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령
새 문서: 제이통 - '모히칸과 맨발' 인터뷰 힙플 11 105545 2012-10-26 18:21:00 힙플(이하 힙) : 부산 EP 통해 HPA 2011 올해의 신인 앨범을 수상했습니다.... |
편집 요약 없음 |
||
484번째 줄: | 484번째 줄: | ||
와.. 진짜 멋있다 제이통.. | 와.. 진짜 멋있다 제이통.. | ||
via |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2310&page=18 | ||
[[분류:힙합플레이야인터뷰]][[분류:제이통]] | [[분류:힙합플레이야인터뷰]][[분류:제이통]] |
2022년 4월 24일 (일) 17:23 기준 최신판
제이통 - '모히칸과 맨발' 인터뷰
힙플
11
105545 2012-10-26 18:21:00
힙플(이하 힙) : 부산 EP 통해 HPA 2011 올해의 신인 앨범을 수상했습니다. 그때도 간략하게 인터뷰했지만, 다시 한 번 소감을 말해준다면?
제이통(이하 제) : 기분 좋죠. 받은 상이 올해 신인 앨범이죠? 제 생각으로는 그때 나온 앨범 중에 제 앨범이 제일 화끈하고 들을만하지 않았나 싶어요. 뭐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웃음)
힙 : 그럼 이번 앨범을 통해 '올해의 앨범' 수상을 기대하고 있나요? (웃음)
제 : 올해의 앨범이 되면 기분 좋고 안 되면 아쉽겠습니다.
힙 : 이번 앨범이 '아메바컬쳐 지원사격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이 붙어 나온 앨범이잖아요. 정확히 어떤 부분을 지원받은거죠?
제 : 돈이죠. (웃음)
힙 : 제작비요?
제 : 네. 그 외에는 없어요. 그냥 제작에 필요한 돈을 지원해 주셨죠. 그래서 앨범 믹스 작업만 1년 정도 하고 진짜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돈 신경 안 쓰고 마음에 들 때까지 한 거죠. 사운드(녹음, 믹스, 마스터)에만 2천만 원 썼어요. 그래서 제가 만족하는 완벽한 사운드가 구현이 되었는데요.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돈이 있었기 때문이죠.
힙 : 아메바컬쳐하고는 어떠한 계기로 함께하게 되었는지?
제 : 제 작년 겨울쯤에 부산 해운대에서 다듀 형들이랑 함께 공연할 자리가 있었고 그 뒤풀이로 함께 술을 마셨죠. 그 자리에서 최자 형이 힘든 거 있으면 다 이야기하라고 도와주겠다고 하셨어요. 술에 취하셔서 그러신 것 같은데 (웃음) 그리고 나서 앨범을 만들 시기가 돼서 그때 한말 기억하고 무턱대고 최자 형께 앨범제작비, 돈을 빌려달라고 전화 드렸죠. 최자 형이 흔쾌히 알겠다고 하시고 자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가 녹음 했던 것들 들고 서울로 올라가서 아메바컬쳐 회사 사람들에게 들려드렸죠. 얀키 형님의 아크 스튜디오에 들려드렸고, 아메바컬쳐 직원 전체가 다 있었죠.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무슨 발표회 하듯 제가 만든 곡 가사 뽑아서 다 돌리고 들려드렸죠. 거기서 '찌찌뽕' 이 반응이 가장 좋았어요. (웃음) 준비해간 곡들 다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사장님이 '오케이' 앨범 작업 도와줄게 이렇게 해서 함께 하게 되었죠. 그 순간은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거예요. 너무 꿈같은 순간이었고 제가 올해로 25살인데 25년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에요. 물론 롯데가 우승하면 순위가 뒤바뀌겠지요. (웃음)
힙 : IK 멤버인 슈프림팀의 도움으로 아메바컬쳐와 함께 하게 된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다이나믹듀오가 직접 자리를 만들고, 음악으로 설득하고 함께 하게된거네요.
제 : 그렇죠.
힙 : 팬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 중 하나인데, 앞으로 아메바컬쳐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소속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건가요?
제 : 일단 제가 아메바컬쳐와 소속 계약 상태는 아니에요. 그러나 투자받은 돈을 다 갚아야 그게 계약 완료가 되는 거니깐... 사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소속 아티스트는 아닌데 전 항상 아메바와 같이 하고 있거든요. (웃음) 계약서를 봐야 되는데 제가 계약서를 잃어버려서 사장님하고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해봐야 해요.
힙 : 그러면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당분간은 아메바컬쳐의 이름을 달고 활동을 한다?
제 : 그렇죠. 근데 큰 제약 이런 건 없어요. 제가 이번에 투자를 받으면서 아메바컬쳐랑 함께 일을 진행했는데, 가족처럼 잘해주시고 챙겨주시고 너무 좋았어요. 아메바컬쳐가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다 도울 거예요. 아메바컬쳐가 없었다면 이번 앨범도 못 나왔을 테니깐 요.
힙 : 그러면 다음 작업 물도 아메바컬쳐를 통해 나올 수 있겠네요?
제 : 그렇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제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
힙 :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난 EP '부산'의 경우는 혼자서 작업하였잖아요. 이번에는 아메바컬쳐와 함께 작업했는데 전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제 : 이번 앨범도 제작비만 지원받은거지 앨범 커버부터 뮤직비디오, 음악 다 제가 만들었어요. 아메바컬쳐는 돈만 지원해주신 거죠.
힙 : 다이나믹듀오, 슈프림팀 등 아메바컬쳐에 베테랑 뮤지션들이 따로 조언을 해주거나 도움을 준 부분은 없었나요?
