치며 ‘벌해달라’고 노래하는 미스존스(Miss Jones)의 보컬에서 섹시함과 감미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Punish Me”, 그리고 르자(Rza)가 제공한 전성기적 특유의 로우한 비트에 빅펀을 비롯한 프로디지(Prodigy), 인스펙타덱(Inspektah Deck)이 절정의 플로우로 답하는 “Tres Leches(Triboro Trilogy)”와 잔뜩 일그러진 바이올린 샘플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The Dream Shatterer”, 테러스쿼드의 원년 멤버들이 총출동하여 자신들의 우아하고 부유한 삶에 대해 과시하는 “Glamour Life” 등도 필청 트랙들이다.

빅펀은 가공할만한 실력을 지닌 래퍼임에도 힙합 팬들로부터 그다지 크게 회자되는 것 같지가 않다. 이미 많은 이의 가슴 속에 전설로 남아있는 투팍(2Pac)과 비기(Biggie Smallz), 그리고 빅엘(Big L) 등에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의 그이지만, 아무래도 비만에 의한 심장마비라는 사인(死因)은 대부분 힙합 팬들의 로망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남긴 이 한 장의 ‘위대한 유산’만큼은 우리가 흔히 황금기라고 일컫는 90년대 힙합을 사랑하는, 혹은 당시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로망 그 자체라고 할만하다. 29년이라는 너무나도 짧은 생을 살다간 비운의 래퍼, 빅펀. 그는 최고의 라티노 래퍼 중 한 명으로서, 또, 최고의 랩스킬을 지닌 MC 중 한 명으로서, 그리고 헤비디(Heavy D) 이후, 가장 사랑 받은 ‘Heavyweight Lover’로서 세계 힙합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Rest In Peace Big Pun(1971.11.9 ~ 2000.2.7)


※참고 a [Yeeeah Baby]는 그가 사망한 후, 2개월 뒤인 4월에 발표됐다. b 2006년에 MTV에서 선정한 ‘Greatest MCs Of All Time’에서 빅펀은 TOP 10에는 들지 못했지만, Honorable Mention에 선정되었다. c 빅펀은 비트넛츠의 명곡 중 하나인 “Off The Books”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강일권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00 코멘트 등록 Drizzy Drizzy (2013-05-10 21:15:17 / 211.176.67.***)추천 0 | 비추 0 처음에 Twinz를 들었을 때 경악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실력의 소유자 7:58 7:58 (2011-02-10 11:02:34 / 125.180.25.**)추천 0 | 비추 0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mc 중 한명 빅펀의 리뷰가 일퀀님 손에 다시 쓰여졌군요! 잘읽었습니다.

간만에 Endangered Species 플레이해야겠네요 허허- SRE SRE (2011-02-09 13:50:21 / 14.33.36.***)추천 0 | 비추 0 정말 좋은 앨범.. doh! nuts doh! nuts (2011-02-09 09:37:44 / 164.124.106.***)추천 0 | 비추 0 역시 리드머다운 리뷰네요 잘읽었습니다. 90년대가 쵝오 yseman yseman (2011-02-09 08:01:50 / 110.35.138.**)추천 0 | 비추 0 쩔죠 정말. 처음 트윈즈 듣고나서 경악하고 난 후 모든 곡들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랩퍼. 개인적으로 비기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랩퍼. DIY DIY (2011-02-09 03:47:41 / 110.8.14.***)추천 0 | 비추 0 R.I.P Pun (__)

역시 힙합은 90년대가 진리.. P P (2009-10-21 01:38:06 / 221.164.20.***) 삭제추천 0 | 비추 0 진짜 정말로 더 살아있었다면 랩이란게 어떻게 바꼈을지 궁금해질정도로 대단한

현대에서도 라임 운용 정말 잘한다해도 빅펀정도 근데 빅펀은 이미 십년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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