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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i Minaj - Pink Friday

황순욱 작성 | 2010-12-12 15:2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27,087 View

Artist: Nicki Minaj   
   
Album: Pink Friday

Released : 2010-11-19

Rating : RRR

Reviewer : 황순욱








어느 자리에서나 ‘미친 존재감’을 뽐내는 니키 미나즈(Nicki Minaj)의 데뷔 앨범 [Pink Friday]는 예상대로 그녀의 자신감과 익살로 가득하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을 기대했는가?’이다. 우리는 그녀에게 발칙하고 거친 한바탕을 요구했는데, 정작 벗겨보니 너무 순진하다. 물론, 몇몇 트랙에서는 폭발적인 야성이 드러나지만, 예상치 못한 비트들이 이어질 때는 생경함마저 느껴진다. 앨범을 듣는 동안 몇 번의 의아함과 안도가 교차했다면 적당한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기대했던 그것은 아니다.

이런 기분은 “Your Love”가 공개되었을 때 이미 한 차례 느낀 바 있다. 물론, 예쁜 음악이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나는 이 음악이 그녀의 캐릭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에 게스트로 출연해 주연마저 휘어잡는 그녀를 보았다면,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 마음은 후속곡 “Right Thru M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에미넴(Eminem)을 동반한 프로모션 싱글 “Roman‘s Revenge”가 공개되자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스위지(Swizz Beatz)의 베이스와 퍼커션이 난무하는 비트 위에 토해내는 미나즈의 랩은 그녀에게 요구했던 그대로였다. 물론, 에미넴의 퍼포먼스야 두말할 필요도 없고.

칸예가 멀티플 라임으로 열심히 지원사격하는 “Blazin`”은 미나즈가 왜 이 씬의 퍼스트레이디인지를 증명하는 트랙이다. 속공과 변칙공격을 번갈아 구사하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녀의 파트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미나즈식의 레시피로 진행된다. 직접 깔아놓은 후렴구와 호흡을 바꾸어 가속도를 붙이는 플로우, 그리고 만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억양, 이들의 적절한 혼합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이어지는 트랙 “Here I Am”도 이런 분위기를 잘 이어받았다. 스위지의 전성기가 떠오르는 비트와 예상치 못한 미나즈의 담백한 연출이 담겼는데, 곡을 여러 방식으로 해석하는 그녀의 능력이 놀랍다.

“Save Me”는 칸예의 [808s & Heartbreak] 이후, 진행되는 하나의 트렌드에 가까운 음악이고, “Moment 4 Life”는 드레이크(Drake)와 합을 맞추었는데, 앞으로 몇 년간 이 바닥을 지배할 두 뮤지션의 조합이라는 점만으로도 관심이 간다. 여기에 기발표 곡이긴 하지만, 윌아이엠(will.i.am)이 저 유명한 버글스(The Buggles)의 "Video Kill The Radio Star"를 샘플링하여 어깨에 힘을 빼고 만든 “Check It Out”도 즐기기에 나쁘지 않다. 그의 시도가 안일하긴 해도 대중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앨범 곳곳에서 문제점이 보인다. 우선 리안나(Rihanna)가 참여한 “Fly”에서 미나즈는 주도권을 잃어버린다. 오히려 [Loud]에 포함되는 것이 더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 또한, “Dear Old Nicki”는 괜찮은 의도에서 출발했겠지만, 뻔한 전개와 식상한 코드로 뭉쳐 있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Last Chance”에는 영국의 나타샤 베딩필드(Natasha Bedingfield)를 초대했지만, 좋은 구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미나즈가 특유의 매력으로 어필하지만, 곡 자체가 너무 진부하다.

문제는 성(性) 정체성이다.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여성은 언제나 소수였고 그녀들이 화제가 됐던 것은 그런 요소와 결합해서였다. 하지만, 미나즈의 실력과 스타일은 여성 어드밴티지 없이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 앨범의 많은 부분에서 그녀는 ‘여성’적 사운드를 과도하게 끌어들였고, 그것을 울퉁불퉁하게 배치했다. 예를 들면, 오히려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앨범에 수록되는 편이 더 어울릴 법한 그런 음악들을 말이다. 어쨌건 여전히 힙합의 감성은 지독히 남성적이고, 미나즈는 그것을 충분히 잘하는데 왜 이런 혼란스러운 선택을 해야 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녀는 지금 최고의 ‘여성’ 힙합뮤지션이 될 것인지, 최고가 될 것인지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앨범 감상 시 필자의 트랙별 감정 기복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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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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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ic
Vasic (2011-01-05 19:28:40 / 115.139.158.**)추천 0 | 비추 0
Monster에서의 랩을 듣고 한껏 올라간 기대치를 다 충족시킬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Roman's Revenge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에미넴도 제 몫을 충분히 해줬고요.
블랙베리
블랙베리 (2010-12-20 15:06:24 / 211.252.203.**)추천 0 | 비추 0
소음공해라니^^;; Roman's Revenge의 드라마틱하고 공격적인 도입부는 감탄스러웠어요. Did It On'Em은 롤링스톤즈 올해의 노래 50개 중에 하나로 꼽혔던데.. 가사도 재치있고 ㅋㅋㅋ Your Love나 Check On It같은 곡은 맘에 안들지만..
사도
사도 (2010-12-18 18:59:30 / 76.168.202.**)추천 0 | 비추 0
그래프,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이정환
이정환 (2010-12-17 04:53:42 / 66.128.140.**)추천 0 | 비추 0
레모야 니가 좋아하는 구찌가 이시대에 최고의 소음공해란다
s.a.s
s.a.s (2010-12-16 22:08:39 / 175.113.194.***)추천 0 | 비추 0
솔직히 실망했어요.
손민혁
손민혁 (2010-12-15 23:44:34 / 118.218.155.***)추천 0 | 비추 0
kanye monster 포스가 나오는 곡이 별로 별로 없다는게 너무 아쉬움
저곡 들으면서 진짜 뜨악소리냈는데
유남쌩
유남쌩 (2010-12-15 05:53:22 / 68.46.2.***)추천 0 | 비추 0
감정기복그래프ㅋㅋㅋㅋㅋ
팬더는멍들지않아
팬더는멍들지않아 (2010-12-14 16:33:56 / 114.203.38.**)추천 0 | 비추 0
did it on'em 소음 공해는 아니던데요 사람 마다 좀 갈리는군요 블레이징은 진짜 대박