제 : 많죠. 근데 어떤 조언들은 저한테 해당이 안 되더라고요.(웃음) 예를 들면 제가 믹스 작업을 일 년 가까이했는데 그 당시에 주변 형들이 믹스작업을 이렇게 오래까지 하는 일이 없대요. 저보고 정신병자래요.(웃음) 저는 그런 게 잘 안되더라고요. 사소한 소리 하나하나가 제 마음에 들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든요. 보통 믹스 작업은 곡을 쓴 작곡가가 스튜디오로 와서 믹스 기사님과 이 악기는 어떤 느낌으로 저 악기는 어떤 느낌으로 이런 식으로 작곡가와 기사님 두 분 사이에서 작업이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냥 저 혼자 제 마음에 들어야 해요. 남이 듣기에 이상해도 제가 만족하면 만족 하는 거고, 남들이 듣기에 괜찮은데 제가 듣기에 이상하면 이상한 거예요. 전 머리도 제 손으로 제가 제 마음에 들게 자르거든요.(웃음) 이런 이상한 성격 덕분에 주변 분들이 고생을 엄청 많이 하셨죠.
힙 : 방금 말해주신 것처럼 앨범 작업이 오래 걸렸어요. 공식적으로 작년 12월 첫 보도자료 통해 '올해(2012년) 초 발매될 예정이다.' 라고 알려졌었는데 10월이 돼서야 발매가 되었어요. 이유가 있다면?
제 : 믹스죠. 느낀 게 작업 기간이 몇 년이 걸리든 내가 마음에 들 때까지 해야 하겠더라고요. 내 앨범이니까. 믹스 작업이 엄청 예민해요. 한 곡을 믹스 하러 가면 6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그 한 곡만 들어요. 세심한 작업 하나에 분위기가 바뀌고, 저는 또 거기에 병적으로 매달리니깐 작업시간이 말도 안 되게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아마 앨범 믹스를 일 년 동안 한 사람 적어도 한국에는 저밖에 없을 걸요? (웃음) 믹스 엔지니어였던 고현정 형님도 엔지니어 생활 중 저 같은 새끼는 진짜 처음 본다고.(웃음) 앨범 열 곡 중 여덟 곡을 고현정 기사님께서 믹스를 해주셨는데 진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진짜로 고생하셨어요. 딴 사람들 같았으면 돈 안 받을 테니 당장 내 앞에서 꺼지라고 했거나 돈을 곡당이 아니라 프로당 받으려고 하셨을 거예요. 만약 프로당 돈을 받았다면 제작비가 일억은 넘었을 거예요 실제로.
하나 기억나는 게 찌찌뽕 작업 와중이었는데. 깔리는 기타 리프 소스가 더럽고 지저분하고 음란한 느낌이 아무리 만져도 원하는 만큼 안 나오. 길래 '이건 애초에 소스 문제다.'라고 생각해고 기타 소스를 세 번이나 교체했어요. 보통 믹스하기 전에 완벽하게 결정을 해놓고 진행해야 하는 게 맞는데 믹스 하러 가서 작업 도중에 한 번도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교체했단 말이에요. 게다가 고현정 형님 진짜로 스케줄 빡빡하고 바쁘시거든요. 말 꺼내기가 진짜 힘들었어요. 첫 번째 두 번째 소스 교체까지는 진짜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진행했는데 세 번째는 진짜 말을 못 꺼내겠더라고요. 스튜디오 안에서 싸이코반형 하고 서로 네가 말하라고 아 형이 쫌 말하라고 진짜 실랑이 많이 했어요. 결국, 제가 말했는데(웃음) 정확히 기억나요 고현정 형님은 소파에 누워서 두 번째 소스로 작업한(웃음) 그니까 아직 제가 마음에 안 드는 찌찌뽕 들으시면서 야 역시 소스 교체하니까 훨씬 더 낫다 하시면서 쉬고 계셨는데 거기에 대고 말했어요. 아직 마음에 안 들어서 소스 교체하고 믹스 처음부터 한 번 더 새로 하고 싶다고. 저도 이런 제가 싫다고.(웃음) 그 말 듣고 쳐다보시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나 이제 좀 화가 나려고 한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잊을 수가 없어요.(웃음)
결국, 찌찌뽕 기타 소스 교체하고 처음부터 제 귀가 만족할 때까지 작업했어요. 이 사건 이후로 현정 형님이 그냥 포기하시고 나 하고 싶은 대로 최대한 제 의견 위주로 작업해주셨어요. 이런 식으로 여덟 곡 모두 하나하나의 악기, 내 목소리의 위치, 발음되는 느낌, 곡의 분위기 즉 한 곡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내 마음에 들 때까지 곡당 최소 다섯 번 이상씩은 작업 한 것 같아요. 곡 분위기에 맞게 들어가야 할 악기들은 들어가고 나와야 할 악기들은 나와 공간적으로 와이드 하게 퍼져서 풍부하고 조화로운 소리를 내고, 목소리는 그 악기들 한복판에서 미친놈처럼 날뛰면서 전체를 지휘하는 느낌으로,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제가 공연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게 만들고 싶었어요.
1년 동안 믹스 작업하면서 느낀 점들, 다음 작업 때 중요하겠다 싶은 것들 잘 메모해놨어요. 소리 공부 제대로 했죠.
힙 : 믹스 작업만 일 년 그럼 총 제작기간이 얼마 정도 되는 거예요?
제 : 1년 4개월 정도?
힙 : 그렇게 긴 오랜 작업 끝에 앨범이 나왔잖아요. 사운드적인 부분에 만족하나요?
제 : 네. 이번 앨범은 락 음악의 사람을 미치게 하는 느낌과 힙합 음악의 사람을 미치게 하는 느낌을 조화롭게,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생각입니다만 장르를 떠나서 저 같은 에너지를 뿜는 음악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도 들으면 알 거에요. 미쳤어요. 들을 때 마다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힙 : 사운드적인 부분은 뒤에 다시 한 번 물어보기로 하고, 지금까지 앨범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 : 저는 제 자신이 가장 멋있는 모습은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그 사람이 추구하는 것과 내가 추구하는 것이 다를 수 있잖아요. 돈도 많이 들고요.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제가 직접 하는 거였죠. '부산'EP때부터 '똥', '구구가가', '개판', '부산' 네 곡을 다하면서 뭔가 연습이 되었고 '사직동 찬가'나 '찌찌뽕'에서 다 풀어냈죠.
제 생각이지만 두 뮤직비디오는 진짜 완벽해요. 그리고 앞으로 다음 작업 물에서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무언가를 찾고 싶어요. 그게 장비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다음 비디오도 기대해 주십시오.
힙 : 퀼리티 높은 결과물이 나온 만큼 동료 뮤지션들이 뮤직비디오를 부탁하는 요청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제 : 네. 근데 웬만해서는 못할 것 같아요. 외부 작업은 다른 사람을 멋있게 만들어 줘야 하는 건데 그렇게 멋진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별로인 걸 마술처럼 멋지게 만들어 낼 자신도 없고요.
뮤직비디오 작업이 그 곡, 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를 해야 하고, 촬영도 촬영이지만 편집이 진짜 힘들거든요. 며칠 밤도 새고. 곡을 듣고 비디오를 구상했을 때 진짜 멋있다. 재밌겠다. 고생을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안 생기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못할 거 같아요.
힙 : 뮤직비디오 외에도 앨범 커버 아트를 직접 맡아서 했어요. 원한다면 아메바컬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직접 소화를 하였다는 게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제 : 제 앨범이니까요. 그리고 중요한 건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제가 다 하고 싶어요.
힙 : 아트워크나 영상 편집 같은 부분은 특별하게 교육을 받았나요?
제 : 아니요. 프로그램도 아주 기본적인 것 말고는 잘 다룰 줄 몰라요. 그냥 내 마음에 들게 해놓은 거예요.
힙 : 뮤직비디오 이야기가 나온 만큼 '찌찌뽕' 이야기를 이어서 해볼게요, 싱글 '찌찌뽕'이 공개되고 많은 논란이 있었죠. 이제 곡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가 큰 부분을 차지했죠.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힙플 뉴스의 누적 조회 수는 약 16만 클릭이다.) 가장 많이들 궁금해 하는 부분인데 어떠한 의도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지?
제 : 전 여자 가슴 만지는 걸 좋아해요. 노래 제목이 찌찌뽕이고 뮤직 비디오에도 실제 여자를 섭외해서 찌찌뽕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중요한 의도는 제가 좋아서, 재밌을 것 같아서, 하고 싶어서 한 거예요.
힙 : 영상이 공개되면, '논란이 생길 수 있겠다.'이런 생각도 했을 텐데.
제 : 당연하게 생각을 했죠. 이런 느낌의 뮤직비디오가 한국에서는 없었잖아요. 처음 이었고 논란이 일어날 거라고 당연히 알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내가 만든 노래와 영상에 대해 뜨겁게 반응하는 모습을 기대했고 실제로 반응하는 모습에 재밌었어요. 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관심을 끄는 걸 좋아해요. 친구들이랑 조용히 있다가도 갑자기 소리 질러서 놀라는 표정 보는 게 재밌고 신 나요. (웃음)
사람마다 놀라는 순간 표정이나 반응들이 다 달라서 재밌거든요. 같은 느낌으로 찌찌뽕 내고 나서 반응들 찾아보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많은 반응 와중에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고요. 음흉한 의도와 자유로운 느낌 즐겨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힙 : 그럼 이 영상 공개에 대해 아메바컬쳐에서는 반대가 없었나요?
제 : 반대는 없었어요. 아메바컬쳐는 앨범에 대해 모든 진행을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줬어요. 반대로 아메바컬쳐의 이미지를 제가 많이 깎아 먹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개코 형님이 제 찌찌뽕 영상을 리트윗했다가 아예 가족 단위로 욕을 먹으셨어요. 리듬이 까지... 근데도 형님은 자기 신경 쓰지 말고 제이통이 짱이니까 하고 싶은 대로 밀어 붙여버리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이 문자 받자마자 저장해서 아직도 폰 사진첩에 있어요. 볼 때마다 용기를 얻고 힘을 얻어요. 개코 형님 감사합니다. 날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는 아메바컬쳐 식구 감사합니다. 온 힘을 다해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힙 : 알겠습니다. 그러면 공개될 당시에 바로 더 이슈가 되었던 부분이 영등위의 '인터넷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제' 실시 하루 전에 공개되어 더 큰 이슈를 몰고 왔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 : 그 법 시행이 8월 18일 맞죠?
힙 : 네. 뮤직비디오가 바로 전날인 17일 날 공개되었으니까요.
제 : 네 바로 전날 공개했는데, 법이 인터넷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제'잖아요. 사실 찌찌뽕은 그 법이 시행 되도 예상 앨범 발매일 근처에 맞춰 심의 넣어서 19세 달고 나올 수 있는 뮤직비디오란 말이에요. 근데 왜 굳이 하루 전에 냈느냐면 그냥 싫었어요.