랩이 미쳤어요
휘프로스
휘프로스 (2010-12-14 16:09:18 / 98.155.4.***)추천 0 | 비추 0
미국 팝씬의 특성상 더욱 1집에서 시원하게 터뜨려줘야 됐었는데.. 아쉬워요..
정재영
정재영 (2010-12-14 15:31:45 / 211.222.118.***)추천 0 | 비추 0
칸예앨범에 피쳐링한 노래는 어땠나요?
co.wic
co.wic (2010-12-14 08:29:22 / 82.8.219.**) 삭제추천 0 | 비추 0
첫 정규앨범에 이만큼 어울리는지 아닌지 얘기가 나오는 건 데뷔앨범도 내기 전부터 이미 대중들에게 캐릭터가 확실히 인식됐다는 거니까요. pink friday란 타이틀 공개됐을 때부터 좀 불안했는데, 저도 필자님이 재밌게 들으신 곡들이 니키한테 맞는 옷이라는 입장이라서 저 그래프 비슷하게 들었어요^^. 칸예 몬스터에서 전설들이랑 맞짱뜨던 여장부 니키의 캐릭이 좀 아쉽네요.아직 데뷔 앨범이니까 다음 앨범을 더 기대해 봅니다. 글 잘 봤습니다.
예동
예동 (2010-12-14 04:32:40 / 121.130.120.***) 삭제추천 0 | 비추 0
인기도 좋았고 화제도 모았는데 때문에 본인의 부담이 너무 커져서 이도 저도 아닌 앨범이 나온듯합니다. 커머셜한건 너무 대놓고해서 재미가 없고 작정하고 한건 좋지만 그간 만들어 놓은 캐릭터와는 어울리는 트랙이 별로 없었던 느낌이 들더군요.
휘프로스
휘프로스 (2010-12-14 03:55:18 / 98.155.4.***) 삭제추천 0 | 비추 0
피쳐링으론 필자님 말씀대로 돋는 거친 실력을 보여줬지만 본 앨범에선 역시 여성랩퍼의
한계와 여자라는 stereotype을 베이스로 프로듀싱이 되는등의 모습을 보여준 안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요새 그녀가 뜨는 이유는 오랜만에 등장한 힙합씬의 섹시하고 독특한 여성랩퍼란 점이
신선한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young money에서 열심히 밀어붙이는것 같아요.

여하튼 아쉽습니다. 제 2의 missy elliott 대모님이 되려나 했는데..
CloudPark
CloudPark (2010-12-14 03:31:55 / 180.67.43.**) 삭제추천 0 | 비추 0
did it on'em 개인적으로 비트 죽인다고 생각했는데...
아 물론 제가 독특한 걸 좋아하는 취향이긴합니다
CloudPark
CloudPark (2010-12-14 03:30:41 / 180.67.43.**) 삭제추천 0 | 비추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프에서 빵 ㅋㅋㅋㅋㅋㅋㅋ 그래프 리뷰 재밌네요 ㅋㅋㅋ
힙학자
힙학자 (2010-12-14 02:53:19 / 61.252.221.**) 삭제추천 0 | 비추 0
스윙스가 이 사람 뜬다고 할 때부터 지켜봐왔는데, 이번 앨범들으면서 랩을 정말 잘한다는걸 또 한번 느꼈네요. 아예 힙합이 아니라 완전한 팝이여도 좋으니 꾸준하게 이정도 퀼의 앨범을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E-Dub
E-Dub (2010-12-14 02:43:28 / 14.32.113.***) 삭제추천 0 | 비추 0
did it on'em이 소음공해져...방글라데시 아무리 좋아해도 저건 좀 아닌듯 싶음.
lemonade
lemonade (2010-12-14 02:01:43 / 216.114.194.***) 삭제추천 0 | 비추 0
거품은 빨리 사라질수록 좋은법.. 개인적으로는 정말 왜 인기많은지 이해안가는 게로걸
소음공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트레이송즈 Bottoms Up 에서 얘가 all around the world ~ ♬ 할때 정말 미치겠음ㅋㅋㅋ
삼성동
삼성동 (2010-12-13 19:29:08 / 211.108.46.***) 삭제추천 0 | 비추 0
1 이 앨범이 그토록 최악이었나요?ㅡㅡ;
CUBEE
CUBEE (2010-12-13 19:24:18 / 110.8.14.***) 삭제추천 0 | 비추 0
최악의 앨범... 최악의 소음공해.., fuck nicki
손명환
손명환 (2010-12-13 18:24:32 / 59.21.190.***) 삭제추천 0 | 비추 0
마지막 고품격그래프는 ㅋㅋ 혹시 김봉현씨 리뷰에서 영감 얻으신건가요? ㅋㅋ
Tabula Rasa
Tabula Rasa (2010-12-13 08:57:47 / 121.155.97.**) 삭제추천 0 | 비추 0
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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