누가 창작물에 등급을 매겨요. 소도 아니고. 웃긴 게 뭐냐면 한 달에 400개 500개가 넘는 뮤직비디오 예비심사를 단 3명이 처리한대요. 그 3명 중 1명은 최근에 그만두었대요. 코미디에요. 심의비도 있더라고요. 내 돈 들여 만든 뮤직비디오를 또 내 돈을 내고 심의 넣어 등급을 받는 거예요. 게다가 사전 심의제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벌금 2000만 원 내야 한대요. 실제로 사람을 치어 죽일 수 있는 음주운전보다 더 크게 벌 받는다고요. 말이 안 되잖아요. 물론 찌찌뽕은 제가 봐도 19금이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법 들고 나온 문화관광부, 영등위를 거쳐 나오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싫어서 예상 앨범 발매 일정 다 무시하고 8월 18일 하루 전에 냈어요.
그리고 사전 심의제 여파와 물려서 찌찌뽕이랑 영등위가 이슈가 되어 많은 사람이 이 법에 대해 알았으면 했어요. 짜증나고 답답해요. 계속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는 공연포스터, 앨범 자켓, 공연 티켓 까지 검열 할 걸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아요. 이제는 야동도 마음대로 못 보잖아요. 자기 성격대로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여성부, 문화 관광부, 영상물등급위원회 무슨 부 무슨 위원회 다 싫어요. 뉴스 보니 문화관광부 한 공무원은 노원에 나이트클럽 가서 집단 성폭행했던데. 남 꺼 신경 끄고 자기 관리나 잘하라고 그래요.
힙 : 그렇군요. 본격적인 앨범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앨범 역시 지난 EP의 연장선 적인 느낌이에요. '부산', '3세대 힙합'등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뮤지션의 캐릭터 설정이나 확고한 방향성 노출이라는 부분은 긍정적이나. 두 앨범 연속으로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담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제 : 부담 없었어요.
힙 : 가장 잘할 수 있는 거니깐?
제 :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작년에 나온 게 EP 잖아요. 이번엔 제 정규 1집이에요. 내 정규 앨범은 진짜 저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앨범 이름부터 '모히칸과 맨발'이잖아요. 그냥 저 자신이란 말이에요. 저 자신이 앨범의 주제니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택했죠.
힙 : 제이통은 '너무 한정된 주제로 곡을 만드는 게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어요. 사실 이번 앨범에 '취해 부르는 노래'같은 경우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줬잖아요. 아마도 기존 곡들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러지 않을까 하는데? 앞으로 공개할 작업물에 대해서는 새로운 모습도 많이 구상하고 있는지?
제 : 아직 제 공식적인 작업물은 아직 EP, 1집 합쳐서 14곡도 안 돼요.(웃음) 기대해주세요.
힙 : 그렇죠. 근데 정규 앨범이 인터루드, 스킷 포함해 딱 10곡이에요. 첫 정규인 만큼 좀 더 많은 트랙을 기대한 팬들도 있었을 텐데 좀 더 많은 트랙을 실을 생각은 없었나요?
제 : 네. 쓸데없이 곡이 많을 필요가 없었어요. 내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 내 성격,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 부산, 그 부산을 대표하는 야구, 사랑하는 내 가족과 친구, 내 크루 제 정규 1집 '모히칸과 맨발'은 내가 누군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힙 : 인터뷰 초반에도 말했지만, 앨범 대부분은 트랙이 락과 힙합이 접목된 사운드로 구성되었어요. '혼란속에 형제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처링이 모두 비 힙합 뮤지션인데 예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건가?
제 : 일단 '구구가가'랑 '개판'은 꼭 락으로 편곡하고 싶었어요. '구구가가'의 로다운30(LOWDOWN30)형들 같은 경우는 재작년에 락이랑 힙합이랑 콜라보 하는 공연무대 섭외 받고 처음 뵙게 되었는데 그때 모습을 보고 완전 뻑갔죠. 로다운30이 표현하는 남성적인 올드함, 중후하고 풍부하고 밀도 있는 사운드. 제가 완전히 반해서 쫓아다니고 인연을 이어갔죠. 로다운30의 사운드나 바이브가 그냥 내가 원하는 구구가가의 모습이에요.
'개판'은 애초에 노브레인(NOBRAIN) 형들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개판'이라는 곡이 가진 에너지를 받아낼 수 있는 밴드는 한국에 노브레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곡 다 너무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힙 : 타이틀곡 '사직동 찬가'의 프로듀서가 벤(VEN)씨에요. 벤 씨도 원래 락적인 느낌의 곡도 많이 쓰나요?
제 : 아뇨. 제가 이런 느낌을 좋아하니깐 만들어 주셨죠. 벤 형이 대학교에서 기타 전공이에요. 형이 쓴 곡들을 듣다가 그냥 이거는 내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힙 : 그렇군요. 지난 EP 인터뷰에서 펑크 사운드를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에 '펑크의 뜻도 모르고 펑크의 요소도 뭔지 잘 모른다.'라고 하였는데. 이번 앨범은 펑크적인 색깔이 더 강해졌어요. 더구나 '개판'과 '구구가가'는 해당 장르의 베테랑 뮤지션과 함께 하였고요.
제 : 부끄럽지만 사실 지금도 펑크가 뭔지 잘 몰라요. 제 모든 작업은 '와 멋있겠다 와 재밌겠다 와 하고 싶다' 해서 하는 거예요.
힙 : '개판'과 '구구가가'가 단순 보컬 피처링이 아닌 사운드를 재창조하고 그 밴드 사운드에 제이통이 녹아드는 작업물이에요. 특히 노브레인과 함께한 개판이요. 아마도 기존 작업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제 : 많이 달랐죠. 일단 컴퓨터로 찍는 미디작업이 아니었어요. 직접 만나서 '형 이렇게 쳐보죠, 저렇게 쳐보죠' 그럼 형은 '이런 건 느낌 어때? 저런 건 느낌 어때?' 이런 식으로 직접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었어요. 훅 멜로디 라인도 2~3개 만들어 성우형 찾아가서 이렇게 하면 어때요? 물어보면서 모든 것들을 밴드 멤버 형님들과 직접 만나서 함께 작업했죠.
힙 : 북클릿에도 사진이 있지만 노브레인, 로다운 30 밴드 멤버들이 외적으로 강하게 생기셨잖아요. (웃음) 겉보기와는 다르다 이런 부분도 있었는지?
제 : 로다운30 형들 노브레인 형들 모두 진짜 순수해요. 겉보기에는 두 밴드 모두 그냥 깡패잖아요.(웃음) 근데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때, 자신의 악기들을 연주할 때, 형들 표정들을 보면 그냥 진짜 아기에요. 좋아하는 것을 순수하게 하며 재밌어하는 애기들. 이런 멋진 형님들과 같이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에요.
힙 : 그러면 앞으로도 락 뮤지션들하고 콜라보를 이어갈 생각이 있는지 ?
제 : 당연하죠. 락 음악은 힙합만큼 멋있어요. 그리고 아직 저는 25살이에요. 기회가 많이 있잖아요. 저는 언제나 좋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힙 : 이제 '사직동 찬가'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앨범 중 음원 사이트에서 유일하게 '19세 미만 청취불가'가 아닌 트랙이에요. (웃음) 예상은 했나요?
제 : 웃긴 게 '4번타자 이정훈(SKIP)'도 19세에요 (웃음). 그 스킷에 들어간 내용이 '빠바밤빠바밤 4번 타자 이정훈' 이게 다에요. 근데 19세에요. 그리고 '등장(INTERLUDE)'이 트랙은 가사도 없고 음악만 있는데 19세고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힙 : 그러게요. '개판', '구구가가'는 EP하고도 겹치는데 EP에는 19세 미만 처리가 안 돼 있어요. (웃음)
제 :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요. 여성부에 찍혔나 보죠 뭐. (웃음)
힙 : 딱히 서운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나요?
제 : 그런 것도 없어요. (웃음) 드는 생각은 앨범을 딱 처음 받아봤는데 파란 하늘 위에 제가 뛰고 있는 모습이 있고, 그 자켓 위에 '19세 미만 청취불가' 빨간 스티커가 붙어있으니깐 색깔이 굉장히 어울리더라고요 (모두 웃음).
힙 : 그렇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야구광이에요. 개인적으로 '사직동찬가' 같은 경우는 야구장에서 울려 퍼지면 진짜 멋있겠다 생각이 드는데 내심 기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제 : 사실 (롯데에서)빨리 연락이 왔으면 좋겠어요.(웃음).'사직동찬가' 준비하면서 고생을 엄청 많이 했어요. 뮤직비디오도 작년 플레이오프부터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찍으러 다니고 편집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부산을 위해서 이렇게 했단 말이에요. 빨리 연락주세요.(웃음)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제가 '사직동찬가' 만들고 뮤직비디오 완성하자마자 그 다음 날 롯데 유니폼 풀 세트를 쫙 갖춰 입고 벅와일즈 친구들이랑 같이 사직구장에 제가 찾아갔단 말이에요. 근데 입구에서 막혔어요. 입구에서 내가 제이통이란 사람이고 롯데 자이언츠를 위해서 뮤직비디오랑 음악을 만들었다 이거 어디로 올라가야 되나 마케팅부가 어디냐 거기로 좀 올라가게 해 달라 하니까 보안요원은 관심도 없고 저를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약속을 잡고 오셔야 됩니다 이렇게만 말하고. 그래서 제가 약속을 잡으려고 구단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아요. 아메바컬쳐에서 전화해도 안 받아요. 그냥 연락이 안 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빨리 [email protected] 으로 연락주세요.
힙 : 시도는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군요.
제 : 네. 전화가 안 돼서 다시 구장 가서 곡을 전달하러 왔다 하니깐 보안요원은 '약속 잡고 오세요.'(웃음) 서운하고 좀 슬펐어요.
힙 : 앞으로도 계속 노력은 하실 거고요?
제 : (롯데의)연락을 기다려야죠.(웃음) 빨리 사직동찬가가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한테 퍼져서 많은 부산사람들이 기뻐했으면 좋겠고, 나아가서는 우리 부산 야구의 독특한 응원 문화와 멋을 전국에 알렸으면 좋겠는데 제 개인의 힘으로는 부족하죠. 그리고 뮤직비디오에 초상권이 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음원 사이트 한 군데도 못 나가고 있어요. 아쉬워요.
힙 : 뮤직비디오 초상권이라면?
제 : 거기(사직동 찬가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사람들의 초상권이죠. 뭐 김밥 파는 할머니나 막 술 먹고 소리 지르는 아저씨나 응원하는 애기들. 심의를 받으려면 그거에 대한 초상권에 대한 확인서가 다 있어야 된데요. 직접 찾아가서요. 근데 내가 일일이 그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요. 아쉬워요 진짜 공을 진짜 많이 들였고 박자에 맞는 연출, 내가 생각한 부산야구의 모습들을 다 충족시키는 뮤직비디오인데 아쉬워요.
힙 : 야구팬이자 힙합 팬으로서 꼭 야구장에서 플레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다음 곡 이야기해 볼게요. 앨범 구성상 가장 점잖은 노래인 '취해 부르는 노래' 앨범 구성상 가장 튀는 노래로 느껴져요. 이런 스타일이 앞으로 제이통이 보여줄 모습 중의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 곡을 작업하게 된 계기 그 곡을 수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제 : 작업, 수록하게 된 계기는 자꾸 말했듯이 '제가 좋으니깐'이에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 안 해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다 보여줘 버리면 음악인의 인생은 끝난 거죠. 저는 어떤 느낌도 낼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힙 : 얼마든지 준비는 돼 있다?
제 : 그렇죠. (웃음)
힙 : 팬 분들이 남겨준 질문을 해볼게요. 트랙리스트 공개 후 제목만으로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혼란속의 형제들'에 관한 질문인데요. "IK 첫 오피셜 트랙인 만큼 더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하길 바란 팬들도 있는데. 소수 인원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ID : nnebba, vndgus55 외)
제 : 원래 생각했던 사람은 쌈디 형이랑 지노 형이랑 센스 형이 있었는데 센스 형이 안 좋은 사건이 있고 나서 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함께 작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센스 형이 빠지고 작업 되었어요. 결과적으로 센스 형이 빠져서 아쉽지만 제가 생각한 대로 멤버들이 잘 해주신 거 같아요. 참여 진이 좀 적나요?
힙 : 아마도 첫 오피셜 트랙인만큼 더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하길 바랐다. 이런 반응 아닐까요? 빈지노씨도 랩이 아닌 훅으로 참여했잖아요. 그 부분에 많은 아쉬움을 느낀 거 같아요.
제 : 그러면 뭐 다음 단체 곡에는 그런 느낌으로 해보겠죠.
힙 : 혹시 준비하고 있는 트랙이 있나요?
제 : 아니요 아직은 없습니다.
힙 : 알겠습니다. 지난 인터뷰도 마찬가지지만 앨범 전체가 굉장히 이제 사운드적인 부분이 신경 쓰신 만큼 짜임새가 있어요. 그만큼 랩 적인 부분도 되게 짜임새가 눈길이 가요 그 뭐 이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노력하신 부분이 있을 것이고 팬들이 들을 때 더 중점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 : 저는 녹음할 때도 진짜 저는 모든 것을 쏟아서 그냥 병신처럼 미친놈처럼 한단 말이에요. 일단 저는 녹음할 때 모든 옷을 다 벗어야 해요. (웃음) 실제로요. 빨가벗어야 해요.(웃음) 참 병신 같지만, 그때 제일 집중이 잘 돼요. 그리고 곡을 자세히 들어보면 알겠지만 곡에 애드립이 많아요. 전 곡에 어울리는 기발한 외침이나 애드립이 생각나면 바로 녹음을 해야 해요. 제가 녹음할 당시에 당산 기석이형 집에서 지냈는데 녹음 하는 데가 논현동이란 말이에요. 녹음한 거 모니터하다가 재밌는 애드립이나 추임새가 생각나면 저는 그 생각난 애드립이랑 추임새 녹음. 그거 하나 하러 논현동까지 가요. 그 다음 날이 현정 형님 바쁜 일정 와중에 힘들게 잡은 믹스인데도 불구하고 믹스 미루고 녹음하러 간단 말이에요. 자세히 들으면 들리는 재미있는 애드립이 많아요. 랩 녹음도 두말하면 잔소리에요. 제가 오케이 할 때까지 한 거예요. 완벽해요. 들으면 사람들이 알 거라고 생각해요 이 변태 같은 놈이 얼마나 녹음을 정성 들여 했는지.
녹음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는데 제 녹음을 받아주시는 분이 여성분이세요. W스튜디오에 은숙이 누나라고. 아까 말했다시피 저는 녹음할 때 빨가벗어야 되요. 녹음할 때 어떤 팔 길고 키 큰놈이 오더니 옷을 모조리 싹 다 벗어버리고 (웃음) 그것도 이상한데 녹음이 '찌찌뽕'이었죠. 인트로가 '유BOSS (토론) 2022년 4월 24일 (일) 15:43 (KST)방!!!!'이에요. (모두 웃음)
제 삼자가 보면 완전 이상할 거예요. 녹음실을 보면 녹음실에는 발가벗은 놈이 큰소리로 유방이라고 소리치고 있고, 근데 녹음을 받아주는 사람이 여자니깐(웃음).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찌찌뽕 녹음할 당시에는 이제 녹음 오래 하고 친해지다 보니깐 누나가 "아까 유방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좀 더 힘을 실어서 해보면 좋을 것 같아"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모두 웃음)
재밌었던 거 같아요. 진짜 최고급 시설에서 녹음했거든요. 마이크가 3천만 원짜리래요. 녹음하러 들어가서 누나 저 옷 좀 벗고 시작할게요 하면 옷 벗는 소리까지 다 잡히는 마이크요. (웃음) 진짜 프로당 엄청난 가격에 저는 녹음을 했어요. 너무 좋았어요.
힙 : 두 번째 팬 질문 입니다. 게시판 통해서 가장 많이 올라온 질문이에요 "초기 데뷔 시절과는 래핑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ID : hyj2679, 912367l, dlstjq12, ilovescv, jklcis 외)
제 : 계기가 있죠. 처음 랩을 시작했을 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겠다가 아니고 어떻게 발음하면 좀 더 멋있게 들릴까를 고민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깐 이건 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인데 내가 써놓고도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발음이 신기하고 좋게 들리면 저는 그걸로 만족했었거든요. 순간 재미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아예 반대로 한 글자 한 글자 들었을 때 전달이 확실하게 처박히는 그런 느낌을 연구 한 거 같아요. 재밌어요. 제 앞으로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저도 아직 모르지만 뭐가 됐든 간에 더 멋지고 더 재밌는 모습일 거예요.
힙 : 약간 다른 질문 해볼게요. 지난 인터뷰에서도 말한 것처럼 부산 로컬씬 활성화를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이후에 변한 부분이 있는지. 실제로 트위터 통해 연락해 달라고도 했잖아요.
제 : 네. 제가 직접 부산에 있는 크루들 연락해서 한곳에 모으기도 했고 다 같이 모여서 공연도 한번 했는데 제 생각만큼 열심히 하려는 친구들을 저는 못 봤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수준 자체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낮았어요. 그냥 그때 모인 친구들은 지금도 연락하는 몇 명 빼고는 그냥 저 구경하러 왔었나 싶기도 하고… 쉽지 않더라고요. 공연장 대관도 음향이 만족스러운 곳이 없어요. 제가 지금 부산 쇼케이스를 준비해야 되는데 아직 어디서 해야 할지 못 정했어요. 이러다가 서울에서 먼저 할 수도 있어요.
힙 : 'SouthTown Show'를 주로 했던 클럽 쉐이커(The Shaker)도 문을 닫았죠?
제 : 네 안타까운 얘기인데 사장님이 쓰러지셨어요. 그것도 힙합공연 어글리정션 진행하시다가 과로로 쓰러지셔서 아직 못 일어나고 계세요. 부산 공연 문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와주셨고 저희 벅와일즈에게 진짜 소중한 형님이세요. 어서 일어나셔서 저희와 다시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보고 싶어요.
- The Shaker는 부산에서 열리는 다양한 힙합 공연을 기획/지원하며 부산 로컬씬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클럽 중 하나였다. 지난 2012년 6월 9일 열린 'Goodbye The Shaker - SouthTown Show Vol.5' 공연 끝으로 문을 닫았다.
힙 : 아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앞으로도 부산 로컬씬을 위해 더 노력하시겠지만 더 특별히 준비하시고 있는 게 있는지.
제 : 부산에서 만족스럽게, 서울 못지않게 입장료 안 아까운 퀼리티 있는 정기적인 공연을 진행해 부산공연문화를 이끌고 싶어요. 그리고 제 음악에서 계속 부산을 대표하고, 계속 멋있어져서 음악 하는 부산사람들한테 더 큰 자극이 되는 게 지금 제가 부산씬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힙 : 부산에도 아직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는 실력 있는 루키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한테 제이통이 직접 겪은 은 경험을 담아 '서울에 올라와서 경험을 쌓아라, 또는 실력만 있다면 부산에서 충분히 활동 할 수 있다.'라는 조언을 한다면?
제 : 사실 서울로 상경하는 게 제일 좋죠. 공연, 녹음, 믹스, 마스터 즉 음악 일을 진행하는 모든 시스템이 서울에 있어요. 돈도 진짜 많이 들죠. 제가 20살 때부터 서울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까지 차비로만 천만 원 넘게 쓰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앞으로 음악에 더 집중하고, 일들을 빠르게 진행하려면 상경 하는 게 정답인데 못 할 거 같아요.
근데 저는 가족, 친구들도 다 부산에 있고, 그리고 내 음악 들어 본 사람은 다 알잖아요. 저는 부산을 너무 사랑해요. 서울 살면 정신병 날걸요. 저같이 이상한 성격이 아닌 친구들이 진짜 자신 있고.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는 음악으로 뭔가 보여주고 싶다면 서울로 상경하는 게 좋은거 같아요. 부산의 제이통이 이렇게 나서서 서울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게 웃기네요. 음악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서울이 부러워요.
힙 : 세 번째 팬 질문 입니다. "IK의 멤버, 벅와일즈(Buck Wilds)의 리더로서 IK와 벅와일즈의 앞으로의 계획에 궁금합니다."(ID : sarokim 외)
제 : 멤버 각자가 자기 계획대로 열심히 하는 거겠죠. IK도 그렇고 벅와일즈도 그렇고 크루자체가 리더의 지휘 아래 무언가를 하는 크루가 아니에요. 레이블이 아니란 말이죠. 그냥 성격이 맞고 함께 있으면 즐겁기 때문에 같이 있는 거죠. 계획은 각자 다 생각하고 있겠죠. 저는 그냥 그것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힙 : 그러면 컴필레이션 앨범같이 크루 단체 작업물을 구상해 본적이 있나요?
제 : 구상을 해봤는데 진행이 잘 안 되더라고요. 때가 되면 나오겠죠.
힙 : 아직 까지 수면위에 나오지 않았지만 추천해주고 싶은 루키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제 : 벅와일즈안에 다 있어요. 진심으로. 한국힙합의 미래는 벅와일즈안에 다 있어요.
힙 :최근 들어 많은 분 혹은 적은 분의 의견일 수 있는데요 '한국힙합이 죽고 있다. 또는 이전과 다르게 들을 만한 노래가 없다'라는 피드백을 주는 리스너들도 있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제 : 재미없는 시기가 분명히 있었지만 지금 다르잖아요. 멋진 거 많이 나오고 있어요. 들을 만한 노래가 없어서 한국 힙합이 망하고 있다는 소리는 개소리에요. 진짜 망하고 있는 거는 음악 시장이에요. 앨범 사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있어요. 현실을 얘기해볼게요.
제 앨범 아트웍은 페이지 수가 기본 앨범에서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20페이지로 완성되었어요. 전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간에 마음에 들 때까지 공들여서 작업했고, 사운드 관련 녹음, 믹스, 마스터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간에 마음에 들 때까지 공들여서 작업했어요. 그리고 뮤직비디오 '찌찌뽕', '사직동찬가' 마찬가지로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간에 마음에 들 때까지 공들여서 작업했어요. 그래서 총 제작 기간이 1년 4개월 걸려 앨범이 나왔죠.
자 이제 앨범이 나왔어요. 제가 일 년 공들어 만든 사운드를 많은 사람들이 사운드가 손실된 음원인 'MP3'로 들어요. 그리고 제 앨범을 음원으로만 구매한 사람들은 제 앨범 아트워크가 어떤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죠. MP3 한 곡 다운 받으면 가격이 600원인데 이리 떼이고 저리 떼이고 나한테 떨어지는 음원료는 한 곡에 약 60원이에요.(* 재재 정액제 이용시 할인율에 대한 부담은 창작자인 뮤지션이 가지게 된다.) 그리고 한 달에 3,000원만 내면 내 앨범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있고요.
'찌찌뽕' 뮤직비디오는 삭제 되서 야동사이트에서 찾아야 볼 수 있고, '사직동 찬가'는 초상권 때문에 음원 사이트 한 군데도 못 걸려요. 지금 현실은 진짜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19금이 아닌, 사람들의 귀에 빨리는 예쁘고 착한 가사와 달달한 멜로디의 노래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지금 현실이란 말이에요. 이런 현실을 잘 알지만 왜 현실을 정 반대로 무시한 이 '모히칸과 맨발'이라는 앨범에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일 수 있었고, 사운드에 2천만 원이나, 아메바컬쳐의 투자금, 즉 빚을 지고서라도 쓸 수 있었냐 하면, 오로지 제 만족이에요. 제가 재밌으니까요. 그 어떤 누구 앞에서도 나는 모히칸과 맨발의 제이통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렇게 내 앨범에 자신 있고 만족하는 거 보면 전 진짜 변태인가 봐요.(웃음)
아무튼 제가 생각 했을 때는 현재 앨범 시장은 망했고, 창작자들은 '어떻게 해야 멋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많이 팔릴까'를 고민해요. 이런 현실에서 절 좋아해 주시고 제 앨범을 사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항상 흰색 페인트 마카를 들고 다녀요. 제 음반을 구매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트워크 맨 마지막 페이지 보시면 검정색으로 그냥 비워뒀는데 거기에 사인하려고 일부러 비워뒀어요. 인연이 되어 공연장이든, 길거리든, 저를 만나 제 앨범 내밀면 그 어떤 장소에서라도 사인 해드리고 고맙다고 말할 거.
저한테 돈보다 중요한 건 당신들이 나에게 보여주는 마음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힙 : 기대가 되네요. 이제 인터뷰 마지막 질문이네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준다면?
제 : 공연이죠. 전 공연을 좋아해요. 남김없이 쏟아 붓고 난 뒤의 그 꽉 차고 충만한 느낌. 공연하면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죠. 또 제가 공연을 말도 안 되게 잘하거든요. 장르를 떠나서 무대 위에서 나 같은 느낌으로 쏟아내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통해서 말하고 싶어요. 저를 공연 섭외하세요. 그 무대가 제가 생각했을 때 재밌겠다 싶은 무대면 그 어떤 무대든 간에 다 죽여 버릴 수 있어요. 공연이 현실에서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큰 수입원이기 때문에 페이는 좀 비싸요.(웃음)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대신 안변하고 내가 원하는 음악 계속할게요.
인터뷰 | 최현민 ([email protected])
자료 제공 | JTONG, 아메바컬쳐
관련링크 |
제이통 트위터 ( | http://twitter.com/…
아메바컬쳐 트위터( | http://twitter.com/…
11 Comments 최영재
2012-10-26 19:11:52
아 진짜 존나 멋있다
Layer
2012-10-26 20:53:11
제이통 진지한 모습 볼수있어서 좋네요 앞으로 좋은 노래 많이 들려주길 ㅋ
김춘범
2012-10-26 22:10:05
제이통 진짜 멋지다!! 2집은 지금의 딱 2배만 폭발시키길 ㅋ
오십전
2012-10-26 23:08:03
아.. 선댓 후 감을 깜박했네..부산마초제 이통 때매 내가야구점퍼에 빠졌지....
최해솔
2012-10-27 00:41:20
사운드에 대한 집착 멋지다2022년 4월 24일 (일) 15:43 (KST)BOSS (토론)
romanz
2012-10-27 16:02:48
대박사건... 레알이다 레알
허정우
2012-10-28 01:40:12
리얼 스웩
임현택
2012-10-29 15:32:27
좋은 인터뷰에 댓글이 적어 아쉽네요^^ 제이통 응원합니다. 흥해라 제이통!!!!!!!!!!!!!!!!!!!
적투어
2012-11-01 16:00:54
정말 멋있네요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새알
2012-11-01 17:54:31
힙플인터뷰 오랜만이다 ㅠ ㅋ
Waker
2013-02-03 21:09:13
와.. 진짜 멋있다 제이통..
via https://hiphopplaya.com/g2/bbs/board.php?bo_table=interview&wr_id=2310&page=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